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소장품 - 슈테판 츠바이크의 대표 소설집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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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 소장품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잠시 인용해본다.

(예술문학정신분석지그문트 프로이트열린책들, 541쪽 이하)

 


 

 

프로이트는 위의 책 중 <도스또예프스키와 아버지 살해>라는 글에서 츠바이크를 언급한다.

 

<한 여인의 24시간>이라는 중편소설이 걸작은 여자가 어느 정도로 무책임한 존재일 수 있는지를또 여자가 뜻하지 않았던 경험을 하면서 자신도 스스로 놀라는 어떤 과잉 상태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소설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소설을 일단 분석적으로 해석해보면 우리는 소설이 제목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즉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일반에 대한 이야기를혹은 오히려 남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옳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이하 생략)

 

왜 프로이트를 인용하는가 하면예술문학정신분석에서 위의 글을 읽을 당시에는 츠바이크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는 것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프로이트를 소환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이 책에는 프로이트가 걸작이라고 할 정도인 이 작품을 비롯하여 모두 6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아찔한 비밀>, <불안>, <세 번째 비둘기의 전설>

<모르는 여인의 편지>, <보이지 않는 소장품>, <어느 여인의 24시간>



그간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전기(傳記)류를 읽어왔는데소설은 이책이 처음이다.

 

화자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어느새 그 상황 속으로 빨려들어가 작중 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몰입되어 정신없이 읽게 된다독자들을 그렇게 빨아들이는 작품은 처음인 듯하다.

 

<아찔한 비밀>을 살펴보자.

 

등장인물이 세 명이다.

남작젊은 남자다휴가차 젬머링에 와 호텔에 묵게된 남작은 같이 놀 사람을 물색하다가 큰 키에 풍만한 몸매의 여인이 창백한 사내아이를 데리고’(13가는 것을 보게 된다.

남작여인사내아이이렇게 세 명이 소설을 시작한다. 

어두웠던 남작의 얼굴은 단번에 환해졌다그의 내부에 존재하는 사냥꾼은 바로 여기 사냥감이 있음을 알아챘다. (14)

 

사냥꾼은 사냥감에 접근하기 위해 사내아이에게 먼저 접근한다.

해서 이 소설은 그 사내아이가 어른들의 세계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만나게 되고그 그림자의 비밀이 무엇인지를 몰라 헤매다가 차츰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숨막히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세 명의 등장인물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그 사내아이의 편이 되어그 사냥꾼의 수작이 실패하기를그리고 사냥꾼의 함정에 알면서도 빠져들어가는 사내아이의 어머니를 타박하게 될 것이다.

 

남작과 같이 있기 위한 틈을 만들려고 항상 엄마 품에 붙어다니려는 아이를 떼어내기 위해 애를 쓰는 엄마의 모습과갑자기 변해버린 엄아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해 하는 아이그리고 그 둘을 요리조리 요리하는 남작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불안>

 

이레네는 두 아이가 있는 유부녀이다그녀는 피아니스트 청년과 목하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피아니스트의 집에서 나오는 순간한 여자가 다가와 말을 건다.

남편 있는 사모님이고상하고 점잖은 사모님이 서방질하러 갈 때는 저렇게 차리고 다니는구먼얼굴을 베일로 가려야지가려야 하고 말고.”(113)

 

그렇게 다가온 여인은 곧 돈을 요구하며 이레네를 협박하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불안이 다가와 몸과 마음에그리고 일상에 내려앉는 순간이다. 

그 불안그녀는 어떻게 감당하고 어떻게 대처하는가그녀 뒤를 따라가며 잘 살펴보자.

독자들은 불안이 어떻게 인간을 점령하고 휘두르는가를 몸소 경험하게 될 것이다물론 간접적이지만.

 

<보이지 않는 소장품>

 

표제작인 이 작품은, ‘독일에서 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시절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그런 와중에 고통받는 한 가정의 안타까운 사연이 펼쳐진다.

소설의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그가 만난 고(미술품 상점의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액자소설로 담아낸 작품이다.

 

그 상점의 고객이었던 산림청 과장인 헤어바트이제는 늙어 은퇴한 사람의 집을 소장품을 보려고 방문한다그 사람은 이제 눈이 멀어 사물을 볼 수 없는 처지이다.

그래서 헤어바트가 소장품을 보여주려고 하는 순간, 그의 부인이 뭔가 신호를 보낸다.

 

식사 후에 신사분께 소장품을 보여드리고 나서 함께 커피를 마시는 게 낫지 않겠어요?” (246쪽)

 

그래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 시간을 기다리는데그의 딸이 찾아와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 가정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끼?

전후 독일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시절의 이야기라는 것과 제목이 <보이지 않는 소장품>이라는 것이 정도 말하면 이미 스포일러가 아닐까?

 

<어느 여인의 24시간>

 

이미 프로이트가 말했다이 작품은 걸작이다고.

 


 

다시이 책은?

 

이 책을 평가하자면, ‘읽지 않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말로 평할 수 있다.

공연히 읽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읽기 잘했다는 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 책이 있다그런데 이 책은 읽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뻔했다큰일 날 뻔했다는 평가가 제격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다츠바이크괄목상대하게 된다이번엔 소설로그를 다시 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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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들리는 클래식 인문학이 뭐래? 1
햇살과나무꾼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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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들리는 클래식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음악가들 이름들 화려하다.

 

비발디바흐헨델하이든,

모차르트베토벤슈베르트베를리오즈,

슈트라우스 2멘델스존쇼팽슈만,

브람스리스트바그너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무소륵스키말러, 드뷔시,

스트라빈스키거슈윈

 

이 책을 읽으면서음악가들의 음악도 만나고 그들의 인생도 만난다.

먼저 그들의 인생몇 사람 만나보자.

 

셰익스피어가 바꾼 인생

 

셰익스피어 때문에 인생이 바뀐 음악가가 있다이책에서 그런 음악가 두 명을 소개한다.

베를리오즈와 멘델스존이다.

 

베를리오즈는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을 보러 갔다가 운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햄릿>의 여주인공 역할을 하는 배우 해리엇 스미드슨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 것이다.

그녀는 우아하고 기품있는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로프랑스에 순회공연을 하러 온 터였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내 심장을 움켜쥔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다.”(102)

베를리오즈는 그렇게 해리엇에게 빠져들었다.

그는 해리엇의 공연을 찾아다니며 홀로 애를 태우다가 결국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해리엇은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몇 달 뒤에 그녀는 프랑스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시간부터 베를리오즈의 고통은 시작되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그런 고통을 교향곡에 담기로 하고그 곡에 <환상 교향곡>이란 표제를 붙였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나타내는 주제 선율을 만들어 악장 전체에서 변주되게 했으며파격적으로 악기를 편성했다.

 

이 곡이 완성되어 두 번째 공연을 하려는 때에 친구가 뜻밖의 제안을 한다.

연주회에 해리엇을 초대하자는 것이었다그녀는 그때 배우를 그만두고 프랑스에서 공연기획자로 일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그녀는 베를리오즈의 연주회에 참석을 했다.

그리고 ........

그 둘은 곧 뜨거운 사랑에 빠졌다그리고 결혼을 했다.

그야말로 셰익스피어가 맺어준 인연이었다.

셰익스피어는 베를리오즈의 인생과 음악에 큰 영향을 준 것이다. (102-110)

 

또 한 명의 음악가는 멘델스존이다.

 

1826년 여름, 17세 소년 멘델스존은 집에서 한여름밤의 꿈을 읽고 있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창밖은 어느새 깊은 밤이었다여름 정원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욱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정말 한바탕 신나는 꿈을 꾸다 깨어난 기분인걸.’

셰익스피어가 안겨 준 환상의 여운에 푹 젖어있는 그의 귀에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와 동생이 치는 피아노 소리였다.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멘델스존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125)

 

그로부터 멘델스존은 한여름밤의 꿈을 열심히 음악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그 작품을 음악가인 마르크스에게 보여주게 된다.

 

마르크스의 평은 이랬다.

아주 사랑스럽고 쾌활한 곡이지만셰익스피어의 원작이 연상되지는 않네서곡은 그 작품의 성격을 완전하게 담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한여름밤의 꿈이 서곡에서 자연스레 드러나고사람들이 서곡만 듣고도 원작을 떠올릴 수 있게 처음부터 다시 써보는 건 어떤가?”

 

멘델스존은 악보를 꺼내 꼼꼼히 들여다보았다마르크스의 지적이 옳았다.

그가 쓴 곡은 단지 아름다운 가락의 연속일뿐이었다.(..........) 원작에 가득한 우스꽝스럽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멘델스존은 마르크스의 조언대로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 한여름밤의 꿈을 읽고 또 읽으면서 이야기의 구조와 특징을 파악하고그것을 바탕으로 악상을 떠올려 나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곡이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이다.

그중 <결혼 행진곡>은 남녀 주인공들이 결혼하는 장면에 나오는 곡으로지금까지 세계의 결혼식장에서 널리 연주되고 있는 곡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바흐와 멘델스존그리고 파블로 카잘스

 

바흐는 음악 하면 맨먼저 떠올리는 음악가다.

해서 그가 생전에 성공한 음악가로 명망이 있던 사람인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기에 그런 음악가인 줄 알았는데살아있는 동안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28)

 

그가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마태 수난곡>은 당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데 실패한 작품이었다.

그 곡은 100년이 지난 다음에 비로소 알려지게 된다멘델스존 덕분에.

 

100년뒤 청년 음악가 멘델스존에 의해 세상에 알려져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게 된다. (27)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자.

 

멘델스존은 바흐가 죽은 뒤 잊혔던 <마태 수난곡>을 100년 만에 연주회에 올렸는데당시의 낭만주의 음악가처럼 자유롭게 편곡하지 않고 철저하게 바흐의 악보에 따라 연주하여 대성공을 이루어냈다이는 바흐라는 작곡가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고이후 바흐는 오늘날까지 클래식 음악의 아버지로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었다. (132)

 

이처럼 바흐가 오늘날 음악의 아버지가 불리게 된 것은 멘델스존 덕분이다멘델스존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음악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일 수도 있었다.

 

바흐의 또 다른 곡, <무반주 첼로 모음곡>

 

바흐가 작곡한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다른 악기의 반주없이 한 대의 첼로로만 연주하는 곡이다하지만 당시에는 첼로가 독주 악기로 많이 쓰이지 않았고 곡 자체도 첼로로 연주하기에 지나치게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 200여 년간 거의 연주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곡이 파블로 카잘스의 눈에 띄였고그는 그 곡을 평생 연주하는 곡으로 삼았다.

1903년에 카잘스는 미국에서 열린 연주회에서 고난이도의 기교와 풍부한 감성을 완벽하게 표현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이후 이 곡은 걸작으로 인정받으며 첼로 연주자라면 반드시 도전해 보고 싶은 곡으로 자리잡았다. (30)

 

파블로 카잘스가 죽기 전까지 96세에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매일 연습했다는 일화를 들어 알고 있었는데그 곡의 작곡자가 바로 바흐라는 것이제 알게 된다.

 

다시이 책은?

 

여기 실린 음악가들에 얽힌 일화들넘쳐난다.

위에 소개한 몇 명의 일화 말고도 다른 음악가들곡절도 많다.

 

괴테의 시에 곡을 붙여 괴테에게 보냈으나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슈베르트. (87)

아들이 왈츠를 작곡하지 못하게 하려고 갖은 수단을 썼던 슈트라우스 2세의 아버지. (114)

슈만과 부인 클라라결혼을 하기 위하여 클라라의 아버지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149)

대규모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진 빚 때문에 고통받은 바그너. (174)

 

그런 일화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그런 어려움들이 그들의 음악을 더 풍성하게 해주었다는 것알게 된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음악그것들을 듣고 싶어 인터넷을 뒤적거리는 자신을 만날지도 모른다내가 그랬다.

 

삼 박자의 경쾌한 왈츠왈츠의 왕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곡이 듣고 싶어 찾았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유튜브로 찾아 들으며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이 책은 그렇게 독자들을 음악의 세계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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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빠져드는 문학 인문학이 뭐래? 5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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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빠져드는 문학 

 

이 책은 우리가 좋아하는해서 읽고 싶은 작가 24명을 소개하고 있다.

그 이름 불러본다.

 

빅토르 위고셰익스피어안데르센톨스토이,

스티븐슨생텍쥐페리카프카스토,

스위프트이백과 두보괴테,

헤밍웨이루이스 캐럴도스토옙스키플로베르,

세르반테스린드그렌헤르만 헤세루쉰,

안네오웰박경리윤동주.

 

작가들 이름을 부르다 보면 그들이 쓴 작품이 떠오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 소개를 어떻게 하느냐그게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해 다른 점이다 

이런 문학작품을 다룬 책은 대개 작품 소개작자 소개작품 줄거리와 작품의 의미 정도에서  그치기 마련인데이 책은 그 주안점이 다르다.

 

어떤 점이 다를까?

이 책은 이 이야기들을 통해 세계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좇아가며 문학가의 고뇌와 작품의 주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머리말)

 

해서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책을 쓴 배경과 창작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특징이다몇 가지 작품그 이야기를 간추려본다.

 

장발장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10)

 

위고는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프로방스 지방을 여행하다가 실제로 피에르 모랭이라는 전과자와 미욜리스 주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모랭은 빵 하나를 훔친 죄로 5년이나 감옥살이를 했다출소 후에 새사람이 되어 살아보려고 했으나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여러 고난을 겪게 된다그런 모랭에게 미욜리스 주교가 따뜻하게 받아주고 감싸주었다는 이야기였다.

 

1845위고는 피에르 모랭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가난 때문에 죄를 저지른 한 사내가 주교의 조건 없는 사랑에 힘입어 새사람이 되고 선행을 베풀다가 죽는다는 내용을 뼈대로약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형벌 제도와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고발하는 이야기였다.

 

끝없이 고뇌하고 번민하는 인간상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햄릿』 (22)

 

셰익스피어는 복수극을 써보려고 마음 먹었는데그 작품 창작 과정을 마치 셰익스피어의 속을 다 들여다본 것처럼 자세히 다루고 있다.

 

먼저 셰익스피어는 다른 극단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인물들은 너무 평면적이었다악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악하기만 했고이에 맞서는 주인공은 처음부터 복수만 생각했다.

그렇게 기존 작품들의 문제점을 간파한 셰익스피어는 지금까지의 복수극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복잡하고 다면적인 인물을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작품을 쓰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읽고 있는 햄릿이다.

햄릿에 등장하는 햄릿은 그 속에 끝없이 번민하고 고뇌하는 인간상이 들어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틀에 박힌 전형성에서 벗어나 개성적이고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셰익스피어의 성가를 드높이게 했다.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죽음을 맞이한 생텍쥐페리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를 태운 비행기가 보르고 기지가 있는 바스티아에서 북쪽으로 가다가 독일군에 의해 격추당했다고 한다.(58)

 

노예 해방을 앞당긴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도망 노예들을 돕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오던 스토 부인은 시누이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그 편지 말미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내가 새언니처럼 글을 잘 쓴다면 노예들의 참상을 알리는 소설을 쓰겠어요.’

 

그 말을 읽고 스토 부인은 결심한다글로 써서 노예들의 참상을 널리 알리겠다고. (69)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근대 문학의 걸작 파우스트』 (108)

 

파우스트는 독일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전설로연금술사 파우스트가 지식과 권력을 얻으려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만 결국 만족하지 못하고 파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괴테는 이러한 파우스트에 대한 해석에 동의할 수 없었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인간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결국 괴테는 파우스트 전설을 재조명하는 희곡을 쓰기로 마음먹게 된다.

 

괴테가 파우스트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인간은 누구나 방황하게 마련이지만 인류애와 인간에 대한 헌신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면 높은 차원의 이상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는 친구와 함께 쿠바의 북쪽 해안을 항해하다가 작은 배에서 상어떼와 사투를 벌이는 늙은 어부를 보았다어부는 커다란 청새치를 잡아 배에 매단 채 끌고 오고 있었다그런데 상어들이 피 냄새를 맡고 몰려와 청새치 살을 물어뜯자작살로 상어들을 쫓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뒤 헤밍웨이는 그 노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헤밍웨이는 그 죽음은 안타깝지만비록 뜻했던 바는 이루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끝에 그 이야기를 소설로 꾸며보자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이 된다. (113)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라는 대립적인 요소가 있어 그 둘이 끝없이 부딪치기 때문에 인간이 방황하게 된다하지만 헤세는 무조건 선을 따라야만 한다는 틀에 박힌 교훈을 전하지 않는다악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선은 순진무구한 아이처럼 악의 유혹에 쉽게 흔들린다고 보았기에 선과 악을 모두 경험하고 성찰하여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86)

 

그게 데미안을 관통하는 헤세의 생각이었다.

 

다시이 책은?

 

원래 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단지 하나 이 책이 아동용이기 때문이다아동용이라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쉽게 읽어 소개된 문학 작품들을 요약하여 한눈에 꿰어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랬는데그게 아니었다.

이 책이 아동용이 맞는가 의문이 들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다루고 있는 내용도 천편일률하고는 거리가 먼진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고품격 문학작품 해설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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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폼 나는 명언 인문학이 뭐래? 3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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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폼 나는 명언

 

주사위는 던져졌다.”

너 자신을 알라.”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런 말흔히 우리는 명언이라고 기억한다.

짧고 명쾌한 문장으로 그 뜻을 전달하는 데 무척 효과적인 게 명언이라서지금도 유명인이나 작품 속에서 의미있는 말들을 명언으로 기억하려고 추려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명언을 맥락에 관계없이 쓰다가는 실수하기 딱 좋다.

그러니 그 명언의 전후상황을 정확하게 알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명언들을 살펴보니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명언들이 그간 알려졌던 것과 다르다는 것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명언들 중에는 구절만 전해지다 보니정작 그 말을 한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되기도 하고또 그 말을 한 사람이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 몇 개 적어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 말은 카이사르가 해서 유명해졌지만,

사실은 그리스의 희극 작가 메난드로스의 작품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은 돌이킬 수 없다’ 또는 운명에 맡긴다는 뜻으로 쓰인다. (14)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에디슨이 한 말인데이 말을 그는 직접 증명해보였다.

그가 전구를 발명할 때의 일인데필라멘트를 개발하기 위해 무려 1,200번의 실험을 했고 1,200번의 실패를 맛보았다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탄소로 만든 필라멘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는데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백열전구다.

 

그런데 그 백열전구는 에너지의 95%를 열을 내는 데 쓰고 5%만 빛을 내는 데 쓰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그래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백열전구의 사용을 중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25)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이다그는 이 말을 하고 사형판결을 담담하게 받아들여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그런데 그가 크리톤에게 남긴 유언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여기 적어둔다.

 

크리톤내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졌는데자네가 갚아주겠나?”

 

여기서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을 말한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병에 걸렸다 나으면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제물을 바쳤는데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죽음으로써 이라는 병이 나았으므로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수탉 한 마리를 빚졌다고 한 것이다. (27)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말을 한 사람이 우리나라에서는 스피노자로 알려졌으나,

서양에서는 마르틴 루터 또는 마틴 루터 킹이 한 말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이 그들 중 누구도 그런 말을 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51)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그런 말 한 사람은 발견되지 않는데그 말이 돌아다니고 있으니이럴 때 최초 발언자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현상수배라도 해야 하는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을 이승만 전대통령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영상을 보면 이승만 전대통령이 그 떨리는 특유의 목소리로 이 말을 하는 게 있다.

 

그런데 미국 독립 혁명의 지도자 패트릭 헨리가 1799년 3월 4일에 한 연설에서 이 말을 했다고 한다또한 이 말은 이솝 우화 <네 마리 황소와 사자>라는 이야기에서 나오기도 한다. (61)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이 말은 안중근 의사의 말로 알려져 있다그가 쓴 글씨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지만실상 이는 그가 한 말이 아니다.

 

중국의 추구(推句)라는 책에 이런 글이 보인다. (78)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불가능은 프랑스 말이 아니다.” (91)

 

신은 죽었다.”

 

니체가 한 말맞다그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의 진의는 신이 (생물학적으로죽었다는 말이 아니다.

어떻게 신이 생물학적으로 죽을 수 있겠는가?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신이 정말로 죽었다는 말이 아니라 신이 더이상 도덕이나 종교로서 기능하지 못하다는 의미이다. (125)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이는 프랑스의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로 알려져있으나사실이 아니다.

그녀가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

 

루소가 쓴 책 고백록에 백성들의 가난에 무감각한 어느 왕비가 한 말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그 어느 왕비가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보기는 어렵다왜냐면 그 책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릴 때 나온 책이기 때문이다. (148)

 

다시이 책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지식을 중시한 그는 수필집의 <학문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독서의 방법을 이렇게 말했다.

어떤 책은 맛만 보고어떤 책은 삼키고어떤 책은 잘 씹어서 소화시켜야 한다.” (69)

 

그 말처럼 유명한 명언은 잘 씹어서 소화시킨 다음에 사용해야 한다.

이 책 그렇게 명언을 잘 소화시키게 도와주는 책이다.

 

더하여서 이렇게 명언이 탄생한 배경을 살피다 보니그 말을 한 사람을 둘러싼 상황이 보이고결국 역사와 인물이 보인다명언을 통해서 역사 공부와 사람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으로 역사인물명언이렇게 세 가지를 한꺼번에 공부하게 되니 토끼 세 마리를 잡는 셈이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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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써먹는 고사성어 인문학이 뭐래? 4
햇살과나무꾼 지음, 오승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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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써먹는 고사성어

 

고사성어참으로 쓸모가 많다.

고사성어 한마디면 그걸로 설명 끝이다복잡한 세상일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고사성어 많이 알면 알수록 좋다다다익선이다.

 

그런 고사성어이 책에서 잘 설명해 놓고 있다.

고사성어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기 위해선 거기에 얽힌 사연들을 잘 알아놓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래서 각각 설명을 하고 난 다음에 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친절하게 예문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도외시(度外視) (80)를 생각해 보자.

 

이 제품은 성능은 좋은데 디자인을 너무 도외시해서 잘 안 팔리는 것 같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상 기후는 인류가 환경 문제를 도외시한 결과이다.

 

이 책에 실린 고사성어를 살펴보자.

 

고사성어는 사자성어(四子成語)와는 다르다.

고사성어는 고사에서 비롯된 말이며사자성어는 고사성어와는 관련없이 네 글자로 된 것이다.

 

고사성어에는 넉 자가 아닌 것도 많이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중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계륵鷄肋’ : 삼국지조조양수

기우낭패노익장도외시도탄,

맹모산천지교, : 맹자의 어머니

무자식 상팔자, : 요임금.

이 말이 요임금과 관련이 있다는 것처음으로 듣는다.

미봉책배수진백문불여일견불초사족,

오십보백보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완벽철면피,

 

파경 이 말에 얽힌 사연이 애절하다.

현재 이 말은 부부가 헤어지는 것을 의미하지만원래는 다른 의미였다.

원래는 파경중원(破鏡重圓)이라고 하여 헤어진 부부가 다시 만나는 것을 뜻했는데, 파경만 따로 써서 부부가 헤어지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214)

 

고사성어이면서 사자성어인 것들

 

각각에 얽힌 사연들은 무엇일까읽으면서 그 출처를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개과선천결초보은곡학아세

관포지교 :

제나라의 관중과 포숙

괄목상대 :

오나라의 여몽이라는 장수

군계일학기사회생난형난제다다익선

대기만성 :

노자에 처음 나오는 말이다.

도원결의 :

삼국지의 유비관우장비가 의형제를 맺은 일

문전성시백발백중삼고초려새옹지마

소탐대실어부지리오리무중,오합지졸

와신상담우공이산일망타진정중지와

조삼모사파죽지세함흥차사호가호위화룡점정

 

이중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고사성어는?

 

함흥차사가 유일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이 책에는 한자를 잘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자료들을 덧붙여 놓았는데활용가치가 높다.

 

한자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14)

은혜에 관한 말 (19)

절친한 친구를 나타내는 말 (32)

실력이 눈부시게 발전했을 때 쓰는 말 (38)

모양과 생각을 본뜬 한자 (40)

엇비슷한 실력을 나타내는 말 (56)

뜻과 뜻이 합쳐서 생긴 한자 (58)

동물의 특징에 빗대어 표현하는 말 (63)

한자의 특징 (104)

눈가림식의 꾀나 방법을 나타내는 말 (109)

특정한 나이를 가리키는 한자어 (120)

쓸데 없는 짓을 가리키는 말 (134)

비슷한 모양의 한자들 (136)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를 뜻하는 말 (140)

작은 것에 집착하다 큰 것을 잃는 경우를 이르는 말 (149)

이런 의미를 지닌 한자는 위의 고사성어에서 소개된 소탐대실 이외에 교각살우가 있다.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얻는 경우에 쓰는 말 (154)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은 같다는 말 (164)

옥이 들어가는 말 (181)

끊임없이 노력할 때 목표에 이른다는 말 (186)

한 가지 일을 해 두 가지 이익을 얻을 때 하는 말 (191)

재미있는 네 글자 한자어 (198)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 (209)

사이 좋은 부부를 가리키는 말 (214)

기세가 좋음을 이르는 말 (219)
오랫동안 소식이 없을 때 이르는 말 (224)

한자를 익히는 첫걸음 <천자문> (226)

용과 관련된 말 (236)

 

다시이 책은?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내용이 성인들에게도 해당된다는 것말해둔다.

 

어린이라면 한자를 처음부터 잘 배워보겠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공부해 보면 좋을 것이고성인이라면알고 있던 고사성어를 혹시 잘 못 쓰지는 않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자꾸만 잊어버리게 되고그 활용도도 떨어지게 되니용불용설(用不用說)이란 말대로 자주 활용하여 더욱 익숙해지도록 갈고닦으면 좋을 것이다절차탁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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