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국가는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c72a4674e228455b - P12

주권자의 어떤 행위도 백성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입법권과 사법권, 전쟁선포권도 모두 주권자의 것이다. 주권은 분할할 수도 없고 견제를 받아서도 안 된다. 주권자의 명예는 백성 전체의 명예보다 위대하다. 주권자 앞에서 백성은 태양 앞의 별빛과 같다.

−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 -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c72a4674e228455b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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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교운동이 되었건 사회혁명이 되었건 민족운동이 되었건 모든 대중운동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특성을 다룬다. 모든 운동이 똑같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들의 본질을 이루는 특징 가운데 가족처럼 닮은 점이 있다는 뜻이다. - P11

모든 대중운동은 지지자들에게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는 의지와 단결된 행동 성향을 불러일으킨다. 대중운동은 어떤 것이 되었건 어떤 교조를 주창하건 어떤 계획을 제시하건 광신과 열광, 간절한 희망, 증오와 편협을 낳는다. 동시에 일련의 영역에서 강력한 행동의 물결을 일으킬 역량이 있으며, 맹목적 신념과 일편단심의 충성심을 요구한다. - P11

1) 좌절한 사람들한테서는 외부로부터 전향에 대한 자극이 없더라도 맹신자 특유의 속성 거의 대부분이 나타난다. 2) 효과적인 전향 기술의 기본은 군중에게 좌절한 사람들 고유의 심리적 반응과 성향을 주입하고 고착시키는 것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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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도착한 지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여름에 집착하는지 금세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이 피고 지기는 했지만 날은 오랫동안 습하고 추웠다. 겨울이 길었던 만큼 여름이 다가오는 속도는 더뎠다.

-알라딘 eBook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중에서 - P7

가장 큰 문제는 그 파업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전국의 우체국도 파업에 동참했다. 그래서 내가 진학할 대학에서 보낸 합격 서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내 앞날을 예측할 수 없었다. 시간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남아돌았다.

-알라딘 eBook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중에서 - P9

이곳에 온 지 몇 달 만에 깨닫게 된 사실은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모든 것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떠날 사람들은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아니 보여줘도 되는 만큼, 아니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을 드러낸 채로 제한된 삶을 살았다.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었다.

-알라딘 eBook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중에서 - P12

우리는 서로 잘 지내느냐는 질문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잘 지내라는 당부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사람과 이혼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엄마는 그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느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그냥 휴대전화의 화면을 껐다. 액정의 불빛이 사그라져 사방에는 다시 어둠뿐이었다.

-알라딘 eBook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중에서 - P17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이국의 언어로 할 수 있는 말이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표현되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의 부스러기들이 언제나 내 안을 둥둥, 떠다녔다. 그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지칠 때까지 걷다가 멈춘 채 카페나 레스토랑 안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그러고 있노라면 발아되지 못한 말의 씨앗들이 천천히 내 안에서 번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알라딘 eBook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중에서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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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렇게나 많은 남자가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말을, 무엇을 속이거나 팔아넘기겠다는 말로 번역해서 들을까.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8

속을 보이면 어째서 가난함과 평안함이 함께 올까. 그날 ‘맹이의 대모험’이었던 블로그 이름이 ‘돌멩이의 대모험’으로 슬쩍 바뀌었고, 이런 글이 올라왔다.
‘구르더라도 부서지진 않았지.’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1

모든 것이 은총처럼 빛나는 저녁이 많아졌다. 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런 마음이 어떤 날에는 짐 같았고 어떤 날에는 힘 같았다. 버리고 싶었지만 빼앗기기는 싫었다. 맹희는 앞으로도 맹신과 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임을 예감했다. 많은 노래에 기대며. 많은 노래에 속으며.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3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 죽은 것이 있었다.
검붉은 피가 엉겨붙은 잿빛 털 뭉치. 얼마 전까지 작은 동물이었던 것의 잔해. 자세히 보기는 꺼림칙했다. 일곱 살의 그는 고개를 돌렸다. 작고 둥근 흙무덤을 잠시 상상했다. 만화에서는 그런 무덤 앞에 나뭇가지 두 개를 엮은 십자가가 으레 꽂혀 있었다. 곧 그는 더러운 것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부모의 말을 떠올렸다. 횡단보도 앞에서 좌우를 살폈다. 약국과 복권 가게 사이로 난 차도는 한산했다. 신호등도 없는 곳이었다.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66

관건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에게는 꽤 많은 경험이 누적되어 있었다. 그는 이제 그 ‘적절함’ 안에는 ‘적절한 정도의 의외성’, 즉 이유 없는 작은 선물이나 늦은 밤의 괜한 연락, 심지어는 의도적인 무관심도 포함된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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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저녁 일곱시의 급행 전철에 실려가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대체로 선 채였는데 가끔 인파에 끼여 두 발이 떴다. 내리거나 타려고 맹렬히 움직이는 사람들 틈에서 그녀는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때때로 빙글빙글 돌았다. 작은 체구의 그녀가 키다리들 사이에 끼인 그림은 조금 우스웠다. 덩치에 안 맞게 비굴한 하루를 보낸 사내 몇은 어깨 아래 쪼그라든 그녀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저 여자 머리 위에 팔을 걸치면 편하겠어.’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34

다만 〈솔로농장〉은 시청자들로부터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부동의 원조 맛집으로 여겨졌다. 맛집 중에서도 청국장같이 냄새나고 소대창만큼 기름을 튀기는데 등뼈찜처럼 손가락을 빨게 만드는, 우아하지도 산뜻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봐도 부끄럽지 않은 프로그램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44

그래야지. 그런데 당신 혹시 따뜻하고 향긋한데다가 장 건강과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우엉차 같은 남자니. 따뜻한 흰쌀밥과 언제나 어울리는, 자기주장은 약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우엉조림 같은 남자냐고.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48

상투적이지만 정중해. 우엉 당신, 거절도 마음에 들게 하네. 다만 이제 산 아래로 바위가 굴러떨어질 차례.
맹희는 엉덩이를 툭툭 털며 이렇게 대화를 맺었다.
"그래도 전 삽질한 거 후회 안 해요."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5

방송을 보며 맹희는 생각했다. 저게 나인가. 아니지. 저것도 나인가. 그건 맞지. 완두는 맹희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일부이긴 했다. 나 생각보다 관종이었을지도.

-알라딘 eBook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중에서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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