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a key turning in a keyhole, the next step of Anna’s plan clicked into place. - P169

It was the most important thing Mrs. Light had taught her in the swamp: being able to find her way home. - P178

"You only see the gifts that Suleman brings, you don’t see the ugly world he fights in," said Mrs. Light. - P181

YOUR WHOLE WORLD CAN CHANGE IN TWENTY-ONE days. - P182

There was no one there directing us, whipping us, threatening us. The swamp gave us our directions. When the rain came and the fields went wet, we knew to leave. When it was dry and the fog cleared, we knew to work. - P184

"They say the sweat is the same as back in the old place, but it smells sweeter."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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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부르든 그 단어들이 지시하는 바가 죽음, 상실, 몰락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처럼 정체가 불분명한 프로파간다는 죽은 것은 바로 역사라고 재빠르게 선언함으로써 그 죽음을 입도선매하려 들었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정체가 불분명한 다른 프로파간다들을 제외하고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0

그들은 그 ‘죽음’을 독점하려 했으나 그들 역시 한 시대의 구성원인 이상 그것은 불가능했다. 그 ‘죽음’과 ‘상실’과 ‘몰락’은 동시대인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주관적이었다. 그러므로 애당초 선언 따위로 객관화될 수는 없었다. 동시대인들은 임상적으로 그 ‘죽음’과 ‘상실’과 ‘몰락’을 제 몸 안에서 앓는 수밖에 없었다. 그건 프랜시스 후쿠야마를 되뇌던 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0

1991년 5월 이전까지만 해도 대뇌의 언어로 말하던 사람들이 1992년부터 모두 성기의 언어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1991년 5월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의 내면 풍경이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1

그 새로운 관계가 서로의 혀를 탐닉하는 프렌치키스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우리가 느낀 감정은 오누이의 그것과 흡사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1

술이 취해 불콰해진 얼굴로 여럿이 몰려가 창녀와 하룻밤 자는 일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었지만, 학생회 내부에서 연애하다가 생기는 성욕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이었다. 개인적인 모든 것은 전적으로 이해받을 수 없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4

말하자면 우리는 캠퍼스 주위에 사상의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혁명의 언어를 완전히 쟁취하고 있었다. 언어의 차원에서 우리는 완전히 해방된 자들이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5

완전한 해방은 두려울 정도로 요염한 쾌감과 연결돼 있었다. 중년 남자의 말은 옳았다. 완전한 해방이란 사적인 쾌감과 관계된 것이므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47

바로 그랬다. 그 순간, 내가 무슨 얘기를 한다고 해도 그건 좋았다는 뜻이었다. 우주가 하나이듯, 그 순간도 내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정민과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일 말이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54

"네 말대로 하자면, 우리 인류 중에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이 우주는 무한한 게 되겠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56

개인들은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했다. 이건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마르크스가 한 말이었다. 이데올로그들이 말하는 ‘순수한’ 개인으로부터가 아니라, 역사적 조건들과 관계들 내부에 있는 자신으로부터. 그렇다면 어디를 향해? 그 순간 내 몸으로 이해한바,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공간 속으로, 그리고 외로움이 없는 해방 속으로. 그 공간은 너무나 행복하고 너무나 아름다워 다른 곳에 그와 같은 세상이 하나 더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 그날의 그 몸이 바로 나라면, 그런 공간도 단 한 곳뿐이었고 그런 순간도 단 한 번뿐이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59

그해의 봄밤처럼 모든 것들은 정민을 중앙에 두고 지나가고 있었다. 열어놓은 차창으로 초록물이 든 그늘진 바람이 불어오자 땀이 맺힌 정민의 이마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나무들, 그 흔들림, 그 바람소리는 정민이 머무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세상에서 정민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기억하는 것뿐이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61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을 가득 메운 수많은 이야기Story, 또한 그러하므로 이 세상에 그만큼 많은 ‘나Self’가 존재한다는 애절한 신호Signal.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69

그리하여 외로웠으므로, 정민은 밤하늘을 떠다니는 그 수많은 이야기들처럼 누군가에게 연결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 누군가가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과거나 현재나 미래 그 어디에 있든. 그런 사람이 나타나면 꼭 같이 라디오를 듣겠노라고.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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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그때까지의 내 인생은 물론이고 과연 있을지 없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내 전생과, 그 전생의 전생과, 그 전생의 전생의 전생과, 그 나머지 모든 전생들까지도 아주 근사한 것으로 바뀌었다. 나는 프랑스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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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감각이 바뀌면서 현실이 무르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마련인데, 이를 두고 십자가의 성 요한은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이라고 불렀다. 모든 성인聖人들은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해 그 ‘존재의 가장 어두운 밤’으로 들어가는데, 이는 현실이 오직 감각을 통해서만 드러난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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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낸 지난 몇십 년간의 生의 基源을 찾는다면 그건 거품과도 같은 幻覺의 時代에서 기인하는 것이 분명하리라. 그러나 시네마스코프처럼 펼쳐진 환각 속에서도 破片의 一生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단 하나의 실낱같지만 확실한 무엇이 存在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는 내 心中의 재산이니 그 누구에게도 理解받을 수 없는 眞實이라 여기에 그 일을 回顧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중에서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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