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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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젯밤, 형이 살해당했다.

내용만큼이나 파격적인 책을 만났다.

아마 이 한 줄이 주는 뭔가 의미심장함이 두께만큼이나 엄청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첫 장을 넘기고 났는데 어라?!

빽빽한 글자(요 근래 읽었던 책들이 10폰트의 글자체를 자랑했기에...ㅎㅎ)는 어디 가고?

대화체+ 운문 식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개인적으로 이런 형태의 소설책을 처음 만났던지라 더 임팩트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엄마와 형 숀 그리고 주인공 윌(윌리엄)은 같이 사고 있다.

그리고 표지의 한 줄처럼 형은 어젯밤 내 눈앞에서 죽음을 당한다.

윌은 형 숀의 복수를 위해 형의 서랍 두 번째 칸에 어긋난 곳에 손을 집어넣어 총을 꺼낸다.

그리고 형이 알려준 룰을 기억하며 형을 쏜 범인을 찾아 엘리베이터를 탄다.

윌이 복수하고자 하는 진범은 어디까지나 윌의 생각일 뿐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윌은 형과의 추억이 생각난다.

L 칸을 먼저 누른 사람이 루저라고 생각했던 그 일 말이다. 엘리베이터를 탄 윌은 하지만 당황하기 시작한다

윌이 탄 엘리베이터 안에는 데니 형이 있었다. 숀 형에게 룰을 알려준 바로 그 형 말이다.

하지만 반갑지 않았다. 데니는 죽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이 눈앞에 보이다니!

그리고 그다음 칸에서 만난 예쁜 여성... 그리고...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짧은 글 속에 작가는 많은 것을 숨겨놓았다.

구구절절 긴 글이 아님에도 어떻게 그 모든 내용을 표현하고, 독자들은 그 사실을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어떤 두꺼운 산문형식의 소설보다 더 소름 끼치고, 슬프고, 또한 반전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단지 형의 죽음이라는 한 가지 사실 속에 감춰진 비밀들이 한 칸 한 칸 엘리베이터를 따라 내려가면서 펼쳐진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듯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었지만 감정은 그만큼 따라가기 벅찼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니길... 하는 여운이 길게 남았다.

P.S 왜 표지 속 흑인 남자의 얼굴을 이제서야 발견한 것일까?

책을 읽고 나니 엘리베이터를 연상하는 동그란 숫자도 흑인 남자의 모습도 강하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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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이 삐졌다고? 푸른숲 새싹 도서관 20
조재클린 줄스 지음, 데이브 로먼 그림,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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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배웠던 내용 중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과학의 내용이 있다.

바로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태양계에 속한 행성을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순서로 행성의 첫 글자만 뽑아서 만든 이 내용을 20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근데... 그 수금지화목토천해명중 명에 해당하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제외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이유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명왕성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 머릿속 태양계의 마지막을 차지하고 있었던 행성이었기 때문이다.

ㅎㅎㅎ 작은 에피소드라면...

책 제목을 잘못 보고 명왕성이 "삐졌다고"를 "빠졌다고"로 봤었다.

아마도 태양계에서 빠진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와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ㅎㅎ

해왕성으로부터 자신의 영역(?) 침범에 대한 항의를 받는 명왕성.

태양계로부터의 퇴출 또한 너무 속이 상하다. 유명한 행성이 되고 싶은 명왕성은 사람들로부터 잊히는 것이 무척이나 서럽다. 하지만 명왕성에게 말을 건네고, 명왕성을 만나고 싶다는 누군가가 있다.

그리고 자신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는 공룡도 만나게 된다.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명왕성이 왜행성이 됐다는 사실을 들은 명왕성.

그리고 명왕성의 새로 발견된 가족(위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여러 가지로 삐졌던 명왕성은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명왕성을 눈여겨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진다.

아이들이 시각에서 만화식으로 풀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과학이라는 분야가 마냥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만화로 된 과학 서적들을 접하면 참 좋겠다.

(과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졌던 1인ㅠ)

또한 어른의 입장에서도 명왕성이 빠진 이유가 내심 궁금했는데, 아이랑 같이 읽으며 나 또한 지식이 생겨서 만족스러웠다. 뭔가 아쉬운 부분은 마지막 장에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곁들여져 있기에 부모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쉬운 말로 설명해줘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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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퍼링 룸 스토리콜렉터 80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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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작에 이어지는 내용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물론 제인호크 시리즈의 첫 편인 사일런트 코너를 읽고 위스퍼링 룸을 접했다면, 줄거리를 유추해야 하는 수고는 덜했을 걸 같긴 하지만 말이다.

위스퍼링룸을 읽다 보면 전 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되어 있긴 하지만, 전작의 쫄깃함과 궁금함을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웠다.(물론 역으로 보게 되는 결과를 낳긴 했지만 말이다ㅋㅋ)

FBI 요원이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제인 호크는 갑작스러운 남편의 자살 소식을 듣고 패닉에 빠진다.

남편이 자살할 만한 어떤 문제도 없었고, 소위 말하는 전조증상도 없었는데... ㅠ

남편의 자살의 의문을 가지고 그의 죽음을 파헤치던 중에 제인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를 비롯한 자살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재능 있고 유력한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이 사실을 파헤치는 위험을 감수한 그녀는 수배자가 되고 만다.

한편,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사라는 직업에 만족하는 또 한 여인인 코라 건던슨.

느닷없이 시작된 엄청난 편두통과 이상한 꿈 때문에 그녀는 현재 휴직 상태이다.

그런 그녀가 폭탄이 실려있는 차를 가지고 호텔로 돌진해 도지사를 비롯한 46명의 사람과 함께 사망한다.

즉,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한 것이다.

그녀의 자살 소식에 의문을 품은 보안관 루서 틸먼은 그녀의 죽음에 뭔가 석연치 않은 사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녀의 집에서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비밀의 열쇠를 찾게 되고, 아이언 퍼니스로 향한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인다는 겁니까?"

"이미 죽였다니까요, 많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게 그렇게 믿기 힘든가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된 개념이에요."

자신의 생각이 옳다 여기고, 자신이 품는 생각과 반대되는 행동을 할 사람들을 선별해서 죽이는(그리고는 자살로 위장) 사이코패스 집단이 있다. 그들은 약물을 주입해 뇌임플란트를 일으킨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방식으로 죽음을 실행한다.

완결이 아니어서 그런지, 과연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사랑하는 남편의 이상한 죽음이 시작이었지만, 그로 인해 그녀 손에는 많은 지식인들 나아가 변화를 일으킬 다음 세대의 생명 또한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길이 결고 녹록지 않다는 사실도 알지만 그럼에도 궁금함과 함께 기대감이 생긴다.

다음 편에서는 제인을 도울 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할 테지만...

그녀의 싸움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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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너무 더워요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김혜란 지음, 윤상희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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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동물에 관심이 많은 연령의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동물이 등장하는 책을 만나면 반갑다.

사실 동물원에 가면 계절에 상관없이 보고 싶은 모든 동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기후와 동물들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터라, 책을 통해 계절이나 기후 그리고 동물들의 환경에 대해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물론 질문을 통해 대답하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하브루타 동화책이었어서 더욱 좋았지만 말이다.

열기구를 타고 여행을 떠난 타조 가족.

알 속에 있는 아이들이 태어날 것 같은 예감에, 엄마 타조는 무리해서 열기구를 조작하다 고장이 나고 만다.

하필 열기구가 추락한 곳은 추운 얼음골!

열기구가 추락하면서 불이 나고, 얼음골 동물들은 힘을 합쳐서 불을 꺼준다.

그리고 타조 가족을 위해 여러 가지 도움이 손길을 준다.

타조 가족도, 얼음골 동물들도 가장 걱정인 것은, 타조알이 얼어버리는 일이었다.

너도나도 타조알 위에 자신의 옷을 벗어서 덮어준다.

그리고 타조 가족이 빠른 시일 안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열기구를 고치는 데 도움을 준다.

마침내 알에서 아기 타조들이 태어나기 시작하고... 따뜻한 집 안을 돌아다니는 아기 타조들은 더위를 호소한다.

과연 타조 가족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얼음골 마을인 극지방에 사는 동물들과 얼음골에 살지 않는 타조.

책을 통해 얼음골 추운 마을에 사는 동물들뿐 아니라 타조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들은 어디서 사는지까지 알아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같이 들어있는 질문은 사실 평소보다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하브루타 그림책이 여러 권 있는데, 사실 부모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답변들이어서 그런지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가 수월했는데, 이번 책은 아이가 대답하기 좀 어려워했던 것 같다.

물론 여러 번 읽고 이야기하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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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
새벽 세시 지음 / FIKA(피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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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인간관계 그리고 사랑.

그 안에서 치이고 때로는 위로받는 이야기들은 나이가 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티브이에 나오는 멋진 사랑을 꿈꾸지만, 막상 그 삶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 또한 뻔하지 않을까?

이 책 제목처럼 작가는 정말 생각했을까?

만약 그랬다면 여기 그런 사람이 있다고 답해주고 싶다.

글 속에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기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사람에게 힘을 주는 것도 사람이다.

짧은 에세이지만 길고 긴 사설보다 담백하게 담아내는 매력이 있다고 할까?

오히려 나는 이 책 속 짧은 글이 나에게 더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사랑 이야기가 많다.

한참 사랑하고 있었다면, 이별로 아파하고 있었으면 더 공감이 가고 구구절절 와닿았을까?

사랑이 불타오르지 않아서 그런지 전보다 울림이 적다.

한 몇 년 전에만 만났으면 달라졌을 텐데.... 적어도 이건 내 탓이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후회되는 것도 여러 개 있었다.

그중 정말 후회막심했던 것은... 한동안 모았던 일기를 버렸던 것이다.

이사를 하면서 작은 집으로 옮겨야 하는 때가 있어서 모았던 일기를 버렸는데 말이다.

(나는 소유욕, 모으는 걸 좋아하는지라 그 시절 교과서까지 몽땅 다락방에 모아뒀었다.)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어린 시절 일기를 읽으며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되었다고 하는데...

나에게 그 시절의 추억을 기억할만한 것은 사진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마저도 살찌거나 예쁘지 않은 내가 싫다고, 안 찍은 경우도 상당하니... 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시험과 성적 걱정을 했다니... 대단하다.

나는 시험 기간에만 걱정했던 것 같은데...ㅎㅎ

와닿는 문구가 많았다. 마음에 닿는 글을 쓰려면 책 반은 옮겨와야 할 것 같아서 곱씹으면서 기억나는

이야기만 남겨보려 한다.

언젠가 이 페이지를 폈을 때, 또다시 그 추억에 빠져들기 위해서 말이다.

지나고 보니 인생은 매 순간이 모순 덩어리다. 모든 것이 결국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느낄 만큼의 모순.

그러니 나쁜 일도 좋은 일도 희비를 굳이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저 지나가는 에피소드 중 하나라고 여기며 순간의 감정과 생각에 충실하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게 일어난 일들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 지울 누군가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때가 있었다.

(지금도 그리 다르지 않다. 타고난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좋은 일이면 좋겠지만, 나쁜 일이나 실수가 벌어졌을 때 남 탓(혹은 내 탓)을 하며 한참을 그 안에 갇혀있을 때.

그 시간을 지내놓고 나면 결국 내게 남는 건 상처와 벌어진 관계밖에 없었다.

스스로에게 칼을 겨누던, 타인에게 칼을 겨누던 말이다.

그래서 이 문구가 더 마음에 들어왔던 것 같다.

익숙하다는 것은 사람이 무언가를 어려움 없이 잘 해낼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사에 무방비 상태에 놓이도록 한다..... 익숙한 것일수록 그저 두고만 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신경 쓰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

익숙한 것에는 마음을 더 쓰지 않는 것. 내 사람에게는 살뜰하지 못하고, 상처 주는 말도 막 내뱉는 것.

친하지 않았을 때는 예의를 지키지만, 친해지고 나면 막 대하는 것.

찔렸다. 알고 있는데, 왜 바꾸는 것은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ㅠ

한 번 더 살갑게 이야기하도록, 한 번 더 마음 쓰도록 하는 것 말이다.

이 책에는 이런 모순 투성이인 내 삶과 많이 다르지 않은 작가의 글이 있어서 반가웠다.

제목처럼 나랑 비슷한 생각과 행동. 실수들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 중 또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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