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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 - EBS 다큐프라임
EBS 돈의 얼굴 제작진.조현영 지음, 최상엽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TV를 즐기지 않는 편이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원작을 먼저 읽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EBS 다큐프라임이나 세계테마기행은 본방을 많이 보았는데 요즘은 그 또한 쉽지 않다. 덕분에 자본주의도, 돈의 얼굴도 다큐보다는 책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물론 방송으로 보는 것보다 시간도 더 걸리고, 영상이 아닌 글로 이해를 해야 하기에 능률성이 떨어진다 할지 모르겠지만 꽤 묵직한 감동이 있었던 것은 방송이나 단행본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이미 방영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돈의 얼굴은 자본주의 2탄이라 할 정도로 생생하게 돈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경제 지식과 함께 마주할 수 있었다. 덕분에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시절 전공필수로 경제학 과목을 꽤 많이 수강했었기에 경제용어에 대해서는 그나마 낯설지는 않은데, 경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지만 중도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용어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돈의 얼굴은 바로 그런 경제 문외한들을 위한 책이라 생각한다. 경제용어들에 대해 각주를 통해 설명을 해주는 것과 함께 책 속 사례를 통해 해당 용어들을 여러 번 반복해서 만날 수 있다. 덕분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경제용어들이나 경제학에서 늘 등장하는 금리, 인플레이션, 유동성 등의 용어들에 대해 훨씬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돈"은 무엇일까?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된 필수적인 요소인 돈! 당연히 돈이 있으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내가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돈의 가치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의 화폐가 우리나라 안에 어디서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은 나라가 해당 지폐에 대한 신용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왜 돈에 신뢰의 문제가 결부되어야 할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무척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책에는 레바논에서 2022년 9월 일어난 이야기가 등장한다. 디자이너인 살리 하피즈가 총을 들고 은행을 습격했다. 그녀는 왜 그런 것일까? 그녀는 은행에 총을 들고 들어간 이유는 자신의 통장에 있는 돈을 인출하기 위해서였다. 아니 돈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통장에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총을 들었다니...! 바로 여기서 우린 화폐는 신뢰를 바탕으로 통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주변에서 보거나 겪었던 일들이 같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일들이 책을 읽으며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얼마 전, 연봉협상을 했다. 연봉협상을 하고, 실제 내가 받는 급여가 지난달 보다 올랐을 때 그냥 내 급여가 올랐으니 여유가 있겠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실제 계산을 해본 적은 없었다. 명목임금과 실질임금의 차이를 알고 있는가? 왜 월급이 올랐는데, 삶의 여유는 생기지 않을까? 그 이유는 바로 물가인상 때문이다. 가령 내 급여가 5% 인상되었는데, 물가가 3% 올랐다면 내 실제 급여 인상은 2%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들은 그에 대해 생각지 않는다. 바로 이를 설명하는 용어가 화폐착각이다. 그 밖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분과 빚에 대한 회생과 파산, 암호화폐와 같은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책의 각 장을 구성하고 있다.
돈에 대해 알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자. 당장 내 월급이 주는 화폐착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너무 필요한 돈의 양면성을 통해 우리의 삶의 가치를 좀 더 다르게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