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손바닥 친구 푸른숲 새싹 도서관 16
게르다 크루셰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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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기자기 예쁜 동물들이 모두 손바닥으로 이루어졌다니...!

그것도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다. 근데 그 아이들이 좀 특별하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거나 좀 느린 아이들이 우정을 생각하며 만든 책이다.

손바닥으로 만든 동물들과 우정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나 또한 우정에 대해 다시 곱씹게 된다.

동물마다 생김새가 다 다른데, 어떻게 손바닥 하나만으로 그 많은 동물들의 특징을 잘 표현해냈는지 놀랍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우정의 의미가 생각보다 깊어서 놀랍기도 했다.

사실 그림도 글 밥도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보면서 이야기하기 좋았다.

글씨는 모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여러 색상의 손바닥 동물들을 만나니 더 반가워했던 것 같다.

물론 우정도 참 많은 모양과 모습을 지니고 있다.

사이가 좋은 친구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각자 생각이 다르고 이해가 달라서 벌어지는 싸움의 이야기들도 들어있다.

우정은 이것이야!라고 단정 짓기 쉽지 않은데 아마 아이마다 우정에 대한 생각의 깊이나 표현이 다르기에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 같다.

첫 페이지에 쓰여있는 글 한 줄이 참 많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친구가 어떤 모습이던, 어떤 환경이던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 또한 부모가 되고 보니 주변에서 들려왔던 그 소리들에 현혹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이들이 친구를 사귈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너희 집 어디 살아, 아빠 차가 뭐야, 아빠 회사가 어디야?라는 이야기를 실제로 들었다.)

아이들이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긴 하지만, 그런 잣대를 들이밀어 아이들 스스로가 아닌 어른들의 생각으로 우정을 제한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나 역시 아이가 크면 과연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바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기도 하다.

친구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던지, 어떤 환경 속에 처해있던지 그 모습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깊은 우정을 표현한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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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검찰수사관 - 대한민국 검찰의 오해를 풀고 진실을 찾아가는 그들의 진솔한 현장 이야기
김태욱 지음 / 새로운제안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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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하면 떠오르는 강압적인 분위기와 왠지 모를 주눅 듦...

검사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늘 볼 수 있는 어리숙한 아저씨와 젊은 아가씨.

아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검찰 수사관과 실무관의 이미지가 그 장면 그대로 각인되었을 것 같다.

나와 같이 오해하는 독자들이 많기에 저자는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

한참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검사 내전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물론 이번에도 검찰 수사관과 실무관이 등장하긴 하지만 역시 검사가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가기에, 내가 읽었던 책 속 수사관들을 좀 더 자세히 만날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나마 원작이 검사가 쓴 책인지라, 수사관이나 실무관들이 그동안의 이미지는 아니긴 하지만...^^;;)

이 책은 검찰 수사관으로 26년간 근무한 저자가 마치 검찰 수사관 Q&A를 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조목조목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하는 업무나 검찰 수사관의 구성, 급여수준이나 근무처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검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덕분에 재미도 있었고, 저자의 글을 따라 상상도 되었다.

왠지 검사와 수사관의 관계는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과 더불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피의자를 소환하고, 조사해서 자료를 검사에게 넘기기 전 단계(기소 전단계)가 수사관 손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검사의 기소나 불기소 처분 관련 업무가 한 달에 100건 이상이라니... ㄷ

(아마 그래서 검찰 수사관의 할 일 또한 엄청나지 않을까?)

이 책은 검찰 수사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후배 검찰 수사관에게 선배 검찰 수사관이 주는 조언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이 검사는 아니지만, 검사의 눈으로 조사하고 처리하길 권하는 장면에서는 뭔지 모를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검찰 수사관을 지망하는 공시족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나처럼 검찰 수사관에 대한 많은 오해와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 잘못된 선입관이 바로잡히는 기회도 될 것 같다.

하나의 사건 해결을 위해 정말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니, 검찰 수사관을 주인공으로 한(검사는 조연!) 드라마나 영화가 제작돼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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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크 에프 그래픽 컬렉션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에밀리 캐럴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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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이 그림이라는 옷을 입었다. 원작을 보지 못했지만,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참 무거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만큼이나 가슴 아프고, 분통터지는 어두움이 책 가득 느껴진다.

책의 제목이 왜 Speak(말하다) 인지, 읽으면서 느꼈다.

입이 있지만, 화가 나고, 부당하지만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너무 화가 났다.

사실과 상관없이 스스로 재단하고, 단정 지은 것이 마치 사실인 양 하는 현실을 책으로 바라보니 그 안에 내 모습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씁쓸하기도 했다.

파티에서 성폭행을 당한 멜린다는 성폭행 후(책 속에는 강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내가 느끼기엔 일방적인 성폭행이었다.) 경찰을 부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파티는 난장판이 되고, 그날 이후로 멜린다는 왕따가 된다.

친하게 지냈던 레이첼을 비롯한 친구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멜린다.

하지만 멜린다를 성폭행 한 가해자이자 파렴치한인 앤디 에반스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학교를 다닌다.

그날과 비슷한 분위기만 느껴져도 멜린다는 공포를 느낀다.

물론 주된 이야기는 지만, 그녀의 집안에서의 문제점도 여실히 드러난다.

성적만 관심이 있을 뿐, 딸이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지(왜 성적이 자꾸 떨어지는지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아이의 고민과 괴로움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부모님.

살림과 직장을 병행하는 엄마와 집안일을 분담하지 않는 아빠.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교사와 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학생까지...

(교사는 고압적인 자세로 학생인 데이빗 페트라키스를 누르려고 하지만, 그러기에 데이빗은 너무 똑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라면 주인공이 자신의 심경을 만든 미술작품을 보고 주인공의 마음 상태를 알고 그에 따른 도움을 주고자 하는 프리먼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

또 한 번의 성폭행 시도(앤디는 진짜 나쁜 X이다.)에 멜린다는 용기를 내어 저항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다.

책 초반의 멜린다는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왕따의 수모도 그냥 겪어내지만,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하며(아마 프리먼 선생님이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점점 용기를 내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 부당함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적어도 멜린다 옆에 함께해 줄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 또한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만화로 되어 있어 쉽게 읽어갈 수 있었지만,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제는 원작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 멜린다의 심경이 글로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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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 아이 시간표대로 어메이징 몬테소리 교육의 힘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시모네 데이비스 지음, 조은경 옮김, 히요코 이마이 일러스트 / 키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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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무렵 몬테소리 유치원이 동네에 생겼다.

일반 유치원을 다녔던 터라, 왠지 못 알아들을 몬테소리?라는 이름의 유치원을 보고 신기했다.

물론 다니고 있던 동네 동생들이나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때랑은 다른 교구활동 류가 많은 것 같아서 내심 궁금하기도 했었다.

주변에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나 또한 아이가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갈 때가 종종 있다.

얼마 전 친구에게 몬테소리 교구 두 세트를 선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더 반갑기도 했다.

영아 때에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수동적인 교육이 가능했는데, 스스로 뭔가를 하는 연령대가 되기 시작하니 능동적인 교육이 필요했다.

특히 뭔가를 해달라는 요구도 부쩍 많고, 놀이와 교육을 접목시킨(재미와 교육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ㅠ) 것을 요구하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 고민이 많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유아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운 입장도 아니고,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아이와 마주치는 시간이 퇴근 후 몇 시간 혹은 주말이 전부인지라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영유아 몬테소리 육아 대백과를 읽으며, 내가 개인적으로 몬테소리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몬테소리에 대한 것도 있지만, 교육 전반에 걸친 이야기기도 하다.)

아이와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교구나 장난감을 갖추어야 한다.

주변의 것들은 놀이도구가 되기 힘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몬테소리가 교구를 이용한 교육을 하고 있긴 하지만, 교구가 없어도 충분히 아이와 함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사실! 교구를 대용할 것들을 설명해주기에 간단한 준비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육아 대 백과답게 아이를 키우다 보면 궁금해지는 것들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만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집 인테리어나 실제 육아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 초보 부모들을 위한 가이드북 등 이론과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적절하게 접목되어 있기 때문에 나처럼 첫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정말 요긴할 것 같다.

특히 점점 자기주장이 생기는 연령대에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늘 난감한 상황들(떼를 쓰거나 난감한 행동을 할 때)에 대해서 교육적인 코치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무조건 윽박지르거나 원하는 것을 손에 지워주는 것으로 무마했던 지라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외에도 정말 요긴한 정보들이 상황에 맞게 담겨있어서 이런저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몬테소리 교육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아도 팁을 통해 아이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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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어른
BOTA 지음 / 가나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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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20대 선생님들을 보면서 어른이 되면, 정말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친구들끼리 마음껏 놀러 다니고,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말이다.

(물론 화장도, 커피도...ㅎㅎ)

당시 26살까지의 삶은 상상해봤지만,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생각했던 그 이상의 나이를 살고 있다.

29살에서 30살로 앞자리가 바뀌었을 때, 참 많은 고민과 혼란이 있었던 것 같다.

30살은 왠지 많은 것을 갖추고 있을 것 같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을 참 많이도 찾아서 읽었던 것 같다.

 

이제는 서른보다 마흔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지만, 왠지 모를 공감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서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생각보다 묵직한 것들 속에서, 기대와는 달리 갖추어지지 않은 현실을 보며 들었던 답답함이 짧은 그림 안에 오롯이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

그 나이에 누구나 느꼈을 연애 이야기나, 인간관계,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단지 서른이라서 경험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마흔이 넘어도 여전히 씁쓸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덕분에 공감 가는 이야기도 참 많았다.

남자와 여자 두 서른의 입장에서 그려진 만화 속에서 조금은 생경한 서로의 입장을 한 번 더 느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서른이라는 공통점과 직장인, 인간관계 속에서 이런저런 상처 입은 모습들은 남. 여와 관계없이 공통적인 모습이겠지만 말이다.

 

사실 인간관계가 부딪칠 때마다 내 문제인가에 대해 참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이 이야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지만...;;)

하지만, 책을 읽으며 공감 안에 위로를 경험한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서가 아닐까?

제목처럼 헛 어른처럼 보이는 우리의 서른에 다시 한번 힘을 불어넣어 본다.

모두가 헛 어른이라면 어느 누구도 헛 어른이 아니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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