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성공의 50가지 비결
토미 코 지음, 안영집 옮김 / 피와이메이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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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성공의 50가지 비결

 

이 책은?

 

이 책 싱가포르 성공의 50가지 비결은 성공한 나라 싱가포르의 성공 비결에 대해 전문가들들이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토미 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법대교수이자 싱가포르 외교부 본부대사이다. 싱가포르의 주유엔 대사 및 주미국 대사를 역임했고 캐나다와 멕시코 대사를 겸임했다. 또한 싱가포르-미국 간 자유무역협정 교섭 시 수석대표를 역임했으며, 말레이시아와의 두 차례의 법적 분쟁 시 싱가포르 정부 측 대표업무를 수행했다. 2006년 유엔환경계획으로부터 지구환경대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위대한 협상가상을 수상했다. >

 

이 책의 내용은?

 

싱가포르는 참으로 특이한 나라다.

싱가포르라는 단 한 개의 도시로 이루어진 나라이면서도, 그 보다 더 넓은 영토를 지닌 국가들보다 훨씬 큰 나라로 대접받고 있는 나라다. 인근에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대등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나라이며,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모범적인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비록 일당독재라는 비판을 받고는 있지만,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에 일단 성공한 나라라고 해도 무방하다. 인근에 있는 나라들이 정치와 경제의 불안정으로 오히려 다른 나라들이 걱정할 정도인 것을 감안한다면, 싱가포르의 경우는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이 싱가포르의 성공비결을 배우려고 하는데, 이 책은 싱가포르의 성공비결을 다음과 같이 9개 분야에서 50가지를 추려내 보여주고 있다.

 

I. 경제적인 성취

II. 사회적인 성취

III. 교육적인 성취

IV. 문화적 성과

V. 법과 안보

VI. 공공 기반 시설

VII. 환경

VIII. 대외 관계

IX. 행복

 

몇 가지 제도만 짚어본다.

 

싱가포르의 특수성을 생각해 본다면, 싱가포르 정부가 취하고 있는 정책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그래서 싱가포르를 벗어나서 생활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런 문제점이 발생한다.

 

주요 세계 도시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글로벌 인재유치를 통해 뉴욕과 상해와 같은 인구 유입을 본받고자 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는 재능과 야심이 덜한 사람들이 스트레스와 경쟁이 덜한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가 없기에 오히려 영속적으로 더욱 스트레스와 경쟁이 심한 상태에 갇히게 되었다. (12)

 

국민들이 영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경쟁으로 몰리는 사회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싱가포르 정부는 정책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먼저 교육 분야를 살펴보면,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하여 기술과 직업교육 그리고 대학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 (146)

 

또한 직업훈련을 경제 개발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교육과 산업간의 흐름을 잘 조절하여 취업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도 하다. (157)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들

 

국가의 중추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서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인프라 분야, 부동산, 은행, 대중교통, 해운, 방위산업, 항공, 전기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대한 기본 정책은, 그들 기업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며, 정치적인 간섭은 있더라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싱가포르 항공 같은 경우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 항공의 운항 첫날부터 동 회사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고, 동 회사가 사업에 있어 자신의 두 발로 딛고 서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했다.

그래서 싱가포르 항공은 자진의 경쟁력 있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개선 노력을 경주해 왔다. (43)

 

반부패 정책

 

싱가포르는 정부 관리의 부패가 없기로 유명하다.

인근 국가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관리의 뇌물, 횡령 등 범죄가 거의 없다시피 한 나라다.

 

이는 집권인민행동당의 부패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천명하고 있기에 그렇다. (76)

 

피의자가 알려진 수입원에 비해 과다한 자산을 가지고 있을 때 그 금원과 부동산을 스스로 설명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77)

 

이밖에도 정부관리에 대한 처우를 잘 해주어, 부패에 유혹받지 않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인종 및 종교간의 화합

 

싱가포르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그리고 여타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서 민족간의 화합이 문제가 되며 또한 종교 간의 분쟁도 문제가 되어 왔다.

이는 독립 이전 식민통치자들이 취한 정책 때문이가도 하다.

 

독립 이전의 싱가포르 역사는 인종 / 종교적 폭동 형태의 수많은 충돌들로 점철되어 있다. 영국 식민 통치자들은 싱가포르 인들의 통합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는데, 이는 분할 통치 전략이 자신들의 이해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92)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각 공동체는 문화적인 권리와 대표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전자는 민족적인 축제를 기념하는 공휴일을 준수할 수 있게 한 것이고, 후자는 그룹채표 선거구 방식을 통해서 국회에서 여러 민족이 비례적으로 대표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93)

 

또한 다른 종교나 민족 집단 구성원에게 직접적으로 구두 모욕을 하거나 증오 행위를 하는 것을 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했다. (94)

 

국민들의 복지를 위한 정책

 

의료체계, 주택문제 등 국민들의 복지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중 공공주택 보급은 전국민이 혜택을 보도록 되어 있다.

 

HDB (Housing & Development Board) 주택 개발청(98)을 설치하여, 국민들이 주거 문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을 개발하여 시행하여 오고 있는데. 오늘날 HDB 타운은 질 높은 공공주택과 녹색 환경 내의 편리한 생활편의시설이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99)

 

1964HDB눈 주택소유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높은 보조금이 투입된 아파트를 일반인들이 99년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싱가포르 사람들의 용이한 주택 소유를 가능하게 했다. (100)

 

차량 및 도로 운영 체제

 

싱가포르에서의 차 구입은 하늘에서 별따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일본제 세단 한 대 값이 10만 달러(싱가포를 달러)가 넘는다.

고급차는 25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 (297)

거기에 더하여 도심에 진입하는 데에는 도로 통행세도 부과된다.

 

이런 제도를 과연 어느 국민이 좋다 하겠는가? 다른 나라 같으면 도처에서 반대를 할 것이며,국민들의 표를 의식하는 정부는 당연히 이런 제도 시행을 망설일 것인데. 싱가포르 정부는 과감하게 그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제도가 가능할까? 그 이유는 한 가지다.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니, 다른 나라 같으면 시행하기 어려운 도시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복잡한 제도도 시행이 가능한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싱가포르를 여행해 본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여행지 순위에서 항상 상위에 꼽힌다. 공항에 내려서부터 시내에 들어서기까지 편리한 교통, 그리고 쾌적한 환경, 그리고 안전한 밤거리 등등 매력있는 여행지이다.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나라 모습은 안전하고 깨끗하고 쾌적한데, 나라 속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통치체제는 책임성과 투명성, 장기적인 계획, 사회적 정의라는 서로 연계된 세 개의 요소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10), 나라 전체가 밝고 활기에 차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의 정책을 따르고 있으며, 또한 그 반대급부로 국민들의 복지 훌륭하다.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래서 성공한 나라라고 평가받는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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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역사가 되다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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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역사가 되다

 

이 책은?

 

이 책 사랑, 역사가 되다는 역사에서 찾아본 <일곱 빛깔의 세계적인 사랑 판타지>를 추려내 일인칭 서술로 기록한 책이다. 사랑의 여러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최문정,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를 조기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과학교사로 재직 중이다.>

 

저자의 다른 책 소설로 읽는 조선 왕조실록 (나쁜 남자편)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에서 역사적인 사랑을 한 7쌍의 연인을 만난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 로버트 브라우닝

빅토리아 여왕 - 앨버트 대공

애덜린 버지니아 울프 - 레너드 울프

베시 월리스 워필드 스펜서 심프슨 윈저 공작부인 - 에드워드 8

가네코 후미코 - 박열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오노 요코 - 존 레논

 

이들 연인들은 어떻게 사랑을 했으며, 후세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각각의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그 중에 특기할 것만 몇 가지 추려본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마지막 말

 

로버트 브라우닝이 편안해요?” 라고 묻자 엘리자베스는 "아름다워요(beautiful)" 라고 대답했다. 그게 그녀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63)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대공

 

둘 사이에 부부싸움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탄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앨버트는 갑갑한 자신의 처지 때문에 쌓였던 화가 폭발했는지 사소한 말다툼을 한 뒤 서재 문을 걸어 잠근 채 틀어박혀 버렸다. 하루 종일 식사도 거르고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결국 내가 가서 문을 노크했다.

누구시오?”

영국 여왕입니다.”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 다시 노크했다.

누구시오?”

빅토리아입니다.”

문은 열리지 않았고 난 다시 노크했다.

누구시오?”

당신 부인입니다.” 그제야 문이 열렸다. (81)

 

여왕의 남편이란 극한직업에 속하는가 보다.

 

숱이 풍성하던 머리카락은 거의 다 빠져서 대머리로 변했고, 점점 살이 쪄서 임산부처럼 배북뚝이가 되었으며, 이중턱은 탄력을 잃고 늘어졌다.

 

여왕을 대신하여 아이들을 돌보고, 여왕과 사이가 틀어진 아이들과 화해를 시키기 위해 무진애를 쓰던 앨버트는 결국 과로와 고뇌 때문에 마흔 두 살의 나이에 목숨을 잃고 만다. 그러고 보면, 여왕의 남편이란 위치는 직업으로 치자면 극한직업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88)

 

빅토리아 여왕의 후예들

 

빅토리아와 앨버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은 유럽의 왕족들과 결혼했고, 세월이 흐를수록 그들의 후손도 늘어났다. 영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그 뒤의 냉전을 그나마 쉽게 극복한 건 전 유럽 왕실과 친인척 관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95)

 

사진(도표) 설명 : 빅토리아 여왕의 자녀들과 배우자.


 

버지니아 울프의 이상한 결혼 조건

 

버지니아 울프는 레너드가 청혼할 때 이상한 조건을 제시한다.

 

당신이 청혼했을 때 저는 두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째, 보통 부부들이 하듯 성적인 관계는 할 수 없다.

둘째, 작가의 길을 가려는 나를 위해 공무원 생활을 포기해 달라.

당신이 동의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요구를 하는 여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남자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 이상한 조건을 내건 결혼생활에 당신은 아무런 질문 없이 동의해 주었지요. (134)

 

영화 <킹스 스피치>와 심프슨 윈저 공작부인

 

영화 <킹스 스피치>를 본적이 있다. 이 책에 잠간 언급되는 조지 6세의 이야기다.

조지 6세가 말더듬는 버릇을 고치기 위하여 애쓰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가 <킹스 스피치>인데, 조지 6세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왕비도 남편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역시 애

를 쓴다.

 

그런데 그런 부부에 대해 험담을 하는 장면이 이 책에 등장한다.

 

조지 6세는 말도 더듬는 데다 대중 앞에 서는 것도 두려워하는 겁쟁이었다. 엘리자베스 왕비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라 잉글랜드에서는 절대 환영받을 수 없었다. (192)

 

엘리자베스 왕비는 내 이름조차 불경스럽다는 듯 나를 그 여자(that woman)’라고 불렀다. 아무리 엘리자베스가 왕비라 해도 난 손윗동서였다. 그들이 날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도 그들을 인정할 필요가 없었다. 난 엘리자베스 왕비를 미세스 템플(Mrs. Temple)이라고 불렀다. 남들이 물으면 템플(사원)처럼 심지가 굳건하다는 뜻이라고 변명했지만, 사실 그 똥고집이 싫어서 비꼬는 거였다. 게다가 엘리자베스는 셜리 템플과 비슷하게 생겼다. 기분이 좋을 때면쿠키케이크라고 불러 주기도 했다. 엘리자베스의 취미는 과자 굽기였다. 엘리자베스도 두 딸도 과자 먹기가 또 다른 취미였다. 취미 덕분에 모두가 참으로 통통했다. 사람은 부유할수록 좋고 몸은 날씬할수록 좋다는 내 가치관과는 어긋난 취미였다. (191-192)

 

물고 뜯는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에 대하여

 

파리의 갤러리에 열린 멕시코전에 출품된 그녀의 그림을 보고

칸딘스키 -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껴안았다.

피카소 - 감탄하녀 그녀를 껴안고 키스한 것으로도 모자라 손수 만든 귀고리까지 선물했다.

 

그녀의 그림은 남미 화가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290)

 

비평가들은 그녀의 재능보다는 그녀의 인생이 프리다를 유명하게 만들었으며 그림값을 올린다고 말한다. (293)

 

다시, 이 책은?

 

이 책, 흡인력이 있다. 그 이유는 저자가 각각의 주인공이 되어서 일인칭으로 발언하는 서술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해서 저자는 각각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속마음을 꺼집어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입장을 옹호하고, 그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데는 좋을지 모르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진술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 제 3자의 입장은 별도로 하더라도, 그 상대방의 입장을 알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저자는 그에 대한 장치 또한 마련해 놓았다.

 

저자는 그런 것까지 감안하여, 일인칭으로 서술을 끝낸 다음에는 <그 뒤의 이야기>라는 항목을 별도로 마련하여, 전체적인 그림을 다시 그려볼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위와 같은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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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허은희 지음 / 호밀밭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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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

 

이 책은?

 

이 책 나는 왜 미얀마와 사랑에 빠졌을까는 저자 허은희의 미얀마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내가 알고 있는 미얀마는 이 정도....

 

아웅산 수치 여사와 1983109일 아웅산 테러사건, 그리고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은 이튼 스쿨을 졸업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 때문에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미얀마 경찰로 근무를 하다가 때려치우고 1929년 영국으로 돌아왔다,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185)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에서.

이튼을 졸업하고 대영국제국의 경찰간부로서 식민지 버마(1922-1927)에서 근무한다.

고약한 양심의 가책때문에 경찰직을 사직한 뒤, 자발적으로 파리와 런던의 하층 계급의 세계에 뛰어들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발표한다.

 

조지 오웰이 경찰관으로 근무했다는 버마가 바로 오늘의 미얀마다.

그 미얀마에 빠진 사람이 있다. 미얀마를 사랑하게 된 그 사람이 이 책의 저자 허은희다.

 

이 책의 저자, 허은미는 미얀마를 사랑한다.

해서 저자는 미얀마에 가서 일했고, 또 다시 찾아가 일을 했고, 그리고 지금도 미얀마에 관련된 일이라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그렇게 미얀마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저자의 미얀마와 관련된 행적은 다음과 같다.

<2013년 우연한 기회로 미얀마에 발을 디딘다. 이후 2017년 대학원 수료와 함께 저자와 미얀마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다. 1년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국제개발전문봉사단으로, 6개월은 NGO봉사단으로, 저자는 총 16개월을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미얀마에 살며 근무했다.>

그러니 젊은 저자, 짧은 사회 경력 동안 미얀마라는 나라와 세 차례나 인연을 맺었으니, 그건 인연이고, 사랑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 4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 밍글라바! 미얀마에 둥지를 틀다

II. 홀로 서기

III. 다시 돌아온 미얀마

IV. 한국에서 만나는 미얀마

 

I ~ II 부는 KOICA 국제개발전문봉사단 - 양곤과 네피도(83)에서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다.

 

III 부는 국제 개발협력 NGO 단체인 '월드 투게더(World Together)' 에서의 봉사활동을

기록하고 있는데, 저자는 미얀마 지부에서 지부장 다음의 책임있는 직원으로 일했다. (157)

 

월드 투게더의 사업비는 직접사업비와 프로그램비 및 지부 운영비로 나뉘는데, 직업 사업비가 약 8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직접 사업비는 어린이의 월간 성장을 위한 지원 물품을 구입하는데 사용된다. (163)

 

IV 부는 한국에 돌아온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지 정보 - 미얀마의 사정을 알 수 있다.

 

미얀마의 수도는? 양곤이 아니라. 네피도(Nay Pyi Taw)가 미얀마의 수도다. (91)

네피도에 사는 외국인들은 호텔을 제외한 일반 현지 집에서는 거주가 불가능하다. (91)

미얀마의 의료 환경 중에서, 인구 10만 명 당 약 61명의 의사가 있다. 그러니 의사 1명당 약 1,670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정부는 의사 교육과 질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의대 학생 수를 줄이고 있다. 2012년 현재 2,400명에서 1,200명으로 절반이나 줄였다. (41)

 

대중 버스의 90% 이상이 한국과 일본에서 온 오래된 중고차량이다. 한국에서 사용되던 노선 안내가 그대로 붙어있다. (51)

 

양곤 시내의 배수시설은 1800년대 말에 영국 정부가 당시 기술로 파이프 배수 시스템을 지은 이래로 변화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54)

 

미얀마 언어에 대하여

 

저자는 미얀마어에 능통하다. 현지인들과 막힘없이 소통이 가능하다.

그런 저자로부터 외국어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언어를 배우는 매력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세상 사람들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더욱 깊은 친밀감을 쌓을 수 있다는 데 있다. (29)

 

미얀마어는 3개 성조가 있다.

미얀마어 중에서 동사나 단어가 성별에 따라 변하지 않아 단순하게 단어만 외우면 된다. (31)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노력

 

저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국제개발전문봉사단으로 일하면서, 미얀마의 사정을 잘 파악하고, 미얀마가 어떤 나라인지, 그 나라에 무엇이 필요하지를 잘 짚어내어, 기록해 놓았다.

 

업무 외에도 현지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은 현지 활동가인 에밀리를 찾아가 도시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으로, 저자의 적극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60)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꿈을 갖게 된다.

내가 가진 재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스스로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는 동시에 일상 속에서는 개인의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지역사회 운동을 해 나가는 것(60)

 

또한 저자는 국제 개발협력 NGO 단체인 '월드 투게더(World Together)' 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매사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여, 스스로 찾아내어 업무의 개선은 물론, 현지와의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우리 미얀마 어린이들에게는 뭐가 필요할까?>(163) 같은 경우, 저자가 얼마나 현지의 아이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려고 노력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밖에도 미얀마에 대하여

 

저자가 세 번에 걸친 미얀마 체류 또는 여행에 대해 자세한 기록을 남겨놓아, 현지 여행을 비롯하여 현지에서의 생활에 관한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미얀마의 산업에 관하여 (63쪽 이하)

미얀마의 축제 - 띤잔 (75)

여행기 - 인레 호수(115)

껄로 트레킹 (127)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미얀마라는 나라에 가서 그 나라를 사랑하게 되고, 그 나라를 위해 바친 시간과 열정이 아름답다. 저자는 그런 사랑으로 미얀마에게 이런 말을 전한다.

 

현재의 나는 너에 대해 보다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 너의 역사, 문화, 음식, 멋진 장소들에 대해서까지! 그리고 미얀마어도 잘한다. (248)

 

그런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미얀마에 대하여 잘 알게 될 것이다. 해서 미얀마를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랑은 곧 관심이니까, 오늘 아침 뉴스에 나온 다음과 같은 기사에 관심을 갖는 것부터, 사랑은 시작되는 것!

 

아웅산 수치 등 미얀마 여당 지도부 구금 상태쿠데타 추정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010855001&code=970100&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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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와 문물 기행 - 또 다른 시각의 중국 대륙과 한·중 국경 체험기
서진우 지음 / 대경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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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리와 문물 기행

 

이 책은?

 

이 책 중국 지리와 문물 기행<또 다른 시각의 중국 대륙과 한 · 중 국경 체험기>이다.

 

저자는 서진우, <2004년에 내몽고 지방을 여행하다 황토고원을 목격하고 충격과 함께 중국 지리에 커다란 유혹을 느꼈다. 오직 중국 여행을 목적으로 인천-중국 천진 간 정기여객선을 이용하는 본격적인 보따리상(따이공, 袋工 또는 帶工)’이 되었고, 어렵게 중국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여 2015년까지 틈틈이 대륙 곳곳을 뒤졌다. 이러한 것들을 바탕에 깔고 책으로 엮어 보았다. >

 

이 책의 내용은?

 

중국에 두 번 다녀왔지만어디 중국에 갔다왔다고 말할 수나 있나? 중국 땅이 얼마나 넓은데....해서 중국은 그저 책으로만 만족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중국 역사, 중국 문화 등등, 책으로 보고 듣고,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 책도 나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정말 대단하다 싶다. 입을 쩍 벌리고 괄목상대할 수밖에.

 

양사언의 시조 중 이런 구절 기억난다. 있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뭐 그런 시 말이다.

 

그런 태산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이 책으로 알게 된다. 여기 이 책에 실린 중국의 산들, 평야, 강들이 그렇다.

 

특징 1, 사진이 압권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시원시원하게 찍어 올린 사진들이 압권이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사진이 무려 487장이니, 짐작이 될 것이다.

게다가 책 판형도 170*230*30mm로 보통의 책보다 폭이 더 넓다.

 

그러니 우선 이 책으로 중국의 산천경개 (山川景槪), 구경하러 가자.

 

중국 땅의 광활함이여, 산도 높고 물도 싶다.

 

그런 한편으로 평야도 넓다. 평야에 관한 이야기, 기록해 둔다.

천진(天津)시는 평야로 땅의 기울기가 1/12,000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일이 생기는가?

배수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그 지역은 물난리로 고생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물난리 현상은 왜 일어날까?

그 원인은 대평원 때문이다. 평원이란 평평한 대지를 말하는데, 그중에서 후아베이(華北), 화북대평원은 너무나도 평탄하여 면적 30(한반도 22) 중에서 제일 높은 곳이 해발 100m 미만이다. 나지막한 언덕이라도 있으면 적은 공사비로 부지를 조성할 수 있어서 명당 자리가 된다. 즉 집을 지을 때에는 침수 예방을 위해 대지를 돋우어야 하는데, 흙이 대단히 귀해서 수천 리 밖에서 운반해 온다.(13)

 

특징 2, 이야기 보따리가 넘쳐난다.

 

얼바이우(二百五十)라는 말에 얽힌 이야기 등, 이야기가 넘쳐난다.

 

<‘이백오십 위안이란 없다>는 말, 들어보자.

 

중국의 여행객이 한국 관광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쓰고 남은 한국 돈 46,000원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하려고 계산하니 250위안이어서 서로 웃는다. 그래서 251위안으로 환전해 준다.

중국에서 250이라는 말은 욕이 되는 말이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전국시대 정치가 소진에 관한 이야기다.

소진이 제나라에 머물다가 암살을 당하였는데, 제 나라 왕이 그 암살범을 잡기 위해 애를 썼으나 잡지 못하였다. 그래서 꾀를 냈는데, 죽은 소진의 머리를 성문에 걸어놓고 소진은 간첩이니 죽어도 마땅하다.” 고 방을 붙야 놓았다. 죽인 사람에게는 천 냥을 포상금으로 준다는 내용과 함께.

그러자 네 명이 자신들이 소진을 죽였다고 나섰다. 그럼 상금 천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었더니 한 명당 250냥씩 나눠 갖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이 말하였다.

여기 얼바이우(二百五十)의 목을 쳐라!”

그 때부터 250은 바보, 머저리로 비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49 -50)

 

특징 3, 생생한 중국 현지 소식들

 

중국에 살고있는 우리민족들, 즉 조선족은 우리나라 형편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예컨대, 625 전쟁에 관하여는 어떻게 알고 있을까?

저자는 이런 말을 전해주고 있다.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은 6.25전쟁의 발발을 남측이 북쪽으로 먼저 쳐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보다 북한 편을 들며 눈치 봐 가며 UN군의 참전은 알지 못하고, 오직 미국이 전쟁을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3)

 

, 중국의 조선족들은 우리나라 실정에 어둡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선족 하면, 우리나라에 굉장히 우호적이라 생각하는데, 그건 실상과 다르다는 것이다.

 

특징 4, 우리나라 역사를 중국에서 새겨보고 있다.

 

이 책은 2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 대륙 960Km

2- 한 중 국경 3,500

 

그중 2부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계, 즉 국경지방에서 우리 역사를 반추하고 있는데 그중 새겨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

 

고구려의 유적을 살펴보면서 중국의 역사학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북공정을 경계하고 있는데, 광개토왕 비문 등 역사적 자료도 사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 실어 놓은 자료들,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환도산성(208). 장군총 (210), 광개토대왕 비석 및 비문(211- 212)

 

또한 발해 유적에 대한 기록도 있다.

발해 외성(217), 상경 유지( 218-223)

 

(사진 설명)

 

여기 산해관 사진 옮겨 놓는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에서 중국에 들어가는 입구로 소개한 곳이다.


 

고구려 장수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군총의 모습이다.

그 앞 잔디에 세계 문화 유산로고가 새겨져 있는데, 이 장군총은 2004년 중국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특징 5, 백두산과 천지에 대한 사진 등 자료

 

저자는 직접 백두산에 올랐다.

우리는 백두산(白頭山)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장백산(長白山)이라 하는데, 여기 사용된 ()’의 의미가 그간 알고 있던 것과 달라, 소개한다.

백두산, 장백산. 산이름에 쓰인 백은 눈[]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백두산 정상의 암석이 백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261)

 

이 부분에서 저자가 실어놓은 백두산과 천지의 사진은 한번쯤 살펴볼 만하다.

또한 저자는 백두산의 천지와 관련하여 한 중 국경선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중국과 북한 사이에 천지를 사이에 두고 어떻게 국경을 나누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자료는 그간 듣지 못한 것이어서, 그런 것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귀한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저자가 직접 현지를 다니면서, 직접 찍어올린 사진, 그것으로도 가치가 있다.

다른 책에서 얻어 들은 이야기, 전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현지에 가서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찍어온 것들이기에 보다 더 현장감이 넘친다.

 

특히 백두산 및 천지, 그리고 고구려 및 발해 유적에 관한 자료는 더더욱 가치가 있다.

이런 책을 기획 발간한 저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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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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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이 책은?

 

이 책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박균호, <교사이자 북 칼럼니스트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5년째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

 

이 책의 내용은?

 

저자 박균호가 그간 책에 대해 정성을 쏟은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책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정겹다. 또한 책에 대하여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변신이야기가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첫 번째 책인 이유는?

 

서양을 공부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독교와 변신이야기.

이 두 개가 서양의 정신적이고 문화적인 뿌리를 차지하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상당부분이 변신 이야기에 빚을 지고 있다. (24)

 

다만, 민음사 판 변신이야기는 중역이니, 중역이 거슬리는 독자라면 천병희 선생이 번역한 변신이야기를 읽어보면 어떨지?

 

조용준의 유럽 도자기 여행

 

도자기를 찾아서 세계여행을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조용준 선생은 오로지 도자기 여행이라는 주제로 동유럽 편을 시작으로 북유럽, 서유럽 편까지 3권의 책을 냈다, (......)

도자기를 따라서 여행을 하다보면 역사와 예술 그리고 과학에 관한 지식을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 (81)

 

위에서 말한 책중 유럽 도자기 여행(서유럽편)을 가지고 있고, 읽었다.

위에서 저자가 말한 것, 모두 맞다.

또한 유럽 도자기 여행은 단순히 인문학적인 지식을 전달하고자 하는 책이 아니다. 도자기를 따라서 유럽을 여행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정보와 사진 자료가 가득하다. (73)

 

띠지에 관하여

 

책을 받으면, 읽을 때 골치를 아프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띠지다.

버리기도 아깝고 그냥 두기에는 불편하고....

나는 띠지를 일단 걷어 접어서 책갈피를 쓴다. 그리고는 책 가운데 끼워 놓는다.

해서 어떤 책은 띠지가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서둘러 띠지가 있는지 책을 꺼내 확인해 본 것이 있다.

 

책을 사자마자 띠지를 버리는 독자라도 이 책만은 그러면 안 되는 책이 있다. (164)

바로 나쓰메 소세끼의 책이다. 우리말 번역으로 현암사에서 펴낸 책이다.

왜냐하면 그 띠지에 인쇄된 문구는 표지에 적힌 한시를 번역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서 이 글을 읽고 얼른 찾아보았다.

내 서재에 모셔둔 소세끼의 현암사 판, 태풍풀베개, 띠지가 모두 무사했다.

책 안에 얌전히 자리 잡고 있었다.

 

책 앞표지에 씌여진 시 (일본어)를 번역한 것이 띠지에 적혀 있을 줄이야!

 

부질없이, 부는 태풍

부질없이, 사는가 속세에

흰 나비도, 검은 머리카락도

           흩어져 있네, 흩어져 있네

 

소세끼의 장편 소설 마음에 얽힌 사연도 기억할 만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은 이은정 역에 더디 출판사 판이다.

거기 해설에 이런 대목이 있다.

 

마음은 나쓰메 소세끼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도쿄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고) 1914년 이와나미 서점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는데, 자비 출판이어서 장정부터 표제의 글까지 저자의 고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음, 이은정 역, 더디, 314)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의아했었다. 그 유명한 작가의 책을 그 유명한 출판사에서 출판하면서 자비 출판이라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고 상황이 이해되었다.

 

당시 나쓰메 소세끼는 유명한 작가의 반열에 올라서 있었지만, 이와나미 서점은 그렇지 못했다. 겨우 1년 전에 문을 연 헌책방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그런 서점의 주인이 감히 유명한 작가의 신문 연재물을 출간하겠다고 나선다. 그런 용기에 감동을 한 소세끼는 흔쾌히 출간을 허락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그 서점 주인이 가지고 있는 돈이 없으니 출간에 필요한 돈을 투자해 달라고 한 것이다. 그것마저도 일본의 대문호는 허락을 한다. 이런 곡절 끝에 책이 출간되었고, 이런 역사적인 출간을 계기로 이와나미 서점은 서점에서 출판사로 도약을 한다. (159)

 

그렇게 헤서 내 손에까지 들어오게 된 책, 마음이다.

 

피천덕 선생이 번역한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

 

피천득 선생은 시를 번역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원작자가 심어둔 원래의 의미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둘째, 번역시지만 마치 우리나라 시를 읽는 것처럼 친근한 느낌을 주고

셋째, 누구나 읽기 쉽고 재미있는 번역을 하자.

 

피천득 선생의 내가 사랑하는 시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은 이와 같은 원칙대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나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은 영문학자 피천득 선생의 가장 빛나는 업적 중 하나이며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저작물이다. 우리나라 시를 읽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직역보다는 의역에 충실했다.

선생은 자신이 정한 원칙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 발휘해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마치 우리나라 시로 재창작하려고 시도했다. (315-316)

 

그렇게 애써서 번역한 셰익스피어 소네트 시집이 내 손에 있다.

이 글을 읽고 그 책을 다시 읽으니 전에 읽을 때에는 몰랐던 감흥이, 새록새록 생겨난다.

 

책 제목에 얽힌 사연들

 

존 스타인벡의 소설 음향과 분노: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문구를 따서 지은 대표적인 사례다. 맥베스5막에 나오는 인생이란 바보가 지껄이는 이야기, 음향과 분노로 꽉 차있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에서 따왔다.

이외에도 많은 명작이 이런 사례에 속하는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템페스트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소네트>에서

서머싯 몸의 과자와 맥주십이야에 나오는 문구를 제목으로 삼았다. (148)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출간이 된 직후에는 조지 오웰이 너무 무명이다 보니 서점 직원이 동물 농장이라는 제목만 보고, 농업책 서고에 진열했다. (186)

 

최인훈의 광장독일에서 출간되지 못했다는데....

최인훈의 광장이 독일어로 출간을 앞두고 있었는데, 뜻밖에 암초가 있었다.

다름 아니라, 독일에서는 같은 제목을 가진 책이 두 권 이상 존재할 수 없는데 이미 독일에서 광장이라는 책이 있었던 것이다. Der Platz.

다른 이름으로 출간하자는 의견에 최인훈 선생은 반대했고, 결국 출간은 무산이 되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독일의 출판사에게 어렵게 허락을 구하고, 같은 제목으로 출간할 수 있었다는 것. (204)

 

다시, 이 책은?

 

저자가 전해주는 책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서재에 있는 책들을 새삼 둘러보게 된다.

그간 무심하게 대했던 책들 속에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이런 재미나는 일화가 있었다니’, 하며 무릎을 치며, 읽었다.

 

그래서 내 서재의 책들을 가지고 있는 가치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 책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가 넓어지고 깊어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책을 괄목상대하게 된다.

 

, 이 책 읽고 나서, 여기 소개된 책에서 하나라도 사지 않은 사람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거나, 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도 몇 권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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