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기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로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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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기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철학의 기본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기본은 <철학이란 무엇인가>이다.

 

과연 철학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철학은 놀라움과 의문에서 시작된다. (25)

철학은 세상을 보는 안경이다. (28)

철학은 보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31)

 

그렇게 철학하기의 기본을 전제로 한 다음에, 그 다음을 읽어보자.


이런 논의에 대한 설명은 철학의 쓸모를 새삼 확인하게 해준다.

또한 인식의 범위를 넓혀주는 항목이라 하겠다.

 

생물에게도 세계는 있을까? (213)

 

동물과 인간은 같은 세계를 살고 있을까?

생물학자 야곱 폰 웩스웰은 움벨트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생물과 인간은 보는 세계도 사는 세계도 다름을 밝혔다. 이런 사실은 철학에도 영향을 끼치며 현대에는 기본 인식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저자는 거기에 이런 조건을 덧붙인다.

 

생물도 종에 따라 다르므로 한데 묶어 불러서는 안된다. 각각의 생물 종에 따라 자기들 고유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213)

모든 생물에게는 공통의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는 각 생물종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214)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314)

 

그러나 이 말은 원문과 다르다. 원문에서는 이렇게 되어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 그것이 조금만 짧았더라면, 대지의 전표면은 달라졌을 것이다.’

 

, 원문에는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말이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대체 이렇게 중요한 말, 의미있게 인용되는 이런 말에 대하여 원문도 확인하지 않고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인용하고 있는 것일까? 마구잡이로 인용하다 보니, 파스칼이 말한 것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물론,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인식도 잘 못 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계란 무엇인가?

 

이 책은 철학의 범주를 간단하게 인간, 진리, 세계라는 세가지 항목으로 간추리고 있다.

이 중에서 세계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에서 세계라는 철학적 개념을 <Chapter 6 세계 : 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먼저 세계라는 말의 다의성을 체크해보자.

 

각각의 철학자들이 똑같이 세계라는 말을 쓰더라도 그들이 가정하는 세계는 다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철학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철학에 따라 세계를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196)

 

지금껏 철학자들이 세계라는 말을 언급할 때에 단 한번도 그게 어떤 세계인지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 말 그대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철학에서는 어느 한 단어라도 그냥 소홀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사실,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 책 196쪽 이하의 <세계에 관한 논의>는 나에게 철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진짜 철학의 세계는 다양하고, 심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전해진 말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아무런 의심없이 문자적으로 받아들였던 말들을 오해하고 있었던 게 드러난다. 이런 간단한 말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180)

 

마르크스는 종교는 아편이니까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즉 믿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아편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 종교를 믿어야 하는) 현실의 상황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181)

 

신은 죽었다. (183)


니체가 말한 '신은 죽었다'라는 말에서 신이란 개념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신은 종교적인 신앙의 대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인간이 믿고 있는 모든 것을 가리키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기도 한다.

니체는 기독교의 신을 향한 신앙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절대적인 가치에 대한 믿음도 사라지리라고 확신했다. (184)

 

다시, 이 책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유익한 점은 바로 철학이 담당하고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게 된 것이다. 철학 관련해서 여러 사람들의 책을 읽어가고 있는데, 다 제각각 다루고 있는 분야가 천차만별이라, 대체 어디까지 철학이 다루고 있는 분야인지 자꾸만 혼동이 된다는 점이 문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확실하게 밝혀주고 있다.

철학에서 다루고 있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목차에서 알아볼 수 있다.

 

Chapter1 인간 : 인간이란 무엇인가

Chapter2 지식 : 무엇을 알 수 있는가

Chapter3 도덕 :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Chapter4 행복 : 무엇을 원해야 바람직한가

Chapter5 종교 : 무엇을 믿어야 할까

Chapter6 세계 : 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Chapter7 자연 : 자연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Chapter8 제도 : 보이는 제도, 보이지 않는 제도

Chapter9 사회 : 타인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Chapter10 역사 :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인간, 지식, 도덕, 행복, 종교, 세계, 자연, 제도, 사회, 역사.

이렇게 10개 분야가 철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다.

 

조금더 간추린다면 인간이 있고, 그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가 있는데, 그 세계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표준이 바로 진리다. 따라서 위의 10가지 범주를 간추린다면, 인간, 진리, 세계가 될 것이다.

 

그러한 범주를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읽으면, 철학의 기본이 잡히게 된다.

철학의 기본이란 견지에서 철학을 생각하며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게 만드는,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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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 -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야마가미 야스오 지음, 김진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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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책 제목을 살펴보자.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맞다. 음악은 모르겠는데, 그림은 알고 보아야 한다. 알고 보아야 그림의 내용이 이해되고 따라서 흥미가 생긴다. 예컨대 서양 사람, 우리나라 <흥부전>을 모르는 사람이 화초장 들고 내를 건너가는 놀부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본다면 어떨까?

그 외국 사람에게 그 그림은 그저 하나의 조선 사람을 그린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흥부전>을 알고 있다면, 그래서 놀부가 지금 지고 가는 가구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 그 그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림의 그 장면에 이어 어떤 장면이 등장할 것인지 기대가 되어서 그 그림은 아주 흥미로운 화제(畫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보자, 그런 그림들이 등장한다.

 

1장 신들의 막장극 그리스 신화그림

2장 스케일이 너무 큰 구약성서그림

3장 예수는 슈퍼스타! ‘신약성서그림

4장 피를 피로 씻는 암흑의 왕실 역사그림

5장 수수해 보이지만 가슴 뜨거워지는 근대 도시 생활그림

6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논란을 일으키다? ‘인상파그림

7장 피를 피로 씻는 암흑의 왕실 역사그림

 

신화를 소재로 하는 그림들

성경, 구약과 신약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

그리고 유럽의 왕실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

 

이런 것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은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 내용을 알고, 보아야 한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이야기 들려준다.

 

예컨대 64쪽의 <수태고지>를 살펴보자.


두 명의 여인이 좌와 우에 앉아있다. 왼쪽에 있는 여인은 등에 날개가 달려있으니, 분명 천사다. 우리나라에서 천사(선녀)는 날개 대신 선녀 옷을 입고 있는데 반하여 서양에서 천사는 날개가 달려있다. 그러니 분명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어떤 여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것이다. 그 공손한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그 천사 앞에 있는 여인은 고귀한 여성임에 틀림이 없다.



누굴까?


그렇게 시작되는 궁금증이 이 그림에 대한 흥미를 일으킨다.

이 그림은 신약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으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 장차 마리아가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러 온 장면이다.

제목은 그래서 <수태고지>, 수태(受胎)될 것임을 알려주러 왔다(고지, 告知)는 의미이다.

 

이렇게 여기 실린 그림마다 그 속에 사연이 있는데, 그 사연을 저자는 그림으로 그려 설명해주고 있다.

 

그림에 얽힌 이야기는 없을까?

 

그렇다면 그런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 말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는 없을까?

있다. 여기 뭉크가 그린 <절규>를 살펴보자.

이 그림은 그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사람 한 명이 무언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 그림에 대한 반응을 먼저 보여준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네.... 뒤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그렇다. 이 그림에는 단지 앞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람, 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뒤에 두 사람이 보인다. 그들은 누구일까?

거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서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만화로, 그러니까 그림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뭉크는 이 그림에 대해 일기에 이렇게 기록을 남겼습니다.

나는 두 친구와 다리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이 피처럼 붉게 변했다, 친구는 계속 걸었지만 나는 걸음을 멈춘 채 불안에 떨여 서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을 꿰뚫는 끝없는 절규를 들었다.

 

그래서 <절규>라는 그림의 화폭 속 이야기와 그 뒤에 보이지 않은 이야기까지 독자들은 듣게 된다. 그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림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도움을 받아야 그림을 제대로 보고 읽을 수 있다.

 

우리 곁에는 그림들이 많이 보인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정말 훌륭한 그림이 많이 있는데도 혹시 우리가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찾지 못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보면, 적어도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림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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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 통합사회의 필수 ‘지리’가 알려 주는 세계 경제와 정치, 역사, 문화 그리고 분쟁!
한병관 외 지음 / 팜파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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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지리 교과서 속 세계 분쟁 이야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참으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먼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쟁 지역을 알아두자. 무슨 일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살펴보자.

 

chapter 1. 풍요의 땅, 우크라이나는 왜 전쟁터가 되었을까?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러시아 - 크림반도

 

chapter 2. 21세기, 물의 전쟁이 시작되다 국제 하천 분쟁

나일강 -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메콩강 중국, 태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chapter 3. 무기 없이 싸운다! 국제 무역 분쟁

아편 전쟁 영국, 중국

미중 무역 전쟁 관세

한일 무역 분쟁 소재와 부품 수출입 문제

 

chapter 4. ’하나의 중국을 위해 침묵을 강요받는 사람들 중국과 소수 민족의 분쟁

신장과 티베트, 그리고 중국

 

chapter 5. 천연자원은 어쩌다 축복이 아닌 저주의 산물이 되었나? 콩고 민주 공화국의 자원 분쟁


이 항목에서 알아두어야 할 개념, 사건의 원인 등 살펴볼 게 많다.

분쟁 광물 : 아프리카 10개국 분쟁 지역에서 생산되는 콜탄을 비롯한 금, 텅스텐, 주석 등을 분쟁 광물이라 한다. (91)

책임 광물 : 분쟁 지역 밖에서 생산된 광물이라 할지라도 아동학대, 강제 노동 같은 인권문제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광물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 (93)

천연자원의 저주 : 천연 자원이 오히려 많아서 분쟁과 빈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콩고이며, 그 반대의 경우는 보츠나와에서 찾아볼 수 있다.

 

chapter 6. 프랑스는 왜 무슬림이 많고, 테러도 자주 일어날까?

프랑스를 덮친 종교 분쟁- 프랑스

 

chapter 7. 불난 지구에 부채질하고 싶은 나라들 북극해 분쟁

 

chapter 8. 산악 민족, 쿠르드족이 세계를 떠돌게 된 사연은? 중동의 집시, 쿠르드족 분쟁

 

chapter 9. 분쟁의 스테디셀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영토와 종교가 얽매인 중동 분쟁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그들의 분쟁 원인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영토 분쟁, 종교 분쟁 그리고 민족 분쟁인지, 아니면 그 셋 모두가 원인인지?

그래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분쟁의 스테디셀러라 하겠다. (155)

영원히 끝나지 않는 분쟁,

 

chapter 10. 유럽에서 부는 독립의 바람

유럽의 분리 독립 분쟁-

영국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잉글랜드.

스페인 카탈루나.

이탈리아 이탈리아 북부 (파다니아), 이탈리아 남부

 

그래서 이런 일이 생겼다. - 끝없는 분쟁

 

필자는 이런 분쟁들의 원인을 각 건마다 분석하고 있는데, 그 중 제일 가는 이유가 바로 지리적 요건 때문이다. 예컨대, <21세기, 물의 전쟁이 시작되다 국제 하천 분쟁>에서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이렇게 세 나라가 나일강을 둘러싸고 분쟁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리적 이유가 가장 큰 이유가 될 수밖에 없다.

 

나일강은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하여 수단을 거쳐 이집트를 통해 지중해로 빠져나간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세 개 나라가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나일강 하면 이집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세 개의 나라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 이 책으로 알게 된다.





 

그런 분쟁, 우리와 상관 있다, 없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대체 우리가 그런 분쟁, 남의 일처럼 보이는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그것은 그런 사건들이 남의 일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사건들이다.

예를 들자면, 무역 분쟁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가 중국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아편 전쟁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고 있는데, 그건 단지 과거 남의 역사로만 끝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그 <chapter 3. 무기 없이 싸운다! 국제 무역 분쟁> 항목에서 과거 중국과 영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일어난 아편 전쟁을 다루고 있는데, 이어서 <관세 미국, 중국>전쟁을 다루고 있고 또한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무역 분쟁도 다루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무역 분쟁은 끝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것들이니, 이런 분쟁이 강건너 등불이 아닌 것이고,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특히나 요즘은 세계화 시대가 아닌가. 세계화의 역설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는 모두 함께 전쟁을 겪는다. (27)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와 상관없는 전쟁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남의 일이라고 그저 강건너 불 구경하듯이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십대를 위한.....>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 책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 인류 역사를 알기 위해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왜냐면,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을 이해하려면, 이 정도는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날 뉴스에서 세계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이 빠진 적이 있던가. 해서 우리는 이 책을 꼭 읽고 그런 상황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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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맛집 도문대작 - 내란수괴 이이첨과 허균의 왕 만들기
임요희 지음 / 세상의아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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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맛집 도문대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 <도문대작>이란?

 

도문(屠門)은 푸줏간.

대작(大嚼)크게 쩝쩝거린다는 뜻이다. (12)

 

<도문대작>은 허균이 쓴 책이름이다.


허균이 <성수시화>를 지었고, 시문집 <성소부부고> 26권을 탈고했다,

<성소부부고> 맨 마지막 권이 음식 품평책인 <도문대작>이다. (121)

 

여기에서는 허균이 개설한 주막집 옥호로 사용된다. 즉 음식점 이름이 도문대작이다.

이 책은 그 주막, 도문대작을 무대로 하여 벌어지는 역사 팩션이다.

주인공은 일단 허균.

 

역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일인데,

 

줄거리 속에서 과연 어느 게 역사적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작가가 상상으로 원래의 사실에 덧붙인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건, 그래서 확인해 보았다.

 

허균이 전시 대독관으로 시험 부정과 연루해 함열로 귀양을 갔다. (120)

 

이에 대하여는 이런 역사적 기록이 보인다.

[161010월 전시(殿試)의 대독관(對讀官)으로서 과거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형 허성의 셋째 아들 허보(許寶)와 셋째 딸의 남편 박홍도(朴弘道)를 합격시켰다는 혐의로 사헌부가 탄핵했다.]

 

허균이 도승지 벼슬을 했는가? (133)

 

이건 사실이 아니다. 허균이 도승지로 일했다는 것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의 역할을 부풀리기 위해 도승지 벼슬을 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이 옥에서 자결했다. (155, 173)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은 1612(광해군 4) 겨울에 능창군으로 진봉되었다.

어려서부터 지혜로웠고 독서를 좋아했으며 외모도 훤칠하게 잘 생겼고 무술에 뛰어나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는 등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다고 하는데 그래서 붙은 별칭이 '현공자(賢公子)'였다.

능창군도 역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이라는 누명을 씌어 잡혀와 창덕궁 인정문 뜰에서 광해군에게 직접 심문을 받았고, 이후 잠시 옥에 갇혔다가 강화도 교동군으로 귀양을 떠났는데, 거기에서의 생활이 혹독했다. 결국은 견디지 못한 능창군은 16151117일 유배지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나이는 겨우 17.] (나무위키)

 

이렇게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사건이 결합하여 이 소설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작가의 상상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심을 갖고 읽으면, 재미있는 소설이다.

 

등장인물은?

 

허균, 허준, 이이첨, 광해

능양군 후에 인조가 되는, 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의 손자. (104)

능창군 – 귀향지에서 자살

강변칠우 박응서, 서양갑, 심우영, 이경준, 박치인, 박치의, 김명손.

그밖에도 윤선도, 김성립 등이 등장하는데, 주요 줄거리와는 관련이 없다.


여기까지가 역사상의 실존인물이고, 그밖에 작가가 만들어 투입한 가상의 인물들이 또한 많이 나온다.

 

서양 문화가 그 때에 소개되었나?

 

메뉴판은 만유판으로 등장한다. (13)

 

도문대작에서 음식을 주문받으면서 만유판를 보여준다.


여기 만유판이 있으니 이 중에서 골라보시지요.

메뉴판? 그것이 무엇이요?

메뉴판이 아니고 만유판(萬有板)입니다. 만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여기에 쇼생크 탈출도 등장한다.

 

저 서역 너머에 소생구(甦生口)라고 하는 감옥이 있었다.

그곳에 갇혀 있던 자가 열자나 되는 벽에 구멍을 내고 구멍을 내어 탈출에 성공하니 중국에까지 소문이 났다. (72)

 

그 다음에 이런 이야기, 소개하는 데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잉글랜드라 하는 섬나라가 있는데, 그것 튜터 왕조에 에드워드 6세라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192)

 

이런 일을 꾸미는 주인공 허균이 그렇게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광해에게 들려주며, 잠시동안 왕이 도문대작에 숨어 거처하고, 궁에는 왕의 대역으로 다른 사람을 보내는 계책을 제안하자, 광해는 그대로 따라한다,


여기에서 문득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떠오른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 왕을 만드는 남자>

 

이 소설의 주요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설정을 작가가 가져와서 마음껏 상상을 펼치고 있다.

 

광해는 허균의 계획에 따라 궁을 떠나 <도문대작>에 몸을 숨긴다.

거기에서 몸소 일반 백성들의 삶을 보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 궁안에서의 왕의 삶과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를 깨닫게 되고, 그런 깨달음에 따른 정치 개혁을 하나씩 시행해나간다.

 

즉 궁밖에 있으면서 왕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궁안에서는 다른 사람이 광해 대신 왕이 되어 개혁적 조치를 해나간다는 설정, 그리고... 이하는 생략.


다시, 이 책은?

 

우리가 바라는 왕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현재로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작가는 조선 시대 광해군의 시대를 빌려서, 현대의 리더상을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실제 역사와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다시 현대로 끌고와서 우리의 바람을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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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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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르트르를 만나다라는 책이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사르트르를 만났다.

만나서 그를 알게 되었다.

 

사르트르, 전에는 모르던 사람이다. 알지 못하던 철학자다.

뭐 알기는 했다. 이런 정도로.

시몬 드 보부아르와 계약결혼을 했다든가, 그가 했다는 유명한 말 몇 마디 듣기는 했다.

가령 인간은 내던져진 존재, 말도 어렵지 피투(被投)라니. 그리고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 하여튼 어렵고 그저 안개 속에 있는 듯, 그것도 저 멀리에 보일락말락했던 철학자였는데, 이 책으로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그간 들었던, 그래서 알고 있었던 것들보다 더 정확한 그의 모습과 발언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저자는 그 어려운 철학, 그 중에서도 더 어려운 사르트르를 아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내가 사르트르를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것은 저자의 바탕에는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철학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역사, 다른 인물, 이슈, 시사 문제, 사회 문화

그래서 저자는 철학을 쉬운 말로, 일상적인 표현으로, 현대적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문학, 음악, 영화 등을 통해서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15)



 

저자의 이런 다짐대로 이 책에는 사르트르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관련된 소설, , 음악과 영화 등 수많은 장치가 녹아들어 있다. 해서 사르트르에 올라가는 등산길이 재미있고, 즐겁기만 하다.

 

이런 것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래서 사르트르에 대하여 제법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것들.

 

사르트르는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다는데, 이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은 남한의 북침으로 발발했다는 프랑스 공산당의 거짓 주장에 속아 한동안 북한을 두둔했던 사르트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지. (50)


부조리란?

지금까지 부조리라는 말을 문자적 의미, 이치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리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말에 철학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조리란 세상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38)

 

그런 설명을 듣자, 이게 뭐지 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그 문장을 새겨보게 되었고, 결국 위키백과의 도움을 받아, 이런 개념인 것을 알게 되었다.

 

[부조리 不條理 absurdism) 위키백과

부조리(不條理, 영어: absurdism)는 불합리·배리(背理모순·불가해(不可解) 등을 뜻하는 단어로서, 철학에서는 '의미를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을 뜻한다.

원래는 조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논리적 의미만을 표시하는 말이었으나, 합리주의 철학의 한계 속에서 등장한 실존주의 철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용어가 되었다. 알베르 카뮈는 부조리라는 개념을 철학적으로 의미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런 설명도 의미있다.


사르트르는 흡연자였다. 그는 평생 담배를 끊으려고 노력했다.

그가 흡연과 관련해서 한 말에 이런 말이 있다.

흡연은 전유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이다. (203)

 

이런 말 읽었으면, 예전같았으면 두말할 필요없이 패스했다.

, 멋진 말이구먼, 흡연은 전유적이라..... 멋져!

그랬을 것을 이번에는 달랐다. 그 말을 설명한 것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이었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청년 p와 신사와의 대화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네요.

(흡사, 나의 경우를 말하는 듯하다. 해서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된다.)

: 사르트르는 담배를 파괴적인 행위라고 말하고 있어. 그 파괴적인 행위를 통해 담배를 소유한다고 봤지

: 담배를 소유한다고요?

: 그의 말은 단지 담배 한 갑을 주머니에 갖고 있다는 의미가 아냐.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소유의 본질, 즉 모든 소유 욕망의 동기를 가장 추상적인 형태로 보여준다고 봤어. 담배 연기가 코를 타고 폐로 들어가 분해(파괴)되면서 내 몸의 일부가 되는 거야. 이를 사르트르는 결정화라고 불렀지. (205)

 

내가 담배를 피운다면 이 말이 더 잘 이해되었겠지만, 피우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결정화라는 용어도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게 바로 담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철학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철학자들의 철저한 직업의식(?) 아닐까.

하여튼,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나로 하여금 사르트르를 친근하게 만나도록 한 것이다.

 

특이한 이 책의 서술 구조

 

저자는 사르트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특이한 서술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 대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처럼 사르트르를 모르는 사람 (청년 P)와 사르트르를 잘 아는 신사를 배치하여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앞서 인용하면서 소개한 바와 같다.

 

해서 나같은 사람은 청년 p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나의 마음을 거기에 담아놓고, 말한 다음에 신사가 뭐라 대답하는지를 고대하면서 읽게 되는 것이다.

 

그 대화중에 앞에, 앞에 소개한 것처럼 소설, 음악, 영화 등을 인용하면서 설명의 도구로 사용하니,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사르트르의 발언중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저자는 이를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아고의 이간질에 빠져 아내 데스데모나를 오해한 오셀로와 비슷하지. 결국 오셀로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하고 말잖아.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사르트르의 말을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멋대로 심판하지 말라는 거야. (247)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는 눈으로 신체를 제일 먼저 훑지. 몸을 바라보는 거야. 사르트르는 이렇게 신체les corps를 바라보는 시선이 타자를 소유하도록 이끈다고 말했어. 그다음 우리는 시선으로 타자를 흡수하지. ‘, 이 사람은 이렇고 이런 사람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고 저런 사람이구나.’ 

그걸 두고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어. “타자의 시선이 세상을 통과하여 나에게 엄습한다라고. (95-96)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로 이 말이다.

 

소수의 전문가만 전유(專有)해온 지식의 무게감을 최소화한다. (15)

 

그래서인지 사르트르에게 다가가는 내 발걸음이 무척 가벼워졌다.

사르트르, 이제는 더 더 알고 싶은 철학자가 되었다.

이런 가르침도 이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족 : 사르트르의 가르침 사르트르 어록

 

나는 존재하도록 던져졌다.”

혼자 있을 때 외롭다면 나쁜 친구만 사귀고 있는 것이다.”

타인은 지옥이다.”

말은 장전된 총이다.”

타자의 시선이 나를 엄습한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 또한 선택이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간은 날마다 발명되어야 한다.”

불통은 모든 폭력의 근원이다.”

흡연은 파괴적인 소유 행위다.”

우리는 자유를 그만둘 자유가 없다.”

죽은 자로 있는 것은 산 자의 먹잇감이 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판단하지 마라.”

신은 인간의 고독이다.”

참여는 행동이지 말이 아니다.”

 

이상 인용한 글은 모두 사르트르의 가르침이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다. 저자는 그런 가르침을 독자들이 잘 이해하도록 청년 P와 신사의 대화를 통해 그 뜻을 헤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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