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정석
장시영 지음 / 비얀드 나리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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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으로 고 등학교 3년을 보낸 세대다.

당시에도 왜 영어는 정석이 없을까? 내심 궁금했는데... 나이가 한참 들어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가웠다.

물론... 영어 손 놓은지... 십 년이 넘었다는 사실.

늘 고민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부터 나름 선행학습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 대학 때까지 십수 년을 영어를 배웠는데, 외국인을 만나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독해 또한 쉽지 않다는 사실이 참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무슨 용기였는지, 덜컥 이 책을 받고 한 페이지를 여는 게 사실 쉽지 않았다.

바쁘다는 것은 핑계였고 머리 회전이 빠를 때도 안되던 영어가 머리가 굳어가기 시작한 지금(애 낳고 나니 정말 굳은 듯하다ㅠ)

과연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딱딱한 하드커버도 한몫을 했지만...^^;(멋지긴 하지만 약간 원서나 전공서적 느낌이었기에... ㅋ)

우선 용기를 가지고 한 페이지를 넘겼다.

참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영어의 어순.

우리와 어순이 다르기에, 우리의 어순에 영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영어 어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래야 직독 직해가 가능하다는 말에 '알고 있지 그럼.' 하는 생각으로 피식 웃으며 한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아...!했다.

그동안 들었던 수백 번의 영어강의에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한 문장.

"주어로부터 가장 가까운 것은 주어의 심리적인 마음 상태입니다."

이 한 문장이 주는 의미와 충격은 내 십수 년의 영어시간을 깡그리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이 있었다.

그리고 피식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영어의 정석"님"을 정독했다.

사실 너무 오래 손을 놓고 있었는지라, 쉽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나름 영어 문법 공부를 했었다고 예전 기억을 자꾸 곱씹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동안의 책과의 차별점이라면...

우선 내용을 쉽게 설명하려고 저자가 참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이다.

꼭 수업을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 최대한 심플하게 설명하려는 느낌을 책을 읽는(공부하는) 내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도표와 그림을 최대한 활용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은 역시 그림이 최고다.

덕분에 예전에도 골머리를 앓던 전치사를 정말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물론 심화 편 동사나 어순, 가정법 등에 대한 부분도 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영어의 정석인가 보다.

마지막 영어 축약형, 연음 발음은 한국어까지 적어주는 센스!

영어시간에 지나가듯 선생님 발음으로 대충 익혔던 부분을 한 번 더 집어줘서 그 또한 소소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그래서 내게 공부할 시간이 좀 더 있다는 것.)

조금 크면 내가 잘 숙지해서 아이와 같이 공부하면 정말 도움 될 것 같다.

그때쯤 되면(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나름 공부한다면?!) 나도 제발 직독직해가 가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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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프로젝트 라임 청소년 문학 37
질라 베델 지음, 김선영 옮김 / 라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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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물이 사라진다면?

사라지진 않더라도, 나에게 하루 한 컵의 물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몇 년 전 태국에 봉사를 간 적이 있었다.

비도 많이 오고, 더운 나라였음에도 내가 갔던 지역은 물이 좋지 않아서(물에 석회질이 많았다.) 샤워할 때마다 물을 하루 전 혹은  몇 시간 전에 받아뒀다가 가라앉힌 후 바가지로 조금씩 떠서 써야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물의 귀함을 느꼈던 때였다.

우리는 수도만 틀면 차가운 물을 물론, 뜨거운 물도 펑펑 나오는 곳에서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레인보우 프로젝트는 오랜만에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의 배경 역시 지금보다는 미래의 상황이고, 모든 것이 인간이 아닌 기계로 대체되는 자동화 시대이다.

그렇게 살기 좋아진 상황이지만 단 하나! 물이 없다.

하루 한 컵의 물로 하루를 살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물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부족한 물을 빼앗기 위한 전쟁, 서로 많이 차지하려는 전쟁, 다른 나라에 주지 않으려는 전쟁 말이다.

그런 상황에 우리의 주인공인 오든은 단색형색각(색을 전혀 볼 수 없고, 모든 색이 무채색으로 보이는 것)을 앓고 있다.

하나뿐인 외삼촌의 죽음으로, 외삼촌의 집을 상속받은 엄마와 함께 이사를 가게 된다.

같은 반 친구 비비와 친해지게 되고 외삼촌의 연구실에서 쪽지를 발견한다. 그리고 외삼촌이 만든 로봇 파라곤을 발견하게 된다.

파라곤을 발견한 후 점차 외삼촌의 죽음의 얽힌 비밀과 레인보우프로젝트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환경에서의 삶은 여러모로 피폐한 삶이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역시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나마 물에서 자유로운 나라에 속하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가 물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당장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해 병들고 죽어가는 나라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

나 역시 태국을 다녀온 후, 지하수를 개발하는 NGO에 작은 금액이지만 매달 소소하게 기부를 하고 있다.

직접 내가 피부로 겪어보니 당장 먹을 물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년 도서이지만, 누구라도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었다.

조금은 극단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야기 자체가 정말 꼭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게 잘 해결되긴 하지만 말이다.

물 부족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정말 미래에는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기에...

지금부터라도 물을 아끼고, 덜 오염시키도록 생활 습관을 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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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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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전문작가가 아니라도 책을 내는 시절이라서 그럴까?

작가도 아닌 의사선생님이 왜 이리 책을 재미있고 감칠맛 나게 쓰셨는지...

울다 웃다 하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 있었다.

얼마 전 아이가 다쳐서 119를 타고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응급실을 간 적이 있다.

전투 아닌 전투로 모든 의료진이 피폐해져 있어서 그런지 괜스레 안쓰러움과 함께 피가 계속

 나는 우리 아이도 빨리 치료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스며들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10여 년간 응급실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작은 시골 병원의 의사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 "괜찮아. 안 죽어"라는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얻게 된 습관적인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워낙 위중하고 시급을 다투는 환자들을 봐온 탓에 죽음에 가까운 가를 가지고 판단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할까?

그런 사람이 노인들을 상대하는 일터로 옮겨갔으니... 당장 죽음에 가까운 환자는 아니지만 또 따른 죽음을 생각(?) 하게 되었다 할까?

 

 

 저자는 서문에서 참 우울한 감정들을 많이 토로했는데, 막상 책을 읽어가는 내내 따뜻한 시골 인심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그런지 (힘든데도 새해 인사 빼먹었다고 계단을 다시 올라오고, 혈압이 높음에도 따뜻한 옥수수 먹이겠다고 뛰어오는 할매...)

극단적이고 다이내믹함이 없어서 조금은 무료하고 심심하다는 저자의 투정도 할매들의 넋두리 정도로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내가 그 병실 혹은 진료실에 같이 앉아서 치료 장면을 보는 듯한 할매들의 음성지원 서비스(?)까지 받는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노인은 불편하고, 냄새나고... 그런 존재라는 사회 인식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당신도 언젠가는 그런 노인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노인이 되면 나 또한 거동도 힘들고, 잘 보이지도 않고, 내 한 몸 챙기기 힘들어서 냄새도 나고... 누구나 노화를 겪게 되는 거 아닐까?

그럼에도 이 책에 등장한 많은 할매와 할배처럼 따뜻한 맘을 지니는 그런 노인이 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반성과 생각이 교차했던 시간들이었다.

물론 모든 내용이 구수하고 따뜻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의사 역시 감정노동자라는 걸 알았다고 할까?

의사로 살면서 어려움이나 나름 상처 입었던 순간들도 여러 장면 볼 수 있었다.

내가 읽기에도 화가 날 정도인데... 본인은 어떠했을까...?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서 또 사람 사는 냄새 또한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 역시도 마냥 친절한 편은 아니라... 가끔 쓴소리도 내뱉고, 틱틱 되는 듯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난 책 초반부터 만났던 노인 환자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아무쪼록 책 속 할매와 할배들이 좀 더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고, 이 책의 저자 의사선생님도 성대를 잘 보존하실 수 있길 빌어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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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개 장발
황선미 지음 / 이마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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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인간의 이야기.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동화 같은 소설 이야기다.

푸른 개 장발.

목청 씨네 집에 누렁이가 새끼를 낳는다. 근데 그중 하나가 검은 털의 장발이다.

생긴 것도 별로라서 어미와 형제들에게 미움을 독차지하는 장발.

하지만 그런 장발을 목청 시는 이름도 지어주고 챙긴다.

그러던 중 겨울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하나씩 둘씩 쏟아져들어온다.

막내둥이 점박이의 죽음. 그리고 하나 둘 팔려가는 형제들.

개 장수(이자 게 도둑)에 의해 엄마인 누렁이와 남겨진 새끼들이 다 잡혀가는 와중에 장발은 끝까지 도둑을 쫓아가지만 결국 도둑의 신발 한 짝만 들고 집으로 오게 된다.

종자개로 키우려는 잘생긴 누렁이마저 도둑맞고 결국 장발만 집안에 남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장발은 어미가 된다.

그리고 어미인 누렁이가 그랬듯이 장발의 새끼들 또한 하나 둘 팔려나간다.

그리고 하나 남은 새끼인 고리.

첫인상부터 별로였던 옆집의 늙은 고양이와 목청씨 누이동생이 약 하라고 가져온 암탉 시누님.

그렇게 어색한 동거를 하던 중 목청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결국 고리가 팔려간다.

그것도 개 도둑에게...

결국 고리는 도망을 치고 개 장수가 게 도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목청씨.

고리 또한 죽음을 맞이하고 목청씨도 늙은 고양이도, 장발도 그렇게 사라져 간다.

장발의 삶을 통해 또한 우리네의 삶을 보았다.

주인인 목청씨와는 새끼로 인해 애증의 관계가 되었다.

소중한 자식을 빼앗긴 장발이기에, 마냥 목청씨가 좋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목청씨를 걱정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

그리고 형제 점박이를 죽인 늙은 고양이는 결국 친구가 될 수는 없었지만 늙은 고양이가 죽은 후 그래도 친구였음을 깨닫는다.

하나 남은 새끼 흰둥이가 누구보다 건강하고 멋있게 성장한 걸 보며 장발은 그나마 만족한다.

새끼가 자신을 못 알아볼지언정...

목청씨의 삶 또한 그리 다르지 않다.

자식을 키워냈으나, 제 살기 바쁘다 보니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수 없다.

그나마 한 번씩 다니러 와도 잠깐 있다 가니 서운한 마음은 크기만 하다.

그리고 그 자식이 뭐라고, 다 죽어가는 몸으로 손주들이 감 따먹을 걱정에 철 계단을 손수 만들어 준다.

내색만 안 했을 뿐, 목청씨 또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버지고 할아버지다.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가슴 가득 남는 따뜻하고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은 참 길었다.

그래서 장발의 긴 털만큼이나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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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쿡, 직장을 요리하다
허병민 지음 / 북퀘이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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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요리? 과연 공통점이 있을까?

적절한 재료와 요리법으로 완성된 셰프의 요리처럼 직장생활을 표현한 책이다.

덕분에 뻔할 수 있는 직장생활을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애피타이저와 디저트 안에서 요리들이 어우러진다.

저자가 생각하는 직장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성실성이었다.

그 지표가 1년이다. 1년 동안 회사를 다닐 수 있는지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치부일 수 있을 자신의 이야기를 대놓고 이야기하면서 강조 또 강조한다.

그 1년을 버티지 못하면,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사회생활 자체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직장은 사회의 축소판이기에 어울려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은 회사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우선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강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나 역시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작은 중소기업이고, 내가 하는 업무 자체가 업무다 보니 그동안 많은 직원들을 보게 되었다.

보기에 능력 있어 보이고, 학벌도 나쁘지 않고 뭔가 자신감에 차있지만 이력서의 경력을 보면 1년 미만의 경력들이 여러 줄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는 그 성실성의 지표는 나에게도 와닿는 부분이었다.

또한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면... 복지부동으로 일컫는 변화에 수동적인 업무 스타일.

너무 찔렸다. 나 역시 몇 년째 같은 업무를 하고, 나 혼자 업무를 하다 보니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덕분에 한 번에 큰일을 겪으며 많은 질책도 받았고, 안주하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경고 아닌 경고도 받은 적이 있다.

직장생활은 총 없는 전쟁터라고 한다.

변화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

회사생활을 맛있게 요리하려면 계속 왜?라는 질문을 달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변화도, 업무의 효율성도, 인정도 받을 수 있다.

이 책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신입사원부터, 단기간 근무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이나, 나처럼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함으로 인한 매너리즘에 빠진 직장인들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부디 이 책을 읽고 멋진 셰프가 되어 직장생활을 맛있게 요리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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