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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물학 - 내 몸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이은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9살과 5살 된 두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사실 고민의 여지없이,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을 선택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은 내 인생의 항목 중에 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단, 결혼 전 세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은 큰 아이를 임신하면서 수정이 되었지만, 두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은 직장 문제로 터울이 벌어진 것을 제외하고는 변함이 없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기에, 누구보다 임신에 대한 부담이 컸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한 친구들의 임신 소식을 듣고 나니, 조급한 마음은 더해졌다. 그래도 늦지 않게 아이가 찾아왔다. 문제는, 임신이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었다. 입덧을 비롯하여 임신과 함께 찾아온 신체의 각종 변화는 예상 이상으로 고통스러웠다. 오죽하면 왜 이런 걸 알려주지 않았냐고 엄마를 원망할 정도였다. 거기에 두 아이 모두 임신성당뇨였기에, 다이어트 걱정 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임신기간조차 결혼 준비 때 보다 더 혹독한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덕분에 임신 초기부터, 출산 당일까지 두 아이 모두 1킬로가 채 안 찌긴 했다.) 출산 역시 만만치 않았다. 힘 몇 번 주고 소리 지르면 아이가 순풍 나오는 건 드라마일 뿐이었다. 특히 큰 아이는 뱃속에서 태변을 봐서 응급수술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사실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되었다. 자연스러운 것과 이 자연스러운 것은 과연 누가 정한 것일까? 저자처럼 시험관 임신은 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매도되는 게 맞는 것일까? 임신과 동시에 내 몸은 공유재가 되는 것일까? (아무 허락 없이 배를 만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나 또한 경악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허락 없이 배를 만지는 것은 진짜 매너 없는 행동이다. 사실 나는 우리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가 내 배를 만지는 것도 무척 당혹스러웠다.) 임신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신체의 고통과 괴로움도 쉽지 않은데, 최소한 마음의 안정을 해치는 말과 행동들은 당연히 주의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는 시간이었다.
책 안에는 임신과 출산을 넘어 육아와 엄마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특히 저자처럼 나 역시 맞벌이기에(거기에 독 박이다.), 여러 가지로 공감이 많이 되기도 했다. 집밥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배달음식이나 레토르트 음식, 반조리 음식 등을 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죄책감을 느낀다.
특히 시험관 임신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정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니 왜 임신만 인공을 거부하는가? 그렇다면 병원에 가서 예방접종도 하지 말고, 아니 치료 자체가 인공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나 또한 열이 올랐다. 저자를 비롯한 난임 부부들이 임신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도움을 주었길래, 그런 말을 내뱉는 건지... 혹시나 그런 생각을 입밖으로 내뱉고 있다면 당신의 그 무례함을 당장 거둬들이길 간절히 촉구한다.
엄마는 과거나 현재나 많은 희생이 따르는 이름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기왕이면 내 몸에서 벌어지는, 벌어졌던 일들을 조금 더 정확히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때는 이해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 했던 내용들을 나중에라도 알게 해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