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남자는 붉은 소나무의 갈라진 둥치 틈에 앉아, 까무룩 잠들어 버리지 않도록 밤하늘에 떠오른 하얀 낫 모양의 달을 내내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허기와 피로가 쌓일수록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머리는 맑아졌기에, 그는 계속 나아갈 작정이었다. -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ccc4b99aefa406c - P23
남자는 눈이 되고, 바위가 되고, 바람이 될 것이다. 그의 내장은 표범의 먹이가 되고, 그의 피는 어린 소나무들의 영양분이 될 것이다. 마치 그가 산 아래 살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던 인간의 삶을 아예 가져본 적도 없었던 것처럼. -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ccc4b99aefa406c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