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뇌 발달과 미래력을 만든다
한재은 지음 / 드림위드에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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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의 굳이 찾아보는 장점이라면 독서 시간이 늘어난 것일까요가족들이 같은 책을 읽고 함께 얘기하는 시간은 확실히 늘어난 듯합니다.

 

특히 겁도 많고 걱정도 별난 우리 가족은 더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아무리 조심해도 아파트에 확진자가 나오기도 하고 잘 가던 식당에 확진자 방문 소식도 들리고 하니... 불안을 견디며 외출을 하느니 실내 활동을 다양하게 해보자로 합의했습니다.

 

문제는 TV 보는 것온라인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래도 한동안 영화 찾아보느라 TV 구매 후 가장 많이 사용한 듯합니다새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는 것이 다행이고 안심이었던 2년의 세월입니다그런데 언제까지 이렇게…….

 

어른들은 각자 알아서 읽고 누가 조언하기도 애매하고 불필요하지만아이들은 이런 독서 생활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제가 어릴 적에 굳이 지도 안 받아도 그냥 잘 읽고 별 문제 없었던 것도 생각나긴 합니다만.

 

의무교육제도가 미비했던 제 학창 시절에도 중고등학교 상황이 너무 싫고 답답해서 자퇴하고 검정고시 봐도 되냐 물으면 부모님이 늘 네 뜻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그런데 왜 그렇게 안 했을까이제 와서 궁금하네요.

 

마음이 아파서 학교 가고 싶지 않다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나중에 개근상을 한번이라도 받고 싶어 자발적으로 열심히 등교한 해도 있었습니다받았습니다진심으로 소중했지요.

 

세대가 바뀌었지만 집 안 분위기는 공공교육만이 답이라고 강요하는 건 여전히 아니라서 그런데 왜 가족 모두 모두 공교육 과정을 다 착실하게 마친 사람들인가 -, 지금 십대인 아이들이 무언가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은 날에는 간혹 묻기도 합니다.

 

학교 다니고 싶지 않으면 다니지 않아도 되냐고대답은 옛날과 같이 리버럴합니다. “네가 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아도 된다.” 그 반발일까요아이들이 엄청 학교를 성실히 다닙니다간혹 염려스러운 원칙주의자의 면모가…….

 

그래서 독서가 더 필요하다고 느낍니다세상을 한 눈에 파악하고 반드시 옳다는 한 가지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은 아주 위험할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으니까요.

 

성적이나 입시 교육과 연관 지어 효율성과 성공률을 노리진 않습니다수능 시험은 짧은 시간 많은 독해력이 필수라고 하는데 그런 이유로 독서를 권하지 않습니다자기 속 짚어 남 속역지사지에 담긴 뜻을 좋아해서인지누가 권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기부여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독서에 기대하는 바는 큽니다어쩌면 욕심이 지나친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의 정서의 깊이가 깊어지길,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기길,

억지로 배우는 거 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통해 관계 맺기에 대해 배우고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상상력이 커지길,

누구에게 묻기 힘든 고치고 싶은 점들을 혼자서 고쳐볼 격려와 힘을 얻길,

무엇보다 책 읽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길.

 

그리고 가능하면 때로는 꼭 필요한 경우에는


긴 호흡으로 끈질기고 솔직하게 장편을 읽듯 현실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고민하길.

 

아이들이 한참 어린 시절저녁 시간 책들을 골라 돌아가며 서로 읽어 주고 함께 크게 웃던 그 시간이 종종 그립습니다우울하고 불안한 시대에도 멋진 책들이 많아 참 다행이고 늘 감사합니다.

 

책을 큰 소리로 읽어 주는 것(Read Aloud)은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고 언어나 어휘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소리 내 책을 읽어 주면 언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확장시켜 줄 수 있다.” 데이비드 피어슨 교수(버클리대 교육대학원장)

 

어른들이 책을 많이 읽어 준 아이는 주위 모든 언어에 대해 이해력이 높아지고 어휘력도 훨씬 풍부하게 발달한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인지신경과학과 매리언 울프 교수

 

7월에 수업 시간표를 함께 보다 뜻밖의 표현을 들었습니다화요일 시간표를 보면 깊은 탄식이 나온다고 하더군요감정에 공감해 주지 못하고 표현에 감탄했습니다아이는 힘든데 나는 무척 재밌었음을 고백합니다.

 

시험을 보고 나서는 한 과목에 대해 참담한 기분이라고 해서 사전에 단어를 찾아보았습니다평소에 써 본적이 없는 단어라서 언젠가의 독서에서 만난 단어일 것이라 짐작합니다일상에 멋지게(?) 활용되니 눈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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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김이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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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읽는 재미가 늘어 가는지라 단편집은 이제 즉각 반갑다목차를 보시고 아시는 작품도 있을지 모르나 나는 모두 다 처음이라 더 좋았다.

 

2016년 가수 겸 배우인 장근석 감독이 연출한 단편영화(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초청작원작이 동일한 제목인 [위대한 유산]으로 표제작이고[눈물은 오래 전에 말라버렸다]는 <소설 문학> 계간지에 실린 작품이라 한다.

 

저자의 이력도 흥미로운데일본학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2013년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받은 [위대한 유산]으로 등단한 작가이며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행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당연히 표제작부터 읽는 버릇이 있는데부모와 돈이라는 소재라 미뤄두고 다른 작품들도 살펴보았다분단과 정치 망명자의 삶민주화 시대 지역 운동가 아내의 삶샐러리맨의 애환탐욕으로 파멸하는 소시민무속의 세계……쉬운 소재도 무겁지 않은 주제도 없을 듯하다.

 

덕분에 고민을 거두고 다시 표제작 [위대한 유산]을 읽는다작가가 실제로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쓴 소설이라고 하니이 작품 자체가 위대한 유산인가 싶기도 하다.

 

만화가가 되고 싶은 주인공그런 아들을 위해 돈을 모은 아버지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내기까지의 과정이 긴장감 가득하고 장면들이 강렬했다.

 

아버지 돌아가시면 빌딩 세울 생각에 골몰하는 자식들이 주인공의 형제들로 등장한다다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부모의 죽음에 기대를 앞세우는 이들에게 호의를 가질 이유도 없다.

 

저자에게 관심이 생겨 전작 <가토의 검>을 찾아보았다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추리스릴러 장르라니 조건 반사처럼 끌린다영화는 9분이라 주제를 아주 집중적으로 영상으로 다뤘을 듯하다어디서 볼 수 있을까.

 

[눈물은 오래 전에 말라버렸다]는 평소에 특히나 더 관심을 두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라 아는 바 없이 배운다는 생각으로 따라 읽었다태어난 곳은 내 선택이 아닌데주어진 것들로 삶이 더없이 위험해지고 힘겨운 이들에 대해어쩌면 기후난민이 곧 닥쳐 난민이 대량 발생할지도 모를 시대에 무거운 마음으로 탈북 후 삶을 견디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는 오래 전 시대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어찔한 기분으로 역시 쉽지 않게 읽었다나만 자리를 옮겼을 뿐 여전히 머무르는 이들이 있을 터인데 과거 일처럼만 여겨 너무나 죄송하고 아프기도 했다이 단편의 제목을 다른 작품으로 만나거나 알아보는 내 세대들이 있을 것이다여전한 어려움과 여전한 유혹과 갈등 역시.

 

[싸가지와 둘리]는 아이 입장이 안타까워 부부에게 원망과 화가 나던 작품이었다너무나 현실적이라 무척 불안하던 이야기 전개였다.

 

[비곗덩어리이 제목 역시 다른 문학 작품이 먼저 떠올랐다가족엄마와 아들 이야기라 한없이 쓸쓸해진다엄마가 한 행동은 과연 선택이었을까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일까.

 

[황금일출]은 중편이고 작가가 연애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해서 좀 다른 기대가 있었다작품이 일단 시작되면 작가로서도 등장인물이 하는 일을 말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던데그래서 점점 무거워지는 이야기 전개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일까심정적으로 가장 거리가 멀고 아는 바가 없어 긴장한 소설이라 더 느리고 천천히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예전 일로 다가오는 감성들이 가득하니, 20대 독자들은 그야말로 부모님 세대의 정서와 시대와 분위기를 배울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쉽지 않은 상황에 주인공들이 겪는 어려운 심리들을 읽어 내는 것이 필요하지만 문장 자체가 아주 깔끔하니 읽기에 전혀 힘들지 않다.

 

자주 언급하지만 단편의 장점은 그 분량에도 있다아무리 지친 날이라도 한편 정도는 읽을 기운이 있다는 것익숙하고 새롭고 진지해서 감사한 작품들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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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깨우는 수학 -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움직여라
장허 지음, 김지혜 옮김, 신재호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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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암기력을 미워하고 욕할 때 참여하지 않았다할 수 없었다게을러서 지름길도 비법도 없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암기를 잘 하지 못한 세월이 아프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적을 내용들이 욕을 먹거나 적을 만드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어쨌든 암기 과목이 쉽다편하다는 말에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물론 외울 분량이 한 페이지 정도면 어찌해보겠으나 무려 단행본 교과서 여러 개가 아닌가.

 

수학은 공식을 유도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나면 다 풀고 난 퍼즐처럼 비밀이 다 보이고 그런 공식을 사용한 문제들 역시 풀어 본 문제들은 언제라도 다시 풀 수 있게 된다물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숫자가 아니라 기호가 나오는 경우는 더 수월하다연산을 틀릴 위험이 사라지니까고등학교 2, 3학년 담임이 같은 분이셨고 수학 담당이셨다시험이 끝난 후 교무실로 불려갔는데 답안지를 보니 수학 풀고 산수를 틀렸다그래도 두 자리 수 연산이라 많이 부끄럽진 않다흠흠...

 

수학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생각을 깨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추가적인 설명도 타협도 양해도 이해도 필요 없이 말끔한 논리를 계속 따라가면 세상의 많은 일들을 설명할 수 있는 무척 아름다운 사고력 훈련임에는 틀림없다.

 

대학을 가서 첫 수강신청을 하고 꽤나 실망했다국영수는 왜 다시 배워야하나짜증스러웠다이런 거 안 하는 게 전공학과 아닌가사기당한 기분물리학도 기초물리뉴턴물리의 세계에 머물라 하니 그것도 지루했다이딴 거 복습하러 진학을 하다니!

 

다행히 담당교수님 입자물리학 전공별명 안인슈타인안 씨 이 출제하신 시험문제들이 무척 재미있었다예를 들면 높이 몇 미터인 건물에서 누군가 추락사했다시신이 놓인 장소는 건물 현관에서 XX 떨어진 곳이다자살인지 살해인지 밝혀라이런 문제였다.

 

혹은 A네 집에 자식들 성별은 남남 B는 여여 C는 남녀 D... 이렇게 개별적인데 외부 조작 없이 표본 인구가 얼마 이상이 되면 남녀 비율이 동률로 수렴하는 이유를 통계물리학의 xx 공식을 사용하여 설명하라.

 

학교 별로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내가 속한 물리학과는 다섯 문제 출제하고 답안지는 무한 공급해 주고 어차피 풀이과정 다 쓰려면 여러 장 필요 시험은 항상 저녁 먹고 나서 대략 6시 30분이었나가물가물, 30년쯤 전이라 자정까지였다.

 

과학에 만점은 없으니 99점이 최고점이고 절대평가를 하니 간혹 일등이 B학점일 경우도 자주 있었다오픈 북도 끼리끼리 엿보거나 의논하는 일도 별 의미가 없으니 시험 담당 교수는 자유롭게 연구실과 시험실을 들락날락 하시고학생들은 답안지에 기나긴 풀이 적느라 극심한 육체적 통증과 체력 달림을 경험한다. 9시쯤 뭘 먹고 다시 시험본 적도 많다.

 

수학책 읽고 물리학 얘기하는 이상한 글인데물리의 언어는 수학이라 학부 4년 내내 수학만 한 셈이다그 수학이 물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게 되어 엄청 재밌어지면 졸업에 가까워져 있다그럼 어쩔 수 없이(?) 대학원 진학을 하는데 밥벌이가 쉽지 않은 기초과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제자들에 대한 스승들의 걱정과 만류는 엄청나다.

 

수학을 정말 생각을 깨우는 학문일까

사고력을 키우고 응용력을 높이는 훈련일까

논리력을 정교하게 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힘이 되는 공부일까.

 

계획 하에 실험 데이터를 모아 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결론을 낼 수는 없지만, 2021년에 경험하는 세상과 사람들을 보며 90년대 내가 알던 함께 공부하던 이들을 떠올려 본다구호에 휩쓸리지 않는 분위기였고학내 성추행이 발생하자 모두 의견 일치로 가해 남성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고 여학생이 전체 5% 내외 오랜 역사 속 여성에 가해진 차별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수학적 훈련의 공로가 얼마간 있었을까그랬길 바라고 여전히 그 유효하길 바란다그래서 수학이란 학문이 수험생들 괴롭히는 기피 과목에서 가능한 빨리 탈출할 수 있길 바란다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에 수학적 원리가 포함되어 있으니 언젠가는 수학은 사는데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덜 들려오면 좋겠다.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4가지 방법

 

1. 문제를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라

2. 수학 공부의 가치를 찾아라

3. 명확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말하라

4. 오류를 범하라 먼저 문제를 이해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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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 기술의 미래와 시장을 예측하는 힘
윤태성 지음 / 반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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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육체의 연장으로서 도구가 보조적인 유용한 발명이었다면과학기술은 주도권마저 가져가는 막강한 변화였다근대 이후 과학이 발견과 발명을 거듭하고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현재도 일상부터 우주까지 골고루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힘은 기존의 과학과 새로운 과학이 대부분을 독차지한 듯싶다마냥 좋거나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내리지 못하는 기차에 계속 타고 있는 기분이다.

 

기술이 유명해지려면 사건×사람×사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어느 한 요소라도 제로가 되면 전체는 제로가 된다.”

 

스탠퍼드대학교 교수 브라이언 아서는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하면서 혁명을 향해 나아간다고 했다. (...) 아서의 주장대로라면 정보 기술이 마치 물이나 전기처럼 인식되는 시점은 2030년이다.”

 

반백년도 덜 살았는데 우주시대가 열렸다고 했던 시절에서 우주쓰레기 문제를 논하는 시대가 되었다조금 과장하면 어쩌면 과장이 아닐 지도 하루가 멀다 하고 과학기술이 바뀌고 산업에 활용되는 범위가 속도가 빨라져서 곧바로 일상에 등장한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필요에 의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성능 실험에 참여 당하는 듯하다그 결과 기술만 점점 더 스마트해지는 듯.

 

“1 억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기술은 1800년 발명된 저온 살균과 1919년 물 염소 소독, 1928년 항생제, 1965년 분기 바늘이다.”

 

“10억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한 기술은 1875년 화장실, 1909년 합성 비료, 1913년 수형, 1945년 녹색혁명이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는 기술로는 2000년에 발명된 로봇 수술을 비롯해서 온라인 공개 강의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센서뇌 기능 매핑과 유전자 매핑자율 주행차사물 인터넷담수화 기술이 있다.”

 

기술 혁명 4단계로 설명해 주신다니 일목요연할 듯해 한편 안심이 되고 한편 음... 멋지지만 재미는 없겠네싶었다그런데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기술 마케팅 분야인데 이런 구성으로 쓰셨다는 것이 파본 아닌가 먼저 확인하게 된다통합학문과 상상력을 중요시하는 엔지니어이자 학자의 소신이라 믿는다.

 

1부는 기발하고 재밌어 금방 읽는다완독을 향한 힘을 주는 영리하고 멋진 구성이다. 2부는 차분히 기술을 살피고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예측을 확인한다.

 

혁명을 꿈꾼다는 세 영역의 과학기술들 데이터모빌리티기반 기술 에 대해 현재로선 더 이상 깔끔하게 설명한 책을 만나기도 어려울 듯하다.

 

새로운 기술이 필연적으로 야기할 누군가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상황에 미리 마음이 쓰리다우리가 상품에 열광하는 사이실제로는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계획을 실행하는 중인 것이다알아도 막을 힘도 바꿀 힘도 개인이 가지기엔 힘들지만 그래도 아는 편이 낫다고 여전히 믿는다.

 

하나의 흐름으로서 기술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기술을 하나하나 상세하게 해석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전체를 조감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 명확한 기준을 갖고 과학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4단계는 기술 창조기술 진화상품 개발시장 확장으로 구성된다기술은 시간을 들여서 순서대로 각 단계를 거치면서 세상을 바꾼다.”

 

과학 기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도기술 경영에 실제로 참여하려는 이들에게도 기술의 역사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서의 경영 가치를 짚어 주는 이 책은 다각도로 유용할 것이다.

 

시대 한정적으로 큰 찬사를 받은 기술들의 공과를 덕분에 다시 생각해 보며 언제나 잊지 말아야할 기술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소비자로서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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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신 - 워런 버핏 평전
앤드루 킬패트릭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윌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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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투자의 역사이기도 하고워런 버핏의 연대기이기도 하며워런 버핏의 진지한 팬이 기록한 공문서와도 같은 세밀함과 객관성을 갖춘 책이기도 하다어느 내용에 집중해서 읽어도 모자람이 없는 흥미진진한 대서사가 펼쳐진다평생 버핏만을 연구했다는 저자의 소개는 과장이 아닌 듯하다.

 

그와의 점심 식사가 공매입찰이 되는 단지 사랑받는 인물이 아니라 투자에 있어서는 신적인 지위를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유명세로 인해 적당히 알고는 있었지만그의 인생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었던 나같은 독자는 더 재밌게 읽을거리가 많다. 1년 364일을 버핏 자료 수집과 집필을 한 저자의 책을 만난 덕분이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면면도 상세히 소개되었고 버킷 본인의 적지 않은 명언들을 모두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투자 이력으로 넘어오면 그가 원칙을 지키면서 실제 투자를 진행한 선택과 강단을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안목일 갖췄다는 점과 수많은 순간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 부러워진다.

 

여러분은 무엇이든 되고 싶은 대로 될 수 있습니다여러분이 서른이든마흔이든쉰이든갖고 싶은 자질을 키울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우리 몸과 마음은 하나밖에 없습니다따라서 잘 돌보십시오인생에 되감기 버튼은 없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강연, 2004년 10월 21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게 자본주의 경제 구조를 가장 즐겁게 노닐며 살았던 인물이 아닌가 싶다그가 주식투자로 모은 돈의 규모도 기부액의 규모도 돈처럼 느끼기 어려운 단위일뿐더러 - 100조 수익, 50조 기부 - 50년 이상 연평균 20%의 수익을 올리는 유일무이한 이라서현실이 아니라 이야기 캐릭터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보유 재산 99% 기부를 약속했고부자가 많은 세금을 내야 한도 주장하며상속세 폐지와 부의 세습에도 반대한다현실에 존재하리라 믿지 않은 정의롭고 부자인 지식인(빌 게이츠의 말 요약)’인 것이다. 1958년도에 3만 1000달러에 구입한 집에서 60년 넘게 살고스톡옵션과 보너스가 없는 10만 달러 연봉을 받고중고차를 운전하고기름은 셀프 주유소에서 넣는다.



투자비법만 말고 여러 모로 배우면 좋은 대가이다물론 가능하면 비법만 빼먹고 왜 저렇게 사냐고 은근히 비웃을 사람이 없지도 않을 테지만.

 

만일 바보가 10억을 벌었다면 돈이 많을 뿐 여전히 바보다.”

 

사람은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아이큐가 높은 사람들이 생각 없이 모방하는 것을 보면 언제나 놀랍다나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은 없다

 

나는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아마 하루에 최소한 6시간 이거나 그 이상일 것이다. (...) 나는 회의를 싫어한다.”

 

최대 6시간 독서도 힘들지만 나도 역시 회의를 경멸한다경험상 이토록 인생을 잘 낭비할 다른 일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회의만 하면 모두 다 같이 멍청이가 되는 느낌은 무엇일까그런데도 그런 일들을 거쳐서 일이 마무리되는 것 또한 미스터리다어쨌든 회의는 정말 싫다.

 

책의 절반은 투자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과연 내가 잘 읽을 수 있을지 망설임이 있었다이해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읽다보면 버핏의 스승이라 불리는 가치 투자의 대가들을 만나게 된다버핏의 원칙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연결되는 부분이고 이들의 투자 철학이 재밌다특히 가치 투자가 중요하다고 믿는 독자로서 반갑고 공부가 되었다.

 

주식투자를 위해 이 책을 읽어도 좋겠지만워런 버핏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배우고 싶은 독자에게 더 권하고 싶은 책이다그리고 책 자체가 특이한 작품이다어느 누가 평생 한 사람을 이토록 집요하고 성실하게 연구하고 조사해서 기록했을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게 잘 읽힌다!

 

세상 어느 것도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 (...) 재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성공하지 못한 천재가 얼마나 많은가교육도 이를 대신 할 수 없다 세상은 교육받은 낙오자들로 가득 차 있다끈기와 결단력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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