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버추얼 휴먼 - 메타버스 속 신인류의 탄생
오제욱 지음 / 포르체 / 2022년 2월
평점 :
버추얼 휴먼
어느 순간, 깨달음이 왔다.
내가 메타버스 속에 살고 있다는 깨달음, 그게 순간적으로 왔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는 공자 말씀처럼 도(?)를 깨달았다.
물론 죽어도 좋다는 것은 아니고 죽어도 좋을만큼 좋다는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뭔가 뭔가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하기만 하고 손에 잡히지 않던 메타버스의 개념이 손에 잡히게 되었으니, 이 아니 기쁠손가?
지난 번 어떤 책의 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눈을 들어보니 바로 앞에 기역자가 보이고, 거기 옆에 낫이 있었던 것이다.
메타 버스의 유형에는 4 가지가 있는데, 증강현실, 라이프 로깅, 거울 세계, 가상세계, 이렇게4 가지이다.
그중, 거울 세계는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생각하면 된다. 현실을 최대한 반영해 디지털로 옮기고 거기에 정보를 추가해 삶의 편의를 더하는 것이다.
거울 세계에 대하여는 이런 설명을 듣고 비로소 그 개념이 이해되었다.
차량 내비게이션이 바로 거울 세계라는 것, 정말 이런 때 쓰는 말이 ‘낫놓고 기억자도 모른다’는 말이다. 차를 운전하면서 바로 앞에 두고도 그게 거울 세계라는 것을 몰랐으니 말이다.
그렇게 알기 시작한 메타버스, 다시 확인하기 위해 <로블록스>에도 가입했다.
일단 초보자이지만, 조금 더 맛을 보면서 메타버스의 세계를 확실히 알기 위해, 노력중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감이 잡혔으니, 이제 메타버스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워졌다.
이 책도 메타버스에 관한 책인데, 그 중에 하나인 버추얼 휴먼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다.
먼저 저자가 설명해주는 메타버스를, 조금 더 새겨본다.
저자는 메타버스의 범위에 대하여 폭넓게 적용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메타버스의 범위가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온라인 서비스도 넓은 의미에서는 모두 메타버스인 것이다. (41쪽)
이 말 역시 이해가 된다. 지금 쓰고 올리는 리뷰 역시 온라인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니, 메타버스의 한 종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증강 현실, 거울 세계, 라이프로깅, 가상세계’로 명확하게 분류되기보다는, 특정 유형의 성격을 좀 더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유형의 성격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45쪽)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라이프로깅도 실상 내가 이미 들어가 있는 것이다.
라이프로깅은 문자 그대로 보면 ‘삶을 기록한다’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자신을 표현하고 개인의 자아 성찰을 위한 행위로만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듯하다. 좀 더 인간의 속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데, 인간에게는 자신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고, 이를 통해 타인과 연결되고 관계를 확장해 나가고픈 욕구가 있다. 본질적으로 인간에게는 소셜 네트워킹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뜻이다. 사회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진화적으로 ‘집단 성향(groupishness)’이 있다고 한다. 아득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살던 환경은 서로 집단을 이루어 협력하고, 친구와 적을 구분할 줄 알아야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46~47쪽)
인터넷으로 타인과 접속하는 행위에 대한 인류학적, 철학적 배경을 저자는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메타버스 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거기에 하나 더하여 버추얼 휴먼을 소개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제 상황이기도 하다.
버추얼 휴먼이란?
저자는 이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디지털 공간에 캐릭터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이용자인 리얼 휴먼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격적인 이들 존재를 말한다. (6쪽)
그대로 직역하면 ‘가상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버추얼 휴먼이라고 구별하여 지칭하는 이유는, IT산업 분야 중에서 VR 산업분야와의 연관성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71쪽)
버추얼 휴먼 루이
그리고 저자가 직접 만든 버추얼 휴먼인 ‘루이’를 소개하고 있다.
루이는 버추얼 휴먼 인플루언서이자 음악 크리에이터로, 노래와 춤이 특기인 20대 여성 캐릭터이다. ‘루이커버리’라는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 (88쪽)
이쯤 해서 , 루이의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어떨까?
http://blog.yes24.com/document/15974392
루이는 어떻게 제작되는가?
실제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고 말하는 동영상을 제작한 후에, 본래의 얼굴을 인공지능이 그려낸 가상 얼굴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90쪽)
다시 말하면 몸은 진짜이지만 얼굴은 가짜이다.
루이의 본캐는 현재 대학생이어서 버추얼 유튜버 활동도 같은 연령대로 하고 있다. (204쪽)
루이가 다른 버추얼 휴먼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일부러 작위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만들려고 한 게 아니라, 루이 본체인 당사자의 실제 매력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가상 얼굴로 덮고 활동했을 때 당사자의 숨겨진 매력과 개성, 실제 관심사 등이 자연스럽게 발현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서, 작업을 한 것이다. (91쪽)
그러니 진짜 인물이 본캐가 있고, 이런 진짜 모습에 얼굴만 바꾼 부캐로 탄생한 것이 루이인 것이다.
그리고 루이의 확장 가능성에 대하여
그렇게 탄생한 루이, 문제는 루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루이 본캐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루이처럼 부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름을 무어라 하든지, 얼굴을 (가면으로 처리하는 식으로 하지 않고) 바꿔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한 것들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인류가 디지털 지구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질수록, 메타버스에서 더 많은 활동이 가능해질수록 버추얼 휴먼 관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점점 소수의 인력으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버추얼 휴먼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 변화의 여정 어디쯤에는 개인 한 명이 진화된 기술의 힘을 빌려 버추얼 휴먼을 손쉽게 만들고 운용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할 것입니다. 그 시대에는 디지털 부캐 버추얼 휴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테지요. 좀 더 상상력을 펼쳐보면, 그 여정의 종착점에는 이용자 한 명이 여러 명의 버추얼 휴먼을 놀이처럼 운용하는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7쪽)
다시, 이 책은?
루이, 그녀를 찾아서 그녀가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또한 그녀가 활동하는 유튜브 또한 찾아 보았다.
유튜브 <루이 커버리>
https://www.youtube.com/watch?v=iXh-Q3Ov_1o
https://www.youtube.com/watch?v=XEZy6MuBavs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으니, 루이의 모습을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 진짜 메타버스 속에 자신이 들어가,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 얻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고, 다 경험한 것들을 이제야 호들갑을 떤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에겐 이런 것이 모두다 신세계이니. 말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지 않은가?
이 책은 그렇게 태어나 활동하고 있는 루이와 그녀의 종족들에 대한 족보 그리고 그에 얽힌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