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초한지
이상인 지음, 유환영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때를 얻었다 하더라도 욕구만을 채우려 든다면 다툼이 일어 사회는 어지러움에 빠질 것이다.

10권의 대작 시리즈(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중 유일하게 읽은 책은 수호지다. 초한지가 뭘까 싶었는데, 항우와 유방의 두 주인공의 이름을 들으니 초나라의 항우, 한나라의 유방이 떠올랐다. 초한지로 읽지는 않았지만, 이희재 만화가가 그린 사마천의 사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안에 담긴 만화 속 이야기와 초한지가 일부 겹쳐서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이 책은 그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10권(혹은 4~5권)의 책을 한 권으로 압축해두었다. 방대한 원전을 접하기 부담스럽다면 이 책을 통해 초한지의 내용을 파악하고, 원전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선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정리와 삽화가 첫 장에 등장한다. 생각보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으니, 한번 훑고 지나가는 것도 좋겠다. 중간중간 읽는 중 다시 앞으로 와서 그 인물들을 확인해 볼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좋다. 초한지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당시의 지도도 시작 전에 나오기에 조금 더 입체적을 책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에 "청소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중 하나가 각 내용의 말미에 사자성어나 무기 등의 모습이 등장한다는 것 아닐까 싶다. 이렇게 보면 자연스레 사자성어도 익숙해지고, 그 안에 담긴 뜻도 자연스럽게 이해되니 수호지와 사자성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다 싶고, 당시 싸움에 사용한 문기 사진도 함께 담겨있으니 좀 더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초한지에 담긴 시대는 진나라 시황의 탄생부터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진나라에 이어 다시 한번 통일 제국을 이룬 후, 한신이 일으킨 반역을 해결하고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면 실제 본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런 면에서 초한지는 등장인물들이 속내를 정확히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전쟁 중인 상황에서 각 인물들의 모습을 더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사라는 책사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한비가 오자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결국 여러 모함을 통해 한비를 죽게 만든다. 이사의 입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술수였을 수 있지만, 진나라와 한비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인재가 이렇게 스러져가게 된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책 안에 참 많이 등장한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능력이 있었던 항우에 비해, 유방은 참 가진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승리로 유방은 항우를 누르고 통일 왕국의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타인의 능력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유방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초한지 속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의 행동과 지혜를 통해 배우게 되는 부분을 실제로 적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시대가 다르고, 상황이 다름에도 인간관계의 문제들은 비슷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방이 보여준 리더십은 현재의 우리의 리더십과도 닮아있지 않은가 싶다. 카리스마 넘치고 위협적인 리더보다는 포용하고 인정해 주는 리더에게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오랜 옛날이나 현재나 세상사는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정의의 집행자
플라비아 모레티 지음, 데지데리아 귀치아르디니 그림, 음경훈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용이 참 기발하다. 불의에 맞서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똥 익스프레스의 활약기. 주인공 테오와 마틸다가 이 마음을 품고 성인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테오도로 피오레티(테오)는 11살로, 부모님의 불의(?)에 맞서 3개월 7일째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부모님이 테오에게 한 불의는 자전거를 사주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하는 것, 비 오는 날 밖에 나갈 수 없는 것, 친구가 놀러 와도 14살이 되기 전에는 아이들끼리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 등이다. 내가 보기에도 과잉보호같이 보이기는 하지만, 나 역시 5살 된 아이의 등 하원 길 킥보드를 매일같이 끌고 가는 걸 보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이 보이겠다 싶다.

불의에 대한 응징(다른 말로 하면 복수)을 할 아이들이 나타났다. 새로 산 테오의 자전거가 사라진 것이다. 엄마 때문에 타지도 못한 새 자전거인데 말이다. 범인으로 의심되는 아이들은 근처에 사는 디에고 푸티니와 아르만도 푸티니 형제다. 테오의 자전거에 눈독을 들이는 걸 봤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나 더. 비가 오는 날 진흙 웅덩이에 형제가 무언가를 던지는 걸 본 테오는 형제가 사라지자 웅덩이로 향했다. 근데 거기에는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어서 떨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다. 부랴부랴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온 테오는 강아지에게 팡고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를 본다. 그날 이후로 테오는 푸티니 형제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똥 익스프레스가 만들어진다. 테오의 계획은 이렇다. 멋진 상자와 예쁜 리본 끈, 알록달록한 포장지로 싼 선물 상자 안에 팡고가 기여(?) 한 똥을 넣어서 보내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너희들, 큰 잘못을 저질렀어.'라고 쓴 메모를 같이 동봉한다. 똥 익스프레스의 선물을 받은 사람이 뉘우치게 만드는 게 이 특별한 계획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고객은 역시나 푸티니 형제다. 생각보다 손에 땀을 쥐는 상황에서 똥 케이크를 배달하는 테오. 근데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웃에 사는 마틸다였다. 결국 마틸다에게 똥 익스프레스를 전부 이야기하는 테오. 이 얘기를 들은 마틸다는 자신도 똥 케이크를 보낼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근데 아뿔싸! 그 사람이 바로 테오의 아빠인 피오레티였다. 이유는 집세를 제날짜에 주지 않아서 아빠 안시올리니를 화나게 만들기 때문이란다. 결국 테오는 마틸다에게 집세를 늦게 주는 이유를 설명하고, 마틸다 역시 아빠가 예민해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사실 안시올리니씨는 구두공장에서 일했는데, 얼마 전 직원 80명이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유는 사람보다 빠르게 일하는 기계 2대를 샀기 때문이란다. 그 사장에게도 똥 케이크를 보내기로 결심을 한 둘.

그리고 이들의 똥 익스프레스를 알리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서 공원에 붙인다. 과연 이들은 불의의 집행자들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하는 정의의 집행자가 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자신들이 생각한 불의에 맞서기 위해 행동을 하기 시작한 아이들이 조금씩 정의와 불의를 나누는 잣대를 스스로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불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의 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양쪽의 입장 차도 깨닫게 되고, 불의라고 여기는 일의 크기도(똥 익스프레스는 총 3단계로 선물을 보낼 수 있는데, 대부분의 신청자들은 3단계인 똥 케이크를 선택한다.) 결정할 수 있는 확실한 기준점이 없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들도 마주할 수 있었다. 테오와 마틸다를 돕는 미화원 올리비아의 모습도 색달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울 나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세상은 거울 나라다.

모두가 거울을 앞에 두고 살아간다. 외모로 제멋대로 우열이 매겨지고, 칭찬받거나 비난받거나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신경 쓰면서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안에 또 다른 작품이 있는 형태의 액자식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명 소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작품화 시켰다는 사실이다.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작가인 무로미 교코의 마지막 작품의 원고를 담당 편집자에게 넘기는 조카이자 상속자인 사쿠라바 레이. 그동안 교코와 함께 작업을 했던 편집자 데시가와라 아쓰시에게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이모에 대한 마음이 안 좋아졌다는 고백을 한다.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닌 논픽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원고를 들고 다시 레이를 찾는 데시가와라는 이 작품이 뭔지 모를 위화감이 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다시 원고를 하나하나 읽기 시작한 레이.

그렇게 책 안에 대부분은 교코가 남긴 거울 나라 원고 이야기다. 줄거리는 이렇다. 아더 사이드의 편집자인 가스미 히비키는 레스토랑과 관련된 기사 담당인데, 이번에는 스트리머와 실시간 방송 앱에 대한 기사를 쓰기로 한다. 사실 히비키는 과거 아이돌로 활동할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아이돌 시절 앞머리에 대한 악플을 본 후 자신의 외모(특히 앞머리)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겼다. 땀이 나면 앞머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약속시간을 늦는 등 일상생활에도 꽤 큰 영향을 받을 정도다. 우연히 기사를 위해 접속한 아이푸시라는 방송 앱에서 어린 시절 절친이었던 신카이 사토네와 비슷한 이름의 사토네루의 방송을 보게 된다. 설마 사토네일까 싶었던 히비키는 화면 속 사토네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는데, 화상 흉터가 없었다. 방송 중 사토네는 히비키의 접속을 보고 과거 자신이 친했던 친구를 떠올리고, 그 친구와 이름이 같다는 말로 히비키를 놀랜다. 그렇게 이 둘은 15년 만에 재회를 하게 된다. 사실 15년 전 가까운 거리에 살았던 둘은 정말 절친이었다. 모든 것을 주도하던 사토네를 따라 같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아이돌의 꿈을 키운다. 여행을 다녀오며 사토네의 선물로 향초를 준비한 히비키. 어른들이 안 계신 상황에서 유리 병에 쌓여있으니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향초에 불은 붙인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 잠이 들었는데, 이상한 냄새에 눈을 뜬 히비키는 집 안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른 사토에와 대피를 한다. 하지만 할머니의 소중한 거울이 집 안에 있다는 사실에 사토네는 집으로 들어갔다가 쓰러진 나무에 얼굴을 다치게 되고 화상의 흉터를 가지게 된다. 이 일로 사토네 가족은 이사를 가게 되고, 자연히 둘은 연락이 끊어진다.

그런 둘이 방송 앱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그날의 사고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히비키. 방송 앱에서는 깨끗하게 보였던 사토네를 실제로 만나니 그녀의 얼굴에는 화상흉터가 또렷하게 남아있었다. 지난번 취재했던 레스토랑을 다시 찾은 둘은 그곳에서 셰프로 일하고 있던 어린 시절 친구 기치세 이오리를 만나게 된다. 셋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날, 히비키의 1년 선배인 구가하라 다쿠미까지 같은 식당에서 만나게 되고 이들은 그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기로 이야기를 나눈다.

회사에서도, 사토네에게도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히비키는 정신과를 찾았다가 신체이형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 이 병 때문에 그동안 히비키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반감을 넘어 고통을 겪었던 것이다. 오히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토네는 자신의 외모를 높이 사는데 비해, 아이돌까지 했던 히비키는 그렇지 못하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바로 이렇게 드러났던 것이다. 또한 친구였던 이오리 역시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이오리의 그 말에 히비키는 이오리라면 자신을 끔찍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키우지만 15년 전부터 이오리를 좋아했다는 사토네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접기로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이오리는 사토네가 아닌 히비키를 좋아하고 있다.

이야기는 과거의 사고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그날 사고에 한 인물이 관계되어 있고, 그가 가방을 훔쳤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절도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방화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그 사람이 구가하라 다쿠미의 형인 구가하라 유키히데라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책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거에 저마다의 큰 상처가 있었다. 자매간에 사이가 좋지 못했고, 뛰어난 외모에도 자신은 추악한 외모를 가졌다고 자책하며 살아가는 히비키, 과거의 사고로 얼굴에 큰 화상흉터를 가지게 되면서 꿈꿔왔던 아이돌이 되지 못하게 된 사토네, 타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로 위축되어 있는 데다가 직장에서 해고가 된 상처를 가진 이오리, 그리고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보이지만 생각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는 다쿠미까지... 이들은 자신의 아픔을 서로의 관계를 통해 조금씩 풀어간다. 물론 그 안에서 또 상처를 받기도 하고, 더 괴로움을 당하게도 되지만 그럼에도 하나하나 상황을 풀어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놓인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의 띠지에 담긴 삭제된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는데, 마지막에 그 사실이 밝혀진다. 작품의 결말을 바꿀 정도로 큰 반전이니 기대해도 좋다. 또한 거울나라라는 제목에도 4가지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니, 한번 그 의미를 추리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을 걷는 여자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6
메리 피트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딕 호러나 클래식 추리소설은 많이 접하지 않아서 낯설다. 현대 문학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걸까? 고딕 호러나 클래식 추리소설류는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것 같다. 이 작품 역시 19세기 작가 메리 피트(는 필명이고, 본명은 캐슬린 프리먼으로 고전학자이자 작가였다고 한다.)의 작품인데, 내겐 상당히 낯선 이름이었다. 29편의 추리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이 작품이 그와 만나는 첫 번째 작품이다.

말렛 경정과 의사 피츠브라운, 존스는 동네 경찰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묘지에 있었다. 근데 그들의 눈을 사로잡는 장면이 있었으니 큰 백합 화환을 든 두 명의 노부인이 두 묘지 앞에 그 꽃다발을 걸어두는 것이었다. 눈에 띌 정도로 큰 꽃다발이었기에 이들은 궁금증이 일었다. 두 부인은 묘지에서 내려와 차를 탔고,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목사와 인사를 주고받은 후 떠났다. 그녀들이 떠난 후 셋은 궁금했다. 그래서 목사에게 그들이 걸어 둔 화환에 대해 물었다. 밸럿 목사는 이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 줄 사람을 소개한다. 바로 자신의 부인이었다. 그리고 그 무덤의 주인공들은 부자 관계로 50년이 넘었다는 말을 전한다.

우선 그 두 노부인은 자매로 언니는 린디 드 볼터, 동생은 애런 드 볼터였다. 무덤에 묻힌 사람은 자매의 아버지인 랠프 드 볼터와 오빠인 레너드 드 볼터였는데 자매가 10대 후반에 세상을 떠났다. 목사의 부인이 이들의 이야기를 잘 아는 이유는 부인의 어머니인 루시가 린디의 절친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루시는 결혼을 한 후 마을을 떠났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지만, 그녀들의 가족 이야기는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그 이야기를 딸인 목사의 부인이 전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를 잃고 홀로 남은 40대의 아버지 랠프 드 볼터는 학교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된 두 딸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고민하던 중, 가정교사를 소개받는다. 메리 데이질이라는 이름의 가정교사는 어머니가 살인죄를 지었다는 사실 때문에 누구도 가까이 하기를 꺼려 하는 여성이었다. 형편이 좋지 않은 터라 도움이 필요했는데, 랠프가 그녀를 딸들의 가정교사로 데리고 오기로 한 것이다. 사실 이미 들은 이야기가 좋지 않았기에 랠프 역시 그녀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그녀를 만나니 상황이 달랐다. 그녀는 한눈에 보기에도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메리 데이질은 랠프의 저택으로 오게 된다. 아들 레너드의 친구인 존 데스펜서는 큰 딸인 린디와 공식적으로 약혼은 하지 않았지만, 집안 모두가 결혼을 할 거라 생각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실 존은 둘째 딸인 애런과 몰래 만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자들의 반응과는 달리 린디와 애런은 메리 데이질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첫날 수업에서 자신들이 그동안 배웠던 지식과 상식의 수준이 바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두 자매는 충격을 받았고, 메리 데이질의 교육 방식도 그녀들의 그런 괴로움을 더욱 부추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메리 데이질의 모습에 아버지 랠프가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해 아들인 레너드 역시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랠프가 메리 데이질과 재혼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될까 봐 자녀들은 각자 고민을 한다. 자신들에게 돌아올 유산이 적어지는 문제가 가장 컸고, 린디가 좋다기보다는 린디가 받을 유산 때문에 린디와 결혼을 결심하는 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랠프가 세상을 떠나고 아들인 레너드도 얼마 후 사망을 하게 된다. 두 남자가 사망한 후, 남게 되는 자매들과 가정교사 메리 데이질. 메리 데이질도 그들이 사망한 후 1년 만에 세상을 떠나고, 그녀의 묘는 이들과 한참 떨어져 있는 끝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레너드와 메리 데이질의 사망에 뭔가 의문이 드는 삼 인방. 과연 이들의 죽음과 린디와 결혼을 하지 않고 떠난 존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클래식 추리소설임에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마주했는데, 덕분에 루즈한 진행이 한순간에 확 사라진 느낌이다. 50년 전 사건이 수면 위로 등장하면서 그 안에 얽힌 한 여성을 두고 일어난 이야기 속에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과연 메리 데이질이라는 여성은 정말 불운을 가지고 온 사람이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 지구과학 편 - 읽다 보면 원리가 이해되는 일상 속 지구과학 안내서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양은혜 지음 / 유노책주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문과였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던 것 같다. 과학의 4과목 중에서 물리를 제외하고는 다 흥미가 있었다. 그 덕분인지, 성인이 되어서도 과학에 관한 책을 종종 읽게 된다. 특히 지구과학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흥미를 좋아했었다. 6학년 때 우리 반이 과학실 청소 담당이었고, 특히 나는 1인 1역(우리 학교는 모든 학생이 학급에서 한 가지 역할을 무조건 맡아야 했다.)으로 자료 담당을 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과학실 청소까지 이어졌다. 30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실험 중 하나가 직접 화산을 만들어보는 실험이었다. 모래 안에 약품을 넣고 기다리면 용암처럼 분출하는 내용이었는데, 청소하면서 선생님 몰래 우리끼리 더 큰 화산을 만들어보기도 했다.(지금 생각하면 혼날 만한 상황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과학교사인데, 이 책의 서문을 보면 지구과학을 학문이 아닌 우리 삶에 실제적인 궁금증으로부터 시작해 보자고 독려한다. 어떤 과목이든, 궁금증과 흥미로부터 시작하면 능률이 오르는 것처럼 지구과학 역시 우리의 실생활에서부터 시작해 보자는 말이 책 안에서 정말 이루어진다.

가령 작년 여름 에어컨 없이는 보낼 수 없었던 끔찍한 폭염과 열대야, 3월임에도 눈과 비 그리고 비바람 때문에 정신 못 차렸던 어제의 날씨, 지난달 새벽 지진이 났다는 재난문자(때문에 오히려 잠을 못 이루었던 일) 등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바로 이 지구과학의 범주 안에 있다는 사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현존하는 공룡 이야기(우리는 매일 공룡을 먹는다. 참고로 오늘 저녁 우리 집 메뉴도 공룡??이었다.)와 시계에 적혀있는 QRARTZ의 정체, 영화에 자주 출몰하는 불의 고리, 비행기를 타면 귀가 멍멍해지는 이유, 이순신 장군의 13척의 배에 숨겨진 비밀 등 이것도 지구과학이야? 싶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등장한다. 저자가 고등학교 교사라고 하지만, 이 책은 성인들이 읽어도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하다. 지구과학을 알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지구과학은 물론 다양한 상식의 수준도 올라간 기분이다. 참고로 앞에서 낸 문제 중 하나만 살포시 이야기하자면, 시계(내가 가진 상당수 시계에 이렇게 적혀 있었는데, 난 정말 저게 브랜드 명인 줄 알았다.)에 적혀있는 QRARTZ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쿼츠(QRARTZ)는 석영을 의미하는 것인데, 석영은 일정한 진동을 생성해 주기에 시간을 측정하는데 활용되는 광물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이 시리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양자역학, 화학, 수학, 물리 편이 나와있다고 하니, 이참에 역주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앞으로도 화학, 생물 등 다양한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시리즈가 계속 나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