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 하지? - 1일 1콕! 우리 가족 집콕놀이 베스트 60
21세기북스 편집부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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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마냥 아이와 집에서 지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코로나 때 밖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놀잇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놀잇감을 사줄 수도 없는 터라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과연 집에서 아이와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티브이나 스마트폰은 최대한 지양하는 편인지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대한 걱정을 넘어서 고민과 공포가 조금씩 생겨나던 차에 만나게 된 꼭 필요했던 책! 일명 "오늘 아이랑 집에서 뭐 하지?"

60가지의 주제별 놀이들이 담겨있다. 거창한 준비물이 아니더라도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비법서라고나 할까? 재미와 교육을 어우르는 놀이들인지라 여러 번 반복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응용해서 또 다른 놀이로 발전시킨다면 60가지를 넘어서 백여 가지의 놀이가 될 수 있으니 다행 중 다행이 아닐까 싶다.

물론 종류가 참 많기에, 아이의 특성이나 흥미, 나이 등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보다 부모가 더 흥미가 생기는 놀이들도 있다는 사실! (아직 꼬꼬마인지라, 언제 사용해볼까 싶긴 하지만~학창 시절 탐구생활(?)이 생각나는 과학실험들이 상당수 있었다. 마치 추억의 놀이가 된 것 같은 기분 또한...^^)

놀이의 종류에 따라 준비해야 할 준비물이 다르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준비물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코로나집콕 놀이에 대입해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손재주가 없는 나 같은 똥손엄마라도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놀이 방법을 사진으로 한눈에 알아보도록 정리되어 있다. 직접 해보고 놀이에 대한 평가 또한 할 수 있으니 아이들 나름의 좋았던 놀이를 꼽아볼 수도 있겠다. 또한 뭔가 재료를 필요한 것 뿐 아니라 책 자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페이지가 있기에 책을 놀이를 위한 레시피북으로 뿐 아니라 놀이북 자체로도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그뿐만 아니라 더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팁과 주의할 점 난이도와 시간까지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기에 미리 훑어보고 상황에 따라 대입한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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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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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동물원으로 유명한 SF 작가 켄 리우의 단편 모음집이다. 내용만큼 제목도 신기하다. 단편소설집답게 책에 수록된 한 작품의 제목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표지를 한 장 넘기면 오묘한 마블링 색감이 가득 섞여있는 두 번째 표지가 등장한다. 아마도 SF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책 안에는 12개의 단편이 담겨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작품이 두 개 있었다. 호(弧-활)라는 제목의 소설과 곁이라는 제목의 소설이었다. 둘 다 가족을 매개로 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SF라는 장르와 가족(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어울릴까 내심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또한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라 신선하기도 했다.

나 레나 오젠과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호는 그녀의 마지막 순간이 첫 부분에 등장한다. 그리고 눈을 자극하는 한 줄의 문장이 등장한다.

'맏아들을 낳았을 때 레나 오젠은 열여섯 살이었다.

그로부터 100년 후, 오젠의 막내딸이 태어났다.'

16살의 레나는 남자친구인 채드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다. 곧 예일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자 부유한 집 아들인 채드는 레나의 임신 소식이 달갑지 않고, 그는 그렇게 그녀를 떠난다. 물론 그녀의 아버지는 아이의 아버지를 밝히라고 성화였지만, 그는 그 누구에게도 아들 찰리의 아버지가 누구라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싱글맘으로 아이를 돌보던 나는 우연히 만난 제임스라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친정집 앞에 아들 찰리를 버리고 그를 따라 떠난다.

"우리는 서로를 소유하지 않아. 서로를 위해 곁에 있기를 원하는 거지."

그와의 5년을 지낸 어느 날, 처음 왔을 때처럼 소리 없이 사라진 제임스. 그리고 레나는 평생의 일을 찾게 된다.

보디워크스라는 회사로 이 회사에서는 플라스티네이션 과정을 통해 시신을 방부처리하고, 시신을 해부하고 열과 가스 처리를 해 고분자 화합물 조각상처럼 만든다. 물론 모세혈관, 신경, 근섬유 한올까지 보존된 채로 말이다. 아트디렉터인 에마에게 인정받는 레나는 그곳에서 10년여를 일하게 된다. 그리고 에마가 떠난 다음 날 그녀는 새로운 아트 디렉터가 된다. 하지만 한 아이의 시신을 플라스티네이션 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을 받고, 레나는 15년 전 자신이 버리고 온 아들 찰리가 생각난다. 결국 그녀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표를 제출하려던 그녀를 막아선 것은 보디워크스 창립자 로버트 윌러의 아들인 존 윌러였다. 그리고 레나와 존은 영원히 살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재생 신약을 개발한 존과 레나는 자신들에게 시현하게 되고, 레나는 평생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결과가 잘 나왔어요." 존이 말했다.

"당신의 신체 나이는 이제 서른 살이에요. 정기적으로 관리만 해 주면 지금 상태를

영원히 유지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하지만 그의 파트너인 존은 암에 걸리게 되고, 그동안 지켜온 젊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 존을 떠나보낸 레나는 그때야 얼려놓은 존의 정자를 통해 딸 캐시를 낳게 된다. 캐시를 임신한 어느 날, 만나게 된 한 남자.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16살에 큰 아들 찰리를, 56살 되던 해 둘째 딸 캐시를, 그리고 100세가 되던 해 낳은 막내 세라까지...

그녀는 변함없는 모습을 가지고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앞세우게 된다. 자신이 낳은 아들 찰리까지도 말이다.

세계 곳곳에서 삶이 영원히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함께 나이 들지 않았다. 함께 성숙하지도 않았다.

아내와 남편은 결혼식 때 한 선서를 지키지 않았고,

이제 그들을 갈라놓은 것은 죽음이 아니었다. 권태였다.

그 옛날 진시황 시대부터 장수를 넘어 영생은 인류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였다. 미래 그 영생이 이루어지고, 사람들은 늙지 않게 되었지만(물론 그에는 많은 돈이 필요하기에, 영생 또한 가진 자들만의 것이라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여전히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죽음을 넘어서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의 삶은 불행을 벗어날 수 없었다. 켄 리우의 단편집에는 이렇게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생활은 발전하고, 훨씬 윤택해지고 편해졌지만 편리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그 무엇. 그 무엇을 향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론 호 뿐 아니라 결에서도 그런 감정은 만날 수 있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직접 가서가 아닌, 원격을 통해 한다는 설정이 독특하긴 했지만 말이다. 로봇을 통해 직접 어머니를 만지는 모습이 왠지 모를 불쾌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어머니의 병실을 지켜보고, 간접적으로 체험 아닌 체험을 하게 되는 모습들이 왠지 각박하고 메말라 보이기만 했으니 말이다.

소설 속 이야기 하나하나 담고 있는 생각들이 있다. 생각지 못한 기술의 발전이 또 다른 감정적 결핍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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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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름생인지라,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과일들이 있다. 수박과 참외 그리고 포도. 수분 가득한 여름 과일들인지라 여름만 되면 즐겨 먹었다. 근데, 요즘은 계절과 상관없이 사시사철 만날 수 있어서 놀랍기도 하고,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 싶기도 했다. 전에 지인이 임신했을 때, 한 겨울에 수박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구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요즘 임신을 했다면 전보다 아쉬움이 덜했겠구나 하는 생각 또한 해봤다. 또한 요즘 나오는 과일은 당도도 엄청 높다. 그런 단 맛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달지 않은 과일은 외면받기도 한다.

근데, 우리가 편리하고 맛 좋다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밥상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면?

종말의 밥상을 읽으며 지금 우리의 이야기인지라 공감도 많이 가고, 이해가 잘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편하고 익숙해진 우리의 밥상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예부터 제철 채소와 과일이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제철이 아님에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이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단지 계절적 요소뿐 아니라 인공적으로 가미하고 바꿔놓은 것들이 본연의 맛과 향을 해치고 그에 대한 영향이 우리 몸에도 이어지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저자는 현재 코로나19사태 역시 그런 인간의 욕심들이 불러온 재앙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니, 생태계 속에서 각자의 자리가 있음에도 인간의 욕망이 더 한 것을 찾고, 더 많이 가지려는 상태로 변질됨으로 인해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자연과 동식물들의 반란 아닌 반란 말이다. 바이러스는 죄가 없다는 이야기가 저자의 글을 읽을수록 이해가 되었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바로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이 책을 읽는 내내 구구절절 이해가 되었다. 얕은꾀와 입에 단 맛만 선호하는 우리의 생각들이 결국 이런 괴물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저자는 우리 입에만 단 그런 식재료들을 21세기 선악과라고 지칭한다. 물론 여기에는 채소나 과일뿐 아니라 대량 사육되는 가축도 포함된다. 좁은 우리 속에 갇혀서 주는 사료만 먹고 지방과 살코기만 불려가고, 인공수정과 거세로 마치 기계처럼 살아가는 가축들 말이다.

매년 새끼를 낳고 3백여 일간 착유를 하는 젖소나, 먹거리가 생산되는 곳임에도 농약의 대량 살포로 벼를 제외한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논, 중금속과 항생제, 오염물질에 찌든 양식 물고기들은 비단 어느 한 곳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담 이런 우리의 밥상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책을 통해 우리의 밥상을 원래의 건강한 밥상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한다.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서 와닿는 것이 참 많았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옛말처럼, 제철 채소와 자연의 시간으로 건강하게 키워낸 건강한 밥상을 다시 회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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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
다스슝 지음, 오하나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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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유독 나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심했다. 시신을 마주했던 강렬한 기억이 두 번 남아있는데, 사고로 돌아가신 외숙모와 동네 오빠네 할머니였다. 한 분은 사고사였고, 한 분은 노환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장례를 집에서 했던 터라 어른들을 따라갔다가 목격했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될수록 공포는 더욱 컸다. 덕분에 동네에서 누군가 돌아가신 소식을 알게 되면(집 앞에 노란색 등과 상가(喪家)를 알리는 종이가 전봇대에 붙었던 기억이 있다.), 장례가 끝날 때까지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다.

어른이 되고 난 후 장례식장을 갈 기회가 종종 생기지만, 여전히 장례식장과 죽음은 두렵고 무서운 존재다. 웰다잉(Well-Dying)을 위해서는 미리 내 죽음을 준비하고,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여러 권 접하긴 했지만 여전히 죽음에 대한 이미지는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

그런데, 제목(나는 "장례식장" 직원입니다.)과 달리 유쾌한(?) 죽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만났다. 물론 대만의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다스슝의 이야기다. 여러 번의 이직을 거쳐 그는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된다. 첫 번째 면접에서 면접관은 그에게 질문한다. 시신을 무서워하는가? 하고 말이다. 물론 그의 대답은 No! 였고 면접 즉시 채용되었다. 그는 장례식장에서 겪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짧지만 임팩트 있게 이야기한다. 오는 데는 순서가 있지만,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는 이야기처럼 정말 많은 사람들을 접하며 그가 겪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물론 무겁지 않게 적어가는 이야기인지라, 웃으면 안 되는 내용에도 나도 모르게 뿜은 게 얼마나 많은 지 모르겠다.

유가족과의 이야기나 시신을 옮기면서 겪었던 이야기,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이야기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기억의 나는 이야기라면... 첫 번째 이야기! 귀신 소동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장례식장과 죽음은 귀신 등과 연관이 되지 않나? 저자 다스슝 역시 죽음에 대한 공포나 시신에 대한 공포가 적긴 하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새벽 할머니의 시신을 안치하고 돌아서는 데, 갑자기 뒤에서 "젊은이 나 좀 도와줘!"라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무서움에 순식간에 사무실로 뛰어들어온다. 나중에 선배에게 들으니 쓰레기 치우는 할머니가 새로 온 야간근무자 욕을 잔뜩 했단다. (순간 허무함+안도의 웃음이 한참 터졌다.)

그리고 슬프고 가슴에 남았던 이야기 하나는 "엄마 품속의 아기"라는 제목의 이야기였다. 사고로 엄마 품에 안겨 죽은 아이를 냉동고에 넣기 위해 떼어내려고 하는 데, 유가족인 한 남자가 부탁을 한다. 검시 전까지라도 제수씨가 아이를 안고 있도록 냉동고에 함께 넣어달라고 말이다. 물론 규정도 규정이고, 같이 보관했다가 두 시신이 달라붙을 수 있기에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나도 엄마라서 그런지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엄마는 죽음의 순간까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안고 있었을 테고, 아이 또한 그런 엄마 품에 안겨 잠자 듯 세상을 떠난 것일 테지...

근데 냉동고에 안치하기 위해 떼어낸다는 사실이 왠지 모를 씁쓸함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시신이 손상을 입더라도 그냥 둘을 같이 넣을 순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죽음은 참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저자 다스슝의 이야기를 통해 본 죽음은 마냥 두렵고 어둡고 무섭지 않다. 오랜 기간 서비스직에서 일해와서 입에 밴 "반갑습니다"나 "또 뵙겠습니다"란 말을 직접 들으면 나 또한 버럭~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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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 개정증보 3판
서중석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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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럽지만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핑계를 대자면 학창 시절 한국사 시간에 한국사 부분은 늘 끝 무렵이라서 어영부영 진도를 나가다 보니, 제대로 배워본 기억이 없다. 특히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한국사를 고3 때 배우다 보니, 수능을 앞두고 정말 시험에 나올만한 부분만 배우다 보니, 현대사 부분은 날림으로 배웠다. 덕분에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현대사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가진 지식이라고 해봐야 주변에서 어깨너머로 들었던 정도가 고작이니 말이다. 내 나름의 지식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건 두 편의 영화(변호인, 택시운전사)를 통해서였다. 물론 영화가 100% 진실을 담고 있지는 않겠지만, 다시 차근히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현대사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현대사를 공부하려고 하더라도 성향에 따라 구술이 달라지고, 책에 따라 편협한 시각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지인을 통해 이 책의 저자 서중석 교수에 대해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현대사에 대해 너무 몰라서 걱정이라는 내게, 20권 시리즈의 현대사 책이 있는데, 읽어보면 어느 정도 시각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20권이라는 분량을 읽어낼 자신이 없었다.(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긴 것은 10권짜리 전집들이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동 저자의 방대한 분량의 책을 읽기 전 현대사에 대한 입문서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글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연표나 사진. 그림이 함께 담겨 있기에 이해도 빠를 뿐 아니라, 정확한 근거자료가 담겨있기 때문에 편중된 시각이 아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의 일부분은 정확하지 않은 지식이었다는 사실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물론 역사는 바뀌고, 과거 매도 되었던 역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 시작은 해방부터였다. 독립유공자 집안인지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상당히 듣고 자라났지만, 그 이면에 이런 상황들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그동안 잘못된 지식과 평가를 가지고 살았다는 것에서 느껴지는 미안함과 울분(?)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현대사라고 하지만, 분량만으로 보자면 해방~유신독재 시대에 페이지 할애를 상당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해방 이후 이승만 정부에 대한 분량이 상당한 분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물론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했다시피 박근혜. 문재인 정부는 평가하기에 이른 감이 있어서 빠졌다고는 하지만, 전두환 신군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의 이야기가 짧게 다루어져 아쉬움이 없지 않아 있다. 아마 20권의 현대사 이야기에는 자세히 풀어냈을 테니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시기별 역사뿐 아니라 경제사에 관한 부분도 따로 담겨 있기 대문에, 관련된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이야기처럼, 누군가에 의해 감추어지거나 근거 없이 날조된 역사가 아닌 명확한 팩트에 근거한 현대사의 지식과 눈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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