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심리 수업 2 : 실전편 - 아이를 살리는 엄마의 여섯 단어 엄마 심리 수업 2
윤우상 지음 / 심플라이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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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양육 과정에서 가장 굼금해하는 여섯 가지 주제기질훈육공부자발성대화 코칭에 대한 기본 원칙과 철학을 담았다.”

 

실전편이란 소개대로 방법론이 알차게 소개되어 있다그렇다고 건조하고 명료하기만 한 방법을 계속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저자가 깊이 공감하고 다정하게 전해 주는 위로와 격려를 충분히 잘 느낄 수 있다.

 

육아 관련 책은 내가 셀 엄두도 나지 않을 만큼 많을 것이고배울 것들이 가득한 제안들로 채워져 있다배워도 늘 모자란 듯하고 남들은 다 잘 하는 것도 나는 실전에서 제대로 못하는가 싶은 불안과 자책이 없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는 더 열심히 보충해서 할 것들이 아니라힘들고 버거운 목록의 가짓수를 줄이자고 말해줘서 무척 마음이 가벼워지는 감사한 내용이다. 99개를 완료했으니 1개 더해 백 개를 채우자보다잘 할 수 있는 거 몇 개를 꾸준히 해보자란 말이 더 뭉클하다.

 

엄마와 자녀 관계는 세상에서 오직 그 둘만의 독특한 관계입니다.”

 

심하게 표현하면 훈육은 부모의 가치관을 자녀에게 세뇌하는 무서운 심리 작업이다불안과 두려움을 심어주면 저차원 훈육이고 사랑과 칭찬을 심어주면 고차원 훈육이다.”

 

부모 머릿속에 자발성이라는 단어가 1순위로 들어가야 한다. (...) 자발성은 몸에서 나오는 것가능한 한 자녀에게 신체 활동을 할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아이의 놀이는 그리고 딴짓은 점을 찍어대는 행위다. (...) 그렇게 모인 점들이 이으면 선이 되고면이 되고공감이 되고새로운 세계가 된다. (...) 제대로 된 놀이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하나는 이고 또 하나는 함께.”

 

혼자 노는 일이 빈번하고 불가피하고 두뇌게임처럼 머리로 노는 일이 많은 시절이라 잊히지 않는 구절이다.

 

우리 애가 느리네가 아니라 다른 애들이 빠르네가 맞다.”

 

엄마가 정답을 버리면 아이는 스스로 인생의 정답을 찾는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 안 된다자신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아이는 엄마 삶의 중요한 일부일 뿐삶의 전부가 아니다.”

 

걱정과 불안이 많은 것은 사랑의 변형이기도 하다그래서 모두 다 살피고 가능한 도움을 주고 힘든 거 어려운 것도 대신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누구라도 이해 가능하다그러니 그런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조언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울 지도 모른다.

 

어쩌면 엄마의 삶이 재밌어 지면엄마도 재밌는 일을 발견하면 아이에게로만 향하는 마음을 조금은 놓을 수 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을 해본다그럴 수 있는 엄마들이 매일 더 많아지길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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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개념 잡는 기후변화 - 9가지 핵심 질문으로 빠르게 마스터하는 중학 과학의 기초 단번에 개념 잡는 시리즈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외 지음 / 다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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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에 날씨와 기후에 대해 설명하고 시작하는 내용이라 신뢰가 큽니다저는 그 구분이 가장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날씨와 기후는 확연히 다른 말입니다날씨와 비슷하게 쓰는 말로 기상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날씨기후기상이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아볼까요?”

 

이 질문에 혼자서 답변하실 수 있는 분들은 더 읽으실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친절한 책을 어린 시절 못 만나봐서 과거의 기억을 뒤져봐도 저는 불쌍하게(?) 기후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기후에 대해 공부한 기억 밖에 없습니다그러니 어려운 기체 역학에 더해 무척 어려운 문제로 인식이 되었지요.

 

어쩌면 그렇게 공부한 어른들이 열심히 배운 바를 잘 정리해서 친절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학교 수업 이외에 같은 과목 교사들이 함께 모여 책을 출간하는 일도 참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 받은 첫 번째 세대이며행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마지막 세대.” 그레타 툰베리

 

지난 80만 년 동안의 이산화탄소와 기온 변화를 담은 그래프를 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지면 기온이 높아지고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지면 기온이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기온 변화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입니다과학자들은 앞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이 된다면 지구 연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상합니다따라서 현재 400ppm이 넘었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많은 변화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물과 관련한 부분입니다홍수나 가뭄해수면 상승태풍식량난전염병 발생 등 많은 문제가 결국 물의 순환과 연관 있기 때문입니다지구에서 물의 순환은 생물체에게 꼭 필요한 현상입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재해를 맞아 입은 피해도 문제이고더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문제가 관건입니다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가장 1차원적이고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마스크 제조 공장이 자국에 없어서직전까지 선진국이었던 국가의 시민들이 매대에서 싸우고 사재기하고 폭력 다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그야말로 재난 영화에서나 보던일부의 이기적인 사람들이나 할 법한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그런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마스크가 아니라 식량이라면 어떻게 될까요대한민국에서 농업은 사양산업이고 고령인구가 하는 일이고 농지 확보는 언제나 개발 논리에 밀려났습니다그 결과 식량자급율은 40% 대이고 곡물자급률은 20%입니다삼면이 바다이고 육지는 막혀 있으니 비상시에 식량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일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근대 이후 공업 정책을 우선 했으니 당연한 현상이 아닌가 하시겠지만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다른 나라들은 많게는 200%에서 적어도 100% 곡물 완전 자급률을 매년 이루고 있고 이를 위해 농지와 농업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식량은 기본적인 국가 안보 사항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여담이지만 진지하게 덧붙여 봅니다아직 예비후보라 정식으로 대통령 후보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한 후보가 경자유전 농민이 농지를 가진 권한 을 없애자고 하더군요이제까지 식량완전자급률을 달성한 국가들조차 기후위기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으로 경자유전을 강화하자고 법을 개정하는 마당에 말입니다.



 기후 변화는 먹느냐 굶느냐의 문제입니다미래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지금 닥친 문제입니다시급한 문제입니다개인의 문제도 아니고 국가 정책 대안이 긴급한 문제입니다. 아이들과 더불어 어른들도 우선 공부를 해두면 왜곡, 날조, 선동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니 조금은 더 안심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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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번에 개념 잡는 우주과학 - 9가지 핵심 질문으로 빠르게 마스터하는 중학 과학의 기초 단번에 개념 잡는 시리즈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외 지음 / 다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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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식재료만이 아니라 공기 중의 미세플라스틱까지 마시고 사는 시절입니다가장 희망적인 전망은 인류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을 자체 분해할 수 있는 변이종으로 변하는 걸까요?

 

다행히 법이 바뀌니 기업에서도 생산 단계에서의 변화가 시작되는 듯합니다다행히 쓰레기는 가시적이라 설득력도 시행효과도 있을 듯해 기대를 해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목격할 수 없는 우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불과 얼마 전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처럼 우주쓰레기를 수거하는 직업이 필요할 듯합니다지구궤도 내 우주공간은 쓰레기투성이입니다.


출처: @hanwha_aerospace 
급진환경단체의 헛된 주장이란 반박을 피하기 위해 출처는 대기업으로 골랐습니다.

 

이러다 제 세대는 남은 인생 지구쓰레기 치우고 다음 세대는 우주쓰레기 치우며 살겠습니다. 늘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 상황이 이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승리호>는 비용은 받았지요. 영화를 안 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상상력은 우리를 과거에는 결코 없었던 세계로 인도하곤 한다그러나 상상력 없이 갈 수 있는 것은 아무 데도 없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목적과 의도가 무엇이건 우주과학의 시대는 국가 주도만이 아닌 민간 자본이 투자되면서 더 활성화될 듯합니다잘 배워야 하는 이유가 더 늘었습니다중학생 대상 책이라 다정하고 친절한 설명이 담긴 기본 과학 지식에는 충실한 편안하고 유익한 책입니다.

 

현역 과학교사들이 만든 책이고 수업에 적용해본 내용들이라 친절한 선생님들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과학조차 빨리 외워서 시험을 봐야하는 것이 아닌 재밌고 즐거운 경험이길 바라는 저로서는 반갑고 감사한 책입니다.

 

과학에 큰 애정이 없는 우리 집 중학생 얼굴빛이 좋고 중간에 책을 덮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적어도 학생들 취향에 정통하신 분들이 만드신 효과가 있는 듯합니다목차를 보시고 궁금한 내용 먼저 보셔도 무방합니다.



사진자료형광펜 표시예습 퀴즈복습 퀴즈, OX 퀴즈주관식 문제핵심정리로 이루어진 구성은 작고 귀여운 교과서처럼도 느껴집니다또 부럽네요요즘 학생들저처럼 과학책 좋아하시는 어른들이 읽으셔도 많은 도움과 정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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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휴식 - 32인의 창의성 대가에게 배우는 10가지 워라밸의 지혜
존 피치.맥스 프렌젤 지음, 마리야 스즈키 그림, 손현선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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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이 회자되는 대로 중요하고 좋은 것이라 해도 제시되는 그런 방법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가며 살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근무환경 탓이 아니라 당사자 개인이 그런 식의 삶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저도 그렇습니다.

 

한 개인이 살아가는 방식이란 어릴 적부터의 성장 과정과 학습 방법 그리고 사회화 과정 등등 여러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형성된 퇴적물과도 같습니다고유한 결이 있지요어느 순간 갑자기 바꾸려면 지각 변동처럼 외부에서 적응할 도리밖에 없는 강력한 압박과 변화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저 푹 쉬어야 한다는 강박만 있을 뿐이다심지어 누군가에게 좋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여가활동을 억지로 만들어 해보느라 되레 스트레스만 받는 이들도 있다한마디로일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닌 혼탁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멍때리기도 낮잠도 못하는 저는 하루 일과가 다 끝나야 등을 바로 대고 눕습니다그 순간의 행복감과 안도감은 비교할 쾌락이 없을 정도입니다얕게 쉬던 숨도 아주 깊이 천천히 쉬게 됩니다가장 단순한 형태의 명상과 요가와 호흡법이 그때 동시에 이루어지지요.

 

그래도 잘 쉬는 법은 중요하고 버릇이면 더 좋고 의식적*으로도 어떻게든 쉬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복잡하고 괴로운 생각들을 피하려는 의도로 차라리 몰입해서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슬슬 도망치는 버릇이 있는 저는 그런 노력이 더 필요합니다.

 

이 책의 원제 TIME OFF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의식하는 것의식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행동삶에 분명한 경계를 세우는 일이다.

 

에릭슨의 실제 연구에는 매일의 의도적 연습이 효과적 수준을 넘지 않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하루에 투입해야 할 이상적 시간으로 4시간을 제시했다. (...) 4시간의 집중을 완수한 후 낮잠이라는 강력한 부화 도구를 활용한다.”

 

어렵네요하루 4시간 집중해서 일하고 낮잠을 자는 방법은 제게는 막막한 제안입니다.

 

보다 효과적인 활동은 조용한 성찰에서 온다. (...)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준비와 부화의 주기밀물과 썰물처럼 일에 임하고 일을 내려놓는 것 (...).”

 

노력 중이고 주기가 상당히 선명하다고 느끼지만... 재택근무 시 완전 엉망이 되는 지옥과도 같은 경험은 충격적이었습니다역시 저는 의지가 약해서 환경이 중요한 유형인 듯.

 

평정심을 추구한다면 더 적게 행하라. (...) 더 적게 행하되 제대로 행하라우리가 행하거나 말하는 것은 대부분 본질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 매 순간마다 필요한 일인지’ 자문하라.”

 

늘 의문이었던 것이 암기력과 창의성이 과연 서로를 망치는 대척에 선 관계인가 하는 교육계의 호들갑스러운 교육개정안이었습니다창의성이 학교 교육으로 배워서 되는 일인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그 시절을 지나 지금은 무려 AI시대라 인간은 더욱더 창의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난감한 제안입니다.

 

전략은 지식 근로의 핵심이다어떤 전략을 창조하고 업그레이드하려면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둘 다를 활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거의 모든 업무는 진행 과정에서 이 두 사고를 요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 무척 당연한 제안처럼 들립니다만.

 

책상 앞에 앉아야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 사무실 밖에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족과 귀중한 시간을 보내는 편이 좋다.”

 

상생을 위해 가치를 재구성해야 할 것들은 무척 많을 듯합니다문제는 개인의 인격 수양 단계를 벗어나 사회를 재편성하는 데에도 실질적 활용이 가능한 방법들을 진심으로 마련할 것인가의 문제이겠지요.

 

효율성기능주의결과주의를 과연 얼마나 유예하고 참을성 있게 미래를 지켜볼 수 있을까요간절히 바라는 일이지만 기성세대로 사는 탓인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 서글픕니다.

 

이 책에서는 무려 32인의 대가들 아리스토텔레스러셀베토벤차이콥스키키에르케고르우디 앨런마르무스 아우렐리우스스토아학파세스 고딘곤도 마리에성 토마스 아퀴나스헤르만 헤세 등 을 소개하며 타임오프 방법들을 예시해 줍니다.

 

무척 좋아하는 분들도 계셔서 반갑지만 시대와 환경과 업무가 다르니 얼마나 적용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그래도 두 개 정도 흉내 내보고 싶은 방법들을 만나 조금 즐겁습니다결과는 저만 아는 걸로!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낼 때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되며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다른 모든 활동은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으라타임오프와 마찬가지로 관건은 우리의 시간과 주의력을 어떻게 쓸지 자각하는 것이다모든 새로운 도구나 기술을 신중히 평가하여 그것이 우리에게 상당한 가치를 보탤 때에만(그 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정하는 주체는 우리다도입해야 한다.”  뉴포트 <디지털 미니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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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생물 콘서트 - 바다 깊은 곳에서 펄떡이는 생명의 노래를 듣다
프라우케 바구쉐 지음, 배진아 옮김, 김종성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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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비친 별의 개수만큼 평점을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육지 생물로 환원될 수 있는 고향은 아프리카지만지구 생명체로 찾아갈 고향은 결국엔 바다이지요바다에서 생겨나 바닷물로 만들어진 생명들 중 하나가 인간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생리식염수란 우리 몸의 체액과 농도를 비슷하게 조정해서 제조한 액체입니다혈장과 등장(等張)이라 인체에 주사해서 전염병과 중독 시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혈압을 회복시키고독소 배설을 촉진합니다.

 

그러니 우리 몸은 여전히 염수바닷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혈액(90%)은 물론이고 뇌(75%)와 근육(75%) 등 신체는 물이지요그러니 수질을 오염시키고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우리는 어떤 의미로 참 겁도 없는 대단한 생명체입니다.

 

바다는 지구의 70% 이상이라 알려져 있지만 바닷속 장소들과 생물들을 인간은 잘 알지 못합니다바다를 사랑하는 저자가 쓴 이 책은 바닷물 1리터에는 100억 개의 바이러스 10억 개의 박테리아 1000만 개의 식물성 플랑크톤 1000개의 동물성 플랑크톤이 들어있다라는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는 소개는 많이 들으셨지요식물성 플랑크톤은 지구 산소의 반 이상을 생성하는 바다의 초록색 폐입니다지금껏 인간이 저지른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일들을 늦춰주고 무마해준 것도 바다입니다.

 

그에 대한 인간의 보답은 고농도 DMS 냄새가 나는 플라스틱을 버려서 바다 생물들이 먹이로 인지하고 먹다 죽게 만드는 것이지요.

 

육지의 열대 우림만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해양의 열대우림 산호초도 거의 멸종시켜서 세계 물고기 중 25%의 생활공간을 없앴고그 덕분에 산호초의 외골격을 이루던 아라고나이트 탄산칼슘CaCO3과 동질이상 가 더 이상 생성되지 않아 바닷물도 산성화되고 있습니다.

 

탄산칼슘이 이산화탄소와 접촉해사 만드는 염이 산성 탄산 칼슘Ca(HCO3)2인데 그런 화학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탄소 농도를 줄일 수가 없습니다.

 

제 소개글 때문에 숫자와 화학 기호들이 나와서 이런 책 못 읽겠다 하시는 분들은 목차를 보고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를 먼저 찾아 읽어도 좋겠습니다.

 

저는 단연 심해입니다조류에 휩쓸려 두 번이나 조난될 뻔해서 빛이 닿지 않는 검은 바닷물 색을 무척 두려워하지만안전한 책이니까요기술적인 한계로 연구 자료가 적어 아직도 미지의 세계이지요.

 

특히 제가 몇 달 전 추천 드린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의 문어와 더불어 심해에 사는 문어이야기는 신비롭고 놀랍습니다문어숙회나 튀김만 드시지 말고 살아 있는 문어도 한 번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s0LTDhqe5A


심해 문어는 중앙 해령의 심해 열수 분출구에서 출산을 합니다먹지도 않고 수년간 알을 품고 있다가 부화가 되면 생을 마칩니다여러 해 전 읽은 내용인데 이 책 덕분에 다시 기억을 복원하고 내용을 더 보충해 봅니다그때 이후로도 깊고 넓은 바다에 대해 아는 게 늘지 않았네요.

 

http://ecotopia.hani.co.kr/247615


5장의 이야기는 아마 가장 충격적이지 않을까 합니다대면성교를 통해 유성생식을 하는 인간의 성행위 방식이 정상보편기준인 우리로서는 해양 생물의 짝짓기 에피소드들은 기존의 빈약한 정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빈약한 상상력을 절실히 깨닫게 합니다.

 

경고무척 놀라실 수도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에 대한 애정이 큰 저자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thalassophile - 가 가득 채운 바다이야기들이 정말 멋집니다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바다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그런 마음으로 연구한다는 마음을 느낍니다이 책을 만들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도 듣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 바다를 사랑할 겁니다바다 앞에 서면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바닷물 속에 몸을 담그면 어떤 느낌이었는지새벽아침한 낮저녁밤바다를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4살 때 어머니 손잡고 서 있다 바닷물이 들어와 완전 잠겼는데 연속 사진들을 보면 잠기기 전잠긴 후에 똑같이 웃고 있습니다물 안에 머무는 시간이 좋고 몸의 거의 모든 통증이 사라지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사실 은밀하게 바다생물에 가까운 진화 과정을 따로 겪었을 지도 모른다고 믿는 중입니다해가 질 때까지 물속에서 버티다 아쉬워하며 나오는 일을 반복했습니다그러다 다이빙을 하며 바라본 21세기의 바닷속은 큰 충격이었습니다제주 우도 앞 바다가 쓰레기장 같더군요.


망가지던 말건 상관 없이 식재료를 긁어모으고광물 자원을 채굴하고쓰레기와 오염물질 내다 버리고 모른 척 살아가는 일이 정말 재밌고 신나는 이는 없다고 믿습니다


다행인 것은 탄소 규제나 산업에서의 변화상품들의 무라벨 출시해양 작업 관련 변화를 이끌어내는 소식들이 들려옵니다외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이제라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경이와 경외를 번갈아 느끼고 슬픔과 아픔을 느끼며 여러 충격을 받으며 읽었습니다그래서 부디 더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다고 힘껏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책 속 사진들을 찍어 올리려니 원본의 아름다움이 망가져서 제가 들락거리는 주한호주대사관의 사진들을 대신(?) 제 맘대로 올립니다바다 가까이 사시는 분들이 지금은 바다만큼 부럽습니다.

 

출처: @ausemb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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