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2 -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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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일상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마스다 미리는 단연 그들 중 한 명이다 - 비록 그 역시 표지에서조차 마스크를 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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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생 2 -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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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정말 힘들었다예상하지 못한 원인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기간으로 인해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이 격랑처럼 닥쳤다 사라지곤 했다. 12월에 마스다 미리의 책이 출간되어 기뻤다. 12월에 만나는 책은 모두 내 생일선물 같기도 연말 선물 같기도 하다.

 

인류문명 전체가 살아온 방식을 의심해보자는 거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질문 자체가 담론의 소재나 주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일이 된 엄중한 시절이었다발밑이 갈라지는 소리를 날로 듣는 충격이었고 사적 일상들은 문명이 맞닥뜨린 현실에 못지않게 어둡고 흐리고 무겁고 힘겨웠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일상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마스다 미리는 단연 그들 중 한 명이다 비록 그 역시 표지에서조차 마스크를 하고 있지만.

 

그렇게 불안하고 갑갑하다는 마음을 이고 지고서는 견딜 수도 버틸 수도 없다고여기 보라고변하지 않은 아름다운 것들이 여전히 가득하다고손가락을 살짝 쥐고 당겨주는 정다운 친구를……이 정도 어려움에는 흔들리지도 망가지지도 않는다고 울다가도 눈부시게 웃으며 호기를 부려보고 싶게 만드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다.

 

생일에 맞춰 주문을 하고 폭설과 한파 소식이 들리던 주말문 밖에서 버텨야하는 많은 생명들을 생각하며이것저것 무력감에 지쳐서 그렇게 읽었다.

 

후루룩 넘기면 싱겁다빈 칸들이 많아 파본을 받았나 하는 생각도 했다어차피 마스다 미리의 힘을 느끼는 모든 순간은 한 컷인데 무슨 상관이 있으랴하는 왠지 대범한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면 지난여름 <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는 표지만 받았어도 좋을 책이었다어찌된 노릇인지 제목에 모든 얘기를 다하고 내지에는 왜 이 제목을 짓게 되었는지 긴 설명을 들은 듯했다그럼 왜 자꾸 읽는 것인가지난 주말 도착한 <생각이 많을 땐 고양이>가 빤히 쳐다보며 말해보라귀를 쫑긋거리는 듯하다.



예를 들면바로 이 한 장면을 위해서라고 말해도 좋다.



혹은 이런 완벽한 이유가 있다.

 

별 일 없이 살았던그래서 사진에 찍히지도 일기에 적히지도 않았던 순간들심심하고 지루하다고 느꼈을 법한 천천히 흐르던 시간들딴 생각을 하면서도 찾아다닐 수 있는 익숙한 길들처럼메뉴판이 너무 익숙하도록 다닌 식당과 카페들처럼그런 날들이 마스다 미리의 책에 늘 빼곡히 담겨 있다.

 

우리가 기념한 모든 날들을 뺀 날들배경과 과정이라 여겨졌던 날들이그 시간들이 평범해서 지금은 몹시 애틋하게 보관되어 있다.



이제는 속이 상할 정도로 아깝고 그리운 어쩌면 영영 이별한 과거가 되어버린 일상들이다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모든 날에 마스다 미리의 기록은 위로와 위안과 회한처럼 계속 내게 필요할 것이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아그때 이래서 그랬구나깨닫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아름다워 보이는 인생의 면면들이 늘어났다그것뿐이라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동시에 여명과 이별이란 단어들도 떠올랐다.

 

삶과 죽음이란 언제나 딱 붙어 다니는 한 몸이라 어느 면을 휘리릭 돌려 우리에게 보여줄지정확한 시기도 장소도 알 수 없지만그게 실상이겠지만그러한 조우를 매 순간 불안해하며 살 수는 없는 일이다그래서 영원히 살 것처럼 태연하게 잊고 그래서 살아왔다.



그 날 어둑하게 지친 내 눈에 들어온 풍경이 아름답고 서글퍼서 마음이 저릿저릿했다몸뚱이가 느끼게 된 그 확실한 느낌이 떨림처럼 울림처럼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지금 보는 풍경도 모두 마지막실은 모든 순간 만남이 곧 이별인 여정을 걷고 있는 것이 삶이라고.

 

맘먹고 하는 집 정리도호다닥호다닥 뛰어가는 길고양이의 자태도의도하지 않은 결과물로 튀어 나온 향만 좋은 막 구운 빵도그다지 읽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다 계산과 주문을 통과한 책들도정독이 귀찮아 장난삼아 펴 본 페이지의 치명적인 문장들도 모두 딱 한번뿐그리고 이별이다.

 

일상이 그립다고 오래 떠들었지만 나는 하던 대로 매일의 일상을 지나치고 있었고 마스다 미리 또한 하던 대로 여전히 기록하고 있었다.


 

.................


오야마다 히로코의 <구멍>을 곧 읽을 것 같다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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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 유쾌한 창진쌤의 교단일기
최창진 지음 / 밥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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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사로 성장하는 2가지 비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록과 공유입니다.”

 

어릴 적 젊을 적에는 기억에 대한 자신감이 근거 없이도 굉장해서누가 내 말을 옮길 적에도 옆에서 가만 듣다가, “나는 그런 어휘를 사용하지 않아내가 한 말이 아니야.” 뭐 이렇게 의심 없이 이견을 제시하기도 했고 적중률은 아주 높았다.

 

그러다 삶이 확장된 탓인지뇌에 노화가 오기 시작한 건지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어쨌든 기억력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기분이 매일 더 확실해졌다거의 모든 것을 책에 의존하는 버릇이라 이것저것 뒤적거려보니놀랍게도 기억력이란 원래 신뢰할 수 없는 내 편이었다.

 

정서적 생생함과 실제 사건의 사실성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뇌는 정보 처리하는 방식이 단순화대략화끼워 맞추기의 달인이었다그렇지 않으면 판단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인간의 오감을 통해 뇌에 전달되는 신호량은 어마어마하다뇌는 너무 바빠서 모든 사실을 기억으로 기록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니, ‘기록은 작성자 본인이 솔직하게 기록할 수만 있다면 거의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기억법이다.

 

교실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지만에너지가 감당이 될 때만 권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중략교단일기가 학급 운영의 주요 매체도 된다고 했을 때사실 글쓰기 자체만으로도 저는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천재의 기억보다 바보의 기록이 정확하다는 말처럼 형식이나 내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꾸준히 기록해나간다는 마음으로 모든 교사가 쓰면 좋겠습니다중략좋은 교사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만더 좋은 교사는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교단일기를 쓰다 보니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과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중략내가 어떤 사람이고어떤 교사인지 그제야 조금 감이 잡혔다그 공통점을 하나로 묶으니 나의 정체성이 되었고 앞으로는 이 세상에서 나만 할 수 있는 경험과 생각을 쓰고 싶어졌다.”



가능하면 표지를 제외한 내지는 올리지 않으려 하는데이 페이지는 포스팅에 기록해 두고 싶었다차후에 문제가 되면 빼면 된다는 대담한 기분이 들게 기분 좋은 웃음 때문이다.

 

세상엔 기사거리가 되는 나쁜 사람들보다 좋은 사람들이 비교할 수 없게 많다는 걸 알면서도 불안한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특히 우리 집 초4, 3이 작년 한 해를 거의 학교 밖에서 지내다 다시 학교로 돌아간 3월에는그리고 여러 이유로 특정 교과목이 싫어지는 수순을 내비치는 경우에 불안은 현실이 된다.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다 알 도리도 없고여전히 서로가 마스크 안의 표정을 읽지 못하며 지내는 관계 맺기가 학교라고 수월할 리는 없을 것이다사실 교과목 공부는 큰일은 아니다비교적 선택지가 여러 개인 대체방법이 있는 문제이다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것들인데 누구도 쉽다는 사람이 없는 문제이니꾸준히 세심히 지켜볼 밖에일단은.

 

최창진 선생님의 교단 일기를 읽는 내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이 평범한 일상의 빛나는 장면에 사람들이 주목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이런 교사의 이야기가 더 널리 읽혀서 나쁜 교사들이 부담스러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나쁜 교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학부모의 민원이 아니라 내 옆의 좋은 교사들이니까그들의 노력에 주목하는 사회가 될수록 나쁜 교사들의 무능이 선명히 드러날 테니까.”

 

최창진 선생님의 따듯한 시선과 매일의 노력이 더 널리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그래서 학교 현장 곳곳에서 최창진 선생님처럼 빛나는 교실 이야기를 만들어 가시는 모든 선생님의 일상이 더 많이 기록되어 학교를 신뢰하는 학부모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잠시 교직에 있었지만 내 학생들은 선생님을 의지할 어른으로 따르는 나이는 이미 아니었다살갑지도 으쌰으쌰도 못하는 나로서는사귀던 이에게조차 언제까지나 친절한 타인으로 느껴진다는 지독한 평을 들은 적도 있는 나로서는전면적인 존재로 만나 한 시절을 나눠 산 사람이라고는 느껴지지 못했을 것이다극적인 감동은 없었지만 무례나 상처도 없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대략 시시하고 심심한 인간이었을 텐데도 몇 년간 진심으로 초대해주고 안부를 물어보던 그 맑은 마음들이 생각나 미안하고 감사하다.

 

사람들이 만나는 일은 지식정보를 나누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굉장한 일이다. 제각각의 우주들이 다가와 막 부딪치며 웅장한 소리를 내는 것 같다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냐고 누가 묻는다면어쩌면 이 책의 저자처럼 오래꾸준히다정한 모습으로 학생들 곁에 머물고도 싶다.

 

꼬맹이들에 대한 걱정과 염려 때문에 불안과 의심이 증식하려던 마음을 다 잡고 차분해졌다. 게다가 뜻밖에 글쓰기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불문곡직 감사한 책읽기였다.

 

내가 교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꼭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행동이 바로 학생들의 이름 불러주기.”

 

학생의 컨디션이 제일 좋으면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며 ‘5’라고 외치고 반대로 나쁘면 손가락 한 개를 보이며 ‘1’이라고 말하면 된다.”

 

말은 힘이 있어서 자꾸 말하다 보면 어느새 행동으로 이어진다.”

 

바쁠수록 나를 위한 글을 써야 한다. 그래서 나를 찾고진짜 내 모습으로 교실에서 생활하셨으면 좋겠다그리고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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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말투 호감 가는 말투 - 어떤 상황에서든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 법칙
리우난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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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하는 말에는 그의 종합적인 자질이 반영되어 있다환경지식경험교양성격 등 겉으로 보이지 않는 면까지 말로 표현된다단순히 어휘량이나 지역적 특색의 억양전문 용어 사용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인품이나 인성까지 드러나 상대가 당신을 평가하는 기준을 작용한다.”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까지도 잘 실감을 못하다가 비슷비슷한 이들이 모여 사는 환경이었으니 그랬을 듯 유학 준비로 영국 영어를 배우면서 특히나 계급에 따른 언어가 아직도 이렇게 선명하게 나눠져 있고 구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알게 되었다.

 

영국문화원 강사들은 당연히 영국인들이고 그 중 콧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성 강사는 식민지 시대 동인도회사 직원을 연상시키는 태도와 견해를 가진 듯했는데문제는 매 시간 발음 수강생들 발음 지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발음은 노동자 계급의 발음이니 주의하라!” 노동자계급출신이라 그렇다고 말해볼까 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다음주 강사가 바뀐다는 소식을 들어 꾹 참고야 말았다.

 

어쨌든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첫 단어 발음만으로 계급과 학식과 교양과 지역과 기타 등등 인간을 판단한 온갖 정보들이 들린다는 것이다그렇다고 치자따지자면 한국어라고 해도 대화를 해보면 대략 알게 되는 점들도 있다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말하고자 하는 내용보다 그딴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싶어 처음으로 문화원 강의를 택한 것이 시시하고 갑갑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 경험은 마치 예방주사를 맞은 것처럼 타석이 되었고나는 말의 내용보다 형식에 우위를 두거나 우선을 두거나 하는 집착이 흉하다는 것을 잘 배웠다고 생각되어 한참 지난 후 그의 비열한 역할에 일종의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25명 동기 중 국적이 17개라서 발음이 어떠니 하는 불필요한 가르침은 완벽하게 불필요한 일이 된 것도 유쾌했다세상에는 그저 많은 영어들이 있을 뿐이고언제나 흥미로운 것은 역시 내용이었다.

 

사회적 관계나 인간관계가 모두 말로 소통되지 않는가말을 빼고는 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말하기는 의외로 쉽지 않다일상적인 말하기way of talking가 아니라 이 책에서 저자가 방점을 크게 두는 사회생활에서 말하기way of speaking 측면들은 더 그러하다.* 의미있는 주장이나 의견을 말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긴장되고 없던 순발력도 요하는 도전적인 일이다차라리 글을 쓰는 일이 백 배 더 낫지 말하기란 오롯이 혼자실시간으로 전 존재를 드러내는 승부이기도 해서 언제나 능력 이하의 능력만 발현되는 고단한 일이다저자가 제안한 상황에 따른 어휘들이나 표현들은 일독하기에 어렵지 않고 활용도가 높은 예시들이 많다. * 영어 표현은 구분을 위해 내가 첨가한 내용.

 

일반적인 논의를 지나 내 관심이 집중된 상황은 거절의 경우이다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힘들어진다.

 

상대의 부탁을 거절할 때 가능한 우호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품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어떤 방법으로도 도와줄 수 없다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의 어려움에 충분한 이해와 동정을 표해야 옳다도와주기 어려운 원인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다른 곳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면 더욱 좋다.”

 

이해를 구하면서 실망과 불쾌감을 최소화하는진심으로 돕고 싶지만 역부족이라는 완곡한 거절법.’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한 번도 제대로 구사해본 적도 없어서 어렵고 난이도가 높다부디 내 깜냥으로 감당이 안 되는 부탁을 받는 일이 없기를 더 간절히 바라본다.

 

설득보다 이해가 먼저다상대를 설득하려면 그를 존중하고그의 의견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상대가 자기 견해를 말하기 시작하면 일단 들어야 한다.”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여전히 조바심을 내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고 그래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기도 한다나는 내가 모르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모른다그런데 간혹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다고 덤비는 이들이 있다과도한 자신감의 미숙한 발로인 경우도 있지만설득이 목적이 아니라 당사자는 동의하지 않을 지도 모르나 내 시각에선 - ‘기만’ 과 사기인 경우도 있다어쨌든 그런 태도에 상대에 대한 존중이란 없다참 불쾌한 태도이다.

 

대화에 활용해 보라고 속담을 예시하는데낯선 속담들이 신기했다문득 내 속담 지식은 분명 평균 이하일 거란 자각이 든다.

 

  • 계란에서 뼈를 찾다.
  • 고자질쟁이가 먼저 죽는다.
  • 추어탕 먹고 용트림한다.
  • 받는 소는 소리치지 않는다.

 

우리는 직장이나일상 삶 속에서 계약이나협력 업무등 설득과 협상에서 곤란한 일을 겪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 일 것이다 이때 우리는 경험한 것전해들은 것지어낸 것이야기 등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진솔'하게 들려주자 그러면 상대방과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분명하고 실용적인 목적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서 참 중요한 일이다. ‘사연을 알게 되면 친밀감이 상승하고 관계의 성격이 변화한다그래서 우리는 일면식도 없는 이들의 사연을 듣고 공감하고 후원도 할 수 있는 것이다이럴 때면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것은 진심이라는 말이 다시 믿기기도 한다그랬으면 한다부디단순하고 명료하게.

 

아마도 세상에 명언은 무수할 것이다문득 떠오른 유재석씨의 명언들이 회자되는 이유는 말만이 아니라 그의 삶을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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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짐을 안고 있는 당신에게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민경욱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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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피로가 피로할 정도로 자주 문제가 된다호르몬 탓이야라고 자가진단을 내린다한들 도움이 크게 되지는 않는다작년부터 물건을 줄이겠다고 결심한 바대로 조금씩 실천하고는 있지만어째서인지 선택지가 여전히 많아 고민이다일상의 고민거리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들도 신경을 찔끔찔끔 피로하게 만든다.일단 더 의식적으로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자!라고 일요일마다 하는 결심을 또 하고 나니물건들 빼곤 이미 활동은 지극히 단순하게 살고 있단 생각이 든다일하고 읽고 쓰고메인은 세 개 뿐!

 

최근에 쓰인 책이면 더 좋았을 텐데, 2019년 원작 출간일이라 조금 아쉬웠다지금 내가 하는 거의 대부분의 고민들은 2019년 이후의 상황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운이 좋아 온라인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의 삶의 면면을 엿보다(?) 보면당사자의 심정을 절절하게 다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매일 애쓰시는 일들을 불만과 짜증 없이 해내시는 모습들이 참 부럽고 존경스럽다.

 

속고 사는 일이 싫어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가능한 모든 정보를 찾아보는 습관이 오래 되었는데도 여전히 정보를 알아볼수록 불만과 짜증이 커진다시간과 노력이 아깝다사회적 비용도 아깝다제발 별 것도 아닌데 시스템이 적당히 잘 돌아가게 만들 수는 없는 건지 화가 치민다내용을 들여다보면 사회는 여전히 후진데 말마다 K-를 붙이는 것도 공동체 소속감을 강하게 해서 판데믹을 이겨보자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지긋지긋하다.

 

어제는 영국에 사는 친구가 화들짝 놀라서 한국에 거주하는 필리핀 친구의 하소연을 전해주었다경기도와 서울에서 외국인 의무 검사를 시행하려 했다는 것이다설마…… 이런 파쇼적이고 차별적이고 무지한 제안과 시행을 하겠다고 지자체가 공식 발표를 했다니얼마나 놀랐는지 오랜 친구를 잠시 살짝 의심할 뻔했다.

 

다행히 서울시는 철회했다고 하고 경기도는 아직 모르겠다유학 중에 내가 외국인 한정 의무 검사’ 정책의 대상이었다면 나는 사방팔방에 알리고 UN에 해당국가를 고발했을 것이다. 2021년 한국의 일면이다이러니 차별금지법조차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

 

어쨌든 외국인이라 칭하며 외국인 노동자를 설핏 떠올리고 맘대로 모욕할 수 있겠다 생각한 모양인데그 외국인에는 상전처럼 떠받드는 다른 이들도 있었을 테고대사관이나 외교관들을 통해 수많은 불만 접수와 항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간만에 낯이 뜨거워지는 수치심을 제대로 느꼈다.

 

그래서 누적된 피로감과 불만과 짜증과 새로운 수치심에 지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근래에 심리학이나 인지과학 책들을 몇 권 읽었는데이제는 대략 공통적인 내용은 넘어가게 되었다



생활습관 루틴화루틴이 명확할수록 에너지 낭비는 줄어드는 것이 확실하다분노 강도 기록뒤끝조차 귀찮아서 안 한다 생각했는데한번 기록해보면 기억을 뒤집어보니 오래된 분노가 등장해서 놀랐다덕분에 해묵은 감정이 시시해졌다일해야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아 힘들 때뭘 하고 싶은 거지라고 묻지 말고 뭘 하고 싶지 않은 거지라고 묻는 법마음이 완전히 이탈하지 않고 집중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그리고 나는 시작해보는 시늉만 내본다가끔은 흉내 내다 가속이 붙어 일이 잘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어차피 해야 할 일해치우는 건 그나마 잘 하는 일이다.

 

제일 재미있는 내용은,

 

주말에는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야지.’

이래서는 도무지 기분을 전환할 수 없답니다적극적으로 뭔가 하는 형태로 기분을 전환해야 마음이 한결 후련해집니다찰흙은 망가지거나 없어지는 일 없이 계속 가지고 놀 수 있으니까 가성비’ 측면에서도 매우 뛰어난 기분 전환 도구가 될 겁니다.

 

찰흙 주문할 마음이 생길 뻔일본엔 주말에 찰흙 놀이하는 이들이 꽤 되려나 상상해보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저자도 제안한 감정의 객관화 훈련을 할 수 있어 좋았다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중계하듯 지켜보고 바라볼 수도 있지만나처럼 중계 실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중계를 편안히 관람하는 방법도 있다나는 정말 별별 일에 다 책에 의존한다 싶은 기분도 들긴 하지만글이란 말보다 객관화된 수단이라 읽고 쓰고 나면 적어도 부글거리던 마음은 확실히 가라앉는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모든 스트레스에 내성이 약해집니다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니까 좀 더 사랑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근래에 읽은 이웃의 블로글과 연관되는 “100% 순수하고 고결하려는 집착을 버린다.”란 강박으로 작용하는 통념을 뒤집다는 이야기가 있어 반가웠다. ‘순수란 완벽하게 관리된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물질 이외에 없는데이 단어는 왜 사방팔방에 나타나고 위세를 부리고 평가의 기준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환영받기도 하는지 모를 일이다대부분의 경우 순수를 언급하는 이들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느낀다.

 

세상에는 사기꾼같이 지독한 사람들이 있어서 사람들의 고민을 파고들어 고액의 상품을 팔려고 하거나 이상한 종교를 권유하기도 합니다이런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반드시 자신의 고민은 스스로 해결한다라는 기본자세를 지키세요이런 점에서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런 선한 의도로 집필하셨다니 덕분에 날을 세웠던 마음이 덩달아 착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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