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같은 제목의 두 권의 책. 출판사도 다르다. 같은 사건을 향하고 있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 또한 다르다. 사건의 당사자들도 모르는 사건의 실체를 독자는 알고 있다. 마치 두개로 나누어진 하트의 조각을 가지고 있는 형제들과 자매들의 사건은 두 개를 합쳐야 제대로 된 하트가 만들어지듯 사건 역시 그렇다. 같은 주제를 다른 두 작가가 쓰는 경우는 봤지만, 한 작가의 머리에서 두 개의 작품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다. 덕분에 뻔한 사건같이 보였던 것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꼬치구이 집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쓰쿠네의 3자매. 꼬치구이 집을 운영해서일까? 세 자매의 이름이 묘하게 메뉴와 일치한다. 덕분에 쓰쿠네는 이 사실이 늘 불편하다. 매 학기 초 자기소개 시간이 제일 힘든 쓰쿠네. 쓰쿠네의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레 선생님들은 쓰쿠네네는 닭꼬치집을 하니?라는 질문이 따라오게 마련이고, 역시 그 또한 사실이라 그렇다고 하면 그때부터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기 때문이다. 큰 딸 우치야마 쓰쿠(사사미-닭 가슴의 연한 부위 ), 둘째 우치야마 쓰쿠네(다진 닭고기 경단), 셋째 우치야마 모모(닭 넓적다리)로 셋셋 다 전부 닭꼬치구이의 메뉴였던 것이다. 메뉴 이름인 게 싫었던 쓰쿠네는 친구들에게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뜻을 토대로 이름의 의미를 바꾸어 말한다. 하지만 기억력 좋은 친구는 지나가면서 했던 쓰쿠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일부러 고등학교도 가게에서 먼 곳으로 선택해서 간 쓰쿠네는 나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쓰쿠네는 거실에 만취한 채 쓰러져있던 언니 쓰쿠를 마주한다. 아직 회사가 끝날 시간도 아닌데, 이렇게 만취해서 돌아오다니...! 초등학교 5학년인 동생 모모와 함께 쓰쿠를 방으로 옮기고 정장을 벗기는데, 정장 앞 부분에 케첩 자국이 있었다. 칠칠치 못하게 이런 거나 흘리고 다니는 언니지만 얼룩이 지면 안되겠기에, 빠르게 정장을 세탁실에 집어넣는다. 술에서 깬 쓰쿠는 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자신이 블라우스와 팬티스타킹 차림인 것에 민망해하면서, 술을 마신 이유를 털어놓는다. 부동산 회사 파견직원인 쓰쿠는 정직원인 오노와 함께 오전에 한 임대자를 만나고 들어가는 길이었다. 일은 잘 풀리지 않았고, 오노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일의 원인을 쓰쿠에게 돌리며 그렇게 보고하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아침에 급하게 먹은 핫도그의 케첩이 옷에 묻은 것을 탓하기까지 하자 스트레스를 받은 쓰쿠는 결국 반차를 내고 화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고 결국 만신창이로 집에 오게 된 것이다. 이야기를 털어놓고 화가 난 쓰쿠는 마을의 모시는 성천님에게 오노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저주를 하는데, 그때 경찰이 쓰쿠를 찾아온다. 본인이 저주 한 오노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마친 쓰쿠 덕분에 우치야마 자매들은 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 당일 오후 긴자미 언덕에서 오노가 운전하던 부동산 회사 차가 히카마다 상점을 덮쳤고, 이 사고로 오노는 즉사를 하게 된다. 문제는 충돌이 심하지 않았음에도 오노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들고 있던 닭꼬치가 목을 관통했기 때문이다. 오노가 들고 있던 꼬치는 편의점에서 파는 닭 넓적다리 양념 꼬치였는데, 아무래도 동네에서 사고가 난 데다 동네에서 꼬치집을 운영하는 우치야마 가족의 가게에 타격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자신의 이름 때문에 예민한 쓰쿠네는 친구들까지 해당 사건에 관심을 가지자 사건을 빨리 해결해서 친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게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동생 모모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우선 유일한 목격자인 같은 학교 2학년 료코를 찾아가는 모모. 하지만 사건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도망치는 료코를 보고 뭔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사건이 일어난 히카마다 상점에서 식재료를 구입하고자 향한 쓰쿠다와 모모는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질감을 느낀다. 사라진 동승자는 누구일까? 과연 료코는 제대로 본 것이 맞을까?
긴나미 상점가라는 제목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가게들과 연관이 되어있다. 뭔가 특이해 보이는 보석상 주인 주얼리 가미야마의 가미야마 소노코는 뭔가 의심스럽다.
개인적으로 두 권의 책을 두고, 각 사건을 병렬 독서해 보면 좋겠다 싶다. 나는 형제 편을 먼저 읽은 후, 자매 편을 읽었는데 의외로 형제 편보다 자매 편이 매운맛인 것 같다. 형제 편의 추리는 셋째인 가쿠타가, 자매 편의 추리는 막내인 모모가 주로 하는데 해결되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들은 각 편을 함께 읽어야 제대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