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인들이 무덤을 숭배한 이유는 공동체 의식 함양, 국가 위상의 강화, 영토 및 영역의 표시 등 여러 배경이 있었겠으나, 특히 일종의 부적과 같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각 폴리스의 수호신들은 물론이고, 영웅들도 자신의 성소나 유골이 있는 도시와 나라를 돕고 그곳 거주민들에게 봉사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영웅들의 유골을새롭게 발견해낸다든가, 다른 곳에서 이장해 와서 무덤을 만들고 숭배한다든가, 유골이 없을 경우는 영웅을 모시는 사당이나 성소를 세우고, 각종서사시, 도기화 등으로 대신하는 사례가 많았다. 거꾸로 한 나라가 다른어떤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수호신이나 영웅을 회유하거나, 혹은 그들이 자기가 수호신으로 있는 나라를 보호하지 못하도록 그들 의 성소나 유골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절차가 필요했다.(5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