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회화실록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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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참 여러 가지다.

스토리 위주로 보는 것도, 유물이나 유적 위주로 보는 것도, 역사 책을 기준으로 보는 것도...

또 어떤 인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역사를 보는 관점도, 생각도 많이 달라진다.

조선의 역사라는 테두리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실록을 통해 기본적으로 왕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과 연관이 있었던 인물들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날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인물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그림을 통해 만나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사실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 자체가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기 때문에 섣부르게 덤비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한번 읽고 나면 큰 도움이 될 터지만 완독의 압박도 크고 말이다.

한자가 가득한 옛 문체의 글을 읽어간다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그 시대의 그림(어진 포함)을 통해 조선을 만날 수 있다면 좀 더 흥미롭고, 신선하지 않을까?

(물론 글 왕창인 실록보다 접근성도 좋고 말이다ㅎㅎ)

이 책은 조선의 왕을 중심으로 그들과 연관이 있는 그림을 연결하여 조선사를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다. 물론 그림을 통해 다른 사건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방대한 역사를 복잡하지 않게 다각도로 만나볼 수 있다. 왕을 중심으로 하지만, 재위 시기에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이나 좀 더 조명할 필요가 있는 역사에는 여러 장을 할애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한 권을 통해 또 다른 역사적 지식을 늘려나갈 수 있었다.

물론 조선의 역사지만 그 밖에 세계사적인 눈이 살짝 가미되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입체적으로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는 생각 또한 든다.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면... 그림이 컬러였다면 더 생동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 컬러인 사진을 흑백으로 접하다 보니 저자의 설명을 바로 알아채기 조금 어려운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하나하나가 사진기로 찍은 것이 아님에도 생동감 넘치게 보였던 것은 당시 분위기상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화공의 역할이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특징을 드러내서였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덕분에 실록을 새롭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혹시 나처럼 조선의 역사를 다각도로 공부하고 싶지만, 실록을 읽기에는 시간적. 심적 제한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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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길을 잃었어요 베이비버스 키키묘묘 구조대
베이비 버스 지음, 김영미 옮김 / 아이노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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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기 전이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만화 캐릭터들이 참 많다.

뽀로로를 제외하고는 캐릭터를 하나도 몰랐다. 주변에 친구들을 통해서나 아이를 통해서 하나하나 접하다 보니

생각보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캐릭터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대부분을 EBS TV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경우였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베이비 버스의 키키와 묘묘 역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아침마다 아이를 깨우는 게 고역 중의 고역인데, 베이비 버스 소리만 나면 눈을 번쩍 뜨는 아이 덕분에

일주일에 두 번은 베이비 버스를 만나는 것 같다.

파랑. 핑크 판다 곰은 초능력이 있어서,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준다.

물론 어른들이 아니기에, 이래저래 실수도 잦지만, 아이 특유의 캐릭터답게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책을 통해 만나는 베이비 버스와 방송을 통해 만나는 베이비 버스 캐릭터에는 큰 차이가 없다.

아이가 캐릭터에 빠져있다 보니 베이비 버스 책을 여러 권 만났는데, 구조대 시리즈와 생활습관 시리즈가 있다.

생각보다 글 밥이 좀 있는 편이기에 유아보다는 아동 캐릭터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생활습관 시리즈가 글 밥은 많지만, 구조대 시리즈가 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큰 아이들이 접하기 유용할 것 같다.

이 책은 지진과 화산 폭발 등의 자연재해와 지구자기장 변화가 동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구조대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딱 봤을 때 조금은 어려워 보일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림과 간단한 설명이 함께 어우러지니 한결 편하고 재미있게 과학 상식을 접할 수 있다.

물론 키키 묘묘 구조대를 통해 구조되고 도움을 받은 동물들의 상황이나,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상황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유용할 것 같다.

내용의 난이도 여부는 함께 책을 읽는 부모가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읽어주면 어린 연령의 아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 장에 미로 찾기와 미션이 있기 때문에 책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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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아이의 그림책 놀이 - 생각하는 힘과 창의력이 쑥쑥 자라는 엄마표 책육아 가이드 바른 교육 시리즈 4
우기윤 지음 / 서사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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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내 첫 기억은 이웃집 오빠네 집에 있던 그림 동화책 전집이다.

오빠네 집에 가서 수십 권의 전집 중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읽고 또 읽다 보면 동화 속 예쁜 공주님도 되고, 용감한 기사도 되고, 귀여운 동물들도 되었다.

매일매일 오빠네 집에 가서 책 읽는 게 참 재미있었다. 결국 오빠네 아저씨(오빠의 아버지)는 그런 내가 너무 예쁘다며 오빠는 읽지 않는 전집을 내게 선물로 주셨다.

한 번에 다 들고 오고 싶었는데, 꼬마에게 그 전집을 다 들고 오는 건 무리였기에, 몇 권만 빼서 신나서 들고 왔던 기억이 있다.

아마 그때부터 책은 참 재미있는 것이구나! 하는 걸 알았던 것 같다.

방학이 되면 할 일이 딱히 없었던 나는 동생 손을 잡고 학교 도서관으로 등교했었다. 이 책 저책 내 마음에 드는 책을 마음껏 뽑아서 볼 수도 있었고, 하루 종일 책을 보고 나면 방학숙제였던 독후감(그때는 왜 그렇게 쓰기 싫었는지...ㅋㅋ)숙제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행히 남편도 책을 좋아했기에 짧은 시간 연애하면서 우리는 늘 책 한 권을 들고 카페 데이트를 즐겼다.

아이가 태어난 후 유모차를 가지고 동네 도서관 북 카페에서 책을 종종 읽었고, 아이가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 무렵부터 어린이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우리 부부가 책을 좋아하기에 자연스럽게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다행히 우리가 다니는 도서관은 유아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도서관이었다.)

집에도 아이를 위한 책장이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 권씩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이기 때문에, 색다르고 재미있게 책을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만나게 된 꿈 꾸는 아이의 그림책 놀이.

그림책과 놀이가 겹쳐지니 독서도 놀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반가웠다.

책을 좋아하지만,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와 그림책의 그림이 전부인 아이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책을 좀 지겨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또한 있었기 때문에 그림책으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이 퍽이나 반가웠다.

아무래도 텍스트나 그림보다는 입체가 더 아이 입장에서는 흥미로울 것 같다.

이 책은 그림책 소개와 함께, 아이와 쉽게 만들거나 활동할 수 있는 내용들이 38가지나 소개된다.

뭔가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수준의 만들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인형이나 장난감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도 함께 만들 수 있어서, 놀이이자 간식 준비까지 해결할 수 있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읽으며 흥미를 가졌던 책이기도 하고, 집에 있는 휴지심을 재활용할 수 있기도 한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 만들기가 기억에 남는다. 아이가 읽었던 책은 책에서 소개하는 책과 다른 책이었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기에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의 털색이 다르다는 상식 또한 깨닫게 된 고마운 책인데 여러 번 읽다 보니 조금은 지루해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때 아이와 함께 펭귄 가족 만들기를 하니, 책 속의 펭귄이 실제 내 손에 만져져서 그런지 흥미를 더 자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책놀이를 통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좀 더 유용하고 유쾌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다음에 읽을 책을 계획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같이 찾아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

아이와의 책 놀이를 통해 부모도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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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썰록
김성희 외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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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의 추리소설계의 베스트 작가들이 뭉쳤다! 근데 명성만큼이나 놀랍고 색다른 책이 만들어졌다.

고전과 좀비의 만남이라...? 일명 좀비 썰록이다.

그냥 옛이야기에 좀비가 덮어쓴 것은 아닐까 사실 좀 우려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첫 번째 이야기부터 무릎을 칠 정도로 흠뻑 빠져들었다.

5명의 작가( #김성희, #정명섭, #전건우, #조영주, #차무진) 들이 자신만의 색상으로 만들어낸 고전 스릴러?라고 하면 될 것 같다.

아마 고전하면 고리타분한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할지 모르겠지만, 익숙하고 한번 즈음은 접해본 이야기를 배경으로 저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가니 신선했다.

한 편 한 편 익숙함과 신선함이 교차해서 그런지 또 다른 장르를 만난 기분이 가득했다.

5편 모두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김성희 작가의 관동행과 전건우 작가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정말 질리게 공부했던 정철의 관동별곡을 기본으로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다. 당시에는 재미없이 암기만 해서 너무나 시달렸던 관동별곡인데, 색다르게 비틀어 좀비를 입히니 생각지 못한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할까?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무한대인 것 같다.

물론 소설을 소설이니, 그 이상의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자. 딱 그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약방의 감초 같은 맛이 날 테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작품인 전건우 작가의 작품은 계란을 좋아하는 옥희가 화자로 등장했던 바로 그 작품을 비틀어 좀비를 입혔다. 물론 이 작품에서 사랑방 손님도, 어머니도, 옥희도 등장하지만 옥희의 아버지가 아직 죽기 직전이다. 또한 할머니도 등장한다.(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ㅠㅠ)

너무나 청순하고 착해빠진 소설 속 어머니가 아닌 여자가 한을 품으면 어떻게 되는지 대놓고 보여주는 이야기이기에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다섯 개의 작품 모두 자신만의 색에 고전을 입혔기에 각자의 매력이 있다.

고전이 너무 지루하고 어렵고 따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추리. 스릴러 작가들의 손을 거친 고전은 어떻게 변하는지 기대해도 좋다. 아마 흠뻑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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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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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내용까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 제목에서 이미 등장인물이 9명이라는 사실(물론 실제 주된 등장인물은 11~12명?)을 알게 된다. 물론 모두가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9명 중에는 가족도 있고, 부부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생활과 환경 속에서 상처를 받은 인물들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그들은 건강휴양지인 평온의 집에 모인다. 물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말이다.

중견 작가이자 막 자신의 원고를 거부 당하고, 혹평의 서평까지 읽은 프랜시스.

복권에 당첨되었으나 부부 사이의 문제로 고민 중인 벤과 제시카.

유명 운동선수였지만 부상 후 많은 것을 잃은 토니.

쌍둥이 아들의 자살로 큰 상처를 받은 나폴레옹과 헤더 부부 그리고 그들의 딸인 조이.

네 딸의 엄마지만 이혼과 비만으로 자존감이 낮은 카멜.

그리고 이혼전문 변호사인 라스.

이렇게 9명이 평온의 집에 입소하게 된다. 원장인 마샤는 이들의 명단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첫 장면부터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에, 마샤라는 이름을 발견하고는 사실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오의 이름이 등장했을 때 보다 더한 이상야릇한 감정은 아마 책을 읽은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바라보며 소름 끼치기도, 황당하기도 했다.

물론 책에 빠져들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9명의 타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게 되어서 더욱 그럴 테지만 말이다.

모든 문제는 중반부가 넘어가면서 또렷하게 보인다.

사실 지금도 마샤의 행동과 그를 도왔던 야오의 모습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엄청난 거금을 내고 입소했음에도 이런 경험을 하다니...ㅠㅠ

(물론 어디 가서도 하지 못할 엄청난 경험이긴 하지만 굳이 그 돈을 들여서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평온의 집에서의 경험이 모든 경험이 꼭 나쁜 결과로 귀결되었던 것은 아니다.

덕분에 누군가에겐 서로 안에 상처들이 입 밖으로 나오는 계기도 되었고, 두려움에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엄청난 두께를 자랑하는 벽돌 책이지만, 생각보다 두껍다는 생각을 할 새 없이 읽어나간 것은 내용도 흥미롭지만, 작가의 필력 또한 한몫을 했으리라 믿는다.

스릴러와 추리. 재미와 감동 여러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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