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만드는 사람들 (한국어판 스페셜 에디션) - 2019 볼로냐 사일런트북 대상 수상작
곽수진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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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과 아동 문학과 그림책 모두를 좋아하는 나는 전 연령 대상으로 출간된 그림책이 보물처럼 느껴진다.

 

더구나 사일런트북글 없이 그림으로만 읽는 그림책이다글이 없으면 훨씬 더 오래 읽을 수 있다.

 

글이 그리운 독자는 자신만의 글을 만들어 새롭게 책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쓰고 보니 멋진 일이다.

 

온갖 자랑과 책소개를 마친 후 책을 펼쳤는데... “아니진짜 별을 만드는 이야기잖아!” 라고 놀란 얼굴 한가운데로 불쑥 말이 튀어 나왔다.

 

함께 읽던 십 대들이 깜짝 놀라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럼 <별 만드는 사람들>이란 제목의 책이 무슨 내용인 줄 알았냐고...

 

무척 웃겨서 같이 신나게 웃어서 좋았지만 나는 이렇게 건축가들이 착착착 능률적으로 열심히 책임감 있게 별들을 관리하는 이야기라고는 짐작을 못 했다.



별이 반짝반짝 다 잘 뜬 것을 확인하고 귀가하는 별 보고 퇴근하는 쉽지 않은 직업그래도 무척 부러운 직업이다.

 

갑자기 상상력이 폭주하면서 맨인블랙의 락커처럼 누군가의 우주가 다른 이의 작은 공간이 되고 다시 무한한 우주로 연결되고 내가 보는 우주의 별들이 다른 우주에서 별 만드는 사람들이 만들어 걸어 준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의미 없는 역학 운동만이 존재하는 공간의 항성들이 아니라,

점점 멀어지고 식어가다 수명을 다하고,

어떤 섭동에 의해 다시 뭉쳐 별이 되는,

그런 게 아니라

 

누가 그렇게 애써 만들어 준 것이라면 그 별들에 소원을 빌어 보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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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할머니 고래책빵 그림동화 15
함영연 지음, 한혜정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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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수도권 방역지침이 4단계로 재편되고 날씨마저 오락가락하루 종일 별일 없이도 심장은 제 속도를 찾지 못하고 기분은 불안과 우울 사이를 헤맵니다.

 

별 손해도 위협도 없이 그냥 준자가격리처럼 자발적 거리두기를 열심히 하며 살았을 뿐인데도 다시 시작인가하는 생각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됩니다.

 

어쩌면 다른 국가들은 최고 단계 셧다운을 곧 시행할 거란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하고자영업자들은 이번에는 다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하고미국의 일부 젊은이들은 희망보다 좌절이 커서 자기들끼리 모여 더 엉망으로 놀기도 한다고 합니다.

 

세상에 공정할 일납득할 일당연한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사는 일과 죽는 일에 있어 존엄이 지켜지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하거나 겪거나 당사자가 되는 일은 부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그런 기본이 지켜지지 못하는 세상이란 생각이 일반화되면 열심히 착하게 손해를 감수하며 타인을 배려하며 살아갈 이유가 없어지는 무서운 세상이 되니까요.

 

평생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오신그래서 헤어스타일이 똑같아지신비슷비슷한 약들을 복용하시는 분들이 계시지요몇몇 분들은 치매를 만나 떠나시기 전에 가족과 세상과 이별을 당겨 하기도 하십니다.

 

이번 정부에서 약속한 치매국가책임제가 빈틈없이 잘 시행되면 조금이라도 덜 힘들어질 분들이 많을 것이라 열심히 응원하는 마음은 크지만제도 이외에 치매를 앓는 가족을 어떻게 대하고 이별해야 하는지 여러 준비와 결심과 태도를 배울 기회와 시간도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제목만으로도 짐작이 되어 마음이 아릿하지만 표지 그림이 사랑스러워 안심이 되는 그림책입니다따져보면 저는 20대부터 노후와 죽음에 대한 가능한 준비를 시작한 셈이라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지만그 역시 온전히 내 계획대로 바람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누구나 나이가 들면 다시 아기가 되기도 한단다는 말이 온기와 희망처럼 들립니다.


 

이 책을 읽고 

참지 않게 된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가 그동안 얼마나 참고 양보하고 사랑만 주려고 노력해 왔는지를

 느끼고 깨닫게 되어 좋습니다.

 

관계가 불편해진다면 

이전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던 관계는 

누군가가 애쓴 배려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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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풀지 말고 실험해 봐 - 신기한 실험으로 수학과 친해지기 수학, 풀지 말고 실험해 봐 1
라이이웨이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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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전공자가 아니라 전기과 교수가 쓴 책이라 이상한가요아마 전기과 교수라서 더욱 수학의 필요성을 절감하실 수도 있습니다실상 이제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산업과 기술과 상품은 결국에는 수학적 계산에 기반해서 탄생하고 변화할 테니까요.

 

어느새 증강현실에 밀려난 가상현실, 5차 산업 뒤에 선 4차 산업이건 또 무슨 말인가 싶은 메타버스 등등 모두 수학 공식과 응용방정식과 계산에 기반 한 것들입니다.

 

이렇게 정리하니 제가 뭘 알고 쓰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도무지 변화와 개발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적응 안 해도 그럭저럭 여생을 살 수 있을 것도 같아 다행입니다.

 

젊은이들학생들아이들은 아마 운이 좋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응용상품과 기술에는 더 노출되고 익숙하겠지만 전공과 취직이란 문제에 있어서 수학은 점점 더 필수적인 학문이 될 지도 모릅니다사실 인류 역사 상 가장 오래된 학문이기도 하지요.

 

오래 전 ‘0’이라는 개념이 없어 중간에 빠진잃어버린 시간도 인류에게는 있었습니다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잡은 BC와 AC의 간극도 그렇고건물 지하 1층 다음에 1층이니 결국 2층 차이가 납니다유럽에서는 그라운드 플로어라고 해서 0층이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한국식 나이란 것도 그래서 존재했지요태어나자마자 돌잔치를 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0’이란 숫자 자체가 없으니 ‘1’부터 시작해야했지요그런 식이면 12월 31일 생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2살이 됩니다.

 

수학이란 교과목은 마치 학생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존재하는 듯 취급됩니다참 안타까운 일입니다한 두 해도 아니고 재밌게 가르치고 배울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인지어차피 당락이 중요하니 일찌감치 탈락하는 것이 문제가 안 된다고 여겨 방치하는 것인가요.

 

오래 전 자유로운 생각과 정신과 정확한 상상력으로 발견하고 연구하고 밝혀낸 수학적 결실들이 후대에도 자유롭고 창조적이고 즐거운 학문이 되지 못해 슬픕니다그래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책의 저자처럼 어떻게 하면 고정관념에 맞서 수학을 놀이처럼 만날까 고민하는 책들이 지속적으로 태어나나 봅니다.


인간의 어떠한 탐구도 수학적으로 보일 수 없다면 과학이라 부를 수 없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이탈리아 미술가 과학자 기술자 사상가

 

나에게는 만물이 수학으로 환원된다.”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프랑스 수학자 물리학자 철학자

 

수학의 본질은 그 자유로움에 있다.”게오르크 칸토어Georg Cantor 독일 수학자

 

수학을 외국어라 생각하고 모르는 것이 당연하니 열심히 철저히 분석하고 외울 건 외우고 활용도 해보고 영어에 들이는 노력과 자본 중 100분의 1만 배당되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사교육에만 매년 수조원이 들어간다니 1000분의 정도도 괜찮을 듯합니다.

 

예외 투성이인 비논리적인 다른 언어들에 비해 수학이 가장 오류가 적도 지극히 상식적인 언어라고 느끼는수리물리학이 물리학 중에 가장 쉬웠어요하는제가 하는 말은 일반성을 담지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수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이자 언어이고 우리 사고가 진화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자 수단이고 현재에 이르는 기술과 산업의 뼈대이고 우주를 이해하는 유일한 언어이고 언젠가 지적 생명체인 외계인을 만나서 소통할 유일한 언어일 것입니다.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에 관해 쓰여 있는 언어를 배우고 친숙해져야 하는데그 언어는 수학적인 언어다가령 언어의 글자들은 삼각형기하학적인 모양 들일 수도 있다이런 언어가 없이 우리는 우주를 한 단어도 이해할 수 없다이런 것들을 모르고는이런 언어가 없다면 어두운 미로를 방황하는 것과 같다.”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이탈리아 천문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수학이란 우주의 언어다언젠가 우리가 지적인 외계인을 만나면 결국 수학의 언어로 대화할 것이다직관을 설명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 주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 바로 수학적 사고이기 때문이다.” 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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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키플레이어 - 암호화폐 거래소
김가영.조원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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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도 아니고 화폐를 국가 이외에 발행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은 아예 개념상 존재하지 않았다내가 받아들일 수 있었던 불쾌하지만 납득이 간 가장 괴이한 화폐는 유럽통합화폐 유로화가 마지노선이었다.

 

유로화 이전에 유럽에 익숙했던 지라 각국의 화폐가 모두 사라지는 일이 끔찍했고 경제 순위의 앞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물가가 급등하고 사람들이 우울해지는 광경도 속상했다


달러에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적어도 30%의 경제력이 약한 나라들과 각국의 가난한 이들에게는 좋은 일’ 희망적인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유럽의 사회안전망은 한국인인 내가 걱정하는 건 어불성설일 만큼 튼튼한 면들도 많지만나는 이후 유럽의 극우화 경향이 이런 단칼에 경제 시스템을 바꾼 후유증에도 기인하는 바가 있다고 믿는다.

 

어쨌든 그 시절이 무색할 만큼 암호화폐가상화폐비트코인.... 이런 이름의 발명품들이 등장했다기업이나 포탈에서 가상화폐 개념을 활용한 세월이 짧지는 않았다싸이월드의 도토리나 각종 포인트도 일종의 화폐 대체제이다


하지만 그런 스케일과는 달리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기반해서 너도나도 코인 발행을 하고 투자상품으로 거래되고 금융상품으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솔직히 초기 소동이 가라앉기를 지켜본다는 심정이었는데산업계에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제안되더니 세계 1, 2위 거래소도 블록체인 특허 보유 2위 기업도 한국에 있다고 하고, IT 기업들과 대학연구기관들이 업무제휴 요청을 공격적으로 제안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부의 규제를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커졌고어쨌든 초기의 광풍은 사그라들고 한 달에 100배 폭등으로 판단력 자체를 잃은 투자자들도 대기업들도 검증의 시간을 가졌다


인구대비 사기범죄 1위 국가의 면모 답게 국내에서 사기와 투기가 혼재하는 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전 세계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봄미국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일상 결제가 가능하다는 친구의 말도 들었다.

 

시작되면 사멸까지 외부에서 흐름을 막거나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있다간절히 필요한 법 하나 발의제정시행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분노와 기다림을 반복한 경험에 비추어, 2020년 3월에 암호화폐 거래에 관한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되고암호화폐가 소득으로 분류되고, 2022년부터 거래 소득세가 부과된다고 하니 현실 구체성을 확보해나간다는 것이다.

 

화폐만 뉴노멀하지 말고 관련 산업도 종사자들도 뉴노멀하게 바뀔 순 없는 건가 하는 씁쓸한 기분이 있었는데다행히 거래서 빗썸은 청년 인력 4000여 명을 채용 선언했고 콜센터 상담원 23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잘 모르고 낯설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 세대는 어쩌면 채용 기회와 창업의 희망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서 찾아낼 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한국의 대표 거래소들에 대한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실적표와 재무상태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그러니 투자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시장과 거래에 대한 판단을 도와주는 가이드라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호도하는 면은 전혀 없는 충실하고 진지한 책이다.

 

거래소의 성과와 성장을 보면 한시 바삐 참가하고 싶지만 암흑기와 흑역사를 보면 멀리하는 게 손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처럼도 느껴진다투자란 늘 투자 당사자의 결정과 책임이니 잘 판단하시길


화폐에 대해 무척이나 완고한 보수주의자인 나는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듯하지만 광풍의 도가니 속에서 친구가 30%의 이익을 보고 마감을 했다고 하는 소식은 안심이다 아쉽게도 아주 소액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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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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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읽는, 제목에 여름이 들어간 미스터리 스릴러는 내게는 오락으로도 최고의 독서이다수상작이라니 간혹 미로를 헤매다 기운만 빠지는 그런 작품은 아닐 듯해 안심(?)을 하며 읽는다일단 네 번째라고 하니 시간과 사건이 중첩되는 구성일 거란 짐작을 해본다.

 

유난히 무화과 익어가는 향기 진동하고,

은빛 병어가 그물에 다닥다닥 꽂힌 채 입을 벙긋거리고,

백중사리 때맞춰 늦태풍이 올라온다 소식 들리면

바다와 땅바람과 달이 공모해

이곳 사람들을 흥분시켜 사람 하나를 잡고야 만다.

마을 사람이 죽지 않으면 파도가 죽은 이를 실어다 놓는다.

 

2세대의 삶을 지나는 동안 여러 인물들 사이에 일어났던 비밀로 숨겨뒀던 일들이 하나씩 드러나며 현재와 현실의 사건과 묵은 감정을 설명하는 구성이다. 60년 이상의 세월을 거스르는 내용이라 잊지 않고 연계하며 계속 잘 따라가자면 기억력이 필요하다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낯설게도 느껴질 수 있는 시대상도 감안하며 정리를 잘 해둬야 결말을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여름에 내 아버지가 죽었고,

두 번째 여름에 그 남자의 아버지가 죽었고,

세 번째 여름에는 내 남편이 죽었고,

네 번째 여름에는 내가 죽을 것이다.

그 전에 그들의 무덤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주인공인 딸의 직업은 검사이다사회파 미스터리에 잘 어울리는 사건과 법정의 풍경들단서를 추격하는 검사다운(?) 추리력과 끈질김이 인상적이고 몰입도가 높다 개인 취향에 따른 차이는 분명 있겠지만.

 

성범죄자들에게 중형을 구형하는 입장으로 유명한 강성 검사인데 치매를 앓는 자신의 아버지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연락을 받는다현장에 CCTV는 없고 의심스러운 증언과 증거는 넘쳐 난다.

 

구구절절 시간을 훑으며 인물들의 현재와 비밀들에 대해 증언을 하듯 설명을 잘 해준다단지 배경을 잘 알게 되었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타인의 선택을 매번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따라 작품 이해도가 차이 날 듯하다.

 

막판에 가서야 밝혀지는 비밀들이 적지 않다엄청 복잡할 수 있는 설정들인데 가독성이 좋은 점이그래서 빨리 완독할 수 있었던 점이미스터리 설정만큼 신기하고 놀랍다. 미스터리물이라 스포일러 없이 소개하는 일이 어려워 이렇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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