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30분 회계 - 투자 유치를 위한 명쾌한 재무제표 만들기, 개정판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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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타트업 전문 회계는 없습니다. 

스타트업 단계와 성장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슈에 대한 회계 기본을 익혀야 합니다.

 회계업무로 밥을 벌어먹고 산 지 17년이 되었다. 막 회계 자격증을 따서 입사한 회사를 꽤 오랜 시간 다녔는데, 처음 해보는 법인 회계 업무인지라 각 시즌이 되면 머리가 아팠다. 다행히 매년 경험이 쌓일수록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미리 정리하고 확인을 하긴 했지만, 매번 쉽지 않았던 것은 영업팀과의 문제였다. 대표이사 역시 영업맨 출신인지라, 영업에 대한 마인드와 그에 대한 보상은 컸지만, 회계는 그저 정리하는 정도의 역할이라 치부했기에 급여 인상폭도 바닥이었고, 무엇보다 회계 프로그램을 쓰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지 않았다. 덕분에 엑셀로 장부를 만들어 복식부기를 했다. 당연히 자체 기장이 아니기에, 매년 법인세를 앞두고는 전체적으로 계정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참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상매출금 관리였다. 외상매입금은 발주서 등의 전표가 있어야 지급이 되기에 그나마 빠뜨리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외상매출금은 전표 누락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못할 뻔하기도 하고 받을 시기가 지났음에도 체크하지 않고 두어서 악성채권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때마다 업체에 전화를 해서 돈을 달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내 일이 될 때가 있어서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꽤 오랜 시간 회계 일을 했음에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막 자격증을 땄던 신입 때에 비해 늘 쓰는 것만 쓰다 보니 회계지식을 놓치는 경우가 자꾸 생겨서 자극을 위해서가 첫 번째 이유였고, 혹시 내가 잘못 처리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두 번째, 읽고 좋으면 영업팀이나 대표님께 권하고 싶어서가 세 번째 이유였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와 회계사기에 회계인의 입장에서 답답하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속 시원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앞에서 힘들었던 외상매출금 부분 역시 대표이사와 영업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 


 당연히 외상매출금은 자산성 계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외상매출금이 악성채권이 되어서 실제 받지 못하는 경우는 비용을 인식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고 좀 놀라웠다. 그 밖에도 재고자산의 경우 감가상각을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 또한 비용으로 인식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겠다. 영업권이나 개발비 등의 무형자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개발비는 언젠가 비용으로 인식을 해야 한다. 그저 재무제표를 예쁘게 만들기 위한 방법들이 결국 시한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얻게 된 것은 바로 정부 지원금에 대한 분개였다. 그동안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받았던 지원금을 보면 상당수가 급여에 보전 성격으로 주어지는 지원금이 많았다. 내가 그동안 분개했던 것이나, 회계법인들에서 기장한 내용을 보면 대부분 영업 외 수익으로 인식해서 잡이익 성격으로 정리를 했었다. 근데, 실제 지원금의 성격에 따라 영업이익 혹은 판관비 등의 비용에서 직접 상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당기순이익의 측면에서 보자면 내가 했던 분개나 책에서 소개하는 분개에 차이점이 없긴 하지만, 상당수 회사들이 영업이익의 수치에 관심이 많고, 해당 부분의 숫자가 크게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 면에서 복잡하긴 하지만 보조금의 성격에 따라 분개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실제로 활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기업을 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내가 다녔던 회사 중에는 VC 등의 투자금 상환 등의 문제로 결국은 기업 회생에 들어가서 파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에도 다시금 느끼는 것은 회계는 회계팀만 알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표이사를 포함해서 각 구성원들이 회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함께 건강한 회사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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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자의 상속녀 캐드펠 수사 시리즈 1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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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성 위니프리드 축일을 맞아 큰 행사를 진행하진 않았지만, 내심 슈루즈베리성 근처에서는 처음 성녀 위니프리드의 시신이 안치되었을 때의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들떠 있었다. 근데 그들이 갑자기 웅성대면서 길을 터주기 시작했다. 무척 무거운 짐과 관을 들고 오는 두 남자를 봤기 때문이다. 강인해 보이는 남자는 어디선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무언가 수도원에 요청할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가 걷는 모습을 보니 다리 쪽에 부상을 입은 것 같은 생각이 든 캐드펠 수사. 얼마 후, 에드먼드 수사가 한 남자를 치료소로 데리고 온다. 아까 봤던 관을 가지고 온 남자였다. 그의 손에 깊이 박힌 가시를 빼낸 후, 불빛에 얼굴을 비춰 본 캐드펠 수사는 그를 알아보았다. 그는  리스우드의 윌리엄 노인의 서기로, 19살이던 해에 주인 윌리엄 노인과 함께 성지순례를 떠났던 일레이브였다. 7년이 지나 그는 26살의 청년이 되었지만, 윌리엄 노인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바로 관에 누운 시신이 바로 윌리엄이었던 것이다. 그는 성지순례 중 바르플뢰르로 가던 중, 프랑스 발로뉴에서 사망을 했다. 다행이라면 그가 순례를 떠나기 전, 가지고 있던 빚은 다 청산하였으며 그가 운영하던 것들은 조카들에게 이미 다 맡긴 터였다. 그의 마지막 유언은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교회 묘지에 안장되는 것이었다. 성실한 서기였던 일레이브는 그 먼거리를 주인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관을 들고 온 것이었다. 윌리엄 노인의 안장을 놓고 총회가 열린다. 캔터베리 아우구스티누스파 참사회원이자 시어볼드 대주교의 신하인 거버트는 성 위니프리드 축일을 맞이하여 슈루즈베리성 성 베드로 성바오로 수도원에 있었기에 그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다. 부임한 지 오래지 않은 라둘푸스 수도원장 대신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이 윌리엄 노인에 대한 발언을 하였다. 그는 상인으로 수도원의 많은 부분을 헌금하였고, 마을 안에서도 존경받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확인된다. 하지만 거버트 참사회원은 딴지를 건다. 설로 부제의 말을 곡해해서 그에게 이단이라는 누명을 씌우려고 한다. 하지만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부수도원장을 비롯한 여러 수사들의 의견을 존중해 윌리엄을 교회 묘지에 안장하기로 한다.


 7년 만에 고향을 다시 찾은 일레이브는 윌리엄 노인의 조카들을 찾는다. 마거릿 부인이 그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윌리엄 삼촌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급하게 남편과 시동생인 제번에게 사실을 알린다. 하지만 마거릿의 남편은 이미 멀리 나가있는 터라, 다음 날 장례식에 참여하기가 힘들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다들 일레이브의 귀환을 환영하지만, 일레이브의 후임으로 서기 일을 보는 올드윈과 코넌은 일레이브의 귀환이 반갑지 않다. 사실 일레이브에게는 두 가지 할 일이 남아있었다. 하나는 윌리엄 노인을 교회 묘지에 안장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딸처럼 키웠던 포추너터에게 상자를 전해주는 것이었다. 포추너터의 것이라기에, 내심 일레이브는 결혼 지참금이라 생각했지만 열어보지는 않는다.


 코넌은 애매한 말로 올드윈을 자극한다. 사실 올드윈의 서기 자리는 원래 일레이브의 것이었고, 일레이브가 훨씬 똑똑하고 유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레이브는 자신의 자리를 다시 찾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주인인 윌리엄 노인을 잘 모시고, 윌리엄의 선물을 포추너터에게 전해주고 마을을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코넌과 올드윈은 일레이브에게 이단의 누명을 씌워서 그를 쫓아내려고 계략을 꾸민다. 물론 성실한 일레이브의 성격을 알고 있는 마거릿 등은 일레이브의 이단 누명의 전말을 알고 있고, 그를 바로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홀드 윈이 살해당한 채 발견되고, 올드윈을 살해한 범인으로 일레이브가 몰리기 시작하는데...


 예상치 못한 범인과 드디어 열리는 윌리엄 노인의 상자. 그리고 상자의 주인인 포추너터의 발언.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중세 유럽인지라 종교 특히 이단 시비에 관한 부분은 참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것 같다. 마녀사냥도 수시로 일어났던 시대였기에, 이단으로 잘못 몰리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혹스럽지만, 다행히 모든 누명을 밝혀낸 캐드펠 수사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그리고 값을 따질 수 없는 상자보다 더 귀중한 것을 얻게 된 포추너터. 역시 그녀도 사람 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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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식물원 (아틀리에 컬렉션) 메리골드 시리즈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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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가 베스트셀러로 등장했을 때, 내용이 무척 궁금하긴 했다. 분명 마음이 붙는 걸 보면 힐링 일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결국 못 읽었다. 시리즈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두 번째 마음 사진관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읽지 못했는데, 마음 식물원이 나왔다. 근데, 앞으로 무궁 무진하게 나올 것 같았는데 마음 식물원이 완결판이라고 한다. 아쉽다. 계속 나오면 좋겠는데... 마음 카페, 마음 분식집.... 이번에도 나는 역주행을 하게 될 것 같다.


 사실 제목만 알았지, 앞의 이야기들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해서 주인공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은 없다. 단, 마음 식물원 주인인 지은(앞의 이야기에도 지은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것 같다.)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그 부분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같은 경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그들의 마음이 공감이 갔던 것은, 내 주변에도 이들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열 번 넘게 시험관 시술을 했지만 번번이 임신이 안돼서 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윤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사촌누나와 단둘이 살다가 집을 떠났다가 누나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상수, 13년 다녔던 텔레마케팅 회사를 다니다가 전화 공포증이 생겨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우연 등 각자 다른 아픔을 가진 그들이 지은이 연 마음 식물원에 우연히 들어온다. 신기한 것은 지은은 이들이 올 것을 얼핏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식물로 피워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지은. 참 대단하고 멋진 능력을 가졌다 생각이 들고, 덕분에 본인의 마음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은 역시 큰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여러 번 새로운 삶을 살아도 그 상처에는 굳은살이 좀처럼 박히지 않는다.


 늦은 결혼을 한 터라, 결혼 초기부터 빨리 아이가 생기길 바랐다. 다행히 6개월 만에 임신이 되었는데, 내게 6개월도 참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던 지인들이 하나 둘 임신 소식을 알려왔다. 그중에는 둘째를 임신한 지인도 있었다. 왜 나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 거지? 6개월을 노력해도 안되면 병원에 가 봐야 하나... 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인테 기를 달고 살았던 것 같다.  먼저 결혼한 친구가 7개월에 갑자기 아이가 사산이 되었다. (책 속 윤지와 같은 상황이었다.) 아이를 무척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정말 큰 상처가 되었다.(다행히 지금은 아들 둘을 낳고 잘 지내고 있다.) 그 이후 나 역시 아이가 잘못될까 봐 정말 매일매일 걱정스럽게 지냈던 것 같다. 태동이 조금만 없어도 배를 만지고 두드리기도 하고, 그래도 태동이 없어서 울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를 건강하게 만날 수 있었다. 책 안에 윤지의 아픔은 내게 또 다른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친동생도, 친한 친구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서 참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윤지가 말한 임신한 사람만 봐도 질투가 났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직접 들어서 그런지 더 와닿았다. 


  누나의 희생에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상수는 치매에 걸린 누나에 대한 죄책감이 크다. 결혼할 사람을 만났는데, 상수를 데리고 가겠다는 누나의 말에 시부모님이 될 사람들이 결혼을 반대했고 결국 누나는 결혼을 포기하게 된다. 학교도 그만두고 상수의 뒷바라지를 하는 누나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고마움이 아닌 부담감으로 누나의 희생을 받아들였던 상수. 뒤늦게 누나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이미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의 부담이 있었다.


꽃이든 나무든 시든 잎을 정리해 주지 않으면 새순이 잘 자랄 수 없어요.

아깝다고 시든 가지 그대로 두면 식물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요.

마치 사람과 비슷하네요. 시들고 정리해야 할 것들을 끌어안고 살면 새 살이 돋아나지 못하듯이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음 식물원을 찾아 각자의 마음을 담은 식물의 싹을 틔워낸다. 직원이 되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찾는 단골이 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이들의 마음을 식물로 피워내는 데 지은의 마법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이들 주변에 이들은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윤지 곁에 준호가, 상수 옆에 누나가, 우연 옆에 엄마가 있듯이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나 또한 마음이 따뜻해지고 몽글몽글해지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해인이 어떤 사람인 지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역주행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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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여름 캐드펠 수사 시리즈 1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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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지만 저는......

저는 현명한 판단에서 나온 어중간한 미봉책 같은 존재에 불과합니다!

 반가운 인물이 등장한다. 캐드펠 수사 아래에서 약초에 대해 배우던 마크 수사다. 그의 깜짝 등장은 이 작품의 깊이 관여되어 있다. 그는 리치필드에서   로저 드 클린턴 주교의 지시로 신임장과 선물을 들고  웨일스로 가는 중에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을 찾았다. 잠깐 여정에서 쉬어가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시어볼드 대주교가 라넬루이에 있는 아사프 주교 관구를 부활하기로 결정한 것이 1143년이다. 사실 아사프 주교 관구는 웨일스와 잉글랜드 국경선 양쪽에 걸쳐있는데, 70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그런 아사프 주교 관구를 부활시킨 데에는 여러 정치적 입김도 작용해 있었다. 특히 서쪽에는 웨일스의 왕 오아인 귀네드가 큰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그런 아사프 주교 관구의 주교로 길버트 주교가 임명되었는데, 그는 노르만계 사람이었다. 덕분에 아사프 주교 관구민들은 혼란과 함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었다. 웨일스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노르만계 주교라니...! 반면 길버트 주교 역시 아사프 주교 관구를 이끌어 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오히려 리치필드의 주교들의 편지와 선물은 길버트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문제는 마크 수사가 웨일스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웨일스 사람들은 마크 수사가 쓰는 잉글랜드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마크 수사는 바로 그 목적으로 슈루즈베리 성의 수도원을 찾은 것이다. 자신이 2년 넘게 배움을 익혔던 캐드펠 수사가 웨일스 출신이기에 그를 통역자로 데리고 가겠다는 의사를 로저 드 클린턴 주교와 라둘푸스 수도원장에게 밝힌다. 단, 10일 안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마크수사와 캐드펠 수사는 아사프 주교 관구로 향한다.


  드디어 도착한 이들을 맞이한 것은 허월 오아인이었다. 오아인 귀네드의 결혼 전 태어난 아들인 그는 작은 아버지의 영지를 물려받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유능한 사람이었다.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환영을 받은 마크 수사와 캐드펠 수사의 발을 씻을 물을 들고 들어오는 헬레드. 그녀는 이 책에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헬레드는 참사 회원인 메이리온 수사의 딸인데, 작년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실 수사는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룰을 강하게 지키는 길버트 주교의 눈치를 보는 메이리온 수사는 자신의 딸 헬레드를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내려고 한다. 길버트 주교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방책이었다. 오아인 귀네드가 주선을 한 결혼을 위해 헬레드는 얼마 후면 떠나게 되어 있다.


 한편, 만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키헬린 에이니온. 그의 부상당한 팔을 보고 캐드펠은 그가 얼마 전 데헤이바르스에서 형인 아나라우드를 잃고 자신의 팔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나라우드는 오아인 귀네드의 동생인 카드왈라드르에 의해 살해당한다. 그와 함께 있던 사람 8명 중 몇몇은 잡혔지만,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사람도 있다. 만찬 자리에서 갑작스러운 청원자가 등장한다. 오아인 귀네드와 사전에 이야기되지 않은 사람을 길버트 주교가 데리고 온 것이다. 그는 블레드리 압 리스라는 이름의 남자로, 왕의 동생인 카드왈라드르의 추방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의 등장에 키헬린을 비롯한 허월 오아인 등은 화가 났지만, 오아인 귀네드는 상황을 잘 마무리한다. 


 결혼을 앞두고 왕의 일행과 같이 떠나게 된 헬레드가 갑자기 사라지고,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도망쳐있던 카드왈라드르가 등장한다. 형 오아인 귀네드에게 빼앗긴 영지를 되찾기 위해 그는 덴마크인 용병까지 데리고 들어온 상태다. 사라진 헬레드를 찾아 나선 캐드펠 수사와 마크수사는 오히려 카드왈라드르의 덴마크 용병들의 포로가 되고 마는 상황이 펼쳐지는데...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와 마크 수사는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잘 풀어낸다. 그동안의 시리즈에서도 각 사건들을 조목조목 잘 풀어냈었던 터라 내심 기대가 되긴 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아나라우드를 살해하고 동생인 키헬린의 팔까지 불구로 만든 염치없는 카드왈라드르와 그를 두둔하는 블레드리의 말이 화를 돋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사람과의 결혼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헤렐드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이 벌여놓은 상황들을 결국 수습하는 건 캐드펠수사다. 이쯤 되면 추리가 뿐 아니라 해결사의 별명까지 붙여줘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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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 먹는 초등 과학 - 물음표를 넘기면 느낌표가 보이는 하루 한 장 과학 교실
사가와 다이조 지음, 성시야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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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레 엄마도 학습 모드가 된다. 기왕이면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는 저학년 때부터 스며들듯 공부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 비해 요즘은 학습만화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알기 쉽게 마주할 수 이는 책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여러 다양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책 안에는 과학의 4분야(생물, 지구과학, 물리, 화학)에 대한 지식이 흥미로운 질문 형식으로 등장한다. 질문 자체가 좀 어려워 보이는 것도 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 문제에 대한 네 컷 만화가 먼저 등장해서 흥미를 돋운다. 피식 웃을만한 내용도 있기 때문에 각 주제에 대한 아이스브레이킹이 될 수 있겠다 싶다.



사실 각 장에 등장하는 제목을 문제라고 생각 안 하고 읽다 보면, 다음 장에 해답을 마주하게 된다. 각 문제의 답이 한두 줄로 요약되어 있는데, 그중 중요한 부분은 초록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참 친절한 책인 게, 방금 본 문제를 까먹었을까 봐 질문을 한 번 더 작게 적어준다. 근데 나도 아이도 그랬다. 만화를 보다 보니... 리셋되는 기분? 문제가 뭐였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덕분에 잊지 않고 문제와 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답 한 줄로 아쉬움이 있다면,  조금 더 구체적인 해설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지식을 마주해보자. 답과 해설은 초등 고학년 수준이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간 심화과정이 ....으로 이어지는 줄 아래에 등장한다. 이 정도 지식은 중, 고등학생 수준이라고 본다. 



이 책은 초등과학을 통해 중. 고등학교 과정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 어렵게 느껴진다면 해설까지만 이해해도 충분하겠다 싶다. 이름은 초등과학이지만 중고등학생이나 성인이 읽기에도 좋다. 궁금하지만 찾아보기 애매했던 부분들까지도 꼼꼼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가령 문제만 읽고도 흥미가 생기는 부분들도 상당수 있었다. "왜 된장찌개를 끓이면 찌개가 빙글빙글 돌까? " "왜 얼음의 가운데는 하얀색일까?""왜 연근에는 커다란 구멍이 있을까?", " 왜 우주에서는 지구가 파랗게 보일까?"처럼 궁금하지만 막상 답을 모르는 과학의 각 분야의 지식을 이 책 덕분에 속 시원하게 알게 되었다. 특히 요즘은 점심뿐 아니라 언제든 먹고 나면 졸음이 쏟아지는데... 그에 대한 답도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졸리다고 커피만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열심히 일하는 내 췌장을 칭찬해 주기도 해야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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