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인문학자의 미술독법, 개정증보판 미술관에 간 지식인
안현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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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파리에 도착한다.

여장을 푼 다음에 할 일은가보고 싶은 곳 1순위는?

파리에 가면 어디 볼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그중에서도 꼭 보고 와야 할 곳은?

 

당연히 루브르 박물관이다.

그래서 루브르에 간다들어서면 무엇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

 

흔히들 <모나리자>를 먼저 본다는데저자는 다른 그림을 먼저 보았다.

바로 들라크루아의 <자유의 여신상>이다더 정확하게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안내해준 직원은 이렇게 조언했단다.

앞으로 한 발 더 가까이 가서 보아라.”

저자는 말하길그 직원 덕분에 잊지 못할 순간을 선물받았다고 한다. (6)

 

어떤 선물일까아쉽게도 저자는 정작 그 그림을 설명하면서는 거기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별수 없다우리들 혹시 그 그림 앞에 서게 되면가보자한 발 더 가까이 가보자.

 

이 책은 그렇게 루브르에 걸린 그림을 중심으로인문학자는 어떤 시각으로 그림을 보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그러니 차분하게 루브르 구경한다 셈 치고 제대로 읽어보기로 하자.

 

어떤 작품을 둘러볼까?

 

루브르 박물관도 분명 전시하는 데 체계적인 규칙이 있을 것이다.

그런 규칙이 이 책에도 있다다음과 같이 분류해 놓았다.

 

Chapter 1. 신화와 종교를 비춘 미술

Chapter 2. 역사를 비춘 미술

Chapter 3. 예술을 비춘 미술

Chapter 4. 인간을 비춘 미술

 

저자의 설명 루브르의 설명

 

이 책에는 저자의 설명도 있지만더해서 루브르 박물관 측의 설명도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을 저자가 편집하는데 있어 들여쓰기로 표기한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루브르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루브르는 이 작품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이 조각상이 유독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남녀가 키스하는 순간을 포착했기 때문일 것이다프시케가 큐피드를 안으려고 벌리는 두 팔이 그리는 곡선은 사람의 심장 모양으로 부드럽게 둘러싸 정점을 이룬다.” (22)

 

들여쓰기 한 부분이 루브르의 설명이라고 말한 부분은 이것 외에도 여러 군데 있다.

 

루브르는 이 그림을 소개하면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28)

루브르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74)

루브르의 설명을 듣고 그림을 다시 보니 (79)

루브르의 설명은, (83)

 

이렇게 루브르가 소개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는데루브르 박물관이 어떤 방법으로 그런 설명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그게 아쉽다.

루브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인지아니면 작품(옆이나 아래에)에 붙어있는 해설인지?

 

다 빈치가 애지중지했던 미완성 작품

 

<성안나와 함께 있는 마리아와 예수>가 바로 그 작품이다.

다 빈치는 이 작품을 비록 미완성이지만 항상 가지고 다녔다노년에 이르러 프랑스로 이주할 때에도 이 작품을 가지고 갔다. (112)

결국 다 빈치는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지만프랑스에서는 이 작품을 프랑스 왕실의 컬렉션에 포함시켜 루브르에 전시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그림으로 읽기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 작품 2개가 그림으로 소개되고 있다.

 

리처드 3와 맥베스그림으로 읽어본다,

 

폴 들라로슈가 그린 <에드워드 4세의 아이들> (130쪽 이하)


 

 

이에 대한 루브르의 설명은 이렇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리처드 3에서 영국 왕실의 역사 중 가장 참혹한 에피소드 가운데 한 장면을 사람들에게 환기시켰다. 1483년 에드워드 4세가 죽은 뒤 그의 두 아들이 런던탑에 갇혀있다가 삼촌인 리처드 3세의 명령으로 목이 졸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당신은 이 그림 속에서 두 소년의 두려움과 걱정을 읽어냈는가큰아들인 에드워드 5세는 당시 열 세 살동생 리처드는 아홉 살이었다동생은 책 읽기를 멈추고 형에게 기댄 채 바깥을 주시하고 있다.” 

두 소년의 개가 문을 바라보고 짖고 있는 듯 보인다이 개는 두 소년을 향한 충성심을 상징한다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에 개는 귀를 세우고 떨면서 큰 소리로 짖고 있다개는 암살자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이제 비극이 일어날 차례다.”

 

헨리 푸셀리가 그린 <몽유병에 걸린 맥베스 부인> (394쪽 이하)


 

이에 대한 루브르의 설명은 이렇다.

 

노란색은 종종 광기와 관련이 있다따라서 푸셀리가 맥베스 부인이 노란색 긴 드레스 잠옷을 입은 모습을 그린 것은 우연이 아니다노란색 때문에 그녀의 밝은 갈색 머릿결과 들고 있는 횃불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그림 속 주인공의 강렬한 존재감에 이어오른쪽 아래에 그려진 젊은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한쪽 구석에서 이 장면을 쳐다보며 숨어있는 그녀는 피해 있는 걸까아니면 몰래 엿보는 걸까불빛 아래 뭉개져 보이는 실루엣과 실체를 알아차리기 힘든 표정은그림 제목 그대로 몽유병을 묘사하는 듯하다.”

 

조각상을 기억하는 인문학적 방법

 

저자는 이런 방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조각상들의 특징을 한 가지씩 포착해서 기억해 두는 것이다.

예를 들면 <히드리아누스의 흉상>의 경우에눈 부위에 집중하자.

이 작품에 대한 루브르의 해설대로, “찡그린 눈썹 아래 눈동자 부분에 파진 구멍을 포착해 이 흉상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도대체 이 조각상이 무엇을 얘기하려는 거지?’라며 작품 앞에 서있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길 권한다. (171)

 

<자파의 페스트 격리소를 방문한 보나파르트>

 

이 그림은 앙투안 장 그로가 그렸다다비드가 가장 아끼던 제자이기도 하다,

장 그로는 몇 가지 조건이 붙은 공모전에서 수상작으로 뽑힌 그림으로그는 스물 다섯명의 응시자 중에서 뽑혔다.

 

페스트가 번지면서 정벌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했던 나폴레옹이 병사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전장을 찾은 것을 그린 것이다그림에서 나폴레옹은 환자의 몸에 손을 얹고 위로하는데화가는 그 모습을 마치 예수처럼 묘사했다. (174)

 

루브르에 있는 보티첼리의 작품 (266쪽 이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화가 보티첼리의 작품은 거의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데루브르에도 한 점이 있다. <젊은 여인에게 선물을 내놓는 비너스와 삼미신>

 


 

 1863년 피렌체 근교의 어느 빌라에서 내부 공사 도중에 회칠한 벽을 뜯어내다가 발견한 그림으로고미술 상인인 바르디디가 그걸 구입했고, 11년 후에는 루브르에서 다시 구입하여 루브르에 전시한 작품이다.

 

로마신화 사랑의 신 비너스와 미의 세 여신이 건네는 천에 싸인 선물을 젊은 여인이 받고 있다이 사랑의 선물을 받는 여인의 오른쪽큐피드가 보인다짙은 색의 옷을 입은 젊은 여성의 얼굴이 경직돼 있는 반면 비너스를 수행하는 3명의 여신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태도로 그려져 있다특히 맨 왼쪽 두 여신은 보티첼리식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271)

 

루브르에서 찾아가려면?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가는 길은 다행히 몇 번의 길 안내판을 만나게 된다. 그것을 따라서 가는 도중에 큰 계단에서는 <사모드라케의 니케승리의 여신조각을 보고오른쪽으로 돌아서 긴 복도로 들어서게 되는데그게 이탈리아 르네상스 컬랙션들이 전시된 방이다그 첫 번째 방에 이 그림이 있다.

 

 

그밖에 기록해 둘 것들

 

두 명의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와 카라바조

 

카라바조는 원래 이름이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이다해서 미켈란젤로라고 불리는 게 당연한 일인데그렇지 않고 카라바조라고 불린다그 이유는 이렇다.

 

이미 미술사에서 그보다 더 유명한 동명의 거장이 있었기에 스스로 카라바조라 불리길 원했다. (50)

 

막달라 마리아는?

 

화가들이 막달라 마리아를 여성성을 강조한 모습으로 그린 데에는 그녀를 매춘부 혹은 간음하다 들킨 여인과 동일시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는 성경의 기록과는 무관하고 어디까지나 세속적으로 전해진 속설뿐이다. (90)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저자가 정확히 짚어주어 고마운 마음으로 여기 옮겨 적어둔다.

 

루브르를 제한된 시간 안에 보려면?

 

파리에 가있는 동안 온종일 루브르에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니이정도 보고 오는 것을 저자가 제안한다아니 시간이 정말 없을 때 이정도는 꼭 보고 오라는 것이다.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다시이 책은?

 

루브르를 갔다온 독자들은 알 것이다.

루브르를 몇 번씩이나 갔을지라도 거기 있는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 이 책의 가치는 그런 사실을 감안할 때더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그림을 그야말로 눈앞에서 볼 수 있거니와루브르 측의 해설과 그걸 보충하는 저자의 친절한 해석이 곁들여지니 더욱 의미가 있다.

그러니 이 책곁에 두고 루브르를 제대로 감상해보자감상하는 중에 적어도 박물관 클로징 시간이라며 나가라는 독촉 방송은 듣지 않아도 될 것이니까.

 

내 말이 빈말 아니라는 것저자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아무리 루브르를 제집 드나들 둣이 자주 찾아간다 해도이처럼 거대한 박물관에 소장된 예술 작품 중 몇 퍼센트나 제대로 알게 될까요거대한 루브르 안에서는 길을 잃고 헤매는 관람객들로 넘쳐나는데 말입니다. (170)

 

루브르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작품 감상하는 것이 책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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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과 코딩 이야기 - 10대를 위한 최고의 프로그래밍·코딩 입문서
우혁.이설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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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과 코딩 이야기

 

별일이다참말로 별일이다.

내가 이런 책을 붙들고 있다니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뜰지도 모르겠다.

난, 컴맹에서 조금 벗어난 수준인데 갑자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졌다.

컴퓨터를 할 바에 조금 더 알아야지, 그저 뒤만 졸졸 쫓아다녀서야 어디 쓰겠는가 하는 오기가 발동한 탓인가하여튼 이 책을 손에 잡고 펼쳐 들었다.

 

이 책 제목은 10대가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과 코딩 이야기

그러니 10대인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들이 배우는 책이지만불치하문이라 했으니 배우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 하는 각오로 펴들었다.

 

프로그래밍을 알면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인드가 달라진다

 

읽으면서 새삼 나의 결단에 감사했다.

프로그래밍과 코딩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의 시작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에 대한 일반상식이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 들었다.

 

1장 지금의 10대가 마주할 미래 세상 이야기

2장 프로그래밍을 알면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인드가 달라진다

3장 한 시간에 끝내는 프로그래밍 이야기

4장 프로그래밍의 시작과 끝코딩 이야기

5장 꼭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 언어 이야기

6장 가장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파이썬 이야기

7장 미래 직업으로서 프로그래머 이야기

 

벌써 2장의 타이틀이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프로그래밍을 알면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인드가 달라진다

 

그렇게 읽기 시작하여 드디어 프로그래밍 언어에 도착했다.

 

프로그래밍 언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컴파일 언어와 인터프리터 언어.

 

이 중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언어는 인터프리터 언어 중에서도 파이썬이다.

 

파이썬의 장점 (207쪽 이하)

 

쉽게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범용성을 갖추고 있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개발 속도 또한 상당히 빠르다.

인간 친화적인 문법을 갖고 있어서 프로그래밍 비전공자들도 몇 주 또는 며칠만 공부하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코딩하여 만들 수 있다.

 

이런 장점이 나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내가 바로 컴맹이니까.

 

해서 파이썬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보았다.

 

https://www.online-python.com/ 에 접속하여 드디어 프로그래밍 시작하다.

 

[2022년 10월 14일 : 이건 기록해두어야 한다나에겐 역사적인 날이다.]

 

난생처음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써본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며 파이썬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쓴 언어로 입력한 것캡처해 놓았다역사적인 작품(?)이다.

 


 

 

그다음 함수 입력

이건 메뉴를 입력해 주세요라는 것인데 책에서는 예문이 햄버거이다.

나는 거기에 돌 수프를 입력해 보았다.


 

 

그리고 연산과 조건문까지해보니 된다.

 


 

 

 

다시이 책은?

 

그렇게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발을 들여놓았으니조금 더 조금더 열심히 공부해서

프로그래밍의 세계로 더 들어가야겠지?

 

이 책은 나같은 컴퓨터 초보자도 자신을 가지게 하고 프로그래밍 언어의 세계로 인도하는초보자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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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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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사만다 로즈.

 

 

한나 아렌트는 독일 출신의 미국 학자이다.

그녀를 철학자 또는 사상가라는 어느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어학자라 표현했다.

 

그녀는 1906년에 태어나세 살 때 동프로이센의 수도인 쾨니히스베르크로 이사했다.

 

[쾨니히스베르크는 지금은 러시아 영토에 속해 있는 곳이지만 과거엔 독일 영토였다.

쾨니히스베르크세계적인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일평생 고향이었다칸트는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100마일 바깥으로는 여행조차 가지 않았고 평생을 이 도시에서 살다가 죽었다그 바람에 생가대학무덤 등 칸트 관련 각종 유적은 현재 러시아 땅에 남게 되었다현재도 칼리닌그라드 곳곳에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위인 칸트의 이름을 딴 지명이 남아있다.]

 

한나 아렌트라는 인물에 대하여

 

이 책은 그녀의 출생과 성장그리고 교육을 비롯하여 그녀의 사상이 형성되기까지 영향을 끼친 사람들과 사건들을 차례대로 서술하고 있다또한 그녀가 저술한 책들의 내용과 쓰는 과정, 그 책이 끼친 영향까지 살펴보고 있어이 책으로 한나 아렌트의 (거의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5개의 part로 이루어져 있다.

 

Part 01 비범한 소녀에서 주목받는 학자로

Part 02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Part 03 사상저작친구들

Part 04 끝나지 않는 논란

Part 05 사랑우정이별 그리고 불멸의 죽음

 

이 책에서 읽게 되는 아렌트의 저서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점은 한나의 저서를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그녀의 저서를 세 가지로 분류하여 살펴보고 있는데다음과 같다.

 

Part 03 사상저작친구들

전체주의의 기원

아모르 문디

아모르 문디》, 이런 제목의 책은 없다그런데도 이런 제목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이 책은 인간의 조건이다다만 한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최근에야 진정으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어요이제 내가 그 일을 할 것 같아요감사한 마음을 담아정치 이론에 대한 이 책을 아모르 문디(세계에 대한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어요.”(214)

 

과거와 미래 사이

 

Part 04 끝나지 않는 논란

이 part에서 소개되고 있는 책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이다.

특히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대하여는 많은 오해가 있었는데이에 대한 한나의 해명을 들어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한 대목이라 하겠다. (237쪽 이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혁명론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Part 05 사랑우정이별 그리고 불멸의 죽음

공화국의 위기

정신의 삶

 

한나 아렌트를 통해 만나게 되는 사람들 -  발터 벤야민

 

독자들은 한나 아렌트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사람중 중요한 인물로 발터 벤야민과 헤르만 브로흐를 들 수 있다.

 

발터 벤야민은 한나의 삶과 일에 끊임없이 영향(108)을 준 사람인데그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부분을 적어두고 싶다.

 

한나는 에세이 <발터 벤야민>에서 셰익스피어의 로맨스극 템페스트』 중 1막 2장을 언급하며 사유를 진주 채취에 빗댔다.

다섯 길 물 속에 그대 아버지 누워있네.

뼈는 산호가 되고

눈은 진주로 변했다네

그의 육신은 하나도 썩지 않았고

바다의 변화를 견뎌내면서

귀하고 신비로운 것이 되었다네.

 

한나가 다루는 과거의 요소들은 모두 급격한 변화를 이겨냈다우리는 과거에서 현대와 닮은 점을 발견할 수 없고과거에서 전체주의의 출현 같은 역사적 사건을 설명할만한 어떤 인과적 추론도 할 수 없다. ‘진주 채취는 역사의 단편에 접근하는 방식으로우리는 이를 통해 빛을 비춰줄 이 귀하고 신비한 보석을 표면으로 가져올 수 있다. (20-21)

 

여기에서 언급된 급격한 변화에 대하여는 2018년 1월에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감회가 새로웠다.

 

셰익스피어가 만든 어휘, sea change를 찾아서 (1)

http://blog.yes24.com/document/10089897

 

셰익스피어가 만든 어휘, sea change를 찾아서 (2)

http://blog.yes24.com/document/10089905

 

‘sea change’는 급격한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와 같이 읽다.

 

헤르만 브로흐의 베르길리우스의 죽음

그리스 신화를 읽다가 발견한 사람이 베르길리우스이다.

그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착안하여 《아이네이스를 쓴 사람이며단테의 《신곡에 등장하기도 하는 로마의 시인이다.

그런 그를 소재로 하여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을 헤르만 브로흐가 썼다.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을 읽으면서 그 난해함에 어려움을 겪었는데마침 이 책에서 한나가 언급해 놓은 것이 있어반가운 마음으로 여기 적어둔다.

 

브로흐의 시간적 도식을 더 이상 그리고 아직(no longer and not yet)’이라고 정의했다한나는 이 작품이 프루스트와 카프카 사이의 공백을 메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주인공 베르길리우스를 사라지고 없는즉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과 아직 오지 않은’ 세상 사이 텅 빈 공간의 심연을 가로지르려 애쓴 인물로 평가했다한나가 보기에 이 깊은 구렁은,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생겼고 메워지지 않았다오히려죽음의 공장이 그 실을 끊어낼 때까지 더 깊어지고 더 무서워졌다.” 한나는 브로흐의 베르길리우스의 죽음과 프루스트 및 카프카의 작품에서 생각한 바를 바탕으로훗날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틈새(gap space)’라는 자신만의 개념을 정립했다. (172 - 174)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대상을 사랑하는 것만큼 그 대상에 대해 깊은 말을 하는 건 없다다시 말해사랑은 상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길 바라는 것이다. ‘Amo: Volo ut sis’, 즉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 너이길 바라는 것이다.” (65, 70)

 

한나는 소크라테스식 방법을 따랐다즉 대화하고모순이 없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었다. (20)

 

한나는 우정의 원천이 대화라고 생각했다한나에 따르면 수다스러움은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다그리고 진정한 대화는 상대방과 상대방이 하는 말에서 얻는 즐거움으로 가득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야기나 토론과 다르다.”(266)

 

(하이델베르크에서)

조약돌이 깔린 거리의 그 길목을 막스 셸러게오르크 짐멜에른스트 블로흐게오르크 루카치 등 당대 저명한 철학자 모두가 거닐었다. (67)

 

다시이 책은?

 

한나 아렌트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다해서 그녀에 관한 책들을 제법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은 평전으로 그녀에 대하여 전반적으로그리고 폭넓게 살펴보고 있어 한나 아렌트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의 효용성을 말하자면이 책으로 그동안 한나 아렌트에 관해 읽었던 책들을 하나로 꿰어 볼 수 있었다여기저기 흩어져 기억되고 있던 한나 아렌트이 책으로 하나의 모습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

 

한나 아렌트에 대하여 이런 말로 정리해보자. 

한나가 우리에게 전하는 핵심은이 세상을 끊임없이 새롭게 바라보고새로이 한계를 설정하며다시 배열하라는 것그리고 새로운 언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라는 것이다이것이 한나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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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죽음들 -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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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죽음들

 

다음 설명을 읽고그런 설명에 해당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생각해보자.

미국인이다여성이다그런 사람중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는지?

 

그녀는 누구인가어떤 사람인가?

 

대학학위조차 없는 여성이 미국 최고의 법의병리학자보다 법의학과의 사명에 관해 더욱 완전하고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은 명백했다. (250)

 

1943년 뉴햄프셔주 경감으로 임명되었다. (265)

 

법의학 분야의 선구자이며 법의학과를 설립한 배후의 원동력이었다. (296)

 

의문의 여지 없이 세계에서 가장 빈틈없는 범죄학자. (350)

 

경찰관에게 수사에 관하여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한 유일한 인물. (350)

 

그런 항목에 일치하는 사람은?

바로 미국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Frances Glessner Lee(1878~1962)이다이 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기까지가장 중요한 인물을 만나다.

 

평범한 삶을 살던 프랜시스어느덧 51세가 되었을 때이다.

 

51세가 된 프랜시스는 병에 걸려 고통을 받는다. 1929년 개인 치료 시설인 필립스 하우스에서 요양하게 되었는데이때 조지 버지스 매그래스를 만나게 된다그 역시 필립스 하우스에 병으로 입원하고 있었다거기에서 프랜시스는 법의학이란 학문에 대하여 듣게 되고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 장면을 복기해보자. 165~166쪽이다.

 

나는 오래 머물지 못할 것입니다내가 죽으면 이 모든 게 나와 함께 죽는 거에요.”

그 자료들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데요?”

방법만 있다면 이걸 법의학과의 토대로 삼고 싶습니다아시다시피 미국 어디에도 그런 기관이 없으니까요교육과 연구훈련을 시행하는 완전한 학부가....”

종이를 가져올 테니 간단히 얼개를 세워봐요.”

 

두 사람의 대화를 간추린 것이다. 그런 대화가 끝난 후 프랜시스의 인생은 바뀌게 된다.

그녀의 인생뿐만 아니라미국의 법의학이 바뀐 것이다.

 

그녀는 투쟁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그녀의 새로운 삶그녀는 미국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라는 명성을 얻었으나 거기에 이르기까지는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그녀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아그녀는 이런 평가도 받았다.

 

치열하고 유능한 투사였으며현실적인 이상주의자. (350)

 

그녀가 만들기 원했던 세상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긴 했으나 그녀가 시도한 법안은 표결에 이르지 못했다. (260번번히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주눅들지 않고 개혁을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그녀의 모습 살펴보자.

 

그녀는 실망감이나 패배감을 표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그녀는 제도적 타성에 맞닥뜨렸다 해도 소극성과 체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중요한 건 한 번에 한 걸음씩 밀고 나가는 것이었다. (260)

 

그래서 그런 노력의 결과,

그녀는 변화를 만들어낸 인물이었고 개혁자교육자법의학의 수호자였다. (371)

 

그녀 스스로 말하길.

 

어려움중 가장 큰 것은 내가 학교에 다닌 적이 없고학위가 없으며, ‘할 일 없는 부유한 여성이라는 범주에 있었다는 점이다. (334)

 

그런 자신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기에법의학의 토대를 세우기 위해 더더욱 노력했던 그 녀의 노력이 이 책에 잘 그려지고 있다.

 

다시이 책은? - TV 시리즈 <도망자>

 

이 책에는 비단 프랜시스의 이야기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미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중 법의학의 힘을 빌려 해결된 사건들이 몇 가지 소개되고 있는데그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드라마 <도망자시리즈가 있다.

 

이 드라마 (혹은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부인이 죽은 상태에서 그 남편 역시 경상을 입고 발견된 사건에서그 남편되는 신경외과 전문의 새뮤얼 셰퍼드 박사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된다결국 셰퍼드는 혐의를 벗어나긴 했는데재심을 거쳐 겨우 무죄가 되었던 것이다이런 사건들을 읽으면서 법의학의 역할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프랜시스 글레스너 리(Frances Glessner Lee)의 일대기이면서미국 법의학의 발전 과정을 다룬 책이기도 하다법의학은 범죄자의 죄를 밝히는 한편으로 무고한 자들의 누명을 벗겨주는 역할도 하기에그만큼 중요한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런 법의학을 정립하는데 한 여성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는 점기록으로 남길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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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템페스트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예용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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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템페스트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에 비해 소품이라 할 수 있다극의 길이로 보았을 때짧다해서 다른 작품에 비해 소품이라 할 수 있다.

 

원활한 내용 파악을 위해서

 

그런데도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모든 사건이 대사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인물들간의 관계가 복잡하기도 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이 책의 앞부분에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인물관계도는 작품 이해에 무척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먼저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

 

주석이 없다는 점입말을 사용한다는 점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설명이 필요하다.

현대를 살고 있는 독자(또는 관객)들이 읽기에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도처에 나온다그래서 작품을 이해하려면 누군가의 설명이 필요한데그것은 특히 책으로 읽을 때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방해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 또 문제로 된다.

그래서 번역자들이 그것 때문에 고심하는데이 책은 설명을 별도로 하지 않고 오로지 대사로만 승부를 거는 방향을 택했다.

 

그래서 번역자는 입말을 사용해서 읽기에 편하게듣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고심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1막 1장에서 폭풍우를 만난 배에서 갑판장이 내지르는 소리를 들어보자.

 

이봐 자네들힘내힘내라고빨리 좀 움직여!

꼭대기 돛을 내려선장님 호각 소리 잘 듣고!

바람아어디 지칠 때까지 실컷 불어보려무나,

갈 데까지 가보자고. (10)‘

 

이 부분을 다른 번역과 비교해보자.

 

여보게들열심히 하게열심히빨리빨리!

중간 돛을 내려라선장의 호각 소리를 경청해라.

불어라 바람아그대가 터질 때까지,

배를 넓은 바다로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A 출판사, 9-10)

 

이 책 선장님 호각 소리 잘 듣고! 

출판사 선장의 호각 소리를 경청해라.

 

이 둘 중 어느 게 실제 상황에서 들려올 것 같은가?

 

이런 사례들은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기에, 굳이 비교하면서 더 이상 인용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 이름에 대하여

 

미망인 다이도. (46, 47) : 디도

홀아비 아니에스 (46) : 아이네이아스

 

이에 대하여는 지난번 햄릿을 리뷰하면서 지적한 바가 있다.

현대의 이 시점에 우리나라 독자를 대상으로 책을 펴내는 것이니이름을 통용되는 이름으로 표기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여기에서도 말할 수밖에 없다.

 

다른 신들의 이름을 살펴보자.

 

제우스넵튠세레스주노비너스저승의 신 등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름 표기가 일관되어 있지 않다.

 

제우스는 2회 25쪽과 100쪽에 등장하는데 제우스로 표기하고 있다.

그 반면 주노는 주노로 표기된다주노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의 로마식 이름이다.

그러니 제우스는 그리스식으로 표기하고 그 부인인 헤라는 로마식으로 주노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넵튠세레스도 포세이돈과 데메테르의 로마식 이름이다.

 

해서 원문을 찾아보니,

 

ARIEL

To every article.

I boarded the king's ship; now on the beak,

Now in the waist, the deck, in every cabin,

I flamed amazement: sometime I'ld divide,

And burn in many places; on the topmast,

The yards and bowsprit, would I flame distinctly,

Then meet and join. Jove's lightnings, the precursors

O' the dreadful thunder-claps, more momentary

And sight-outrunning were not; the fire and cracks

Of sulphurous roaring the most mighty Neptune

Seem to besiege and make his bold waves tremble,

Yea, his dread trident shake.(1막 2)

 

CERES

High'st queen of state,

Great Juno, comes; I know her by her gait. (4막 1)

 

밑줄 친 이름 중 Jove는 영어로 주피터’, 즉 제우스를 의미한다.

 

다른 번역본을 찾아보았다.

 

조브 신넵튠시어리즈주노 (A 출판사)

 

셰익스피어 극의 공연은 영국인 관객을 대상으로 하였으니 당연히 그리스 신들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불렀을 것이다그러니 번역할 때에도 영어식으로 번역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보다 더 충실한 번역

 

다음을 비교해보자.

 

출판사 :

푸로스퍼로

(방백일이 잘 되어가는군, (퍼디넌드에게따라오라.

(에어리얼에게훌륭한 에어리얼아일 참 잘했다나를 따라오너라.

들어라내게 또 해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하겠다. (39)

 

이 책에서

프로스페로

(방백잘 되고 있군. (퍼디넌드에게따라오게.

(에어리얼에게잘 하고 있어착한 에어리얼!

(퍼디넌드에게따라오라고 (에어리얼에게다른 일도 있으니 잘 들어라. (40)

 

이 장면에서 프로스페로는 다른 두 명, 에어리엘과 퍼디넌드에게 말을 하고 있다.

A출판사 번역에서는 밑줄 친 부분인 나를 따라오너라가 에어리얼에게 한 말인 것처럼 보이는데이 책에서는 그게 아니라 퍼디넌드에게 한 말인 것으로 더 정확하게 번역을 해 놓고 있다.

 

다시이 책은?

 

그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오면서 안타까운 게 번역을 너무 성의없게 한 책들이 눈에 띈다는 사실이었다조금더 신경을 써서 번역을 했더라면 입에 착착 붙는 입말로 연극 대사의 맛도 느낄 수 있고 그 의미도 잘 새길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다행하게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꾸준히 번역이 되면서 그런 아쉬움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독자의 한 사람으로 마음이 놓인다이 책도 그런 번역본이라 할 수 있어읽으면서 셰익스피어의 진수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는 점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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