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과학편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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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동안 인물과 사건 등을 중심으로 만났던 벌거벗은 세계사의 새로운 주제는 바로 과학이다. 세계사와 과학, 왠지 문과와 이과의 결합인 듯싶어서 뭔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읽고 나니 역시나 흥미롭다. 과학의 범주가 워낙 넓은지라, 생물학과 화학, 지구과학의 다양한 이야기가 다 담겨있다. 반가운 내용도 있고, 궁금했던 사실을 명확하게 벗겨주는 내용도 있으니 관심도에 따라 순서를 바꿔가면서 읽어도 문제없다.


 작년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자신이 남긴 재산에서 나오는 이자로 노벨상을 만든 노벨의 이야기도 책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실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는 고체형 폭약으로 다양한 사업의 혁신과 함께 미국 횡단철도 개발, 수에즈 운하 건설, 코르하르트 터널 건설 등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양날의 검이었다.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전쟁을 벌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 죽거나 다쳤다. 사실 노벨의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무기상을 했는데, 이런 집안 배경 때문에 노벨은 다양한 무기뿐 아니라 폭약에도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폭약을 개발하던 중 노벨의 동생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노벨은 자신의 발명을 지속했다. 잘 알려진 일화 중 하나가 바로 노벨의 부고 사건인데, 신문기자의 오인으로 둘째 형 루드비그 노벨의 사망을 바로 알프레도 노벨로 신문에 실은 것이다. 그때 붙은 노벨의 별명은 죽음의 상인이었다. 이 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노벨은 국제 평화국을 설립하고, 자신이 기부한 재단 기부금의 수익으로 상금을 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얼마 전 읽었던 책과 영화의 내용과 결을 같이 하는 내용 이자 궁금했던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백두산 화산 폭발에 관한 내용이었다. 몇 년 전부터 백두산에 화산 폭발의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괴담처럼 퍼졌다. 사실 백두산이 사화산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백두산 주변에서 지진도 많이 일어나고 여러 가지 정황들이 퍼지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있던 차에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책 안에는 백두산뿐 아니라 폼페이의 베수비오 화산에 대한 내용과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던 피나투보 화산에 관한 내용도 만나볼 수 있었다. 베수비오 화산보다 1단계가 더 높은 파나투보 화산 폭발은 큰 피해를 일으켰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분화 당시 태풍 유냐가 덮치면서 엄청난 폭우가 내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큰불을 잡는 게 물이기 때문에 왜 이 화산 폭발이 피해가 심했나 싶었는데, 끓는 기름에 물이 들어가면 더 폭발적인 열이 발생하는 이치와 같다고 보면 된다. 또 7단계의 탐보라산의 경우는 9만 2천여 명이 사망했는데, 그중 8만 2천여 명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3cm 이상의 화산재가 덮치면서 모든 농작물이 죽었기 때문이다. 이어 화산 가스의 분출로 인해 지역의 동물은 물론 사람들까지 질식으로 사망하였기에 최악의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그렇다면 백두산은 정말 조만간 폭발할 것인가? 물론 요 근래 화산 폭발의 조짐 중 하나인 지진이 많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다. 백두산 천지의 물 온도 역시 과거에 비해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해당 조짐이 계속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2025년 백두산 폭발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긴장의 끈은 놓을 수 없다. 여전히 백두산은 활화산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과학적 이야기들이 세계사와 더불어 등장하는 벌거벗은 세계사 과학 편. 다음에는 어떤 분야의 세계사를 벌거벗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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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에 시작하는 똑똑한 초등신문 3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최신 뉴스 똑똑한 초등신문 3
신효원 지음 / 책장속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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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실제 신문사에서 나온 어린이 신문이 유행이어서 한참 구독 열풍이 불기도 했다. 5월에는 유료 구독자가 아닌 아이들에게도 무상으로 신문을 나눠주기도 했는데, 우리만의 신문이라고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사회 시간에 매주 사설 1편 읽고 느낀 점을 작성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힘들긴 했지만 그러면서 조금 더 사회를 폭이 넓어진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문해력의 중요성을 외치는 요즘! 과거에 비해 종이신문을 만나기는 힘들어졌지만, 오히려 신문기사에 대한 접근성은 더 좋아졌다. 그럼에도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을 걱정하는 이유는, 영상과 같은 온라인에 익숙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의 책이나 종이신문 등을 접할 기회가 적어지는 데 있다.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각 분야의 지식을 얻는 방법 중에는 신문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 안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기사가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똑똑한 초등 신문은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넓혀주고, 그와 함께 문해력까지 높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이 책 안에서 다루는 기사들은 최신판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일어났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주제별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일반 신문처럼 글 밥이 촘촘하게 많지도 않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사진이나 그림을 같이 수록하였고, 음영으로 표시한 단어들의 경우는 별도로 단어의 뜻을 설명해 주는 한편. 기사 안에서도 해당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마주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기사를 알기 전에 알고 있으면 좋은 배경지식을 별도로 추려두었고, 해당 기사에 사용되는 낯설거나 포인트가 되는 단어들은 정리하기를 통해 어휘 풀이를 해준다. 또 기사를 제대로 잘 읽었는지에 대한 체크 문제도 나온다. 여기서 끝이 아닌, 생각해 보고 답을 적을 수 있는 토론하기 칸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내 생각으로까지 영역이 확장된다.


 경제와 사회, 세계, 과학, 환경, 정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내용들이 기사로 등장하기에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 주변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기에 시야도 넓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기사들 중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관세 부과가 결국은 미국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서 미국의 경제를 힘들 게 만들 수 있다는 기사와 2024년 12월 3일 일어난 비상계엄령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총 100개의 기사를 매일 한 편씩 꾸준히 읽고 나면 다양한 분야의 지식 역시 한층 성장할 수 있다. 길지 않은 두 페이지 분량이기에 아이 스스로 읽거나 가족이 같이 읽고 해당 기사에 대해 각자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 같고, 해당 주제를 가지고 친구들끼리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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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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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일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돈 앞에는 피붙이도 필요 없다고 하는 말이 이 작품에 그대로 등장한다. 사실 부모가 사망한 후에 유산을 가지고 싸우는 장면이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에 뭔가 신선하지 않았지만, 부모의 유산이 아닌 한 형제의 도움으로 집안을 일으켰음에도 그가 가진 재산을 빼앗는 몰지각한 경우가 이 작품 속에 등장한다.


 9남매의 셋째인 이형구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뼈대 있는 가문인 경주 이씨 35대손 상준은 마음에 품고 있던 여성이 죽자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살고 있다. 종손인지라, 후손을 걱정한 상준의 부모는 미경을 며느리로 맞는다. 사실 미경은 얼굴도 보지 못하고 상준과 결혼을 했다. 그저 정미소를 하는 부잣집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 상준의 과거(?)를 알게 된 미경. 시어머니의 다독임에 결국 상준과 살게 된다. 미경은 평신 댁으로 불리며 9명의 자녀를 낳고, 그중 하나가 먼저 죽어서 8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간다. 마음이 떠난 상준 대신 정미소 일을 하면서 인심을 잃지 않은 평산댁네 정미소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불로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 평산댁은 마을을 떠나 장사를 하면서 자녀들을 키운다. 상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큰아들 형일, 공부는 잘하지만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 형남. 그리고 죽을 고생을 하면서 집안을 일으킨 셋째 형구. 형구는 어린 나이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든다.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형제들을 먹여살리고 공부를 시킨다. 형구도 공부를 잘했지만, 워낙 수재 소리를 들었던 형남을 위해 형구는 뒷바라지를 다한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형구 덕분에 형남은 박사학위를 딴다. 하지만 그동안 벌었던 전 재산을 투자했던 것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다 잃고 잘나가던 직장까지 잃은 형남은 형구가 부른다는 핑계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형구의 희생으로 그동안 살아왔던 형남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미국 박사인 자신의 생활비를 형구에게 다 대라고 이야기를 한다. 알코올중독이 된 형일이 밥벌이를 하고 살 수 있도록 회사를 차려주고, 동생 형호를 자신의 회사에 취직시켜준다. 여동생 현경내외로 형일을 돕게 하기도 하며 형구는 형제들뿐 아니라 어려운 사람을 돕고 베풀며 살아간다. 


 중견기업 이상으로 키운 회사를 동생 형호에게 물려주기로 한 형구. 하지만 형호는 형남의 꾐에 넘어가 형구를 속이고 회사를 통째로 삼키려 한다. 어떻게 하나같이 형제들이 이지경인가 싶을 정도로 답답하기만 하다. 형구와 함께 아내인 미현도 착하디착했다.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형구는 자신의 세 자녀들에게는 참 엄격했다. 대학을 졸업하는 순간 일체의 지원을 안 하는 것뿐 아니라, 유산상속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은 유학 비용까지 대 줄 정도로 지극정성인데 말이다. 결국 형호와 형남에게 회사를 빼앗기고, 집까지 빼앗길 지경에 처한 형구 부부는 자녀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이미 여기저기 손을 써놨던 상황인지라 자신의 것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형구는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집을 나와 노숙자가 되는데...


 사람을 너무 믿었던 형구는 참 많은 상처를 입는다. 가족뿐 아니라 밥을 먹여준 사람을 따라갔다가 사이비 종교 교주가 될 뻔하기도 하고, 포장마차를 하다가 깡패한테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이렇게 고생한 것을 잘 아는 형제들이 어떻게 형구에게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을까? 사람 같지도 않은 형남은 정말 암 같은 존재다.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오히려 자신의 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큰소리치는 형남은 가는 데마다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다. 돈에 대한 욕심은 얼마나 많은 지, 평산댁이 남긴 유산을 힘들게 사는 형제들에게 양보하자는 형구의 말에 욕설을 하며 형을 가르치려 든다고 소리를 지르는 걸 보면 정말 인간 말종이 맞는 것 같다.


 솔직히 막장드라마 같은 상황을 욕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그의 삶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정말 울컥했다. 휴...


물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마음입니다.

악의 굴레에 자신을 가두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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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탄생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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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배운 임시정부는 솔직히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니었다. 과연 내 나라도 아닌 타국에서 임시정부를 세운 그들이 과연 독립에 어떤 일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사 수업이 늘 근현대사 부분에서 이르러서는 늘 시간에 쫓겨 대충 시험에 나올 문제들만 배우고 넘어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기 때문도 있다. 성인이 된 후, 근현대사에 대한 목마름은 계속되었고 자연스레 찾아서 읽게 된 책 속에서도 임시정부에 대한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 속 임시정부와 달리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독립을 위해 싸운 임시정부의 독립운동가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읽었던 안중근 의사에 관한 책과 근현대사에 대한 기록들을 통해 조금씩 임시정부의 의미와 그곳에서 했던 일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 대한민국의 탄생을 읽으며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다루고 있는 근현대사와 임시정부의 퍼즐이 하나씩 맞아가면서 조금씩 윤곽을 만들어가고 있다. 


 주인공인 진수는 젖먹이 시절 부모님, 삼촌(작은아빠)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한 이주민이다. 그곳에 도착한 지 오래지 않아 병을 얻은 진수의 부모님은 차례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남겨진 진수와 삼촌. 사진 신부로 하와이에 시집온 숙모와 셋은 하와이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진수는 어린 시절 조선을 떠나기도 했고, 하와이로 이주하게 된 계기가 독립운동을 하던 작은아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작은아빠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결국 작은아빠 때문에 하와이로 오게 되었고,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와이에 이주해 온 조선인들은 받은 봉급을 모아 조선의 독립운동을 하는 단체에 기부도 하고, 일본인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물론 진수는 이런 것들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독립자금을 상하이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은 현윤혁 목사와 동행하기로 한 학생이 갑자기 못 가게 되자 목사는 진수의 집을 찾아온다. 일본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삼촌과 조카로 변장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진수는 이 일로 좀 큰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거라는 현목사와 작은아빠의 말에 진수는 현목사의 일정에 동행하기로 한다. 배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친일파 유형식과 논쟁을 하게 된 현목사는 상하이에서 내리는 배에 감시가 붙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금으로 가지고 온 돈을 진수에게 맡긴다. 현 목사를 마중 나온 17살의 여학생 이정화를 만나게 된 진수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여운형을 만나게 되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조선의 독립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조국 조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한편, 목판을 맨 한국인 장사꾼으로 꾸미고 조선의 정보를 캐내는 일본인 요시치는 경무 총장과 하란사 독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조선인 모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의 배후에는 일본이 있었다. 바로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를 매수해서 독살 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조계지인 상하이 안으로 독립 자금이 들어올 거라는 첩보를 입수한 요시치가 주목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하와이에서 독립자금을 들고 들어온 현윤혁이었다. 현 목사와 헤어지기 전 저녁 무렵에 조계지 안의 한 주소를 받은 진수는 과연 무사히 독립자금을 전달할 수 있을까?


 1945년 해방으로부터 80주년이 되는 2025년. 그리고 1919년. 3. 1 운동과 같은 해에 상하이에 세워진 임시정부. 이름도 없던 조선이 지금은 어느 나라에 가도 어려움 없이 대접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그 안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그리고 목숨이 들어있다. 3.1운동만큼이나 의미 있는 4월 11일. 임시정부가 세워진 날. 적어도 이날을 마주할 때마다 임시정부를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이를 위해 희생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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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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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 폴 오스터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아쉬운 것은 내가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책 안에는 유독 죽음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전면을 흐르고 있다. 


 책의 제목은 이 책의 주인공의 이름이다. 바움가트너는 10년 전 아내 애나를 떠나보냈다. 아내와의 이별은 갑작스러웠다. 파도가 센 날 바다로 들어간 애나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바움가트너 역시 파도가 세기에 애나에게 바다에 들어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고집이 있는 애나는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고, 그날 이후로 그녀를 볼 수 없었다. 평생을 같이했던 아내를 잃은 바움 가트너는 아내의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뭔가를 하다가도, 집 안에 아내가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책의 시작은 노 교수인 바움가트너가 밤 10시가 넘은 시간 누나 나오미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거실에 나오자마자 탄 냄새를 맡게 된다. 불에 올려놓고 깜박한 오래 사용했던 냄비가 타고 있었고, 냄비를 만지다 손을 데인다. 그때 마침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건 사람은 누나가 아니라 계량기 검침원 에드였다. 일을 막 시작한 그는 늦은 시간에 방문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무척 미안하게 생각하며 미리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걸려온 또 한 통의 전화. 바움가트너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플로레스 부인의 딸인 로지타였다. 아버지가 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급하게 가느라, 플로레스 부인이 방문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전화였다. 아이를 다독이며 전화를 끊고 얼마 안 돼서 에드가 방문을 한다. 바움가트너는 에드와 함게 지하실로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무릎 부상을 입는다. 에드의 도움으로 겨우 거실로 올라온 바움가트너. 찜질할 얼음도 없는 상태지만, 에드는 바움 가트너의 상태를 부지런히 살핀다. 바움가트너는 그런 에드를 보내고 홀로 집에 남는다. 모두가 사라진 집에서 혼자 있다 보니, 바움가트너의 눈에 와닿는 것들이 있었다. 탄 냄비와 애나가 쓰던 타자기와 그녀의 원고들... 마치 이곳에서 애나만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마치 신체가 절단된 사람이 여전히 신체의 간지러움과 아픔을 느끼는 것처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움가트너에게는 애나와의 이별이 그렇게 느껴진다. 순간순간 무언가를 마주할 때마다 애나와의 기억이 불쑥 떠오르니 말이다.


 애나가 남긴 원고들을 모아 읽던 바움가트너는 한 번도 마주한 적 없었던 애나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사랑했던 연인을 사고로 잃고 슬픔 속에 빠져있던 애나. 그리고 그렇게 찾아온 또 다른 사랑. 어느 날, 애나의 발표되지 않은 원고들을 연구하겠다고 바움가트너를 찾아온 주디스. 주디스는 바움가트너와 달리 사랑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디스와의 만남은 바움가트너에게도 또 다른 삶의 생동력을 불러일으키는데...


 애나가 남긴 글들을 읽으며 바움가트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도 애나가 자신과 같은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는 사실에 공감을 했을까? 마치 로지타의 전화를 받고 절단된 두 개의 손가락을 떠올리는 장면이 아내 애나를 떠나보낸 바움가트너의 상황과 교차하면서 또 다른 느낌을 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막상 이별을 했을 때는 그 슬픔에 사로잡혀 아픔을 모르는데, 시간이 지나 순간순간 무언가를 통해 떠오르는 기억들이 이별을 떠올리고 아프게 만든다고 한다. 노 교수와 연구자를 하나로 엮어 준 애나의 글들. 폴 오스터와 첫 만남이 이별에 관한 내용이라 더 깊이 각인되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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