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공포증인데 스쿠버다이빙
차노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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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무척 독특하고 특히 도보 여행 경험이 다채로운 분이라 이전 다른 작품으로 만난 작가 소개를 읽고 기억에 남았다걷기가 주종목이신가 했는데 그것만도 아니셨다이 글은 물 속 세계에 도전한 에세이다물공포증이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짐작도 안 된다폐소공포증이 있어 63빌딩 엘리베이터 이용도 굳은 마음으로 도전해야 하고 천장이 낮은 공간은 호흡이 답답해지고 동굴 탐험은 아예 시도도 안 하는 나로서는 극복기로서도 궁금한 책이었다.

 

집 근처 수영장에 등록했다처음에는 수영장 물이란 물은 다 마신 듯했다쓰지 않던 근육이라 어깨가 아파왔고 고관절 통증이 있다포기할 수는 없었다수영을 배운지 3개월 뒤 이집트 다합(Dahab)으로 떠났다다합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스쿠버 다이빙 교육비가 쌌다다이브 마스터가 되고 싶었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어 물공포증인데도 수영 강습을 받고 무려 다이브 마스터를 목표로 이집트로 떠나셨단 얘기다어떤 분이신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낯설지만도 않다목표가 생기면 그 끝을 보고 직선주행하는 사람다른 방법으로는 살지 못하는 분인 듯.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어비행기 세 번 타고 이틀 걸려서 이곳까지 왔는데 아직 우리 시작도 안 했잖아? (...) 앞으로 살면서 이보다 더 힘든 일이 많을 텐데 그럴 때마다 매번 포기하는 것나는 싫다포기도 습관이야.”

 

매일 30kg 장비를 메고 하루에 4-6번 다이빙을 했다공기통 끝이 살갗을 파고 들었다짠물에 손톱 끝이 갈라졌으며 손가락은 장비 세팅과 해체의 반복으로 부어올랐다오기가 생겼다. (...) 다이브 마스터가 되기 위한 11가지 시험을 차례대로 통과했다. (...) 드디어 원했던 것을 이루었다.”

 

용기를 꺼낼 때이다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를 움직일 수는 있다.”

 

엄청난 분이시다결국 다이버 마스터가 되심목표지향이고 성취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더 이상 남지 않은 나는 한참 전 행복한 시절의 추억으로만 남은 스쿠버다이빙과 프리다이빙 경험을 갖고 있다언어가 모자랄 만큼 무척 좋아했던 시절이었다언더 더 씨~의 실사판이 애니메이션보다 다채롭고 황홀하게 펼쳐지기도 했다.

 

바닥으로 가라앉았을 때는 섣불리 바닥을 차면서 일어나서는 안 된다손가락만한 산호초가 만들어지기까지 50~1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산호초를 망가뜨릴 수 있다.”

 

다합 블루홀의 짙은 코발트 광활한 바닷속과 나이트 다이빙 출수 전의 수면에 아른거리는 달빛 무늬가 언뜻언뜻 꿈속에서도 나타나곤 했다.”

 

동행이 좋으면 더 좋고 무엇보다 시끄러운 소리와 소음 더불어 말 같지도 않은 말들 을 잘 못 견디는 나로서는 물 속 유영은 청각이 차단되어서인지 심신이 모두 편안했다빛조절 반응이 느린 홍채를 가진 덕분에 빛이 적은 물속에서 시각기능도 오히려 편안했다나는 육지에서 살기에 진화가 덜 된 종인가 싶기도 했다언제나 물이 편하고 좋았다태어난 행성 구경을 실컷 하고 싶었는데 결국 샅샅이 다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물 속 세상 구경하는 재미도 컸다.

 

바다 속은 미지의 세계였다블루 빛의 고요함과 산호초 군락의 아름다움하얀 모래사장과 수면을 내리비추는 달빛만으로 바닷속을 유영했던 나이트 다이빙그만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다.”

 

정보 부족과 편견으로 인해 해외 바다 속만 보다가 신뢰하는 친구의 권유로 제주 우도 근처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고 처음 본 바다지만 어쩐지 친숙한 풍경에 기분이 편안해졌던 기억도 있다대한민국 국립공원에 야생동물이 없는 것처럼 바다 속도 다양한 바다생물과 수상식물 군락은 쓸쓸할 정도로 빈약한 것 또한 사실이지만싹싹 긁어 맛보고 배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대가랄까숲이나 산이나 국립공원 근처의 무허가 식당들만 문제가 아닌 듯.

 

이집트 다합에서 다이브 마스터 자격증을 딴 지 2년이 지났다귀국해서는 한국의 바닷속이 궁금해서 제주도로 떠난 적이 있다처음부터 아름다운 광경에 길들여진 나는 유월의 범 섬 앞바다의 부유물에 그만 눈물을 흘렸다.”




시절도 감정도 말끔하게 정리된 아름다운 사진들과 저자의 결기가 가득한 책을 기대 이상의 행운인 듯 물속에 끌려 들어가듯 그렇게 읽었다찾아보니 2018년 12월 27일부터 2월 19일까지(55연재했던 자료도 있네요더 이전 글이지만 생생함은 더 많이 느껴진다.

 

http://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general_list.aspx?SRS_CD=0000012010


이러저런 이유로 다이빙을 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고 요즘엔 바다 쓰레기 줍고 환경을 돌보는 다이버들의 소식들을 종종 듣는다무척 존경하고 마음 같아서 당장이라도지만 언젠가 꼭 참여하며 살고 싶다퇴직 후에 할 수 있는 무척 의미 깊은 활동이라 여긴다상상만으로도 주말이 더 기뻐진다.

 

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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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처음이라 - 가볍게 시작해서 들을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교양 수업
조현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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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클래식음악이라면 좋아하시는 분들도 익숙하신 분들도 있으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요저는 비교적 일찍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초등학생 시절 현악부에서 첼로 파트였습니다취향이 만들어지기도 전이지만 싫어하지 않았으니 다행이고실은 아주 행복하게 부활동을 했습니다. 연습이 즐거웠고 횡단보도 앞에만 서도 머릿속에서 선율(tune)이 재생되었으니까요.

 

중학교 때 댄스음악과 가수들이 인기를 엄청 얻었는데 가사와 춤이 함께인 음악이 한참 낯설기도 했습니다. 얼마 지나 이문세신해철 노래들에 푹 빠지긴 했지만요그때도 지금도 클래식에 이론적 지식이 많거나 아주 잘 아는 것은 없습니다너무 몰라서 대학 시절 위기감을 느낀 친구들과 클래식 100곡 선정해서 읽고 듣고 외우며 억지로(?) 교양을 채워보기도 했습니다.

 

항상 모든 음악은 참 좋지만 아무래도 가사 없는 긴 호흡의 음악은 종종 무척 필요하고 실제로 도움을 많이 받고 삽니다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쇼팽 콩쿨에서 우승한 지금도 현실인가 싶은 대사건!으로 인해 몇 년간 쇼팽을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좋았습니다.

 

쇼팽은 생전에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 모두 피아노의 선율이 독보적으로 들리는 작품입니다보통 피아노 협주곡이라고 하면 관현악 연주가 뒷받침되면서 피아노가 독주 악기로 연주되는 형식이 일반적입니다그런데 쇼팽은 피아노 소리의 아름다움을 관현악의 큰 소리에 덮고 싶지 않았습니다. (...) 쇼팽이 작곡한 이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자신의 첫사랑이자 음악원 동기였던 콘스탄차 글라드코프스카에 대한 마음이 담겼습니다.”

 

와인처럼 클래식 음악도 무척 좋아하지만 아는 바가 적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책을 읽어 보려고 노력합니다주기적으로 읽어 주면 보충과 정리가 이루어지면서 충전이 되는 기분입니다목차를 먼저 보니 그래도 반백년 살았는데 단 한번도 진지하게 배우지 않은 작곡가가 눈에 띕니다아스토르 피아졸라.

 

요즘은 책이라 해도 음악 관련 책엔 QR코드가 있어 들으며 읽을 수 있으니 그런 방식이 좋은 분들께는 읽는 기쁨도 커질 듯하고 기억하기에도 도움이 될 구성일 거라 짐작해봅니다성격이 급하고 뭐든 후다닥 설렁이고 뚝딱 해치우는 방식이 좋은 저는 일단 책 먼저 일독하고 듣고 싶은 곡 찾아 듣고 다시 확인하고 싶은 거 들춰보고 그런 정신 없는 순서입니다만.

 

조현영 저자는 연주자이고 아트앤소울이라는 예술사업을 하는 대표이고 클래식 팬들을 위한 토크와 강연과 글과 방송을 계속 해오신 분입니다책 중에 가장 쓰기 어려운 것이 개론서라고 하는데클래식이 처음인 독자를 대상으로 하신 것을 보아도 내공과 필력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지식의 풍성함이 짐작됩니다. 이 책은 실제로 옛날이야기만큼 술술술 읽힙니다.

 

저자를 모르고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저는 믿는 편입니다클래식 곡도 역사와 사회와 작곡가의 사정들이 모두 합해진 결과물이지요그러니 작곡가들의 삶을 읽고 배우고 이해하며 듣는 음악은 감상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남들 어떻게 사는 지가 궁금한 저는 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람들은 내 음악이 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한다. (...) 내가 거듭 연구해보지 않았던 음악의 거장은 없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바흐모차르트베토벤쇼팽슈만리스트차이콥스키말러드뷔시피아졸라이렇게 10명을 고른 저자의 이유가 있겠지요역사의 구성물이나 기념비로도 느껴질 수 있는 이 위대한 음악가들을 인간으로 다시 만나는 일이 기대 이상 흥미롭고 쉬운 삶이 흔치 않아 애틋하기도 합니다


시대에 매몰되기도 하고 시대를 넘어서기도 하고 지키고 싶은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기도 하고 자신이 역사가 되기고 하고분야에 무관하게 언제 어디서든 인간이 만드는 드라마들은 참 드라마틱합니다.

 

베토벤은 이와는 반대로 지상에서 천상으로 음악을 전하기 위해 신에게로 돌아간 작곡가가 아닐까 싶습니다그는 우리에게 인간 승리의 결과로 낳은 우주의 음악을 선물해두고 별이 되어 지금도 하늘에 떠 있습니다.”

 

물론 두고두고 감상해 볼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있습니다클래식 전문가가 엄선해 준 음악들이라 각별함이 있지요물론 수험공부하듯 예전의 저처럼 그렇게 대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혹 같이 할 사람이 있으면 집중해서 익혀 보는 일도 완전히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몹시 힘들어 하는 일, 헤드폰으로 교향곡 감상하는 일은 인간 소외의 대표적인 일이 아닌가 가끔 생각합니다지휘자를 쳐다보는 일을 가장 좋아하는 지라 더 그렇습니다언젠가 마음 편히 연주를 다시 즐길 날이 올까요.

 

짧은 곡이라도 온전히 소리에 집중해서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조현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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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퍼스트 - 투자의 미래, 인공지능이 답이다
서재영 지음 / 더블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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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자본금을 진지하게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하는 투자가 투기와는 결을 달리하는 의미 있는 기업에 대한 응원이자 금융 공부이자 산업 사회를 읽는 창이 되기 바라는 욕심은 있다제한된 경험에 따른 느낌일 뿐이지만 투자 종목의 세대교체는 미처 명멸을 알기도 전에 바뀌기도 한다엄청난 속도로 산업 경제가 변한다는 기분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AI관련 사업주는 단 한 주도 사본 적이 없다. AI라고 하면 구글Google이 세트처럼 떠오르지만 알파고의 인상이 강해서일까 이후에 유의미한 산업으로 어떻게 전환되었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책 속에서 소개해주는 일상 곳곳의 AI 기술들에 놀라며 확인했다의료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쇼핑 그리고 음식 기업들에까지 다양하게 실제로 사용 중이었다유명하지만 이용한 적이 없는 당근마켓 AI에 기반을 둔 플랫폼이었다.

 

우리는 컴퓨팅의 새로운 전환기를 목격하고 있다바로 모바일 퍼스트 세계에서 인공지능AI 퍼스트 세계로의 전환이다.” 구글 CEO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

 

4차 산업과 플랫폼 이야기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듯한데이제 5차 산업 AI가 다시 패러다임과 유형을 바꾸고 있었다단지 AI를 인간이 기술적으로 이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AI 자체가 인간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대화판단창작 등에서 권력(?)을 차지하고 스스로 지적 생산물을 생산해내는 현실이 이미 도래해 있다.

 

판데믹으로 한동안 성장 테마주로 여겨졌던 바이오기업들이 어느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밀려 나고 있다고 한다하기 분야의 기업들이 낯설지 않으신가요.



물 밑에서 무역전쟁을 치른 지는 벌써 몇 년 되었지만 AI분야에서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중국은 2030년까지 국가 차원에서 AI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국가 차원의 발표를 했다고 한다.

 

루닛은 2013국내에서 딥러닝 기술로 창업한 1호 기업이다. (...) 딥러닝 기술 기반 AI를 통해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하는 솔류션을 개발했다.”

 

의사 출신인 서범석 대표를 비롯해 (...) 11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이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의료 AI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의학팀이다현재 임직원 수는 약 200여 명이며 60%가 개발자 및 딥러닝의료 전문가다.”

 

자체 개발한 루닛 스코프는Lunit SCOPE는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들을 AI로 예측해주는 바이오마커다. (...) 디지털화된 암 조직 영상을 분석해 보여준다한 환자의 슬라이드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5분 이내로단시간 내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의학에 있어서의 획기적인 변화는 놀랍고 반갑다여타의 다종한 제품에 따라 활용되는 기술들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센스타임의 AI를 통한 혹은 AI 자체의 딥러닝과 비전 기술을 통해 전 세계가 빅브라더의 눈을 피할 수 없는 인식 기술의 피사체가 될 날이 곧 올 듯도 하다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 어떤 기술 변화는 속도를 따르지 못하는 윤리도덕철학법률공동체의 합의 등에 있어 염려가 된다.

 

생각은 복잡하고 미래는 흐릿한데 자료는 더 복잡하다특히 최근까지도 AI 분야에 대해 내가 정확히 예측해주겠다고 나설 사람도 드물었다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도 어렵고 기업 이익을 빨리 많이 내기도 어려운 분야였다투자란 미래의 가능성 역시 중요한 요소로 보고 결정해야 하니 쉽지는 않다관심은 있지만 결정을 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국내 AI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고 대표들 인터뷰도 하고 현장 소식도 전해 주니 공부가 된다.

 

물론 모든 것은 조언이고 결정은 온전히 내 영역이며 책임도 자신만이 진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AI가 단일기술이 아니라 경제와 산업 다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며 권력을 이동시키는 중인지 이 책을 통해서야 분위기를 감지했다동시에 테마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현실.

 

- 2021년 2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은 글로벌 영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아자르를 만든 하이퍼커넥의 지분 100%를 약 2저 원에 인수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이 창업한 기술 스타트업 몰로코MOLOCO의 몸값은 2년 만에 10배가 뛰며 유니콘에 등극했다신한금융 그룹의 GIB(글로벌투자금융),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드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투자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1조 1, 185억 원 수준이다.

 

몰로코는 이례적으로 국내 기관투자가가 유니콘으로 만들었다. 2019년 740억 원의 매출에서 2020년 2천억 원그리고 2021년 5천억 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고속성장하고 있는 기업용 채팅 서비스 기업 센드버드도 1조 원 기업가치에 1,150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기업으로서 성장 가능성에 있는 곳을 찾는 나쁘지 않은 한 가지 방법은 투자금의 규모를 살피는 일이다저자는 이 책에 2021년 5월까지 상장 기업을 수록했고 국내외 적으로 150여 개 기업들을 포함시켰다. 2021년 하반기에 코스닥 입성 준비 중인 관심이 가는 한 기업 - 루닛 - 이 생겨서 기술성 평가를 마치고 보고서가 나오면 몇 주 구매해서 연습 삼아 참여해 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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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죽일 수 없었다
잇폰기 도루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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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전개하려면 필력이 어마어마해야할 듯해서 오히려 기대가 큽니다. 감히 대결을 제안하는 연쇄살인마가 뻔뻔하기도 하지만, 제안을 한 이유가 또 엄청난 사연과 반전이 있을 듯해서 기대를 더합니다. 이 담론 대결을 통해 연쇄살인마가 진정 원하는 것, 혹은 밝히려는 거대한 사회의 이면은 얼마나 참혹하고 처참할까.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을 지도! 뭐라 해도 전 묵직하고 거대한 담론을 품은 사회파 미스터리가 참 좋습니다. 엄청 반가운 출간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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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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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경계인 #부글부글 이란 해시태그로 연재를 하시던 김민섭 작가의 책이 출간되었다짧은 연재에서도 이마가 시원해지는 마음이 따끔해지는 문장들을 거의 매회 만났으니 반갑고도 겁이 났다체력이 약해지면 휘둘리게 될 모든 상황이 부담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제목의 책이 전해 줄 이야기들을 만나는 일을 주저하는 일이 인지오류인 듯했다잘 되면 좋겠다는 다정한 마음이 가득할 터인데.

 

인문학적 사유하는 건 대개 타인에게 간편하고 가혹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개인과 개인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에는 서로가 만들어낸 공기의 무게가 있다그것이 모두를 짓누르지만약한 사람에게는 조금 더 가혹하게 적용되는 듯하다.”

 

일상을 깊고 넓고 첨예하게 날카롭게 다루는 작가들이 많이 계시고 그런 이야기들은 늘 좋다김민섭 작가의 시선 역시 그야말로 매일의 일상보통평범늘상일반에 가장 가까운 것들에 머문다.

 

나랑 가족친구지인들 이야기 같은데 예상보다 더 따뜻한 시선과 마음에 내내 뭉클하다언제나 타인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열심인 노력들알고 보면 늘 도움을 받고 사는 일상을 단단하게 지켜 나가는 이들.

 

나에게 코로나는 헬스장에 나오지 않을 핑계이자 선택의 문제였지만누군가에게는 헬스장에 나올 수 없는 이유이자 생존의 문제였다. (...) 육아를 하는 여성들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서야 운동을 한다든지 공부를 한다든지 하는자신을 돌볼 여유를 가졌을 것이다. (...) 그들은 이제 24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야 하는 몸이 되었다.”

 

결국 코로나가 먼저 무너뜨리는 것은 약자들이다그들의 연약함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모두가 자신을 돌보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이렇게 자신이 있는 공간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는다멀리서 대상으로 놓고 고공 관찰을 하듯 무늬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자신이 먼저 겪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같은 일을 겪더라도 약하게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옆에 앉아 조곤조곤 위로와 조언을 해주듯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나를 닮은 사람들에게는 화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그도그의 책임자도결국 자신의 자라에서 노동하는 나와 닮은 한 개인일 뿐이다분노는 그들이 아니라 그들을 감싼 구조를 향해야 한다그러한 분노를 잘 간직해 두었다가 나와 닮은 사람들과 함께 분노하면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함께 말하면우리 주변의 잘못된 제도와 문화를 조금씩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나와 닮은 개인에게 분노하는 것으로 무엇도 바꿀 수 없다고나는 믿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택시나 버스를 보면 무조건 양보하라고 했다운전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과 경쟁하면 안 된다고사람의 밥벌이라는 것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을 배려해야 하고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을 존중해야 (...) 그래야 나도 내가 밥 먹고 사는 자리에서 배려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따뜻한지 없는 경험이라도 만들어 옆자리에 앉아 경청하고 싶어진다자신의 가치 체계가 분명하고 그것을 지켜나갈 이유가 확실하면 열심히 용감히 지키는 이들이 보수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한국 사회에 보수라고 자칭하는 세력의 참담한 행태들은 떠올리기도 입에 담기도 싫지만 한편으로는 오직끈질기게 사적 이익만 도모한다는 점에서 최하질의 보수이라 할 수도 있겠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때 우리는 쉽게 오만해진다거기에 뒀으니까 가져가세요싫으면 마시고요하고 자신도 모르게 갑질을 하게 된다 (...) 한 개인의 격이라는 것은 이처럼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 드러나는 법이다.”

 

자신보다 연약한 모두에게 무례하게 대했다. (...) 그러한 이들에게는 몸과 마음을 다해 저항해야 한다적어도 당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으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한편으로는 저자와의 공통점을 아주 많이 자주 찾아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자의 행동력에 자신을 비춰보며 괴로워할 지도 모른다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부모님이 가르치신 것들은 많고도 많겠지만유독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도저히 잊지도 무시하지도 못한 가르침도 있다. “똥이 더럽다고 피하면 세상이 똥 밭이 된다.”고 하던 아버지 말씀이다. “똥을 보면 치워라!”는 얘기셨는데그렇게 살아보려 애써봤지만 똥도 못 치우고 좌절을 많이 했다.

 

내 비겁한 변명 혹은 타협은 똥 치우는 일을 나보다 여러모로 더 잘 하는 이들을 열심히 돕겠다인데직접 말씀 드렸다면 혼이 된통 났을 것이다내가 생각해도 비겁하기 그지없다처음부터 똥 잘 치우는 법을 아는 이는 누가 있을 것이며쉬워지지 않는 그 일은 매번 새롭게 어려울 테니까.

 

나는 나의 입장만 가지고 무작정 그를 찾아왔다내가 정의로운 일을 하고 있기에 그가 여기에 동참할 것이라고아니 당연히 동참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 역설적으로 그는 약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위해 움직일 수 없다.”

 

우리는 일상의 모욕을 감내하는 데서 나아가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그들의 방식으로 함께 맞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괴물에게 맞서기 위해 괴물의 방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도 당신이 가진 연약함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이들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그러한 폭력에 당장 대처할 수 없더라도이것을 기억하고 용기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무례한 이들에게는 모욕의 책임을 지게 해야 할 책임이우리에게 있다.”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타인과 맞서는 일은 참 어렵고 성가시다다행인 점은 그래도 사정을 알리면 분명 도울 사람들이 있을 거란 믿음이고 운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두렵고 무서워도 내가 삼켜버린 무례한 이들의 무례한 행위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할지 모른다는무례한 이들이란 본질적으로 찌질한 이들일지도 모른다는 용기를 갖고 어떤 강도든 어떤 방식이든 알릴 수 있다면 좋겠다어떤 방식이든 저항을 받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망설임과 두려움에 깊이 공감한다그러니 혹 못 하게 되더라도 자책을 너무 오래 깊이 하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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