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전태일! - 그가 떠난 50년을 기리며
안재성 외 지음 / 목선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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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

 

이 책은?

 

이 책 , 전태일!은 전태일, <그가 떠난 50년을 기리며>, 그의 행적과 그의 의미를 분석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쓰는데 안재성, 이병훈, 맹문재, 박광수, 윤중목, 모두 5명이 참여했다.

 

이 책의 내용은?

 

19701113일 오후 1.

서울 평화시장 구름다리 밑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경비원들과 형사들에 정복 경찰까지 모여 시위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인 130, 온몸에 휘발유를 뿌린 채로 뛰어 나온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성냥불을 자기 몸에 가져다 대었다,

그의 몸을 타고 불꽃이 확 피어올랐다.

전태일, 22세의 청년 전태일은 그렇게 자기 몸을 불살라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 책은 그가 죽은지 50, 그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그의 의미와 그가 가져다 준 우리나라의 변화를 다각도로 분석해 놓았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전태일 약전略傳 - 전태일, 사랑의 생애 / 안재성

2부 전태일과 한국사회 - 한국사회의 진보를 추동한 불꽃, 전태일 / 이병훈

3부 전태일과 한국문학 - ‘전태일문학의 계보 혹은 지형도 / 맹문재

4부 전태일과 한국영화 - 대담 : 다시 보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박광수윤중목

 

그러니, 그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그가 남긴 우리나라의 변화를 사회 경제적인 면에서 살펴본 다음에 그를 기리는 모습을 문학과 영화의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은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에 희생되어 온 노동자 삶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노동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함으로써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널리 불러일으켰다. (121)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통해 노동문제가 사회운동의 핵심적 저항의제로 자리매김되었을뿐만 아니라 학생운동을 포함한 당시의 사회운동이 한국 자본주의의 계급적 모순과 부당한 민생문제에 대항하기 위해 민중 연대에 적극 나섬으로써 질적인 성격 전환을 보여주었다. (134)

 

전태일 열사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기보다는 다양한 계기와 방식 및 매체를 통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기억의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149) 

    

전태일 문학상과 노회찬 전의원

 

문학작품에서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구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239)

 

전태일 문학상은 1988년 제정되어 202028회에 이르고 있는데, “노동운동을 그 핵심으로 하는 우리의 민족민주운동과 문학운동에 새로운 활력과 힘찬 응원가로 자리잡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222)라는 제정 취지가 무색하지 않게 의미있는 작품들을 배출하고 있다

 

수상작은 제 1회 정인화의 불매가』, 2회 수상작인 안재성의 파업을 비롯하여 의미 있는 수상작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다가 뜻밖의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노회찬 전의원이 전태일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 수상작은 힘내라 진달래,

17대 총선 기간인 200415일부터 331일까지 민주노동당 중앙선거 대책본부장을 맡고 운동하면서 기록한 일기이다.

17대 총선에서 노동자, 농민의 정치세력화의 결실인 민주노동당은 44년 만에 국회에 진출하였다. 이 일기를 첫 원내 진출의 경과 보고서로 전태일의 영전에 바친다.” (228)고 노회찬 전의원은 그 작품의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를 기리는 아름다운영화

 

그를 기리는 영화가 1995년에 제작되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주연은 문성근과 홍경인.

이에 대한 비화, 일화가 있다.

영화를 촬영할 당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을 기대했는데, 촬영현장에 기자들은 거의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중에 영화가 개봉된 뒤에, 언론사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가 황당하다.

굉장히 래디컬한 영화로 예상해서 기사화를 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249)

이 영화가 촬영될 시기가 1995년인데도, 노동운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러했다는 것,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 박광수와 영화 평론가 윤중목의 대담이 펼쳐진다.

영화 제작에 얽힌 비화, 영화 그 뒤의 이야기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이 대담에서 영화를 둘러싼 정치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심층적으로 알게 된다는 가외의 소득도 얻을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 전태일의 의미

 

한국사회에서 전태일은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그의 의미가 단순히 노동운동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그의 분신으로 노동문제를 단순히 노동자의 문제로 국한해서 생각하던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노동문제가 이제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더 나아가 정치의 큰 화두가 되었다는 것, 우리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전태일의 행적을 살펴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습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역사적, 정치 경제, 사회적인 면도 살펴보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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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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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이 책은?

 

이 책 파국은 소설이다.

저자는 도노 하루카, <1991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2019개량 (改良)으로 제56회 문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2020년 이 작품 파국 (破局)으로 제163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내용은?

 

소설 제목을 파국이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파국이란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 알고 있을 것이니, 그 파국이 언제 나올지 기대(?)를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소설을 읽으며 이게 혹시, 아니면 다음 장면에서 파국? 이런 식으로 말이다.

 

등장인물은

 

요스케 : 대학생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다. 학교 럭비부의 코치를 맡고 있다

사사키 : 학교 럭비부 고문

히자 : 요스케의 친구.

마이코 : 요스케의 여자 친구

아카리 :요스케의 후배, 여자 친구

 

등장인물은 단출하다. 그만큼 이야기 줄거리도 단순하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주인공 요스케가 여자 친구인 마이코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고, 헤어지고, 다시 후배인 아카리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가 파국을 맞는다는 것.

 

문제는 요스케라는 주인공의 성격이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평범한 대학교 4학년이다. 럭비부에서 코치를 맡고 있으며 근육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그의 행동과 감정 다스림이 재미있게 설정이 되어 있다.

 

행동은 기준이 공무원이라는 데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나는 그 여자에게 일부러 다가가 다리를 갖다 대려했다. 그렇지만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그만두었다.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그런 비열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대신 의자의 위치를 신중하게 조절하는 체하며 그녀의 다리를 훔쳐보았다. (33)

 

또한 감정조차도 명확한 근거와 논리를 찾으려고 하는 인물이다. 나름대로의 규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는 장면이 바로, 그가 자기 감정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모습, 즉 눈물의 원인을 분석하는 대목이다.

 

나는 아카리에게 음료를 사주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그러자 갑자기 눈물이 흘러나와 멈추지 않았다.

어쩐지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여자 친구에게 음료를 사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인남자가 울음을 터뜨리는 건 이상하다. 나는 자판기 앞에서 영문도 모른 채 계속 눈물을 흘리다, 이윽고 하나의 가설에 도달했다. 그건 어쩌면 내가,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한참 전부터 슬펐던 건 아닐까 하는 가설이다. 그러나 그것도 정답이 아닌 것 같았다. 내게는 아카리가 있었다. (……) 게다가 나는 내가 벌지도 않은 돈으로 좋은 사립대학에 다녔고, 근육 갑옷으로 둘러싸인 건강한 육체를 지니고 있다. 슬퍼할 이유가 없었다.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건 즉, 나는 슬픈 게 아니라는 뜻이다. (152-153)

 

얼마나 냉철한 분석인가?

그러나 이런 설정 - 주인공의 행동과 감정이 그렇게 반듯하게 정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 이 바로 뒤에 따라올 파국을 향한 포석이라는 것, 독자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파국의 의미 - 우리 내면의 불안

 

그렇게 냉철한 주인공, 파국은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까?

일차 원인은 섹스 상대인 아카리가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결별을 선언하고 주인공의 팔을 뿌리치며 가는 아카리를 잡으려고 달리다가.......그는 파국을 맞는다.

 

그렇게 너무 쉽게 파국을 맞게 되는 현실, 그것을 그린 것이 이 작품이다.

속으로는 어떤지 모르나, 겉으로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주인공 요스케, 그는 이제 취업의 문을 통과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출발하려는 시점에 서 있다.

몸도 건실하고, 좋은 사립대학을 나왔으니 소위 스펙도 겉보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그런 그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 그게 저자가 그리려고 한 인간상이 아닐까?

 

해서 이 소설은 현대 사회 -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이다 -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해 놓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내면에 숨어있는 파국을 예감하는 불안, 그런 불안을 안고 사는 게 주인공뿐만 아닐 것이다. 이 이야기 누구 한두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전체의 불안이라 한다면, 너무 과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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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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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

 

이 책은

 

이 책 한 남자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히라노 게이치로.

 

이 책의 내용은?

 

맨 처음은 이게 뭐지? 뭐 이렇게 시시하지라는 말 저절로 나온다. 시작이 그렇다.

언뜻 보면 아주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정확히 44쪽부터 이야기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읽는 독자의 뇌는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 이거 누구예요?

어떤 사진 말씀이시지요? , 그 쪽은 아버지와 제 아들이에요.

아들? 아니, 그쪽이 아니라 이쪽 말이에요. 다이스케 사진은 없어요?

.....그 사진인데요.

이건 다이스케가 아니에요.

......?

 

다이스케와 결혼한 리에는 다이스케가 죽은 후 그의 형이 찾아오자 죽은 동생 영정사진이 있는 불단 앞으로 형을 안내한다. 불단 앞에 선 형, 영정 사진을 보고 리에와 나눈 대화다.

죽었다는 동생 다이스케의 사진이 자기가 알고 있는 동생 다이스케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누군가 동생 다이스케 이름을 빌려, 다이스케 행세를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런 것을 모르고 다이스케라 알고 결혼까지 한 리에, 그때부터 혼란에 빠져든다.

 

이 소설은 그래서 나란 누구인가?’란 주제가 묵직하게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호적상으로는 다니구치 다이스케라는 사람이 죽은 것이었다. 하지만 다니구치 다이스케의 죽음은 오로지 그 본인밖에는 죽을 수 없다. 그는 대체 누구였을까, 라고 리에는 죽은 남편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은 결국 그가 누구의 죽음을 죽은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다. (101)

 

딱히 현실에 절망한 게 아니더라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은 것은 단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운명을 짊어진 인간이 흔히 품을 수 있는 바람이 아닐까. 막상 결단을 내리고 실행에 옮기는 무모함이 없어서 그것은 단지 꿈꾸는 단계에 머물 뿐이다. (234 )

 

그런 질문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할 때, 과연 그 사람의 무엇을 사랑하는 걸까요. 처음 만나서 현재의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그다음에는 과거까지 포함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죠. 근데 그 과거가 생판 타인의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323)

 

이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알게 된 그 지점에서부터 다시 사랑하는 거 아닐까요? 한 번 사랑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몇 번이고 다시 사랑하잖아요. 여러 가지 일을 함께 겪으니까.” (323)

 

이런 질문과 대답을 다른 형식으로 읽어보자.

 

나하고 나의 가짜가 있다면 진짜, 나 알아볼 수 있어?

그야 알지, 아빠 아들인데.

어떻게 알아?

딱 보면 알아. 목소리도 알고.

근데 얼굴도 목소리도 완전히 똑 같으면?

그러면....., 추억을 물어봐야겠다. 작년 여름에 함께 갔던 가족 여행은 어디였지? (205)

 

아들과 기도 아키라의 대화다.

이런 질문을 독자들도 해 보면 어떨까? 나는 어떤 것으로 타인과 구별될 수 있을까?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가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저자는 기도 아키라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꺼집어낸다.

나르키소스 신화에서 나르키소스가 왜 수선화로 변했는지를 묻는 아들의 질문에 화자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변신 이야기에는 그리스 신화 중 온갖 변신담이 담겨 있다.

나르키소스를 비롯해, 파에톤의 죽음을 슬퍼하다 눈물의 보석 호박이 된 파에톤의 누이들, 사슴으로 변해 죽음을 맞이한 악타이온 등 많은 변신 이야기가 등장한다. (352)

저자가 변신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변신 이야기를 통해, X의 변신이야기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살인자의 아들인 X 가 신분 세탁을 통해 다니구치 다이스케로 변신한 사건을 변신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의 특징 하나 - 주석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러니 굳이 책에 주석까지는 필요없다.

책을 읽는 독자의 층은 다양하니까, 각각 자기 양에 맡게 읽고 받아들일 것이다.

해서 어떤 소설은 그야말로 참고자료를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읽기도 한 적이 있고, 또 어떤 책은 그저 후루룩 읽어간 것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책 말미에 주석을 달아 놓았다, 역자가 만든 주석이다.

주석을 읽어보니, 이게 없었다면 아마 그냥 모르고 넘어간 것 많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역자에게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책이다.

한 남자, 그 남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듯, 옷깃을 여미며 읽게 된다.

 

이런 것도 이 책을 읽고 얻게 된다.

 

인간은 다면적인 존재인데, 어떤 한 면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 적은?

스티그마 얘기다. (162)

사람들은 사람을 어떤 특징 하나로 규정해버리는 잘못을 범한다.

아이덴티티를 하나의 뭔가로 묶어놓고 그걸 타인이 쥐어 잡고 흔든다는 건 정말 못견딜 일이다. (163)

 

인간에 대한 생각, 통찰력, 얻게 되는 소설이다. 일본 소설 중 많이 읽히는 추리소설 류와는 색깔이 다른 이 책, 정말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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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안데스의 시간 -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
정성천 지음 / SISO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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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안데스의 시간

 

이 책은?

 

이 책 페루, 안데스의 시간은 저자 정선천의 <페루,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정성천은 <40여 년간 몸담았던 교직을 떠난 후, 교육부가 처음 실시하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교육자문관 파견 시험에 도전해 남미 유일의 페루 교육자문관으로 선발되었다.>

 

그렇게 해서 저자는 페루에서 3년을 거주하면서, 보고 듣고 여행한 것을 기록르로 남겼다.

저자는 그에 대하여 <아주 색다른 경험과 자연의 신비함,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내 인생의 유일한 시간이었다. 기억으로만 간직하기에는 아까운 마음이 들어 책으로 펴냈다. 페루, 안데스의 시간은 페루 안데스 시리즈의 첫 기록이다.>라고 말한다.

 

페루, 남아메리카에 있는 나라다수도는 리마.

저자가 있던 곳은 페루의 남부 지방에 있는 모케과라는 도시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 저자는, 수도인 리마로 가서, 거기에서 다시 비행기를 두시간 동안 타고 따끄나에 도착, 다시 그곳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반을 달려가야 했다.

 

먼저 저자가 머물렀던 곳을 알아보자

<모케과 (Moquegua), 페루 남부의 도시, 모케과 주의 주의 주도.

모케과 강 중류에 있음. 인구 39000. 포도 · 올리브를 산출함. 1868년 지진으로 파괴된 바 있음.>라는 인터넷상의 자료보다 저자가 알려주는 자료가 더 풍성하다

 

인근에 위치한 구리 광산의 거점 도시로 다른 페루의 중소도시들에 비해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생활수준도 다소 높았다. 도시 규모가 인구 3-4만으로 비교적 작은 도시이지만 페루의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현대식 대형상점이 성업중이라는 정보도 소개하고 있다. (19)

 

이 책은 남아메리카에 있는 페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업무를 소개한 부분은 58쪽 이하에 나오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교육 파견자들은 이곳에서 선진 한국 교육의 경험을 살려 페루 교육현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파견교사들은 1주에 20시간 현지 교사들과 함께 수업하면서 선진 수업방법과 수업기술을 돕고, 자문관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간 아침 730분에 출근하여 1130분까지 하루 4시간 근무하면서 학교 관리자들과 교사들에게 선진 한국 교육에 관해 다방면으로 컨설팅을 한다. (58)

 

이 책은 그런 업무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저자가 그곳에 머물며 보고 듣고 여행한 기록이기에, 주로 여행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책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페루를 여행하면서, 그곳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여행을 한 것을 다섯 개로 기술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여정_ 푸른 오아시스의 도시, 모케과

두 번째 여정_ 자연의 경이로움, 아레끼파와 아따까마 사막

세 번째 여정_ 아름다운 티티카카 호수와 볼리비아

네 번째 여정_ 오지 중의 오지, 꼬따와시와 아만따니 섬

다섯 번째 여정_ 신비함을 고이 간직한 맞추픽추

 

저자의 눈길, 매섭다.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저자의 여행길, 저자는 어느 것 하나 그냥 소홀하게 넘기는 법이 없다. 눈이 매섭다. 또한 그러한 것들을 세세하게 모두 기록해 놓고 있다.

 

흥미있고 의미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는게 그 중 몇 개만 소개한다.

 

페루의 역사에 대하여.

 

페루에 와서 페루의 역사를 알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나서부터 그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슬픔이 도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역사와 삶을 깊이 알면 알수록 그 슬픔은 더 깊어만 갔다. (32)

 

스페인 사람들은 원주민들의 신전을 부수고, 잉카 신전의 돌 기초 위에 가톨릭 성당을 지었는데,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처음에는 잉카 신전의 돌 기초도 없애고 성당을 스페인식 기초 위에 지었는데, 잦은 지진으로 견디지 못하고 모두 무너져 버리고, 잉카의 돌 위에 지은 성당만 오랫동안 건재했다는 것이다. 그 후로 모든 잉카의 신전을 부수고 그 돌 기초 위에 가톨릭 성당을 건립했다는 것이다.(38, 236)

 

여기서 저자의 촌철살인 한 마디!

 

지진이 무서워 잉카 신들을 모시는 신전의 든든한 돌 기초 위에 그들의 신전인 성당을 건립했다고 하니 그들의 신인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236)

 

도시들의 특징

 

스페인 정복자들은 도시를 세울 때, 제일 먼저 중심부에 사각형의 '아르마스 플라자(중앙 광장)'를 만들고, 그 한쪽 면에 성당을 지었다. 그리고 그곳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뻗어나가도록 설계했다.(68)

 

이런 형태는 저자가 방문한 도시마다 똑같은 적용되었다는 것,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패루의 역사, 경제, 도시등 방대한 자료가 저자의 손길로 다듬어져 들어있다.  

 

페루 여행을 위한 팁, 몇 가지

 

페루에서의 여행은 해발고도의 변화가 큰 관심사다. 고산병으로 여행을 망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75)

 

4000미터 이상의 지역은 높은 고도 때문에 커다란 나무는 생육이 어렵고 풀과 작은 관목들만 자란다. (122)

 

개에 물리지 않으려면?

 

저자가 그 곳에 살면서 얻은 지혜가 있다. 개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면 된다.

 

거기에서 일하는 코이카 단원들로부터 개한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당부를 들었는데, 해서 조심을 하긴 했는데, 어느 날 개가 한 마리 달려들어 혼이 났다는 것이다.

그 후 어느 날 공원에 있는데 현지 소년이 돌멩이를 집어 들어 개를 물리치는 모습을 보았는데, 돌멩이를 집으려는 시늉만 해도 도망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지혜, 결국 한번 잘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 (55)

 

비자 문제 - 볼리비아

 

인근국가인 패루나 칠레와는 달리 볼리비아는 관광 무비자 제도가 없다. 자칫 잘못하면 바자 때문에 여행을 망칠 수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123)

 

, 볼리비아.

볼리비아 검문소에서는 의도적으로 입국 도장을 누락시켜 출국 때 100 달러의 벌금을 물리게 하는 일이 빈번하니 볼리비아 입국 시 날인을 꼭 확인하라. (145)

 

다시, 이 책은?

 

저자의 매서운 눈에 포착된 페루의 모습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다닌 곳마다 풍광과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스페인 식민지 치하에 힘들게 살아온 페루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해주는, 페.

이 책으로 한 번 가본 듯한 느낌이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안타깝게도 이 책에는 페루 지도는 물론 저자가 살았던 곳, 여행을 다닌 곳의 지도가 전혀 소개 되지 않아, 부득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면서 지도를 구비,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살았다는 곳, 모케과, 어지간한 지도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찾느라 애를 먹었다는 것, 이 책의 편집자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혹 다음에 이 책의 2쇄 찍을 때는 지도도 좀 충분하게 넣어주시라고.

또한 저자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이 페루 안데스 시리즈의 첫 기록이라고 하니, 다음 편에서는 지도를 많이 넣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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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인문학 - 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
권기복 지음 / 웨일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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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의 인문학

 

이 책은?

 

이 책 한 컷의 인문학거대한 지식을 그림으로 잘게 썰어보기한다는 차원에서 인문학의 주요 개념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림으로 그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 특기할 만하다.

 

저자는 권기복, <인문학 콘텐츠 기획자로 일했다. 현재는 읽고, 쓰고, 그리는 생활인문인. 삶에 대한 작은 공부들이 모일수록 좋은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 어려운 인문학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림과 글재주를 그러모아 어려운 것들 중에서는 가장 쉽게 느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인문학을 전제로 하여 다음 개념을 할 수 있는 한 설명해 보시라, 는 과제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사랑, , 자유주의, 마르크스 주의, 공화주의

 

그럼 난, 이 책으로 승부를 보겠다.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숙독, 열독, 하여 그 내용을 숙지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말하고 싶다.

 

저자의 이런 말에 적극 동감하기 때문이다.

지식이라는 것이 때로는 첫술에 배부르기는커녕 단 한 톨만으로도 소화불량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 인문학에 대한 정수를 맛보기도 전에 거부감부터 생기는 건 아쉬운 일이다. 생활인문 인인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장을 넘겨보면 알겠지만 소화가 잘되게끔 거대한 지식을 잘게 썰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고명처럼 관련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글에 대한 부연설명일 수도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글에 그림을 곁들여 삼켜보자.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 다음 문단으로 나아가기가 수월할 것이다. (6)

 

이 책의 특징 몇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코 저자가 그린 그림이 그 첫 번째다.

예를 들어보자.

마음의 감옥이라는 말은 테일러가 사용한 것이다.

 

모든 관심이 바깥으로 향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내면에만 집중되니 고독이 찾아오고 점점 삶에 대한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일상의 작은 기쁨에만 집착하게 되고 다른 이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지를 잃게 된다. 이를 가리켜 테일러가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있는 상태라고 표현한 것이다. (283)

 

개인주의의 비참한 모습을 잘 묘사하는 글이고, 그림이다.

 

그림으로 마음의 감옥에 갇힌 자들의  모습을 확인해보자.

 

그들 나름대로 뭔가 하면서 열심히 사는 것 같지만, 감옥에 있다는 것이다.

 

다음 특징으로는, ‘관점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1'사랑'을 설명하는 관점은 지금 시대에 사랑은 가능한가이다.

 

사랑의 정의, 사랑의 형태나 사랑의 사례를 보자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시대 - 어떤 시대인지도 확실하게 정의해야 하거니와 - 에 사랑은 가능한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 - 이에 대하여는 뒤에 나오는 돈, 자유, 계급 등을 통하여 논의가 된다 - 에 사랑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그게 가능한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바 몇 가지 인용해 본다.

 

모든 시대의 구조는 알게 모르게 사랑을 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22)

 

기든스 - 친밀성의 영역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남성들 역시 감정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50)

 

에리히 프롬 - 이를 구체적으로 말해서, 상대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51)

 

산업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은 각각 기능인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기능인과 기능인이 된 남녀는 사랑도 하나의 능력으로 간주하게 되어,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이란 이제 옛날이야기에 불과하게 되었다. 사랑을 수단으로 하게 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때, 그 어려운 사랑을 굳이 해야만 할까?

그래도 많은 학자들과 사상가들은 사랑을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탈마법화가 이루어진 현대에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는 지금보다 더 건조할 것이고, 인생은 더욱 허무해질 것이다.(53)

 

사랑이 우리 시대에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몇 안 되는 숭고한 행위다.(13)

 

알랭 바디우 - 타자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도는 현재 사랑 이외에는 없어 보인다. (54)

 

벨 훅스 -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55)

 

그렇게 정리를 하다보면 저절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생기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돈에 관하여

 

돈의 역사 - 돈은 교환의 편의를 위해 탄생했다. (74)

맨 처음 돈은 실질가치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후 상징가치를 가진 화폐로 바뀐다. (76)

금본위제를 시행하다가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 태환 정지를 선언하면서 금본위제가 폐지된다. (94)

 

돈의 기능 -

돈에는 가치 기능이 있어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70)

불안정한 세계에서 돈을 많이 가질수록 미래에 대한 확실함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돈이 사라지게 한 정서적 공간 :

과거에는 일터를 벗어나면 돈의 위력이 닿지 않는 정서적 공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그런 공간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은 없다. (126)

 

자유주의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다. - 아담 스미스 (167)

 

마르크스 주의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주장한 계급론의 특징은 각 계급을 독립적 범주가 아닌 계급간의 관계로 파악한 것이다. (181)

 

계급 갈등이 심해지면 사회 에너지가 노동이 아닌 갈등에 투입되기 때문에 생산량이 감소하고 다시 생존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제 다른 사회로 변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189)

 

공화주의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의 공화주의 (254)

마키아벨리의 공화주의 (261)

한나 아렌트의 공화주의 (269)

공동체 주의자들의 공화주의 (280)

 

다시, 이 책은?

 

인문학 하면, 문장에서 문장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길고 긴 설명, 그리고 낯선 학자들의 이름과 학설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소화가 잘되게끔 거대한 지식을 잘게 썰어 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고명처럼 관련 그림을 그려 넣었다. 글에 대한 부연설명일 수도 알레고리일 수도 있다.’

 

몇 개의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 한 점이 더 쉽게 이해가 되도록 해준다. 그러니 저자가 하는 말 글에 그림을 곁 들여 삼켜보자는 말이 납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 다음 문단으로 나아가기가 수월해지는 것이다.

해서 인문학에 대한 이해, 훨씬 쉬워지게 만드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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