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중입니다 - 나다운 삶을 만들기 위한 청소년 마음 공부법 마음이 튼튼한 청소년
나가누마 무츠오 저자, 김지윤 역자 / 뜨인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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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클리닉 원장으로 일하며 청소년들에게 책과 강연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분이다표지부터 부제가 청소년에게 가장 적합한 책인 것 같지만 연령층에 관계없이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마음 치료의 원칙은 일단 토해내는 거예요토해 내면 거기서 나오는 것을 통해 자신을 볼 수 있거든요토해 낸다는 건 표현한다는 뜻이에요글을 쓰는 방법도 좋고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바법도 좋아요. (...) 일단은 마음을 꺼내 놓아야 합니다.”

 

물론 청소년기에 가장 강렬하게 느껴질 스트레스에 대해서 집중해서 쓰셨기 때문에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파생하는 증상들그런 증상들을 진단하는 방법도 자세하게 제시되어 있다우리 집 십대는 혼자 확인해보았을까…… 나는 내 증상을 체크해보았다.


회고해보면 굉장히 무심한 성격이 학창 시절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경우들이 있다타인의 시선과 평가를 아예 모르니 노골적인 괴롬힘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랬겠지만 어쩌면 있었을 지도 모를 불편함도 모르고 지나갔다.

 

이런 성격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과 평가에 예민한 청소년들은 학교라는 세계에서 집단으로 사는 일이 얼마나 마음에 부대낄까 싶다이 책에서 다루는 미움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은 그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이야기이다.

 

남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지나치게 강한 나머지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상처 입혀서 몸과 마음이 병드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이런 종류의 문제에 있어서 나는 아이들이 얼른 가장 현실적인 사실을 알게 되길 바라는 편이다모두가 모두를 좋아할 수 없으니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는 것헛되기 만한 경험이야 드물겠지만 완전히 지키거나 크게 상처 입을 때까지 괴로움에 시달리지 않으면 더 좋겠다.

 

나는 나너는 너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관심하거나 냉정한 것과는 다르거든요. (...) 마음의 경계선을 분명하게 긋고 자신을 지킵시다!”

 

좀 더 즐겁고 신나는 관계와 일에 관심과 에너지를 돌릴 수 있으면 한다늘 누군가는 하는 이야기지만 시간은 지나고 나면 다 순식간이니까유예 말고 낭비도 말고 하고 싶은 일즐거운 일에 더 많이 쓸 수 있기를!

 

정말로 괴로운 일로부터는 도망쳐도 됩니다아니도망쳐야만 합니다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에요살아 있기만 하면 어떻게든 되니까요.”

 

누구나 외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거의 평생 느끼기도 하고성장 중인 뇌로 인해 불안한 시기도 사회적으로 인지되었지만태어날 때부터 매우 민감한 기질이거나보호자나 환경 탓에 착한 아이좋은 아이 프레임에 갇힌 경우에는 잘 알아차리고 적절한 도움을 받기까지 얼마나 힘들까 당사자라면 참 긴 시간 막막하겠다 싶다자신이 민감한 기질로 태어났지만(HSP) 그저 예민하고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탓하는 어른들도 많지 않을까 한다.


말을 바꿈으로써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 경험 즉 잘 풀린 경험은 성공체험으로 뇌에 기억됩니다.”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삶에 대해 자신이 가지는 태도행동을 이루는 모든 습관들을 뭉뚱그려서 익숙한 말들 - 헐~ 짜증 나~ 등등 - 을 쓰지 말고 구체적으로 바꾸자는 것은 비법이나 비결처럼 들리지 않아 다소 섭섭하게 들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로든 격려든 변화든 작은 여러 시도들이 실제로 어떤 자극을 끌어 내고 어떤 결과로 수렴할지는 모를 일이다.

 

드물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막막한 상황에서 탈출한 듯 기분이 나아지고 그래서 기운을 내서 자신의 답을 찾아내었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들었다.

 

그리고 나는 한참이나 늦게 깨달았지만왜 이렇게 짜증스럽지하고 느낀 순간들에 사실 혈당이 너무 낮아서 그런 기분이 들었던 적도 많았다그럴 때는 뭔가 먹으면 되는 거였는데 괜한 성격을 혼자 탓하며 힘들어 하기도 했다.

 

그러니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을 청소년들이 흘려듣지 않으면 더 좋겠다.자신의 몸을 잘 돌보는 일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 여기고 일단 그것만 잘 해도 좀 더 기운이 날 수도 있다규칙적인 건강한 식사와 수면간단한 운동은 반드시 도움이 된다.

 

청소년들은 덜 심각해지고 어른들은 더 신중해지면 좋겠다평가에 있어서 자신의 말이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고 자신이 좋아할만한 결과로 유도하는 말들은 안 하면 좋겠다어린이들이 자신다움을 스스로 취사선택하는 일은 어른들 취향에 맞는 모습으로 자라는 것보다 본질적으로 더 건강하고 중요한 일이다대신 도움이 필요할 때 잘 도와주자.

 

내게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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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초 만에 토익 정답 찍는다 - 문법 & 어휘 2, 중급편 + 고급편
이승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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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시험 보신 분들 많으신가요저는 없습니다라테는~ 국내기업 취업준비 토익미국 유학 토플영국 유학 IELTS, 이런 구분이 확실했던 지라 토익과 토플 시험은 애초에 제 관심사가 아니었지요.

 

계속 공부를 했다면 재기발랄한 학자가 되었을 친구가 4학년에 사정이 생겨 기업에 입사하기로 진로를 바꾸고 토익 시험을 보고 원하던 곳에 합격해서 축하를 했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공부하는 방식이 쌓여 일하는 방식이 되고 삶의 태도가 되는 지라 아무리 워라밸이 대세라 해도 급격히 정신개조(?)를 할 수도 없습니다가만 돌아보면 단기든 장기든 뭔가를 성취하는 일이 잘 맞고기한이 정해져 있고 결과가 확실한 것들에 흥미를 보입니다그러니 부지런히 더 인문학 서적을 읽어야 하지요.

 

아무튼 학교 수업으로서의 영어에 불만이 많은 중학생과 저이렇게 둘이 처음으로 토익시험을 보자 의기투합했습니다중학생도 학생증 있고 돈만 내면 시험을 볼 수 있는 영어 관련 인프라가 대단한 대한민국을 새롭게 절감했습니다.

 

8월 29일로 생각했는데, 9월 12일이나 26일로 늦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어쨌든 부담스럽지 않은 목표가 정해지니 살짝 즐겁습니다.


https://exam.toeic.co.kr/receipt/examSchList.php


이 책의 저자는 토익 강의하는 회사 대표대학교 토익 전임온라인 강의를 하시는 여러 토익 책의 저자입니다배우기도 전에 벌써 지겨운 문법과 어휘를 쉽게 알려 주신다니 감사한 일입니다.

 

http://www.justinlee.co.kr/


맛보기 강의가 있어서 맛보고 왔습니다.

 

그나저나 왜 정답을 찍는다라고 제목을 정했는지 의아했는데... 문법과 어휘 문제는 문제당 1-3초가 배당된다고 하네요충격입니다이건 한눈에 문제와 답을 동시에 알아보는 초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한국어문제라고 해도 가능한 걸까요대단한 한국인들!


기출문제와 예제를 보니... 엄청 기본적인 문법과 내용이고 문장이 짧아서 너무 쉬운데요살짝 어리둥절, 3초 가능하겠네요. 중급&고급 교재라고 하는데 실제 토익 시험이 이렇다면 시험으로서 변별력이 있을까 조금 헷갈립니다초등학생들도 시험 본다고 해서 놀랐는데 볼만하단 느낌이 듭니다.

 

토익문제 처음 구경하고 여러모로 충격이러다 제 점수가 나쁘면 더 충격일 듯! 

어쨌든 방학스트레스 받지 말고 재밌게 슬슬 관련 책 보고 재밌게 시험 준비 시작!

수험서로서의 구성이 깔끔하고 충실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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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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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도 쉽지 않는 힘든 소재이다아니 에르노가 실제로 치매가 걸린 어머니를 돌보며 느낀 것들을 적은 문병일기이다사랑과 용서와 이해보다는 죄책감과 공포와 좌절감이 가득하다이별도 미래의 자신을 투영하는 일도 모두 두렵기만 한 것이다무척 좋아하는 편해영 작가의 추천사는 더 아프다. “아니 에르노의 소설을 읽는 일은 특별하다. (...) 그럴 수밖에 없는 인생을 함께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남들 얘기라 할 수도 없고 노년이 되기 전에 내게 발병할 수도 있는 병이라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암보다 치매가 더 무섭다내가 마스크 속에 땀이 다한증처럼 흘러 내려도 뭔가 운동을 하고 있다면 9할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나는 두 손으로 내 귀를 틀어막았다나는 연극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의 어머니다.”

 

어머니의 턱은 축 늘어져 있고 입은 항상 벌리고 있다나는 이렇게까지 크게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어머니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이 바로 나인 것만 같다.”

 

내가 어머니에게 드릴 수 있는 사랑이란 이 이상 더는 충족시켜드릴 수 없는 한계에 달한 사랑이었다어머니가 돌아가시느니 미쳐서라도 살아 있기를 바랐다.”

 

친구와 지인의 부모님들주변 어르신들의 발병 소식을 듣는다한 달 전에도 가족들이 모여 함께 했는데 발병하시곤 막내인 자신을 가장 먼저 잊으셨다고살아서 하는 끔찍한 이별이 치매라고 하던 친구의 말은 귀를 떠나지 않는다아니 에르노의 어머니처럼 세상의 어머니들은 내내 배려를 하다하다 지치셨나 싶다그래서 치매의 시간을 사시는 동안에는 자기 욕구만 알고 표현하는 시간을 갖나 보다 싶다.

 

제 정신이 아닌 어머니처럼 나 역시 광기 어린 시선으로 어머니를 쳐다보고 있는 장면이 자꾸만 연상되었다나는 소리 내어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차마 울음을 터뜨릴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나려 하자 어머니는 가버린다구하며 깜짝 놀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어머니가 나의 어린 딸이 된 것이다하지만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될 수 없다.”

 

어머니가 아니!”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은 지도 일 년이 훨씬 넘었다이 소리를 듣는 즉시 나의 모든 감각이 마비된 채 텅 비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 어머니는 나를 쳐다보며 나도 같이 데리고 가!”한다. (...) 난 어찌할 바를 몰라 죽고만 싶다나는 그럴 순 없다고지금은 모셔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내 부모의 부모 노릇이란 어색함을 넘은 황망한 일일 것이다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것도 문득 문득 현실감이 휘발되곤 한다언제 이렇게 약해지셨을까염려와 근심을 담아 부모님을 쳐다보게 되는 일은 언제 이렇게 자연스러워 졌을까감쪽같이 속아 다른 인생을 사는 것도 같다.

 

어린 시절엔 실제로 수많은 축제들이 미래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곳의 축제는 인생의 뒤안길에서 꾸며지는 허상의 축제일 뿐이제 다시는 진짜 축제의 날을 맞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 깜냥과는 달리 참 잘 하시는 의젓한 어른 자식으로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라 짐작한다보호자 노릇이 아니라 치매와 더불어 사시는 부모를 여전히 사랑하며 돌보는 일을 해내시는 분들이바로 어제 사진으로 만난 간호사*가 떠오른다나는 얼마나 더 살아야 흉내라도 따라 해보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싶었다일단 화투부터 배워둬야 하나평생 화투 모르시던 부모님도 억지로(?) 가르쳐 드려야 하나.


출처: @hani.pic. 간호협회 제공

삼육서울병원 간호사 이수련 씨


 

어머니는 갈수록 나를 미워할 것이다. (...) 나는 장차 엄청난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죄책감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건 생명이 멈추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다나의 삶이 고통과 죄책감으로 소멸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어머니는 곧 임을 실감한다.”

 

문병일기지만 충분히 소설화되었을 거란 짐작했던 것이 무람하다묘사도 서사도 감성도 지나치게 생생해서 실물성에 놀라고 현재성에 무서웠다저자인 아니 에르노가 두려움을 견디며 세상에 내놓은 글을 심장을 덜컥거리며 읽었다.

 

후회 없는 마지막 날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느껴져서 몹시 슬펐다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눈물이 차오른다. ‘어머니의 치매를 다룬 이 이야기는 저항도 없이 국경을 넘어 나의 현실에 안착했다겁에 질린 독자에게도 작가가 전하는 위로와 연대의 말들이 들려서 앓아 눕지 않고 견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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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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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를 좋아하고 독서량도 적지 않았지만 전혀 몰랐던 것들은 끊임없이 등장한다불평이 아니라 신기하고 흥미롭다하시딕이라는 유대교 정통파의 교리에 입각해 살아가는 공동체 사트카에 대해서 처음 배웠다.

 

외부의 박해가 극심할수록 더욱 자신만의 것고유한 것정통과 전통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일견 당연한 현상으로 보인다문제는 그 시기가 모두를 위해 함께 노력했다기보다 누군가들의 희생을 대가로 지나왔고 이후로도 변화 없이 최초의 사명감만 되새김질 하는 경우일 것이다.

 

진실에 대한 의무감에 사로잡힌 나는 선생님이 문법을 틀리거나 문구를 잘못 인용할 때마다 반드시 지적했다그 결과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찍혔다.”

 

이토록 잔인한 세상을 만든 게 신이라면 자비를 호소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차라리 할 테면 해보라고 도전하는 편이 나았다.”

 

태어나보니 내가 속한 세상에서 나는 배울 기회도 없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해서도 안 되며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출산을 할 의무가 있다고 상상해보자그리 오래 되지 않은 한국적 상황 같기도 하지만충격적이었던 것은 이게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지금 뉴욕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하는 시오니스트들이 세계적인 부를 축적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그에 동조하거나 이익을 나누려는 다국적 기업들도 협력하고 있다이는 정치적인 영역의 일이고 관련 내용은 예전부터 열심히 들어왔고 그런 기업들의 제품은 꾸준히 불매하고 있다.

 

열심히 살펴 불매하지 않으면 내가 쓴 돈이 무기구매자금이 되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기 때문에 아는 한은 전쟁범죄에 동참하지 않으려 애썼다이 책은 그 경계를 늘려 정치만이 아니라 종교와 개개인의 삶에 시선이 닿도록 큰 도움을 준 책이다.

 

저자와 경험의 정체성이 명확할수록 공감의 폭은 줄어들지 않을까 독서의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유대교와 유대인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기도 하다다행히 많은 문장들이 낯설기보다 익숙했고 그 점이 여성으로 살아가는 고단한 삶의 보편성을 드러내는 듯해 더 아팠다.

 

우리는 하늘나라에서 심판을 받을 때 다윗왕이 상벌의 기준이 된다고 배웠다첩을 두는 것에 비하면 내가 숨겨둔 영어 책 몇 권 정도는 새 발의 피가 아닌가바로 이 생각을 한 순간내 안에서 저항의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도 신의 기적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기적을 만드는 여성이 되고 싶었다다른 사람들과 함께 속죄일 기도를 중얼거리긴 해도나는 기도문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았고 자비를 구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읽을수록 유대인 여성들의 삶은 종교 때문에 처참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그렇다고 종교적 공동체의 폐쇄성보다 여타의 다른 성차별 요소들 때문만도 아닌 듯하다여전히 복잡하고 어렵고 유기적이라 어디서 풀어야 풀릴지 모를 참 공고하게 짜인 권력 문제이다.

 

자신의 세계에서 발견한 문제를 끝까지 싸우거나 해결하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온 이를 비난하는 시선도 있을지 모르겠다그럴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한 개인이 해결하기에 엄청난 문제라 나는 그가 외부로다른 세상으로 나온 것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이상적인 사회란 없지만 그래도 여러 종류의 합리성을 실험하고 실패하는 편이 시도조차 없는 곳보다는 안전하고 희망이 있으니까.

 

내부에 존재하는 위험을 솔직히 인정하는 사회가 위험을 감추는 사회보다 더 낫다고 결론 내렸다.”

 

이 책을 출간함으로써 저자는 필히 밀고자처럼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 짐작했고 실제로 그러했다하지만 한 개인이 자신의 내면도 잘 들여다보고 반성하지 않으면 여러 실수와 오류를 만드는데집단과 조직은 자정이든 감시든 관리든 저항과 제재를 받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폐해를 양산할 위험이 크다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불가피한 일이다.

 

아이가 내 경험에 영향 받기를 원치 않으며두려움이나 혼란 없이 세상을 탐험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내가 꿈꾸던 어린 시절을 아이가 누리고 있음에 감격한다설사 아이가 자라서 랍비나 탈무드 학자가 되기로 결심하더라도 그 선택은 스스로 한 것이다바로 이 지점이 모든 차이를 만든다.”

 

저자는 공동체의 위계적 구조에서 이익을 적극적으로 구가하던 이도 아니고 배당에 불만이 있어 내부를 고발한 자도 아니다단지 본인의 언어로 자신이 느끼고 체험한 부당함을 드러내고 저항하는 솔직한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메시지가 유사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닿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미처 인지하지 못한언어를 가지지 못한혼자라서 아무 것도 시도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꼭 도착하기를.

 

사람들은 내가 행복을 찾았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내가 발견한 것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자기 진실성authenticity’이다나는 마침내 나 자신으로 살아갈 자유를 얻었으며그것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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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라 파파야 - 200g, 핸드드립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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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변에 선물만 해주느라 문득 나는 맛을 못 보고 있다는 생각에
얼른 내 선물로 주문한 커피. 파파야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신선하고 향긋한 과일 향이 코 끝에 오래 머물렀다.
갈 수 없는 여행이 그리워지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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