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시간이 내게 그토록 소중해지다니, 말위를 맴도는 기묘한 무음으로 그토록 무서울만큼 고요하고 그토록 팽팽하던 밤의 침묵이 이제는 그처럼 중얼거림과 속삭임으로 가득하게 다가오다니 놀랍기만하다. - P12

대체 얼마나 나이를 먹어야 목숨이 아깝지 않게 되는 거지? 혹은 언제가 돼야 두려움 없이 살기를 바라지 않게 되는 거지? 내 목숨이 자신들이 들여보내주는 젊은이들의 목숨보다 덜 위협받는지는 어떻게 아는가? 그리고 더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것의 어디가 부도덕하단 말인가? 왜 그게 탐욕이나 게임일 뿐이란 말인가? - P27

그들은 자신들의 굶주림과 탐욕, 자신들의 환상과 거짓말과 증오를 가져와서 그것들 중 일부는 평생 그곳에 내버려두었고, 자신들이 사들이고 거래하거나 앗아갈 수 있는 것들은 가져갔는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사거나 납치해서 고국에 노예로 팔아먹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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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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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나에게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이 잦은 나라이기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그런 곳. 그 정도쯤으로만 알고 지냈다. 너무 가슴아픈 사건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나의 일상에서 오래 기억으로 남을 만큼은 아니였다. 그렇기에 모순된 감정의 등장인물인 이드리스에게 원망이 들다가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다보면 그 안에 젖어버리기 마련이니까.’ 라며 자기합리화이자 뼈아픈 공감도 했다. 그런 내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3편의 책 ‘연을 쫓는 아이’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 그리고 산이 울렸다’ 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아프칸 수도 카불에서 탈출길이 막혀 자식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엄마들이 아기를 철조망 너머 영국군에게 던지며 생이별을 마주하는 기사를 읽고 압둘라와 파리가 떠올려졌다. 지나친 욕심이나 허황된 꿈이 아닌 그저 내 부모, 내 형제 자매와 살아가는 보통의 삶이 무너진 있을 수 없는 비극이 과거의 일로 끝난게 아닌 것이 너무 큰 슬픔이다. 종교는 없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뛰어놀며 또 그들의 가족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삶을 간절히 빌어본다. 척박한 먼지 속 마른 땅 위에서의 슬픈 눈물은 영원히 끝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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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삶이 그에게서 빼앗은 빛나는 작은 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길을 뒤로하고, 지치고 망연자실하여 사막을 비틀거리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 P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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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여학생처럼 웃는다. 나는 어머니가 이렇게 순수하고 꾸밈없이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우리 세 사람은 앉아서 어머니의 손 위에서 작은 무지개들이 너울거리는 광경을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슬픔과 해묵은 아픔을 느낀다. 양쪽이 다, 내 목을 틀어쥐는 발톱 같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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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며, 살과 뼈에 가려진 희망과 꿈과 슬픔에 대해서는 조금도 상관하지 않는다는 걸 배우게 되었다. 그것은 그처럼 단순하고 불합리하고 잔인했다. - P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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