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 인내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삶에 대하여
안철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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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을 옹호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는 편도 아니다.

(적어도 선거권은 국민으로 가지는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꼭 참여하는 편이다.)

하지만, 정치인이 쓴 책은 읽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정치 이야기를 선전(?) 식으로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라고 할까?

이 책 역시 의사이자 기업가 그리고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안철수의 책이기에 사실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처음 읽는 정치인의 책이기도 하고, 에세이 집이기에 책 안에 자신의 정치 이야기가 가득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기"를 제목으로 잡았기에,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의 전 직이(정계 은퇴를 한 건 아닌 걸로 알기에... 전 직이라고 써도 될는지 고민이 되긴 했다.) 정치인이기에 달리기 이야기라고 하지만 정치 이야기가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었겠지만, 예상 이상으로 지극히 달리기 이야기가 많아서 오히려 당황스럽긴 했다ㅋㅋ

그가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생각보다 평범했다.

자신의 딸이 학창시절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는데, 새벽에 뛰는 것에 걱정이 되어 같이 따라나선 것이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였다고 한다. 물론 타고난 체력이 괜찮은 편이기도 했지만, 힘들지만 뛰고 난 후 개운하고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것이 매력적이어서 꾸준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운동과 담을 쌓고 사는 편인데다가, 어린 시절 왼쪽 다리를 다친 이후로 조금만 무리해서 뛰면 발목이 빠지는 사람인지라 달리기는 좋아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는 나 역시 달리기를 참 좋아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점심을 먹고 나면 친구들과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놀았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 사건 이후부터 달리기도, 운동도 그만두었긴 하지만... ㅠ)

하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서, 나도 머리가 묵직하고 인내심도 바닥날 때가 상당한데 짧은 거리라도 한번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호흡도 가빠지고, 꼭 포기하고 싶을 시기가 여러 번 온다.

그 시기에 주저앉는 사람과, 그 시기를 꾹 참고 넘기는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인내심이다.

누구나 달리기를 해봤을 것이기에 이 기분은 저자만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덕분에 공감이 더 갔다고 할까?

책 중간중간 본인의 마라톤 경기의 사진이나, 달리는 사람들의 사진이 같이 소개된다.

정치인의 책이지만 가볍게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정치인 안철수보다는 마라토너 안철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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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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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억을 소환하는 그림이나 사진 혹은 음악이 있는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 또한 잠깐이지만 그런 상상 속으로 들어갔다.

현재에 시간에서 볼 때도 1966년은 상당히 옛날이지만, 한 미술관에서 전시된 사진을 통해 나는 30년 전 옛 기억을 만난다. 당시 내가 좋아했던 친구인 팅커 그레이를 사진 속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팅커는 1년 사이에 멀쑥한 신사에서 가난한 젊은이가 되었다.

그 1년 사이에 팅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고, 나와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인 나(케이트)와 이브는 룸메이트다. 우연한 기회에 부잣집 자제인 팅커를 만나게 된다.

나와 팅커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이지만, 이브와 팅커가 차를 타고 가다 불의의 사고로 이브는 부상을 입는다.

나를 좋아하지만 사고에 책임감을 느끼는 팅커는 이브를 자신의 집으로 옮기고 정성껏 간호한다.

베프이자 룸메였던 이브가 떠나고, 그 둘을 바라보며 결국 팅커는 그들과 조금씩 멀어진다.

그리고 나는 성공의 다른 길로 들어가게 된다.

첫 장면의 사진을 통해 케이트는 30년 전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케이트의 기억을 통해 젊은 시절의 그들을 만나게 된다.

물론 1930년대의 뉴욕의 모습을 책을 통해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었다.

삼각관계지만, 뻔한 이야기같이 비치지만 억지가 없어서 좋았다.

팅커와 케이트가 서로 좋아했기에, 왜 하필... 그 사고가 하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케이트는 다른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었지만, 또한 나름 잘 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물론 미모를 자랑하는 이브의 입장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 역시 사고로 얼굴을 다쳤기 때문에 오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나 역시 케이트 입장에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결국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을 해나가는 셋의 모습 속에서 또 다른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어찌 보면 그들은 운명에 의해 그런 상황 속에 던져졌지만, 결국 선택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니 말이다.

(팅거의 그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내용이 부록에 있어서 나름 신기하고 신선했다ㅋ)

한번 잡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에이모 토울스의 소설.

(처음 작가의 이름과 표지 디자인을 보고 여성작가인 줄 알았다^^;;)

처음 경험해봤지만, 같은 작가의 다른 소설이 또한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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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틀렸어
미셸 뷔시 지음, 이선화 옮김 / 달콤한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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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기억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게 내가 정말 기억해낸 기억인 지,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가공되어 만들어진 기억인 지 사실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 세 살배기 말론의 기억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단서이다.

말론은 엄마라고 부르지만, 그녀는 자신의 진짜 엄마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지만 엄마가 아니다?! 여기서부터 이 소설 속 이야기에 왠지 모를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린아이의 이야기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학교 심리상담사인 바질 드라공만만 그런 말론의 이야기를 귀 기울일 뿐이다.

아이이기에 공상같이 들리는(로켓, 식인 괴물의 숲, 해적, 난파선, 네 개의 성탑, 보물...)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이 이상한 단어들은 결코 그냥 지나칠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이이기에 자신의 방법으로 표현했을 뿐...

말론의 이야기와 사건이 교묘하게 얽힌다.

그나마 헝겊인형 구티가 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기억이 계속되고 있지만 잊혀 가는 아이의 기억이기에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물론 말론의 기억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의 눈으로 보고,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 이해하기 난해했다.

그동안의 추리소설과 다른 느낌이라고 할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말론의 이야기가 담긴 제목이 점점 바뀐다.

시곗바늘이 움직이며 시간이 지나가듯 이야기는 점점 진실을 향해 달려간다.

저자의 책은 처음이지만, 그의 책 제목은 익숙하다. 추리소설 쪽에서는 유명한 작가인지라(내가 책 제목을 알고

있는 걸 보면;;;), 내심 궁금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소재 덕분에 가슴이 아팠다.

아마 말론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아이의 감정이 자꾸만 눈앞에 펼쳐졌다.

엄마와 아이.

우리 나이로 4~5살 된 아이의 이야기를 완전한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모든 게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놀랍지만, 그래서 조금은 주저하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책을 펴는 순간 말론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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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요정 그림책이 참 좋아 62
안녕달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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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표지의 그림책을 만났다. 종량제 봉투와 똑같은 형태의 반투명한 타입의 종이로 책 앞뒤표지를 감싸는 쓰레기봉투 모양...ㅋㅋ 제목이 쓰레기통 요정이라서 그런지, 센스 넘치는 표지 덕분에 한참이나 표지에 적힌 내용을 읽어봤다.

쓰레기통과 안 어울리는 요정이라는 단어가 모여서 제목이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쓰레기통 요정은 쓰레기통에 산다. 요정이 늘 외치는 말은 바로바로...!

 

램프의 요정 지니도 아니고, 소원을 들어준다니... 쓰레기통 요정이 과연 소원을 들어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정이 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상당히 불쾌해하며 지나간다.

너무 심심하고 무료한 요정에게는 말을 걸 수 있는 존재가 바퀴벌레나 쥐, 파리밖에 없으리라...

물론 그네들도 요정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한다.

그나마 요정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가령 양복 입은 남자는 하늘에서 돈이 떨어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십 원짜리 동전만 잔뜩 떨어진다.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결코 행복하지도 즐겁지도 않다.

오히려 냄새나는 십 원짜리 동전을 맞으면서 화를 낼 뿐이다.

요정은 소원이 이루어졌지만 행복해하지 않는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의아할 뿐이다.

그러다 요정을 찾아온 한 꼬마 아이.

아이는 엄마가 쓰레기통에 버린 소중한 것을 찾으러 왔다.

바로 늘 안고 자고, 함께 하는 낡은 곰인형.

요정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다.

그리고 결국 아이의 소원을 이뤄준 요정은 아이의 밝은 미소를 보며 자신도 너무 행복해한다.

요정은 알이 큰 보석 반지를 머리에 모자처럼 쓰고 있다.

한 할아버지의 소원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는 요정.

쓰레기통 속에서 살면서,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노력하는 요정이지만, 애초에 쓰레기통 속에는 버려진 것들만 가득하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만한 것들은 없다.

그럼에도 요정은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한다.

풍족한 생활 덕에 이래저래 버리는 물건들이 많아진 요즘이다.

나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버렸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참 소중한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소원이 아닌 남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이루어진 소원에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보며 또 다른 행복을 느끼는 쓰레기통 요정.

아이의 그림책이지만, 나 또한 적지 않은 교훈과 감동을 얻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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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필요해!
돈 맥밀런 지음, 로스 키네어드 그림, 장미란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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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엉덩이가 왜 필요할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아하! 했다.

역시 '아이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거울을 통해 엉덩이가 갈라진 사실을 깨달은 주인공은 걱정에 사로잡혔다.

갈라진 엉덩이를 보면서, 새로운 엉덩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머리로 엉덩이가 갈라진 원인을 곱씹던 중...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큰 "방귀"가 원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주인공은 그때부터 새로운 엉덩이는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한다.

튼튼하고 빠르고 능력 있는 엉덩이는 과연 어떤 엉덩이일까?

아마 이 책은 자동차나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가 읽으면 흥미를 느낄 것 같다.

각종 종류의 엉덩이를 다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 나름의 재치와 함께, 엉덩이 쇼핑(?)을 위한 여러 가지 비교 작업에 들어간다.

마음에 드는 엉덩이의 재질(?)이 상당한데, 그 안에서 어떤 엉덩이가 좋을지 찾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무엇보다 깨지지 않고, 튼튼한 엉덩이여야 하기에 새로운 엉덩이를 찾는 것은 무척이나 고민되고 심사숙고해야 할 작업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엉덩이나 방귀, 똥 같은 내용의 책을 참 좋아한다.

우리 아이만 하더라도 아침에 깨울 때 방귀소리만큼 특효약이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을 갖다 대어도 꿈쩍도 안 하는 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의 방귀소리와 "아! 냄새ㅠ"라는 한 마디 말에 눈을 번쩍 뜨니 말이다.

어린아이가 보기에는 많이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적어도 엉덩이라는 소재를 택했기 때문에 실패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은 새 엉덩이를 선택할 수 있었을까?

부모님과 같이 읽으며 내가 원하는 엉덩이의 재질을 이야기해도 재미있을 것 같고, 주인공 같은 고민을 하는 아이라면 더없이 요긴한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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