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지키는 나라 -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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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지키는 나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국민이 지키는 나라라니?

그게 맞는가?
보통의 경우, 그 말은 이렇게 하는 게 정상이다.

국민을 지키는 나라’, 그런데 국민이 지키는 나라라니?

국민이 나라를 지키는 경우는 언제일까?

 

바로 이 책에 나온다. 그게 언제인지.

 

이 책의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이 보인다.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 심판 이야기.’

 

그러니 그 말 앞에 '국민'을 집어 넣어보자.

국민이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 심판 이야기다.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지만, 이 책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우리 국민은 2024123일부터 기억을 해야 한다. 그날로부터 시작해서 202544, 우리 귀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음성이 들리기까지, 싸웠다. 싸웠고, 또 싸웠고 또 싸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그 싸움의 시간이 얼마나 지난했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러기에 이 책의 내용을 하나하나 새겨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에 들어있는 기록은?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 17인과

국회 소추위원장이 밝히는 탄핵심판 참여 소회

윤석열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최종변론문 수록!]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 17

 

대리인단 17분의 이름을 알게 된다.

 

김진한 변호사, 이광범 변호사, 장순욱 변호사, 이금규 변호사, 성관정 변호사,

김현권 변호사, 김선휴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 서상범 변호사, 김남준 변호사

전형호 변호사, 황영민 변호사, 박혁 변호사, 이원재 변호사, 권영빈 변호사

송두환 변호사, 김이수 변호사

 

이 책에는 변호인단 17명이 변호를 맡아 했던 일들과 그일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기록한 다음에 각각 헌법재판소에서 행한 최후 변론문을 게재해 놓았다.

 

그 소회를 읽어보니, 그들의 노고가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다.

아니. 안다는 말은 언감생심이다. 어찌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그 경지를, 그 수고를 어찌 우리가 생각이나 할 수 있으리요?

그래서 우리는 다만 그들의 수고가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기록해 둘 것, 새겨둘 말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 (37)

-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초대 대통령,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이런 기록, 매스컴에서 보았지만, 다시 여기에 기록해 놓고 싶어진다.


전 국방부 장관 김용현의 증언. (55)

장순옥 변호사가 포고령이 집행가능성도 없고 실효성이 없다. 피청구인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라고 말하자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주무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필자인 이광범 변호사는 이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순간 사실상 끝난 거다. 공범 중에 하나가 자백했으니 윤석열 대통령은 형사적으로 공범이 된 것이다. (55)

 

무엇보다 내게 큰 상처를 남긴 건 다름아닌 같은 법을 공부한 법률가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생각이 이렇게나 다를 수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60)

 

이런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나라에 살면서 같은 사건을 두 눈으로 같이 보았으면서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안타깝게 생각한 적이 있었으니, 이 말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용서 없는 단죄를 확실하게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 신속, 완벽하게 진압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야 된다. 이번 탄핵재판은 끝이 아니라 그 과정의 일환일 뿐이다. 거대한 바다를 건너가는 길을 만드는 와중에 조그마한 디딤돌 하나 둔 셈이다. (62)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런 슬프고 말도 안 되는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단죄의 과정을 최대한 압축해 신속하고 확실하고 정교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63)

 

그가 하는 말은 내 용어대로 하자면 헌법의 언어가 아니고 독재자의 언어다. 독재자가 헌법을 참칭해서 헌법의 말을 갖다 씀으로서 정작 그 헌법의 주인인 국민을 모욕한 것이다. 헌법의 주인으로서 많은 국민들이 모욕받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국민들도 피청구인에게서 받은 모욕감을 씻고,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전원일치 탄핵인용 결정이 고마운 가장 큰 이유다. (87)

 

이 말에서 피청구인은 물론 윤석열이다. 그가 그렇게 황당한 일을 했다는 것이 이제 헌법재판소 판결로 증명이 된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다시 이 책의 제목을 상기해보자. 국민이 지키는 나라

마침 변호인단 중 한 명이 이런 말로 국민이 나라를 지킨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주었다.


계엄선포 당일부터 탄핵심판이 계속되는 내내 용감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힘을 보태주신 덕분에 우리 헌정질서를 지켜낼 수 있었다. 오늘 우리 민주헌정을 지키는 것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작동하는 우리 국민들의 살아 있는 민주의식, 살아 있는 헌법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계엄 당일 밤에 국민들이 보여주셨듯이 헌법을 만들고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다. 한마디로 그날 밤, 국민들이 살아 있는 헌법 정식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그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124)

 

이 책은 실록(實錄)이다. 탄핵의 법정에서 누구보다도 사건 심리의 현장에 가깝게 있었던 법률대리인단이 우리 국민과 같이 호흡하며, 국민과 함께 싸운 기록이며, 역사에 길이 남길 역사적 실록이다.

우리가 조선왕조의 역사를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읽어 알듯이 이 책에 들어있는 기록은 국민이라면 읽고 소장해야 한다. 요즘말로 하자면 소장각이다.

 

소장본에 보존한 글들, 이 안에 들어있는 변호인의 글들, 모두 돋을새김으로 우리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 변호인단의 마음이 곧 우리들의 마음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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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세계 - TV 드라마를 향한 애호와 탐구의 시간
드라마 연구회 지음 / 뉘앙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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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세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나라는 드라마의 왕국이다.

굳이 <오징어 게임>을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나라의 드라마가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도 굳이 말할 필요없다.

대신 이런 책에서처럼 우리 드라마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다 할 것이다.

 

그야말로 수상한 연구회(262)에 가입해서, 연구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여기 이 책은 그런 수상한 연구회에서 활동중인 분들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먼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필자들의 드라마 감상하는 그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많은 드라마를 어떻게 다 보고, 본 것만 해도 대단한 작업인데, 그 드라마 속에 있는 세계를 짚어내고, 분석해서 하나의 연구 결과보고서로 만들어내다니, 이 책을 만든 필진에게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들이 본 드라마 면면을 보니, 추억 속의 드라마도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본 드라마 제목도 보이는지라, 아무래도 그런 드라마를 다룬 부분을 얼른 먼저 읽기도 했다.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그 유명한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홍차와 마들렌효과다.

마들렌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먼 과거로 여행을 떠나듯이 생각이 흘러가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필자들이 언급하는 드라마 제목들이 줄줄이 나타나는데, 그 제목들이 독자들의 추억회로를 가동시키기 시작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예를 들면 의학 드라마다.

<종합병원>은 본 기억이 없지만 그 뒤로 나온 <허준>이라든가. 최근에 본 <중증외상센터>까지. 본 의학 드라마가 줄줄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왜 낭만인 것일까?

 

그중 이런 것도 있다, 열심히 챙겨본 드라마 중 <낭만닥터 김사부>가 있는데, 왜 '낭만'인 것일까, 궁금했었다.

그 제목을 알고, 그 드라마를 보긴 했지만 김사부 앞에 왜 낭만이라는 말이 붙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된다.

 

김사부에 의하면, 낭만이란 바로 왜 사는지, 무엇 때문애 사는지를 잊지 않는 것이었다. (150)

 

그렇게 듣고보니 그 드라마에서 김사부의 행동이 비로소 이해되는 것이다. , 그랬구나!

 

독자들은 어떤 점에서 이 책을 좋다할까?

 

일례로 <1부 시선 | 영상 매체의 양방향성과 외연 탈피 가능성 연구: 임성한 드라마를 중심으로>를 살펴보면, 그 글을 쓴 임영주에게 먼저 감탄을 하지 않고는 그 글을 읽을 수 없을 것이다.

 

임성한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그의 전 작품을 모두 다 보고, 그것들을 분석해낸다.

 

분석하는 내용은?

임성한은 1998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25년간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그 중 몇 편을 본 기억이 나는데 필자는 그의 작품을 이렇게 평한다.

 

임성한 드라마는 반복되는 양상을 띠는 것 같으면서도, 작품 내부에서 점진적인 진화를 수행해왔다. 초창기에는 통속극의 공식을 활용해 대중과 접속했고, 중기에는 신화적 요소와 여성 서사를 중심에 배치했으며, 후기에는 매체의 경계를 넘는 장르 실험을 통해 서사의 형태자체를 전복했다. 이 흐름은 단지 작가 개인의 특성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감각 구조와 미디어 환경의 변동을 적극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44)

 

막장인 줄만 알았는데, 임성한의 작품의 진행과정을 알게 되니, 그게 바로 우리 사회를 그대로 반영한 바로미터가 된다는 것, 그걸 알고 나니 막장에 대한 이해가 달라지는 것이다.

 

드라마가 진지해진다.

 

그래서 이제 이 책을 읽고 나니 드라마가 단지 소일거리, 킬링 타임이 아니게 되었다.

드라마는 세계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드라마 안에서 세계를 본다는 말이 맞다.

그 안에 세계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것이다.

 

특별하게 새겨볼 부분 - 사극에 관한 내용이다.

 

사극에 대한 부분은 필자가 독특하게 사극에서의 발성과 연관시켜 연구를 진행하는 바, 발성에 관한 내용도 의미있었다. 그중에서 역사와 사극에 관한 이런 기록은 밑줄 칠 만하다.

 

역사서마저 객관적인 사실을 절대적 기반으로 삼지만 역사가의 주관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에 무결하게 현실을 옮겨놓았다고는 볼 수 없지 않은가? 사극이란 역사적 사실의 단순 나열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사실과 허구의 터전 위에서 작가와 배우가 쌓고 부수기를 반복하는 대화다. 이를 통해 사극은 역사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것일 테다. (246) 

 

재미있는 이야기들,

 

<폭싹 속았수다> 라는 드라마의 제목을 외국어로는 어떻게 번역했을까?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인생에 어려움을 맞은 때를 의미하는 ‘When life gives you lemons’ 에서 레몬을 제주특산품인 귤로 변형했다.

 

영어권에서 ‘When life gives you lemons’ 뒤에는 ‘make lemonade’가 생략되어 있다,

삶이 준 어려움을 이용해 좋은 것을 만들어라는 경구다. (128)

 

이런 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번역가 홍한별은 번역에 대해 말하길, ‘타자의 언어와 나의 언어가 포개어지고 간섭이 일어날 때 아롱거리는 무늬가 언어에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는다.’ (130)

 

막장 드라마에서 연기자의 연기는?

 

막장 드라마는 의외로 배우에게 굉장한 연기력을 요하는 장르다. (139쪽)

배우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황당한 전개와 밑도 끝도 없는 분노, 소리 지르기, 몸싸움을 매번 하면서도 어떻게든 시청자에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낭만이라는 우리 말은?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끼가 로망이라는 말을 음역하면서 물결 랑()’흩어질 만()’이라는 한자어를 사용한 것을 다시 한국식으로 읽으면서 생겨난 단어다. (150)

 

다시, 이 책은?

 

이야기 거리가 풍성하다. 넘쳐난다.

어느 챕터를 열어도 그 안에 이야기가 지천이다.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가 요일 가리지 않고 펼쳐지는 것처럼 끊이질 않는다.

해서 독자들은 읽으면서 드라마의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또 들어가 본 것들을 가지고 다시 드라마를 본다면, 드라마가 이제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그 누가 한 말인지, 이 책을 읽고 드라마를 다시 보게된 독자의 모습을 묘사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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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형사 : chapter 2. 마트료시카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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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형사 chapter 2. 마트료시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실제 상황이다. 일어난 사건들이다.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이다.

그만큼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건, 승일 그룹 사기단 - 러시아 보물선 사기 사건

 

일단 이런 이야기로 시작한다.

러일전쟁 당시에 러시아 군함 표토르호가 침몰되었는데 그 배에 물경 100조 원 규모의 금괴가 실려있었다는 것이다. 그 금괴를 인양할 수 있다면?

그런 전설적인 이야기가 돌고 돌아 어느덧 사실로 전해지고, 그 것을 사기꾼들은 이용한다.

물론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문제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사기꾼들이 똘똘 뭉쳐 사기극을 벌인다.

 

사기극의 끝에는 사기꾼들은 사라지고 피해자와 피해금액만 남는다.

760억에 피해자 수는 1, 360.

그리고 심지연 아나운서가 사기 결혼으로 당한 피해액은 40. (180)

 

이런 사건을 중심으로 이 책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진다.


전반부는 승일 그룹을 조직하여 사기를 치는 사기단의 행적이 자세하게 서술이 되고

후반부는 그들이 야반도주하자 피해자들은 그제야 자기들이 사기를 당한 줄 알고 경찰에 신고, 사건의 흑막이 드러나는 과정을 담았다.

 

전반부인 사기 치는 자들의 행동은 그야말로 치밀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다. 당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사기단을 의심하지 않는다. 해서 사기 행각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다, 그들이 사무실에서 사라진 다음에야 그걸 알게 된다.

 

그런데 후반부 경찰에서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일사천리가 아니다. 지지부진 일색이다

.

그렇게 일사천리와 지지부진으로 대비가 되면서 강남 형사 chapter 2 마트료시카는 진행이 된다.

 

해서 독자의 관심은 두 갈래로 향한다.

 

먼저는 사기꾼들에게 어떻게 당하는가. 당하는 자들이 무식꾼이거나 사회 물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닌데도, 그야말로 눈뜨고 당하는 것이다.

해서 독자들은 그들을 통해 배운다. 그들의 행동을 반면교사로 여기면서 읽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우리나라 경찰들의 활약상을 기대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않다는 것을 또한 알게 된다. 범인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진 놈 곁에 있다가 벼락맞는다더니

 

이 책에서 감정이입이 되는 사람이 있을까? 경찰관 말고 말이다.

아무래도 나진우가 아닐까?

 

나진우,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호감형의 남자.

인터넷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승일 그룹 홍보실장을 맡는다.

러시아 보물선 탐사에 의문을 갖게 되고..... 결국 회사를 떠난다.

그리고 ....

 

그렇게 진우가 회사를 떠난 후에 사기꾼들은 한탕 거하게 사기를 친 뒤 사라지는데, 그렇다면 나진우에게는 어떤 책임이 돌아올까? 어쨌든 범죄 조직에 있긴 했으니 그에게도 책임이 없다할 수 없으니.......

 

그렇게 그 뒤의 행적이 궁금해지는 인물이다.‘

또 있다. 승일그룹의 법무팀장인 한혜수, 여성이다.

그녀 역시 승입그룹의 마수에 끌려들어가 조직에 몸 담았던 사람이다.

그러면 그녀 역시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인데, 그 뒤 행적은?

 

수사중인 경찰에게 응원을!

 

경찰에게 사기꾼들이 남긴 단서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텅빈 사무실에 버려진 집기들.

그런 상태에서 과연 사기꾼들을 잡을 수 있을까?

 

이 장면에서 독자들은 그런 사무실을 발견한 경찰들과 같이 그 자리에 서서 수사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속수무책임을 그래서 그 분노를 같이 느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한줄기 실낱같은 구원의 희망이 보인다.

우리의 주인공 박동금 형사가 사진 한 장을 발견한 것이다.

사기꾼들은 투자 설명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거기 등장하는 8명의 인물들.

그 사진을 손에 들고 드디어 수사를 개시한다,

 

이 장면에서 독자들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행진곡이 울리는 출정식을 머릿속에서 경험할지 모른다. 그래서 수사는 진행되고.....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독자들은 마치 영화를 한 편 보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전반부는 범죄가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저런 짓거리가 언젠가는 파국을 맞이할 것인데, 하는 조마조마한 감정이 이어지다가 마침내 텅빈 사무실에 서게 되면, , 이제 영화는 지금부터야, 하면서 경찰의 등장을 기대하며 돌연 활기를 띠게 되는 영화. 그런 영화를 보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사건 진행을 아주 드라이하게 서술한다.

독자들을 범죄의 세계로 인도하면서, 거기에 빠져들어가는 어리석은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드디어 대단원! 그러니 이 책은 한번 손에 잡으면 그 결론을 맞이할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전말을 알게 될 때까지 달리지 않고는 못배기는 그런 소설이다.

모쪼록, 우리 주인공 박동금 형사를 비롯한 경찰 제위 여러분,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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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 시공을 넘어 공명하는 영혼의 행방
에노모토 마사키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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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세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일본의 영화 감독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

그를 수식하는 말은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나 이 말처럼 그를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색과 빛의 마술사.

해서 그의 작품은 줄거리도 좋지만, 화면 하나 하나가 매력적이다.

해서 그의 작품에는 이런 말이 제격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

 

그의 영화를 본 사람은 그 말에 100% 찬성할 것이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에 첫 번째, 두 번째 보았을 때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 무언가가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몇 번이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화면에 반해서 보고 또 보고

화면에 반해서 보다가 줄거리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니 또 보고, 또 보게 되는 게

바로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애니메이션 영화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거쳐, 신카이 마코토.

이렇게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은 깊어만 간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특이하게도 그는 자신이 감독한 작품을 직접 소설로 쓰기도 한다.

초속 5센티미터,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가 그것들이다.

 

이 책에서 알게 된 것들

 

그 밖에도 그는 광고 영상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크로스로드> (2014)가 있다.

이 책 294쪽에서부터 저자는 신카이가 제작한 광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크로스로드>15, 30초의 광고버전 말고도 약 2분짜리 풀 버전이 존재한다.

현재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fuGMhUr2do

 

자세한 내용을 책에서 읽어보시라.

그중 이 장면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계절이 흘러 수험 시즌이 되고 둘은 같은 시험장에서 시험을 친다. (수험생이 일제히 문제지를 펼치는 장면은 압권이다.) (295)



 

그래서 압권인 장면 캡쳐해 보았다.

아무래도 정지화면으로 보기에는 아까운 장면이니 직접 동영상으로 확인하시라.

 

이 책은 신카이 마코토의 <입문서>이며, 동시에 <완전 정복>

 

이 책은,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하나 하나를 철저하게 분석해놓고 있다.

그래서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완전정복서이기도 하다.

 

혹시 신카이를 처음 만나는 독자라면, 일단 그의 작품 몇 편을 보고 이 책 읽기를 권한다.

이 책만 읽어서는 그의 작품들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날씨의 아이>를 살펴보자. (이 책 364쪽에서 397)

 

주인공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가출한 소년 모리시마 호타카, 맑음 소녀 히나.

그 두 주인공이 만나는 데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영화의 줄거리와 전개되는 상황을 먼저 영화로 확인하고 이 책을 읽으면 그 영화가 선명하게 머릿속에 각인이 될 것이다.


왜냐면, 이 부분은 저자가 신카이를 인터뷰 하면서 영화 전체를 조감해주기 때문이다.

제작 단계부터 시작하여 줄거리는 물론, 그 이야기가 기초하고 있는 일본의 문화까지 설명하고 있기에, 영화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지고,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그 두 소년 소녀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중에 한 신카이의 발언이다.

 

언제까지나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있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나는 이렇게 변하고 싶다, 이런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모두 절실하게 품고 있을 겁니다. 그걸 이루는 방법은 타인과의 교류밖에 없겠죠. 나 혼자 인생을 바꾸는 일은 어렵습니다. (374)

 

그렇고 그런 말이라고 치부하면 안된다

그 두 사람의 만남을 이처럼 간단하게 그리고 명징하게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그 말이 우리들이 살아온 인생의 어느 한 부분, 누군가와의 만남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그래서 저자는 인터뷰하면서 해당 질문을 이런 말로 시작한다.

 

제 인생을 돌이켜 봐도 타자와의 만남은 인생에서 가장 크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373)

 

다시, 이 책은?

 

앞서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

 

그 말을 이렇게 수정하고 싶다.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는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가 아니다.

 

도저히 한 번만 볼래야 볼 수가 없다. 보고 보아도, 여전히 보고 싶어진다.

 

게다가 이 책을 읽었으니,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전부를 하나 하나, 책에서 본 것들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는 줄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화면 한 장면 장면을 살펴보면서, 신카이 마코토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한 번만 볼래야 한 번만 볼 수가 없다. 대체 몇 번이나 보게 될까, 그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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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 - 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
로버트 필립 지음, 이석호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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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역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역사책을 읽으면서,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얻는 기쁨이 쏠쏠하다.

 

첫째, 알고 있던 사건이나 인물을 만나는 기쁨

둘째, 알고 있기는 했지만, 자세한 내용 거기에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는 기쁨

셋째, 모르고 있던 사건이나 인물을 새롭게 만나는 기쁨.

 

이렇게 읽으면, 내가 그 분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를 알 수 있고, 또한 몰랐던 점을 알게 되어, 그 분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음악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중심으로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 흥미로운 일이고 또한 내가 몰랐던 것, 또는 알았더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거리가 생긴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기쁜 일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역사책과는 결이 다르다.

 

뭐가 다를까? 그게 이 책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역사 하면 대개는 시간 순이나, 사건 별로 기록을 하는데 비하여 이 책에서 음악 역사를 다루면서 그런 기존의 역사 서술방법을 따르지 않는다.

 

기존의 음악 역사서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대부분의 음악 역사는 이런 식이다.

 

바로크 시대

고전주의 시대

낭만주의 시대

국민주의 음악

현대 음악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 한 가지 주제를 통하여 시대와 지역을 넘어, 음악과 관련하여 기록할 사항을 망라하여 살펴보는 방법으로 음악의 역사를 횡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그건 목차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28 가정에서, 해외에서 연주하는 여인들

29 청중 찾기

30 조국을 찾고픈 갈망

 

각 항목의 타이틀을 보면, 그 안에 역사가 들어있긴 한데 기존의 역사 서술과는 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가? 물론 그것도 음악의 역사 안에 들어있지만 서술 방법이 다른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역사 서술에 있어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역사책을 읽으면서 체크했던 것처럼 다음 세 가지 면을 주의해서 읽어보았다.

 

이런 정보는 그간 클래식을 공부하면서, 듣지 못한 정보라서 귀하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점을 둔 피아노 제작사가 서른 곳을 헤아렸다. (259)

 

러시아의 에카테리나 여제는 1774년 런던 제작사에서 주문한 피아노를 받아 사용했다.

(259)

 

악기가 쓸모 있으려면 악보가 필수였다. 그래서 음악가들은?

하이든은 가정용 음악 시장을 노리고 피아노 4중주를 썼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비교적 연주하기 쉬운 피아노 곡을 지었다,

로베르트 슈만은 <어린이를 위한 앨범>이라는 소곡집을 펴냈다.

멘델스존의 <무언가>와 쇼팽의 짤막한 피아노 곡중에는 그만저만한 기교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는 곡이 꽤 된다.

 

피아노 음악은 월간지를 통해서 대중과 만나기도 했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모음곡 <사계>가 그 예로, 러시아의 어느 월간지에 한 달에 한 곡씩 소개해 1년분을 만들었다. (260)

 

이런 글을 접하고는 오스틴의 소설을 읽긴 읽었는데, 거기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기억나지 않으니 책을 헛 읽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제인 오스틴의 가족은 피아노 곡과 하프 곡, 성악곡 악보를 여러 권 소장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오스틴의 소설에는 가정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260)

 

베토벤은 1810년 현악 4중주 11F 단조, 작품 95를 쓰면서 악보에 이런 메모를 덧붙였다,

주의, 4중주곡은 전문가와 감식가의 자그마한 동아리를 위해 쓰인 것으로 절대 공개적으로 연주하지 말 것.’ (265)

 

기차의 발달과 관련하여 흥미있는 이야기 거리도 있다.

 

이전까지는 오케스트라가 자신들이 활동하는 무대를 벗어나 연주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지만, 기차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전체 오케스트라가 투어에 나서기도 했다.

 

슈트라우스 2세도 운송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1847년에서 1848년 사이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는 헝가리와 루마니아에서 6개월을 보냈고.1856년 여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신설된 철도회사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들의 러시아 방문은 대히트를 기록하여 향후 9년간 이들은 매년 여름을 러시아에서 보냈다. (271)

 

슈트라우스 2세는 가장 유명한 왈츠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1867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초연했다. (271)

 

이런 새로운 정보는 귀를 반짝 열게 한다.

 

네델란드 태생의 바리올리니스트 앙드레 류와 그가 이끄는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는 클래식과 팝을 막론하고 투어 소득이 가장 놓은 그룹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왈츠와 가벼운 클래식 작품에 집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화려한 볼거리를 강조한 무대에 있다. (379)


유튜브를 통해 시청했던 클래식 음악중에 앙드레 류의 프로그램이 있다. 그가 이끄는 음악을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것을 보면서 어떤 사람인가, 어떤 프로그램인가 궁금해했는데, 이 몇 마디 정보로 그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영화 음악에 대하여

 

저자는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적 시도 외에 모든 사람이 부지불식 간에 음악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면서 그 예로 TV에서 방영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거론하고 있다. 이어서 영화 음악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379)

 

영화 음악은 다큐맨터리 음악보다도 스케일이 크고 때로 섬세하다. 미국 존 윌리엄스는 영화의 서사와 이미지에 안성맞춤인 음악을 창조하는 거장으로 널리 인정받는다. 그는 <스타워즈>, <ET>, <쉰들러 리스트> 등 수많은 영화음악으로 다수의 상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전통적인 음악의 만듦새 덕분에 클래식 음악가들의 인정도 얻어냈다.

 

다시 말하면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을 클래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말이다.

 

다시 이 책은?

 

이게 진짜 역사책이다.

단순하게 시대별로, 사조별로 주욱 일어난 사건을 나열하는 역사가 아니라 진짜 살아 숨쉬는 역사를 만난다.


해서 음악이 어떻게 기능했는지, 시대마다 지역마다 음악이 어떻게 살아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생동감이 넘치는 서술 방법과 시대를 횡단하는 안목을 지닌 저자 덕분에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더하여 역사를 이렇게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또하나의 소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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