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쉬즈 곤
카밀라 그레베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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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She's Gone.... 그녀가 떠난 후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2009년 스웨덴 오름베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친구들과 밤을 보내던 말린은 요의를 해결하고자 친구들과 떨어진 곳에서 볼일을 보다가 두개골을 발견한다. 머리카락까지 붙어있는 5살 여자아이의 사체였다.

하지만 범인을 찾지 못한 영구미제 사건이 되고, 8년이 지나 두개골을 발견했던 말린은 수사관이 되어 오름베리로 오게 된다.

한편, 동성애 성향을 지닌 제이크는 아빠가 외출한 틈에 돌아가신 엄마의 드레스를 입고 화장을 한 채 숲속으로 향하다 외투도 신발도 없이 눈 덮인 숲을 헤매는 한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곳에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바로 그녀가 연구 미제 사건 담당 프로파일러인 한네 라겔린드였다. 그리고 그녀의 애인이자 수사관인 페테르는 실종 상태다.

사건의 최초 발견자이자 미제 팀에 합류한 말린 그리고 만프레드. 증거가 기록된 한네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는 제이크.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게 되는데...

내용은 다르지만, 이 작품을 읽으며 겹쳐지는 또 하나의 작품이 있었다. 과거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 것도 생명력을 잃어버린 버려진 도시가 된 우리와 당신들 속에 베어 타운처럼 말이다.

(그 소설 속 인물에도 페테르가 있었다...^^;)

나 역시 편견이 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선입관도 무시 못하고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은 그런 편견이 만들어낸 결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난민, 동성애자 등의 소수자들을 향한 판단의 잣대들로 인한 끔찍한 결말 말이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사실 제주도에 예멘 난민들 입국 문제로 이야기가 많았기도 하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책에서 우리 또한 난민이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일제시대부터 6.25전쟁까지 우리 또한 여기저기 망명 신세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들어갔던 나라들에서 우리를 받아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아마 난민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와 그로 인한 배타성이나 편견들이 이 소설 속 이야기에 녹아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추리 스릴러 소설이기에 범죄의 발자국을 쫓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속 도시 오름베리의 겨울이 우리의 겨울과 맞닿아 있어서 그런지 더 춥고 더 싸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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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콜렉터
캠론 라이트 지음, 이정민 옮김 / 카멜레온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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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기반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미래를 위한 희망이 가득차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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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평과 삐쩍멸치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9
신양진 지음, 박연옥 그림 / 책고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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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학창시절 좋은 기억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유치했던 기억도 있고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왜 이렇게 이름으로 별명을 많이 지어 불렀는지 모르겠다.

나 역시 성 때문에 이런저런 별명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외모 때문에 생긴 별명도 있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 것은 순수함이 묻어있는 책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책의 제목인 오만평과 삐쩍 멸치는 책 속 두 주인공의 이름이다.

책 속의 등장하는 단편동화 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하고...^^

오씨이자 몸이 큰 인영이 그리고 삐쩍 말라 멸치라 불리는 승진이.

두 친구는 앙숙이다. 서로 외모를 가지고 티격태격하는 와중에 두 명씩 조를 짜서 체험학습을 하게 된다.

물론 우리의 두 주인공은 선생님에 의해(의도였을까?^^) 둘이 한 팀이 되어 직업체험을 하게 된다.

역시나 앙숙인 둘인지라, 수업을 하기보다는 서로 싸우기만 한다.

결국 수업 막바지가 되어 둘 앞에만 그대로 쌓여있는 상품.

이대로 하다간 체험학습을 망칠 수밖에 없을 텐데...

둘에게는 각자의 장점이 있었다. 오만평이라고 하지만 인영이는 힘이 세었고, 삐쩍 멸치라고 하지만 승진이는 누구도 부러워하는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였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둘은 힘을 합치게 되는데...

과연 둘은 체험학습을 무사히 선공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뿐 아니라 할머니와 짝사랑하는 친구의 이야기가 같이 등장해서 또 다른 재미를 주었던 앵두와 참기름, 아픈 친구를 돕는 서진이의 반장선거 이야기가 담긴 단짠크림빵, 아빠와 딸에 걸쳐 친구인 소희네 젓갈가게 이야기가 담긴 소희네 젓갈까지...

요즘 이래저래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어른 세계만큼 어려운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를 비롯해서 말이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아이들에게도 과연 동심이 남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그런 사건들과는 거리가 있는 동심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우리 부모 세대에 혹은 우리 세대의 그 옛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름의 향수와 추억을 만나볼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요즘 시대 아이들의 이야기가 들어있기에 자녀와 함께 읽으며 부모도, 자녀도 함께 또한 자신만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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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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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우연일 수 있었지만, 마지막은 우연일 수 없기에 말이다.

누구도 처음부터 잘못된 결과를 예상하고 무엇인가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제시카 역시 그랬을 것이다.

단지 설문조사에 2회 참여하면 500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고객의 전화를 엿들었고, 그 고객은 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비췄고, 당시 제시카는 동생의 치료비로 돈이 궁했기에 말이다.

힘든 가정 형편에 대학도 중간에 그만두고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된 그녀에게도 꿈은 있었다. 하지만 돈이 그 모든 것을 좌절시켰다.

실즈 박사는 그녀가 본인이 요구한 피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만, 그녀의 답변에 호감을 느끼고 돈을 매개로 그녀에게 접근한다. 처음에는 실즈 박사가 남자인 줄 알았다.

제시카의 외모가 아름다웠기에 그래서 접근한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실즈 박사에게는 사실 다른 속셈이 있었다. 피실험자 52번인 제시카에게 말이다.

박사는 심리 실험을 핑계로 점점 제시카의 사생활에까지 관여하게 되고, 이상함을 느끼는 제시카에게 좀 더 많은 보수를 제시하며 그녀의 삶을 옥죄어온다.

물론 제시카는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실즈 박사가 주는 돈의 맛을 알았기에 스스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지 않았다. 이미 벗어나고자 했을 때는 모든 사실에 너무 가까이 가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에 극도로 불안감을 느끼는 제시카에게는 사실 성추행의 상처가 있었다.

어쩌면 정신과 의사라는 실즈 박사의 타이틀이 그녀를 더 깊은 수렁으로 이끈 것은 아닐는지?

실즈 박사는 정신과 의사라고 하지만, 그녀 역시도 상처 입은 한 사람일 뿐이었다.

물론 자신의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이용하여 그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힌 것을 보자면 그녀 역시 정상은 아닐 테지만 말이다.

실즈 박사와 제시카의 시선이 교차하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몰입의 재미가 다를 것이고, 그에 따른 판단도 다를 것이다.

개인 정보의 노출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서 조금 다른 형태지만 자신의 생각을 터놓는 심리 실험.

그리고 거기에 우연과 함께 자신의 필요가 엮여서 더 촘촘한 추리를 자아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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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리 빈테르의 아주 멋진 불행
얀네 S. 드랑스홀트 지음, 손화수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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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워킹맘의 삶은 참 고달프다.

아니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다. 이 또한 선입견이겠지만...

외국은 가사분담도 그렇고 아이 양육 또한 적절히 잘 분담이 되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잉그리 빈테르를 만나는 순간 내 생각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대학교수인 잉그리 빈테르는 하루가 참 짧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두 자녀는 부딪치기만 하면 싸우고, 막내인 알바는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깨우고 챙겨서 아침을 먹이고 차에 태워 등교. 등원을 시킨다.

차 안에서도 얌전히 가지 않기에 이래저래 신경 쓸 게 많다.

그리고 출근해서 이래저래 회의에다 강의에다 상담까지 눈코 뜰 새 없다.

학부모 모임에도 참여해야 하고, 학부모 모임에서 결정 난 아이들의 친구 모임 준비를 위한

이래저래 불편한 집을 이사하고 싶은 마음에 집도 알아봐야 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도 팔아야 한다.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났지만... 엄청난 고가의 집을 덥석 사버린ㅋㅋ)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돌아가면 좋겠지만, 어김없이 꼬이고 막히고 순간순간 문제가 터진다.

학부모 회의에서도, 아이들 양육과 부부관계에서도, 무엇보다 학부 개편으로 인해 문제가 심각한 직장에서 문제가 터지고 만다. 그리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의 사절단 행... ㄷ

물론 그곳에 가서도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이 책의 제목에 불행이라는 단어는 빠졌겠지....?

책을 읽는 내내 내 모습과 겹쳐지는 빈테르의 모습에 안타까움이나 답답함도 느꼈고, 고구마를 수십 개 먹은 듯한 답답함도 느꼈다. 왜 나만 이러고 사는 걸까? 하는 생각 또한 자주 하는 나인지라, 왠지 모를 동료애(?)를 느꼈다고 할까?

물론 이 책의 모든 내용이 고구마는 아니다.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이 풀려가는 걸 보며 불행 앞에 "아주 멋진"이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를 알 수 있다고나 할까?

빈테르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생도 아주 멋진 과 불행이 교묘히 교차하는 삶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빈테르의 삶이 더 이해가 되고,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것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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