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 죽을 만큼 원했던 이곳에서 나는 왜 죽을 것 같을까?
원지수 지음 / 인디고(글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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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니는 직장에서만 만 10년이 되었다.

첫 직장이 아닐뿐더러, 그동안 지나왔던 여러 군데의 직장들은 사실 직장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곳들이 여러 군데 있었다.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4년제 대학을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음에도(조기졸업으로 한 학기 일찍 졸업했다.), 쥐꼬리만한 연봉을 준다는 직장에 출근하는 게 참 행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갈 곳이 있다는 것, 내 전용 책상과 내 전용 전화기가 있다는 것. 명함이 있다는 것...

아마 내가 행복했던 이유들이었다.(지금 생각하면 참 순진할 정도로 어리숙했다.)

남들은 개그콘서트 클로징 자막이 올라가면 그렇게 우울해진다고 하는데, 나는 일요일 밤이 제일 설레는 날이었으니 말이다.(드디어 출근이다!)

그 상태가 6개월가량 지속되었다. 전날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닫고 오지 않은 문이 생각나 새벽 출근을 감행하거나, 누가 뭐라 얘기하지 않아도 1시간 전에 출근하는 등....

그랬던 내가 언제부턴가 출근이 썩 유쾌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이직을 해볼까? 고민하던 기간을 지냈다.

그렇게 그렇게 지내다가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회사도 나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 책의 제목이 와닿았던 것은 예전의 내 과거를 곱씹는 듯한 글들이 상당해서였다.

직장만 있었으면... 하는 기간이 길수록(취진 생의 기간) 이 감정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취업난에 직장이 있으면 감사해야지...? 이 생각도 상당히 했던 것 같다.

왜 그럴까? 왜 자꾸 힘이 드는 걸까?

결혼 후엔 이혼을 하지 않는 이상 헤어지기 어려운 것처럼, 회사생활이라는 것도 꼭 그렇다는 것이었다. "일단 입사한 이상, 퇴사하지 않을 거면 그냥 참고 살아야지 뭐."

p.16 (미리 보기 책)

한 줄 한 줄 공감이 가는 것은,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옥철 혹은 지옥버스를 타고 삶은 콩나물이 될 즈음에 내릴 수 있는 것.(이미 출근하면서 진이 다 빠진),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 한 잔을 원샷 해도 개운하지 않은 것.

점심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조차 즐겁지 않은 것.

하루에도 몇 번씩 사표를 내고 싶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

방금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보고 겁먹을까 봐.... ㅠ

하루하루가 버틴다는 기분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권하고 싶다.

그 기분을 느끼고 공감하는 누군가가 여기 이렇게 글을 썼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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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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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인의 작가가 뭉쳤다. 그리고 그들의 색을 드러내면서 각각의 단편을 한 권으로 묶었다.

마치 편의점처럼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일명 장르 편의점이란다... ㅋ

처음에는 편의점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들어있나? 싶었는데... 편의점이라는 장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도입 정도지 큰 영향력을 끼치는 건 아니었다.

단지, 편의점이라는 이미지를 차용해서 각자의 작품의 색을 드러낸다고 봐야 할까?

아라비안나이트는 천일야화라면, 어위크는 7일 야화다.

일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총 7개의 작품과 시작과 끝(시작과 끝도 작품이다. 전건우 작가, 총 8인의 작품이다.)이 있다.

중국집 배달 알바를 하는 중식은 길에서 술 취한 형사와 부딪치게 되고, 그가 떨어뜨린 총을 줍게 된다.

그 일로 현우, 태영과 중식은 모이게 되고 현우의 의견에 따라 농협 현금수송차량을 털기로 한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꼬이게 되고, 설상가상 도망가다 태영이 총까지 맞은 상황에서 못 보던 편의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세 명의 은행털이범은 편의점으로 들어가 아르바이트생 한주를 인질로 잡게 된다.

인질인 한주와 이야기를 하던 세명은 한주가 이야기해주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이 모든 것이 아르바이트생인 한주가 겪은 일이란다...?)

동네에서 수십 년을 살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편의점이 떡하니 왜 그들 앞에 나타났을까?

그리고 인질임에도 두려움도 이질감도 없이 그들과 동화된 한주의 정체는...?

역시 7가지 색의 소설들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시대 배경도(조선시대~현대), 등장인물도, 벌어지는 이야기도 각각이다. 하나같이 관통하는 것은 기묘하고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이라는 사실...?

동성애적 이야기도 등장하고(박 과장 죽이기-수요일), 조선시대 궁궐 화재사건에 대한 이야기(대화재의 비밀-일요일), 죽음 남편을 지옥에 가두는 이야기(아비-금요일)도 있다.

어느 것도 연작소설의 형태를 띠지는 않는다. 그러니 입맛에 맞게 어떤 것을 선택하든 이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

호흡이 긴 장편과 달리, 순간적인 몰입으로 금방 결말을 볼 수 있는 단편의 매력 또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의 어리숙한 은행털이 3인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신 분은 어위크를 읽어보시길... 아마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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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지름길이 없다 - 하버드대 인생학 명강의, 개정판
스웨이 지음, 김정자 옯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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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하면 왠지 모든 걸 잘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이 거쳐가는 관문이라는 생각이 짙다.

우리 사회의 서울대처럼, 세계적으로 하버드라는 대학이 주는 이미지가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요 몇 년간 하버드라는 이름을 붙여진 책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하버드라는 글자도, 멋진 사진이 새겨져있는 띠지도

아니었다. 바로 제목인 " 인생은 지름길이 없다."였다.

소위 금수저. 은 수저. 흙 수저를 이야기하는 세대 가운데 살고 있고, 삼포를 넘어서 N 포 세대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 살아서 그런지 인생의 지름길이 꼭 있다고 생각하는 1인이기에 저 제목이 주는 안도감과 설마 하는 의심이 함께 공존했던 것도 사실이다.

나름 성공한 사람들의 요람이라 일컬어지는 하버드대(내 눈에는 이미 반은 성공한 것 같은)에서 어떤 인생학 강의가 펼쳐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다행히, 하버드대라는 이름과 달리(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익숙한 문장들과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기 계발서나 에세이에서 한번 즈음은 들어본 것 같은 내용들이라고 할까?

다른 점이라면... 그 글보다 좀 더 쉽고 와닿지만 복잡하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는 사실!

덕분에 24개의 이야기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곱씹을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더욱 쉽게 느껴졌던 것은 그 안에 녹아있는 일화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제목과 내용으로 이야기한다.

인생의 지름길은 누구에게나 주어져있다. 읽기에는 쉽지만, 행동하기에는 쉽지만은 않은 것들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해낼 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물론 아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을 통해 우리의 생각이 바뀐다면, 남들이 성공한 인생이라 인정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성공하고 멋진 인생을 살았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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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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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아마 이 책의 표지 그림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풍랑과 거센 파도에 휩쓸려 배가 난파되고, 걸리버는 한 나라에 밀려가서 눈을 뜨는데 그 나라는 소인국이었다.

작은 인간들이 걸리버를 묶어놓고 화살도 쏘고....

결국 걸리버는 소인국 사람들을 위해 소인국을 쳐들어오는 배를 다 묶어서 그들을 어려움에서 구해준다는 내용의 동화책 말이다.

누구나 한 번 즈음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걸리버처럼 소인국 여행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만난 걸리버는 동화 속 장면과는 좀 다른 어른 걸리버였다.

물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인국(릴리펏) 이야기가 첫 장에 드러난다.

익숙했던 걸리버와 소인국의 이야기지만, 그 안에도 어릴 때 몰랐던 이야기들이 대놓고 드러나 있었다.

소인국 사람들은 참 간사했다.(걸리버의 입장에서 쓰인 글인지라...)

이용할 데로 이용해 먹고 결국 걸리버에게 이런저런 죄명(그중 하나의 죄가 황궁에서 용변을 본 죄로 대역죄 되시겠다ㅋ)을 씌우고, 두 눈알을 빼버린다는 판결이란다.

그 나라 소인국도 우리 사회랑 그리 다르지 않았다.

걸리버가 좀 잘 나간다 싶으니 말도 안 되는 죄명을 뒤집어 씌우고 쫓아낼 궁리를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물론 이 책에는 소인국에서 나온 걸리버가 반대로 대인국(브롭딩낵)에 간 이야기, 날아다니는 섬(라퓨타), 발니바비, 라가도, 말도나다, 글럽덥드립 그리고 일본으로의 여행이야기도 펼쳐진다.

우리가 아는 그 일본이 맞나 싶었는데, 이야기를 읽어보면 우리가 아는 그 파렴치한 일본이 맞았다.

이 이야기의 집필이 1726년이라는 것에 상당히 놀라웠는데, 그 당시에도 일본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좀 신기했다. 인도나 중국도 아니고... 아니 우리나라는 왜 몰랐는가?

아무래도 배를 타고(걸리버는 원래 선상 의사였으나 후에 선장일을 하게 됨) 여행을 하다 보니 반도인 우리나라보다는 섬인 일본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가장 신기했던... 말들이 통치하는 나라인 후이늠이야기.

말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오히려 인간과 비슷한 야후(걸리버는 이 사실에 상당히 불쾌해했다.)들이 피지배자로 살고 있는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영국의 법이나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자세히 서술된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걸리버의 설명이라기보다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고위공직자나 왕등) 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문화나 환경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일방적인 서술보다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 속에 이런 풍자적인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지금이라도 그 사실을 알아서 어린 시절 동화로 볼 때와 또 다른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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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사랑을 배운다
그림에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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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엄마가 되고 나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받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엄마가 되어보니 그 모든 것은 절대 당연하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그 모든 것에 엄마의 시간, 꿈, 눈물, 땀, 희생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에게 그런 자신의 것을 내어주었던(지금도 주고 있는) 엄마가 아직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참을성이 참 없는 사람이다. 불편한 것, 하기 싫은 것, 먹기 싫은 것, 더운 것, 추운 것... 잘 못 참는다.

근데 그런 것들이 엄마가 되어서 잘 참게 되었다... 적어도 나에겐 아니다.

아직도 나는 내 시간을 아이에게 내어주고, 내 에너지를 아이에게 내어주는 것에 상당히 서툴다.

그래서 가끔은 아이 책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고 싶고, 아이 밥을 먹이기보다는 배고픈 내 배를 채우고 싶은 욕구를 불쑥불쑥 느낀다.

물론 전자의 것을 먼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책 표지의 아이와 엄마의 입맞춤이 참 예쁘고 눈물 나게 가슴에 와닿았다.

참! 엄마가 되고 나서 평소에 많던 눈물이 더 많아졌다. 엄마는 강해져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우는 모습, 다친 곳을 볼 때면, 아이의 잠자는 모습을 대할 때면 청승맞게 눈물이 난다.

아마 그래서 이 표지를 보면서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엄마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이 있어 다행이다.

그 모든 것에 엄마의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 미안해할 줄 아는 남편이라서 다행이다.

아직은 모르지만, 서툴지만 그런 엄마를 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책과 공감하며, 나 또한 내 엄마에게 그런 사랑을 줘서, 지금도 주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표현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아이의 웃음이, 목소리가, 엄마의 힘듦을 상쇄시키지는 못한다.

예쁜 건 예쁜 거고, 힘든 건 힘든 거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은 맞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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