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동양 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지도로 읽는 세계사.
이 책의 제목이다. 지도로 세계사를 읽는다니? 그게 무슨 말?
그런데 앞의 몇 페이지를 읽다보니, 그 말이 이해가 된다. 그것도 아주 충분하게.
충분하게 이해가 된다. 그렇다. 역사를 알려면 지리를 알아야 한다. 따라서 지도를 옆에 두고 역사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지도는 그저 참고로, 몇 장 그것도 아주 작게 된 지도를 그냥 시늉으로 실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시작이 지리다.
지리를 이야기하면서 역사를 설명한다. 이런 식이다.
중국의 지리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이 ‘강’이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평원을 가진 데다, 한족은 그 평원을 기반으로 가장 부유한 역사를 누렸기에 강이 지닌 역사적, 지리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강만 제대로 알아도 중국 지리와 지도 절반은 이해할 수 있다. (17쪽)
이게 역사를 설명하는 기본이 된다.
그렇게 시작한 중국의 역사, 그러면 더 알아보자. 지리와 관련하여 설명되고 있다.
중국의 강은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중국 본토의 3대 강 – 하(河), 수(水), 강(江)
하(河), 황하(黃河) 황허
수(水), 회수(淮水) 화이수이, 화이허강
강(江) 장강(長江) 창장, 양쯔강
황하(黃河) 의 황(黃)자가 갖는 의미 (18쪽)
황제(黃帝) - 중국 건국 신화에서 중국 땅을 처음 통일한 군주이자 문명의 창시자
황제(皇帝)와 다른 황자를 쓴다.
황천 (黃泉) 중국 문명에서 사후 세계를 일컫는 말
황포(黃袍) 중국의 군주가 입는 옷인 곤룡포
자, 그렇게 강에서 중국의 역사가 시작되는데, 본격적으로 역사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이런 문화적 배경이 등장한다. 중국의 차문화가 발달한 이유가 드러난다.
황하(黃河)는 말 그대로 누런 강이다. 누런 강에서 식수를 해결해야 했던 한족은 자연스레 물을 끓여먹기 시작했고, 그 덕에 중국은 차 문화가 발달했다. (19쪽)
그럼 그런 황하는 중국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북중국 지역의 지형이나 기후는 사실상 반사막이라 할 정도로 건조하지만 황하 덕분에 문명의 요람이 되었다. (19쪽)
그래서 이제 중국의 문명을 비롯한 4대 문명이 지도로 드러나게 된다.
그간 4대 문명에 대해 많은 자료를 읽어왔는데, 대부분은 글로 설명하는데 그치고 그 문명의 근본이 되는 강의 존재를 그리 강조하지 않았던 듯하다. (나의 기억에 의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제 이 책으로 중국의 황허 문명을 살펴보자.
지도 2개를 여기 올린다. 강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강 주변에는 무엇이 있을까?
강의 근처에 보이는 초록색, 바로 평야다.


황허를 황색으로 물들인 황토는 영양분도 풍부하고 통기성, 투수성도 우수해서 물만 잘 다스리면 비옥한 논밭을 일굴 수 있었다. (19쪽)
그렇게 시작한 문명은 그 뒤로 중국의 길고 긴 역사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집트의 나일강도 빼놓을 수 없다.
이집트 문명에서 나일 강의 나일은 그 자체로 강이라는 의미다. (19쪽)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 인더스 문명이다.
높은 산이 있으면 거기엔 반드시 강이 생기게 마련이다. 인더스 문명이 바로 그런 곳에서 생겨났다. 여기 이 지역에는 강이 세 개가 흐르고 있다.
인더스 강 갠지스 강, 브라마푸트라 강
인더스 강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인더스 문명의 발원지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곳이 당연히 인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인더스 강은 고대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로, 지금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흐른다.
또 갠지스 강은 어떤가? 어떤 경우에는 인더스 문명에 갠지스 강을 포함하기도 한다.
갠지스 강은 인도에 있다.
인도인의 젖줄인 갠지스강은 정신적인 고향이나 다름없다. 인도인들은 갠지스 강에서 목욕도 하고,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화장해 갠지스 강에 뿌려주기도 한다.
얼마 전에 연예인인 기안 84가 그곳을 방문해서 TV 프로그램을 통해 갠지스 강의 의미를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인도인의 정신적 고향이기 때문이라는 것, 확실하게 알게 된다.
그런데 이제 그 강들의 주변을 지도로 살펴보자.

이곳은 남아시아 최고의 곡창지대다. 갠지스 강 중류에 힌두스탄 평원이 있는데, 이 지역의 우타르프라데시주에 2억 3천만명이 살고 있다. (148쪽)
과연 지도는 그 주변이 곡창지대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중국에게 대만이란?
이 책을 읽다가, 이런 시대에 맞춘 통찰도 듣게 된다.
중국과 바다(6쪽)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바로 요즈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느냐 않느냐 첨예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양안문제에 그 역사적 참고가 되는 것이 있을까?
중국이 대만을 차지하려는 이유에는 바로 그 지정학적 이유가 있다.
중국은 과거에 바다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서구 열강이 침략하기 시작한 19세기 이후로 바다는 중국에게 가장 심각한 아킬레스 건이 되었다.
그후 대만 정부가 서고, 미국이 대만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중국의 바다 콤플렉스는 더 심해졌다. (6쪽) 그게 바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서구 열강이 열린 바다를 통해 침략을 했던 역사적 사실, 그게 중국에게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역사적 사실인 것이다.
백 마디 말보다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지도다.
그렇게 몇 개의 사례에서 알게 된 것처럼, 지도를 읽으니 역사의 경과 과정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 그게 지도로 확실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살펴보는 동양의 역사.
이 책에는 중국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지도로 읽어보는 세계사.
지도를 보니, 세계 역사가 뚜렷하게 보인다.그래서 이제 역사는 내게 다시 쓰여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