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라이
헬렌 피츠제럴드 지음, 최설희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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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험은 공감을 만든다. 그리고 공감은 이해로 이어진다.

엄마여서 그럴까?

이 소설 속 상황들이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눈물이 난다.

여러 가지 상황을 떼어놓고 보자면 사실 어느 편을 드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화자는 둘이다. 조애나와 알렉산드라.

이야기는 생후 9주 된 아기 노아와 엄마 조애나 그리고 아빠인 앨리스터가 비행기를 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생후 9 주면 아직 백일도 안된 아기다. 이제 60일을 갓 넘겼다는 건데, 그런 아기를 데리고 장시간 비행을 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 이해되지 않았던 상황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밝혀진다.

전 부인인 알렉산드라 사이에 딸 클로이를 두고 있는 앨리스터는 양육권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결국 전 부인으로부터 딸을 빼앗아 오기 위해 앨리스터는 생후 9주 된 노아와 조애나를 데리고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문제는 노아가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쉬지 않고 울어댔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백일 전까지 3시간에 한 번씩 수유를 한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아봤지만 백일 전까지(소위 백일의 기적 혹은 백일의 기절이라고 한다.) 통잠을 자본 기억이 없다.

몸도 마음도 심하게 피폐해져 있는 상태에서 비행기 안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는 노아를 안고(주위에 민폐라는 사실에도 분명 스트레스가 엄청났을 테니), 너무 태평하게 자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울분에 찬 조애나.

기저귀를 갈고, 약을 먹이고, 수유를 하고 나니 노아는 잠이 든다.

여기까지는 팩트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일어나는 일은 거짓과 진실이 숨겨져 있다.

조애나와 알렉산드라 그리고 앨리스터의 관계.

기준이 어느 때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애나와 앨리스터는 알렉산드라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불륜 관계였다.

그리고 둘은 집에서 관계를 하다 딸인 클로이와 알렉산드라에게 걸린다.

결국 집을 나간 알렉산드라.

앨리스터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국 임신하고 노아를 낳은 조애나.

그런 앨리스터와 조애나가 알렉산드라로부터 딸 클로이를 빼앗고자 하는 상황에 기가 찼다.

더 압권은 비행 후 탄 차에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 노아가 없어졌다는 사실이다.

경찰이 개입해서 수사를 벌이고 결국 범인이 밝혀지는데...

이미 초반에 모든 일의 정황이 밝혀진다. 대부분의 스릴러 소설이 추리를 해가면서 범인을 밝혀내는데 비해 이 소설은 초반에 너무 중대한 사실이 드러나고 만다. 그럼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두 여인의 입장에서 그 이후 그려지는 내용이 너무나 감정이입된다고 할까?

아이를 잃은(혹은 잃을 수 있는) 어미의 모정 사이에서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낀다.

둘 다 엄마이기 때문이다.

불륜녀인 조애나의 편을 들고 싶지 않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 속에서 아이를 잃은 상실감까지 무시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또한 피해자라고 여겨지는 알렉산드라 또한 마찬가지다.

단지,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원인이자 결과인 앨리스터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모으고 싶을 뿐이다.

너무나 암울하고 화가 나지만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기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에 다 다른 책.

또 다른 스릴러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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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아웃사이더의 심리학
다니엘 스미스 지음, 김현경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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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칼 융과 함께 심리학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양대 산맥이다.

심리학 전공이 아니더라도, 심심찮게 그들의 이름은 들을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프로이트에 대해 내가 아는 지식은 미미했다.

기껏해야 생각나는 것이라곤 오이디푸스 증후군?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일생과 그가 연구했던 심리학에 대해 짧지만 재미있게 만날 수 있었다.

특히나 요즘 인싸와 아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서 절대 아싸일 것 같지 않은 그의 아싸의 모습 또한 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

그가 이야기한 어록이나 연구논문이나 저서 등에서 발췌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정상(?) 적이지 않은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한 프로이트 역시 그의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또한 그 역시 그가 주장했던 이론들의 실제 경험자이기도 했던 것 같다.

그 역시 가정을 가지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상당했다는 사실이 그 모든 상황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했다.

또한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 또한 경험했기에, 거기서 오는 상처와 트라우마 역시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런 경험들이 그런 극단적인 심리를 자극하여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프로이트라는 인물의 생애와 그가 주장한 심리학을 중심으로 한 책이기에 조금은 따분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단편소설을 본 느낌이라고 할까?

그의 주장과 생애를 동시에 만날 수 있었지만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소설 못지않은 흡입력이 있었다고 할까?

아싸였지만 인싸를 동경하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그저 즐겼던 프로이트.

결국 아싸지만 또 다른 면에서 인싸가 된 인물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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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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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연과 선택의 반복이다.

인류의 역사에는 많은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이나 사건들이 상당하다.

그런데 식물이 그 막대한 영향력의 중심에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지금도 보고 있는 식물이라면 말이다.

감자. 토마토. 벼. 후추. 밀. 고추. 옥수수. 양파. 사탕수수. 목화. 콩. 차 그리고 튤립!

이 식물들이 세계사에 미친 영향력은 그 어떤 인물에도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사의 특정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고, 특정 인물들을 돕기도 했다.

물론 식물들의 욕망도 있지만, 그 식물들을 교묘히 이용한 인간들의 검은 욕망도 담겨있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단순히 식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식물과 세계사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만날 수 있는 소설만큼이나 극적이고 흡입력 있는 책이었다.

각 장에서 나타나는 13가지 식물들의 활약상을 보자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놀랍다.

물론 식물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열정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현대의 미국을 만드는 데 상당한 공로가 있는 감자만 해도 그렇다.

감자의 독성(싹과 잎)과 생김새 때문에 여러 가지 억측과 섭취. 재배 상용화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지만 감자는 인류 역사에 그 어떤 식물보다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잘라는 성격과 저장성이 탁월하기 때문에 감자는 유럽에 육식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겨울에는 육류를 섭취할 수 없었던(짐승에게 먹일 사료 부족) 유럽에서 감자는 돼지의 유용한 먹이가 되었고, 결국 겨울에도 육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한다.

뿐만 아니라 소품종의 감자 재배로 인한 아일랜드 기근 때, 상당수 아일랜드 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 이주민 중에는 유럽에 걸출한 대통령(케네디, 클린턴, 오바마 등) 뿐 아니라 기업인(월트디즈니, 맥도널드 형제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나타난 식물들은 모두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상당수 식물들이 한 지역이 아닌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덕분에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식물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까닭이다.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고, 인류의 의. 식문화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으며, 상당수 식물이 현재 주식으로 쓰이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이 식물들은 인간보다 더 똑똑하기도 하고, 환경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것일지도 모른다.

환경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법을 알기도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류는 이 식물들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용당하기도 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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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답게 삽시다 - 미운 백 살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하여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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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어른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어린 시절 마냥 동경했던 어른의 삶.

당시 아이의 눈으로 어른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물론 뾰족구두와 많은 화장품에 대한 동경도 있었다.

나라에서 성인이라 인정해주는 나이가 지나고, 어느새 중년에 가까워진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처음 성인이 된 나에게 곱절이 가까워지는 요즘 다시금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묵직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시형 박사의 어른답게 삽시다라는 책은 상당한 울림이 있다.

너무나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대입이 쉽지 않은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를 이번에도 만났다.

삶을 긍정적으로 보기에 그런 따뜻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삶은 좋은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는 그의 말이 선뜻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좀 더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을수록하면 안 되는 생각이 있단다.

'이 나이에 무슨...'이란 생각이다.

그 또한 나이 80에 세상에서 가장 자신 없는 미술에 도전했다고 한다.

물론할수록 괜히 시작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렸지만, 결국 도전에 성공을 이뤘다.

멋들어진 그림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 80에 처음 그림으로 칭찬을 들었다는 그 말이 내게 상당한 도전이 되었다.

아직 내 나이가 젊은 축에 속함에도 나 역시 10대나 20대가 아니기에 '이 나이에 무슨... 이미 늦었어...'라는 생각을 곧잘 했기 때문이다.

삶은 언제까지인 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언제나 도전은 아름답고, 도전할 수 있다.

삶의 끝은 모르지만, 살아온 세월이 많이 쌓여서 어느 정도 생각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때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시작할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회복탄력성도, 어른의 도전도 삶의 발판이 어떻게 마련되어 있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에는 많은 경험도 필요하고, 지식도 필요하지만 내 삶에 대한 생각 또한 필요하다.

구순을 앞둔 노학자이자 의사이자 어른의 울림이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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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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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땅만큼 엄청난 인구수를 가진 중국.

어느 나라에나 차이나타운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문화를 이루어가는 중국이라는 나라.

하지만 생각보다 그들의 문화와 성향 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책은 찾기가 쉽지 않다.

여행서적이나 중국사에 관한 책들은 많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겐 참 색다르게 다가왔다.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아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나는 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주변에 중국인 친구가 있지도 않기에 중국과 관련해서 이렇게나 민감한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얼마 전 이슈가 된 쯔위 사건을 보면서, 저렇게까지 문제가 될 일인가 오히려 이상하게 여겼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이 다 해결되었다. 어찌 보면 상당히 속 시원한 책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중국. 홍콩. 대만 그리고 티베트에 대한 이야기와, 백두산에 대한 이야기였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대만을 그리지 않은 지도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마치 우리 지도에서 독도를 그리지 않았을 때와 같은 울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놀라웠다. 사실 나 역시 대만이 하나의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중국인의 입장에서 대만은 중국에 속한 지역이지 독립된 국가가 아니란다.

(대만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런 중국의 행동이 갑질 혹은 횡포라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는 중국의(횡포나 갑질이라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하면 느끼는 울분을 넘어선 표현되지 않는 화를 (중국과 대만, 홍콩 등의 관계에서)

그들 또한 느낀다고 하니, 외교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분명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또 하나 바로 백두산!

우리의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우리의 영산인 백두산.

반은 북한이 중국에 양도했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직접적 관계가 있다 보니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그 밖에도 사회주의 국가이기에 정치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었고, 종교의 부분도 다루고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모르면 언짢은 것을 넘어서, 전쟁이 될 수도 있는 문제들이 분야별로 언급하고 있어서 혹시나 중국에서 사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피와 같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꼭 다독할 필요가 있다.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책이라고 할까?

덕분에 나 역시 중국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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