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일들 가운데 나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한낮의 뜨거운 태영, 웃통을 벗고 햇볕 때문에 살갗이 벗겨진 어깨로 모래주머니를 나르던 일, 너덜너덜해진 데다가 이마저 들끓는 옷과 군화, 소총에는 끄떡없지만 공중에서 유산탄이 터지면 기겁하며 날뛰는 식량 운반용 노새와의 실랑이,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모기, 가죽 허리띠와 탄약 상자 주머니까지 먹어 치움으로써 공적 1호가 된 쥐 등이다. - P150
농민들은 아무리 좋은 시절이라도 군부대가 자기들 마을에 주둔하는 것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농민들은 변함없이 친절했다. 우리가 다른 무리한 짓을 하더라도, 과거의 지주가 되돌아오는 것을 막아 주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 P117
모든 혁명적 경향을 억제하고 전쟁을 가능한 한 평범한 전쟁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존재하던 전략적 기회들을 포기할 필요가 있었다. - P102
나는 이 짧은 전쟁 기간 동안에, 인생의 나머지 기간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일출을 보았다. 바라건대는, 앞으로 살아야 할 세월 동안 보아야 할 것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본 것이면 좋겠다. - P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