바닷가에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유원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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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난민이라서가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인 소외받는 삶 속에서도 분노와 증오심 보다는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 안에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던 모습들을 보며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울수 있었다. 고통을 위로해주는 이야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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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결한 환경과 궁핍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정중함이 그곳을 지배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공손히 말했고, 가능하면 자리를 양보했으며, 누군가가 볼일을 볼 땐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하지 않았고, 서로 아프고 고통스러운 곳은 없는지 안부를 물으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P351

나는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의미에 대해, 혹은 나와 떨어지게 된 사랑하는 이들에게 닥쳤을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애썼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다시 애써봤지만 다시 실패하고 말았고, 기운이 남아 있는 한 그렇게 계속 애쓰고 실패하고 다시 애쓰며 나의 불안한 생각들이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했어요.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자고통이 나를 집어삼켰고, 나는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누워 흐느꼈어요.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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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굴을 돌린 채 커튼을 쳤고, 그러고는 서서 싱크대를 응시하며, 걷잡을 수 없이 몸을 떨며, 절대로 흐릿해지지 않는 듯한 기억에 압도된 채, 우리 영혼의 남루함과 보잘것없음에 저항하기에는 결국 너무나도 허약했던 나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에 압도된 채, 결국에는 허약함을 느꼈다. - P313

"알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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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돌아가니 집에 온 듯한 기분이, 혹은 그 이상으로, 세상에서 내가 속한 자리가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286

해안으로 돌아오니 내가 결국에는 너그럽고 고귀한 무언가의 일부임을, 나의 일부였으며 내가 너무 성급하게 헛되고 조잡한 것으로 치부해버린 그 삶의 방식을 느낄 수 있었어요. - P286

나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음을 혹은 동료애와 목적의식을 바라는 마음을 끝내 거두지 않는다는 걸 압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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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항구 쪽으로 몸을 돌렸다. 어쩌면 나는그냥 다시 배에 올라 계속 나아가면서 결국 내가 어디에 도착하게 되나 봐야 할지도 몰랐다. 나의 운명에 맞닥뜨리게 될 때까지 나의 삶을 그렇게 살아가면서. 나를 그렇게 생각하도록 한 것은 두려움과 움츠러드는 의지였다. 나의 삶을 다른 누군가에게, 사건들에 떠맡기기.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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