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upside down, my feet hooked to the top of the wall and my body pressed against the flat surface like a clinging vine. Two soldiers pass below me on their patrol route. If they looked up, they’d think I was just a part of the shadows or a sleeping bat. - P346

Snapping my coiled legs, I sail across the gap in a single leap and melt into the shingles on the gentle curve of the roof. - P346

Excitement is tinged with a hint of sorrow, like the first stroke of the paintbrush on a fresh sheet of paper.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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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우리한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지 않아." 아그네스 티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친구의 얼굴을 바라본 순간, 미스 그림쇼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미스 그림쇼는 걸음을 옮겼다. 노란 비닐봉지에 담긴 조개껍데기가 달그락 소리를 냈다. 미스 그림쇼는 자신의 머릿속에 파고들려는 생각을 애써 막았다. 마늘 냄새가 공기에 섞여 있었고, 부엌에서는 이 지역 요리인 부야베스의 그윽한 냄새가 풍겨 왔다. 부야베스는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였다.

-알라딘 eBook <윌리엄 트레버> (윌리엄 트레버 지음, 이선혜 옮김) 중에서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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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는 아버지가 플로의 과장된 수사에 약간 반대하는 듯한, 약간 난감해하고 주저하는 듯한 기운을 감지한다. 하지만 거기에 기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며, 그녀도 그렇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로즈가 안다는 사실, 그리고 로즈가 안다는 것을 아버지가 안다는 사실은 상황을 호전시키지 않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4

그 소음은 모욕감과 패배감을 기꺼이 사력을 다해 드러낸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자기 역할을 연기하며 보여주는 지독함과 과장을 로즈 역시 똑같이 보여주며 자신의 역할을 연기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폭력의 피해자 역할에 마음껏 몰입한다. 그로써 그녀가 불러일으키는, 혹은 불러일으키기를 희망하는 감정은 마지막에 가서 아버지가 진저리치며 보여줄 경멸이다.

-알라딘 eBook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7

이미 진정된 상태로 접어들어, 무자비한 폭행도 다 끝난 일, 바꿀 수 없는 일로 느껴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사건과 가능성들이 멋진 단순성을 띠게 된다. 선택은 자비로울 만큼 명백하다. 어물쩍 얼버무리는 말은 전혀, 조건을 붙이는 말은 거의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8

‘결코’라는 단어가 갑작스레 확고한 권리를 얻는다. 그들과 결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증오가 담기지 않은 눈길로는 결코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벌할 것이고 끝장내버릴 것이다. 이러한 결의와 온몸의 통증에 감싸인 채로 그녀는 자기 자신도, 책임도 초월하는 묘한 편안함 속에 둥실 떠 있다.

-알라딘 eBook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39

플로가 몸을 뒤집는 바로 그 순간, 로즈는 머릿속으로 비행선을 떠올렸다. 길고 투명한 거품 같은 몸체에 줄줄이 꿴 다이아몬드 불빛을 달고 기적 같은 미국의 하늘에 떠 있는 비행선.

-알라딘 eBook <거지 소녀>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중에서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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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time Caesar approached Cora about running north, she said no. - P2

As she stared into the black doorway, Ajarry thought she’d be reunited with her father, down there in the dark. The survivors from her village told her that when her father couldn’t keep the pace of the long march, the slavers stove in his head and left his body by the trail. Her mother had died years before. -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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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그의 아내인 이네즈는자기평가라고 표현했다—로이드는 집에서 나와 자기 거처로 들어갔다. 그 집은 삼층 건물의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집으로 두 개의 방과 욕실 하나로 이뤄져 있었다. 방에 들어가면 급하게 경사진 지붕의 안쪽이 나왔다. 방안을 서성거리면 필시 머리가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창밖을 내다보려면 꾸부정하게 몸을 숙여야 했으며 침대를 들락거릴 때마다 신경써야 했다. 그 집에는 열쇠가 두 개였다. 우선 건물로 들어가는 데 필요한 열쇠가 있었다. 거기서 얼마간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층계참이 나왔다. 방문까지 가려면 층계를 하나 더 올라가야 했다. 다른 열쇠는 그 방문을 여는 데 필요했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0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고 하면 껄껄거리고 웃었을 사람이었다. 이제는 뭐 이상하게 여길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사실은 그날 저녁 침대에 누워 아침에 일어나서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돌이켜보고서야 그 일도 생각났다. 처음에는 기억할 만한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샴페인과 함께 도넛을 먹은 일이 떠올랐다. 예전의 그였다면 살짝 미친 게 아니냐며 친구에게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거든 저거든 그게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 들었다. 샴페인과 도넛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그래서 어쩌라고?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1

그녀가 찾아온 날, 그는 파자마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주먹으로 오른쪽 머리를 치고 있었다. 한 대 더 치려고 하는 순간, 층계참에서 목소리들이 들렸다. 그는 아내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멀리서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처럼 들렸지만, 그는 그게 이네즈의 목소리이며 이번 방문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주먹으로 머리에 한번 더 충격을 가한 뒤 벌떡 일어섰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2

그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귀지가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고, 그 과정에 균형감각을, 몸의 평형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지금까지 한 시간 동안이나 때때로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며, 될 것 같지 않아도 귀를 어떻게 해보려고 애쓰며 그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2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머릿속이 액체로 꽉 차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옛날에 시립수영장의 바닥까지 헤엄쳐 들어갔다가 귀에 물을 가득 채운 채 위로 솟구쳤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귀의 물을 빼는 일은 간단했다. 폐 속 가득히 공기를 들이마시고 입을 꾹 다문 채, 코를 꽉 쥐기만 하면 됐다. 그다음에 양볼 가득 숨을 내뱉어 머리 쪽으로 공기를 밀어넣는 것이다. 그러면 귀가 뻥 뚫리고 몇 초 동안 머리에서 흘러내린 물이 어깨로 뚝뚝 떨어질 때의 상쾌한 느낌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수영장 바깥으로 몸을 빼냈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5

"어쨌거나뭔가 하긴 해야지. 일단 이것부터 해보는 거야. 만약 그래도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그게 인생이야. 그렇지 않아?"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6

"신경써줘." 그가 말했다. "부탁이야."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58

자기 남편한테도 그런 일이 있었대. 한번은 남편의 귀에서 귀지가 나왔는데, 그게 엄청나게 큰, 무슨 마개 같았다는 거야. 그게 귀지, 정확하게 그거였다는 거지.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61

이네즈는 코로 숨을 쉬고 있었다. 로이드는 그녀의 숨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집밖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와 집 뒤쪽, 부엌 창문 아래 전지가위가슥삭거리는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62

밤에 너댓 시간 자는 게, 어쨌든 그에게 필요한 전부였다. 그 정도는 어떻게든 할 수 있으리라. 사람에게는 그보다 더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있으니. 어떤 점에서 그건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가 감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래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이불을 걷어젖히고 일어섰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65

그는 자신이 잠잘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건 평생 감수하며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어쩐지 이 모든 일은 그에게 도넛과 샴페인 같은 걸 연상시켰다. 잘 생각해보면, 놀랄 만한 일이 전혀 아니었다. 그는 샴페인을 조금 들이켰다. 그런데 맛이 이상했다. 그는 혀로 입술을 훔치고 나서 소매로 입을 닦았다. 눈을 돌린 그는 샴페인 표면에 형성된 오일 막을 볼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66

J. P.와 나는 프랭크 마틴이 운영하는 술 끊기 시설의 앞 포치에 있다. 프랭크 마틴의 시설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J. P.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술꾼이다. 하지만 그는 굴뚝청소부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 처음 왔고, 지금 겁을 내고 있다. 나는 전에 한 번 여기 온 적이 있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나는 다시 온 거다. J. P.의 원래 이름은 조 페니지만, 그는 자신을 J. P.로 불러달라고 내게 말한다. 그는 서른 살 정도다. 나보다 젊다. 많이 젊은 건 아니고 조금 젊다. 그는 내게 어떻게 그런 분야의 일에 뛰어들었는지 말하고 있는 중인데, 말하면서 두 손을 사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의 두 손은 떨린다. 그러니까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에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거든." 그는 말한다. 손 떠는 일 말이다. 나는 알 만하다고 그에게 말한다. 나는 떨림은 잦아들 거라고 그에게 말한다. 그게 그렇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69

그래서 나는 어디서건 내 어깨가 들썩거릴 때면 숨을 고르며 기다린다. 입에는 누군가의 손가락을 넣은 채로 바닥에 누워 허공을 올려다보며 다시 깨어나는 순간을.

-알라딘 eBook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중에서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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