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아키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기쁨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문장을 찾았다. 249쪽이다

네기시가 말한다, 아키코가 저녁 식사 자리에 어떤 옷을 입고 갈 것이냐고 물으니 대답한 말이다.

그냥 보통으로 입고 와

그 말에 아키코가 속으로 생각한다. ‘그냥 보통으로?’

이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게 가장 어렵다고요.“

 

보통인 듯 아닌 듯, 하지만 보통을 넘어서는 책

 

그 말을 아주 훌륭하게 보여준 책이 바로 이 책 이츠키 히로유키의 소설, <사계 아키코>이다.이 책 문자 그대로 보통이다. 그러나 보통으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속에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겉으로는 마치 뭐가 대단한 것이 들어있는 것처럼 치장하는게 세상살이의 지혜인데, 이 책은 전혀 그게 아니다. 그러니 이게 보통이고, 더 나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 역시 그렇다. 그게 가장 어려운 것이다.

 

아 책에는 주인공 아키코와 더불어 그의 자매 3, 그러니까 네 자매가 등장한다.

네 자매의 이름에 대하여는 일본어의 사계(四季) - (하루) 여름(나츠) 가을(아키) 겨울(후유)- 에 각각 자()를 붙여서, 하루코, 나츠코, 아키꼬, 후유코로 이름을 지은 것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잠깐 살펴보자. 스포일러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당출판사의 책 소개에 삽입된 줄거리를 잠시 인용해 본다.

 

<어릴 때부터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노상 책만 들여다보았던 아키코. 그녀는 몇십 대 일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립대학 의학부에 입학하지만, 학내 개혁운동을 하다가 공무집행 방해죄로 교도소에 들어간다. 결국 의학부를 그만두고 환경보호 운동에 종사하며 작은 잡지를 발행했지만 혼자 감당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투쟁의 동지이자 옛 연인이기도 한 료스케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료스케는 그녀의 제의를 거절하고 현실을 바꾸려면 큰 힘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그녀는 료스케의 소개로 환경운동가들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공격하는 보수 진영의 네기시 의원을 만나 그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 세계에 뛰어들고 혹독한 현실과 맞서며 고뇌한다.

 

곧게 뻗은 붓꽃의 꽃대를 바라보면, 올곧은 성품을 가진 아키코가 떠오른다. 성공보다는 꿈, 이익보다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 세계로 발을 들이는 아키코. 그녀는 과연 무소속 시민연합의 추천으로 입후보하게 된 후쿠오카의 중의원 의원 보궐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네 자매의 인생이 이처럼 재미있게 그려줄 줄이야? 네 자매는 각자의 영역에서 나름대로 살아가면서,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도와주면서 인생의 길을 걸어간다. 그런데 그 살아가는 방식이 다 같지 않다. 그러니 작품 속의 이 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인 것이다.

 

<인간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376)

 

정곡을 찌르는 말의 힘

 

이 작가의 글은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글에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사람의 정곡을 찌르는 말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문명이니 역사라는 말을 언급할 때, 거기에는 뭔가 겉도는 듯한 빤한 느낌이 따라붙는다.>(297)

 

이 말이 누구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책 읽는 동안 신선한 충격을 맛보았다.

(‘신선한 충격’. 이런 말, 뭔가 겉도는 듯한 기분! 그런 것을 깨닫게 되다니! 그래서 이 책이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조금 더 인용해보자.

<하루 하루 우리가 먹는 것이며 입는 것, 삶의 디테일, 그런 것을 이야기할 때는 모두들 한결같이 현실감이 있지만, 관념적인 말이 대화에 섞이면 그 즉시 얄팍한 겉핥기 식의 말을 하는게 보통사람들이다.>(297)

 

아키코에게, 그녀의 결정에 뜨거운 박수를!

 

사계(四季)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제목이 아키코인만큼 아키코가 주인공이겠다 싶었는데 실상은 네 자매가 모두 주인공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 책의 제목의 주인공인 아키코에 유독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질 때에는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이 장면, 네기시 바사후미가 아키코가 저녁을 먹으면서 아키코에게 의원 출마를 다짐하는 장면. 의원출마를 권하는 그 장면에서 과연 그녀의 대답은 무엇일까, 숨죽이며 그녀의 반응을 읽어나갔다. 출마에 대하여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의 생각을 잠시 들어보자.

<이상이나 꿈이라는 것이 얼마나 미덥지 않고 덧없는 것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학 때부터 나름대로 정치운동에 참여해 온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그러다가 기성세대가 되면 정반대 방향으로 나가는 동료들에게 나는 아무래도 익숙해 질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나는 학생 때보다 이상이나 꿈에 한층 더 마음이 끌립니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계는 그런 것이 용납될 만한 무대가 아니예요.>(309)

 

여기까지 읽다가 숨을 훅 들이켰다, 아키코가 진흙탕에 뛰어들려는가 보다, 하는 안타까움으로. 그러나 그녀의 말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키코는 한 마디 한 마디 곱씹듯이 말을 이었다.

그야말로 유치한 이상에 젖은 젊은이라고 비웃으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는 제 2 인생을 철처히 유치하게 공상적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309)

 

이 부분에서 나는 보이지 않을 손을 들어 들리지 않을 박수를 보냈다.

그래서 이런 그녀의 말을 들은 네기시 바사후미가 말한 것이 바로 내가 할 말이었다.

<학생 때보다 더 어린아이 같은 이상과 꿈을 좇으려고 하는 사람을 자네가 처음이야.> (310)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느끼는 기쁨

 

나츠코에게 후유코가 보낸 편지의 일부에서 작가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려는 것을 발견했다.

<나츠코 언니 나는 지금 정말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어. 이렇게 영원의 시간과 무한한 공간이 교차하는 세계적인 도시의 한 귀퉁이에서 소녀시절부터 동경해왔던 보스호라스 해협의 저녁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야.>(283-284)

 

살아있다는 것. 사람이 목숨이 붙어있는 한, 다 살아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더군다나 살아있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일생에 걸쳐 몇 번이나 되겠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네 자매의 이야기를 통하여 살아있는 것을 깨닫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다. 후유코는 그 것을 느끼게 된 것, 얼마나 귀한 일인가? 다른 세 자매 역시 각자의 삶 속에서 그런 순간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도 같은 순간을 느껴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후유코의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소설이 끝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살아있어, 라고 후유코는 생각했다.>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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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와의 대화 - 하버드 의대교수 앨런 로퍼의
앨런 로퍼 & 브라이언 버렐 지음, 이유경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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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은 어떤 환자들이 있나?”

 

이 책, <두뇌와의 대화>는 하바드 의과대학 교수이면서 보스톤에 위치한 브리검 여성병원의 신경과학부 임상의인 앨런 로피와 저술가인 브라이언 버렐이 쓴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주로 앨런 로피의 임상 사례를 중심으로 하여 신경관련 증세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토끼굴에서 꺼내오기

 

이 책의 원제는 <Reaching down the rabbit hole>인데, 이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따온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첫 장의 소제목이 'Down the rabbit hole'인데 이 책의 저자는 그 말을 차용하여 이 책의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그럼 이 책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이 책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토끼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 관련성은 저자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데서 찾을 수 있다.

<우리 환자들 각각은 모두 사실상 구멍에 빠졌고, 그들을 다시 꺼내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33)

 

조금 더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토끼 굴로 뛰어들어 모든 것이 겉보기와 다르고 모든 것이 바깥 세상과는 관련이 없는 이상한 영역으로 들어간다>

 

바로 그 이상한 영역이 위에서 말한 토끼 굴이다.

 

<그 곳은,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말하듯이, 아침 식사 전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고 각오를 하면 도움이 되는 곳이다.>

 

그러니 저자가 마주칠 환자들은 모두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의 토끼 굴에 들어간 것처럼 그러한 곳에 빠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저자는 앨리스에게 말한 붉은 여왕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그것과는 다른 각오를 비치고 있다.

 

<여왕과 달리 나는 아침 식사 전에 여섯 가지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도 각오를 할 필요가 없다. 어느 날이든 점심 식사 전에 최소한 여섯 가지 믿기 힘든 일과 마주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33)

 

이미 그런 일을 많이 보기 때문에 굳이 각오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대처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저자만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말이다.

 

그의 환자들 - 토끼 굴을 들여다 보니

 

이제 그 각각 사례별로 대응하는 것을 살펴보기로 하자.

 

횡설수설하기 시작한 야구선수, 빈센트 탈마.

갑자기 정신병자가 된 대학생, 신디 송. 이 케이스는 그녀의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더욱 안타까웠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어떻게 그런 증상에 대처하는가?

 

그는 담담하게 말한다.

'아픈 뇌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환자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사례별로 대응하는 것이다.'(15쪽)

 

신디 송의 경우만 살펴보자.

그녀는 환시를 보고, 이에 대응하는 것처럼 몸부림치기 시작했으며 길길이 뛰는 증세를 보여 입원하게 되었다.

 

그런 환자를 보고 저자는 다음과 같이 레지던트에게 질문한다.

광견병에 걸린 것처럼 침을 흘리고 있나요?”

답은 이렇다. “, 마치 개처럼요

 

그런 대답을 듣고 저자는 난소성 기형종인 것으로 판단하고 난소를 제거한다.

그로부터 며칠 안에 그녀의 병은 치유되었다. (41)

 

질서를 잃은 뇌를 다시 질서의 세계로

 

질서를 잃은 뇌’(374)라고 그는 증상들을 표현한다. 그는 그러한 무질서의 세계로 편입된 많은 환자들의 뇌를 다시 질서의 세계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애를 쓴다.

 

그런 결과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어떻게 끝나는가?’

 

그 말은 자기의 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자문하는 것이다.

이 질문을 듣는 - 실제로 독자들은 이 질문을 읽는다’ - 독자들은 무엇을 기대할까?

의사로서 어느 만큼의 일을 해 왔으니, 중간 결산 정도는 하겠거니, 그래서 거기에다가 어떤 다짐도 덧붙일만도 한데, 그렇게 하는 대신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끝나지 않는다.”(23)

 

그의 일은 끊임이 없이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토끼 굴에 빠질 것이니 그의 일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앞에 오는 환자들을 그는 이렇게 진단할 것이다. 연이어서!

 

당신의 뇌에 종양이 있어요.”

당신은 운동 뉴런증이예요.”

당신은 파킨슨 병이예요.”

당신은 방금 회복될 수 없는 뇌졸중을 일으켰습니다.”

 

우리 문외한들이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진단이 되는 신경 관련 병들이 무섭고 힘들 것 같지만 다음과 같은 그의 말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나, 그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들을 안심시키는 말이 될 것이다.

 

오늘은 어떤 환자들이 있나?”

 

그 말 속에는 환자들의 가장 깊은 걱정을 보살펴주는 그의 든든한 손(374)길이 들어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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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
제이크 브리든 지음, 김태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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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성한 소(), 잘 다루기

 

이 책의 제목은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이지만 원제는 <Tipping sacred cows>이다. 번역하자면 신성한 소()를 넘어뜨리기정도가 되겠다. 또는 이렇게도 말 할 수 있겠다. '신성한 소를 잘 다루는 정보(또는 귀뜸)'.

 '신성한 소'는 여기에서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니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지 말고 넘어뜨려라, 또는 그것을 잘 다루어야 한다, 그런 뜻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말 제목은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는, '원칙, 그것을 비틀어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왜 원칙을 비틀어야 할까? 왜 신성한 소를 넘어뜨려야 할까? 아니 그전에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신성한 소란 말의 개념을 먼저 알고 가도록 하자.

 

신성한 소는 무엇인가?

 

신성한 소(sacred cow)라는 개념은 저자인 제이크 브라운이 인도의 휴양도시인 고야에서 체류했던 기억에서 비롯한다. 그는 리더십 강사로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리더를 교육하고 있는데, 강연이 없는 동안에 고야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소를 보고 그 개념을 생각해 낸 것이다. 그의 말을 인용해 본다.

 

<‘고아라는 지명은 소의 땅을 뜻한다. 그러니 그 휴양도시에 소가 그토록 많다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 이 소들은 말 그대로 독실한 숭배를 받는 대상이다. ‘신성한 소라는 표현이 바로 여기에서 나왔다. 숭배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관념이나 관습, 제도를 가리킨다.>( 13-14)

 

저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한다.

<직장에도 여러 신성한 소가 존재하는데, 이들이 가져오는 위험은 몹시 주의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잘 못 되었더라도 거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미덕은 여전히 미덕으로 추앙되어 갈수록 더 큰 위험을 가져온다.>(14)

 

그러므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직장 안에 마치 신성한 소처럼 군림하며 - 또는 방치되어 있는 - 잘못된 미덕들을 뒤집고 살펴서 제대로 보존하자는 것”(18)이다.

 

결국 이 책의 목적은 회사에서 미덕으로 간주되는 몇 개의 덕목을 살펴보고, 그것이 마치 신성한 소처럼 취급받으며 걸리적 거리는존재가 되어 일련의 의도치 않은 결과를 야기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회사 내 신성한 소는 무엇일까?

 

저자는 회사의 일을 의도치 않은 결과로 몰고 가는 덕목들을 다음과 같이 예시한다.

<균형, 협력, 창의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성.>

 

그러한 덕목들은 세상의 모든 직장, 모든 산업, 모든 직급에서 등장하며 신성한 소로서 절대적으로 숭배되고 있다그런 미덕들은 조직원에게 갖추어야 할 것으로 신성시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7 가지 덕목을 예시하고, 그 각각의 항목들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세세하게 검토하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26)인가를 파헤쳐 나간다.

 

그중의 하나 - 균형

 

균형, 참 좋은 덕목이다. 그러나 그 균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려 할 때, 뜻밖의 결과에 봉착하게 된다. 앤의 경우가 그렇다.

 

앤은 대형 은행에서 고객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균형이라는 덕목을 실천하기 위하여 모든 고객들에게 균등하게 시간을 배분하여 상대하였다. 그런데 다른 직원인 대런은 일률적으로 균형있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상황에 따라 차등을 두고 상대한다. 앤과 대치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균형이라는 덕목을 추구한 앤에게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그녀는 균형이라는 덕목을 추구했고, 그 반면 대런은 그렇지 않았는데 결과는 대런이 승진한 것이다. 대런의 실적이 더 좋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추구했던 균형이라는 가치와 결과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균형이라는 미덕이 얼마나 허울 좋은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런 사례를 제시하면서,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즉 신성한 소를 치우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균형도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면서, 이를 밋밋한 균형과감한 균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밋밋한 균형은 선택이 두려워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타협과 혼란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결과가 부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감한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과감한 균형을 취하는 일곱 가지 단계에 관해서는 37- 53쪽 참조)

 

이 책의 또다른 가치

 

이 책은 그런 '신성한 소'처럼 조직 내에 군림하면서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키는 덕목들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것들을 비틀어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각종의 덕목들 - 신성한 소로 여겨지고 있는 -에 대하여 하나하나 각개 격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또다른 가치는 조직내에 근무하는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시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한 조직 내에 있으면, 시간이 지나갈수록 다른 사람들의 시각과 비슷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처럼 아무런 의심없이 조직내에서 신성한 소로 인정받고 있는 덕목들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볼 기회,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상황에 있는 독자들에게, 그 상황에 매몰되어서 전혀 깨달음이 없는 자에게 내려치는 죽비와도 같이 꾸짖음이다. 새로운 눈을 떠서 그 신성한 소가 더 이상 어슬렁거리며 다니면서 조직을 망쳐놓는 일이 없도록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라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비단 조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에서, 누구나 다하는 행동과 생각을 가지고 똑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것들을 신성한 소처럼 여겨, 금과옥조처럼 따라가기만 하는 수많은 원칙들을 한번쯤 비틀어 보라는 것이다. 여기 이 책의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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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 누나, 혼저옵서예 - 제주로 간 젊은 작가의 알바학 개론
차영민 지음, 어진선 그림 / 새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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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 누나는 왜 아직까지 보이질 않는걸까?

 

사람이 사람과 만나 인연(因

 

사람이 모인 곳에 일단 이야기가 있다. 생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因緣)이 만들어지니, 사연(事緣)이 있게 되고, 그 사연은 이야기의 모습을 하고 드러난다. 그러나 사람이 산다고 해서 모두다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 사이에 연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사람이 수십 명 있다고 해서, 그 자리에 이야기가 생길 리 없기에 그렇다. 그런 곳은 어디 있을까? 편의점은 어떨까?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진열해 놓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편의점이다. 그래서 일견 그 곳은 사람과 물건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곳이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인연은 당최 맺어질 것 같지 않다. 해서 이야기가 나와봤자, 별 이야기 같지 않은 것만 나올 것 같은데, 여기 이야기가 풍성한 곳이 있다.

 

현대판 만물상’(31)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편의점에 사람과 물건 대신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이 만들어지고, 거기에 솟아나는 이야기가 풍성한 곳이 있다.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편의점인데도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거기, 그렇게 이야기가 풍성한 편의점에서 알바로 근무하는 청년, 차영민의 체험기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연(事緣) 

 

알바 체험기? 아니, 그런 표현보다는 편의점을 무대로 사람들과의 인연 맺기를 기록한 것이라 하는데 더 좋겠다. 그런 편의점에는 기기묘묘한 괴인들이 출몰한다. (39)

 

앞 뒤 다 자르고 그것 좀 줘라고 말하는 손님(30)

취객들, 표준형 취객들(102), 비표준형 취객들.

자신과 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의했다, 사라진 촉촉하게 비가 내리면 열입곱살의 소녀로 변하는사나이(60).

 

원하는 대답이 아니면 어떤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모 종교 열혈 신자들) (255)

 

 

 

 

 

자신의 자전거를 어떻게든 팔아넘기려는 화가(73)도 등장한다.

 

 

 

그와 대화 중에서.

<“전시회 마치면 이 그림을 자네에게 주겠네.”

그동안 공들여 완성한 그림을 주겠다니. 그가 다시 선생님처럼 보이고, 존경과 감동이 마음 속에서 보따리를 풀고 자리 잡으려고 할 때, ‘싸게란 말이 내 귀를 강타했다.> (77)

 

담배, 술은 목숨보다 힘이 세다

제주도에 태풍 볼라벤이 들이 닥쳤을 때,< 비바람에 발라당 뒤집어져 거의 곤죽이 된 우산을 들고 나타나서 담배를 사간 사람, 비옷이건 우산이건 다 던져버리고 비 사이로 무조건 돌진해 소주 몇 병을 사간 사람 등. 몇 몇 사람이 목숨을 걸고 매일 습관처럼 마시거나 피우던 것을 사갔다.> (95)

 

편의점, 이런 곳이었구나!

 

편의점 안에서 술을 마시는 건 관련 법규상 금지다.(42)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은 근무자가 먹거나 버리고, 각 점포 경영주가 그 원가를 부담한다.(62)

 

자정이 되기 10분 전에는 폐기될 음식을 확인하고 야식을 먹는다.(151)

 

 

 

편의점엔 한 달에 한 번 암행어사처럼 모니터링 요원이 등장한다.(114)

 

본사 규정상 슬리퍼 착용은 금지라....(117)

 

정전되었을 때에

절대 아이스크림 있는 냉동실 문을 열면 안됩니다! 아이스크림은 소중하니까요!”(97)

 

편의점은 매일매일 매출액을 본사로 송금해야 하는 시스템 (137)

 

편의점은 각종 서비스 상품들이 많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비스는 교통카드 충전이다.(260)

 

이렇게 편의점에 대하여 몇 가지 발췌하여 적어 놓은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지금까지 편의점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사람 일을 아는가? 혹시 앞으로 사용할 기회가 분명 있을 것이니 그 때를 대비해서 알아두자는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그런 사람이 있으면 잘 알아두시라!

 

, 또 하나 있다. 나 지금껏 문화상품권을 사본 적이 없는데, 실상은 어디에서 파는지를 몰라서 사질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문화상품권은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단다. (227)

 

겸하여 제주도 풍습도 하나

 

제주도 결혼 문화는 신랑이나 신부에게 직접 축의금을 준다. (251)

 

효리 누나는 왜 아직까지

 

아시는 분이 있겠지만 가수 이효리는 지금 제주도 산다. 그것도 제주도 애월읍이니, 행정구역상으로는 이 책에 등장하는 편의점과 같은 지역이다. 그래서 저자는 효리 누나를 보러 온 다른 연예인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효리 누나는 아직 오지 않아서, 그래서 책 제목이 <효리 누나, 혼저 옵서예>이다. 그러니 언제 한번 효리 누나가 그 편의점에 이 책 한 권 들고 가면 좋겠다. 사인도 받고, 뭐 하나 껌이라도 사러. 저자 친필 받고 좋아하는 효리 누나! 이런 제목으로 사진도 한 장 찍고. 아니 효리 누나도 사인 해주어야겠지. 그래서 이왕이면 그 편의점에 코팅해서 벽에 붙여놓던지, 아니면 밖에 붙여놓던지!

 

거기에 '사람'이 일하고 있다.

 

알바라고 해서- 아니 이것을 모든 가계의 직원, 점원에게 해당되는 것 -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일까, 짚고 넘어가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그것이 그렇게 지키기 어려운 일인가?

여기 편의점에서 직원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줘야 할 돈을 툭 던지고 가는 사람들, 막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그 손님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듣는 일이 내겐 과도한 사치였을까? ....> (164)

저자의 푸념 아닌 푸념 뒤에 나온 이 말은 나의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몸이 고단하면 하룻밤만 푹 자면 금세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다치면 치유까지 얼마나 걸릴지....>(165)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게 던져 놓은 다음 말은 두고두고 생각해 봐야겠지!

 

<.....(김사장은) 물론 월급은 단 한번도 밀린 적이 없고, 근무시간에 나를 굶게 놔둔 적도 없었다. 요즘은 당연한 것들이 무시되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꽤 많다고 알고 있다.> (196)

 

저자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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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애착 시스템 복원에 관한 종합보고서

 

이 책의 원제는 <回避性 愛着 障害>이다. 회피성 애착장해.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존 바울비가 전쟁고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정립한 이론이 바로 애착이론이다. (22-23쪽 참조) 그는 전쟁고아들이 아무리 영양을 충분하게 공급한다 할지라도 성장이 더딘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정서적 안정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것을 모성애 박탈이라는 개념으로 파악했고, 그것을 애착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이 책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그런 애착이론을 토대로 하여 현대인들이 타인과 친밀한 관계 맺는 것을 싫어하고 진심을 나누지 않는 경향, 즉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꼭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결혼이나 출산을 하려고 하지 않으며, 책임이나 속박보다는 자유를 선호한다는데 착안하여, 그러한 경향을 회피성 애착장애라 이름짓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애착 시스템의 복원에 관한 종합보고서라고 해도 될 것이다.

 

애착이론은 무엇인가?

 

인간은 자신이 원할 때 반응해 주는 존재에게 애착이 생긴다.(26)

 

애착은 인간의 생존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로 작동한다. 아무리 먹을 게 풍족해도 애착이 없으면 행복을 느끼기 힘들고, 이것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28)

 

그런 애착에 관하여 저자는 분석을 시작한다.

그런 애착이 결핍되어 성장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저자는 그렇게 애착시스템의 붕괴를 진단하고, 붕괴된 애착시스템이 복원되지 않으면 개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봐도 행복한 삶이란 본질적인 문제에 의문을 던지지만, 사회 전체의 차원에서 봐도 인류의 대가 끊길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262)

 

개인적 차원의 문제

 

저자는 단순하게 애착이론을 이론으로서만 설명하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애착 형성에 실패한 많은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그 중 그 어려움을 극복한 경우들을 소개 하고 있는데, 이는 애착형성에 실패한 것이 인생의 실패가 아니라, 얼마든지 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저자의 의도이다.

 

그런 예로 들고 있는 인물들이 에릭 호퍼(57), 일본의 시인 다네다 산토카(59), 헤르만 헤세(70), 소렌 키르케고르(120), 카를 구스타프 융(179), 존 로날드 로웰 톨킨(218), 등이다.

 

그런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 나름대로 그 어려움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얼마나 힘든 시기를 겪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 그래도 그런 인물들은 어쨌든 그 질곡의 시기를 건너고 지금 후세에 전해지는 것처럼, 인생을 구가했다는 점에서 읽어볼만한 사례들이다.

 

사회적 차원의 문제

 

애당초 인간의 애착 시스템은 양육과 종족 보존을 위해 생겨난 것이다.(99) 그런데 애착 시스템이 원활하게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가족은 풍비박산이 난다. 그래서 애착의 붕괴는 가족의 붕괴이며, 양육을 보호하는 구조(즉 사회)의 붕괴로 이어진다.

 

따라서 사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 애착시스템의 회복이 요청되는 것이다.

 

유의해서 볼 기법들

 

애착을 회피하려는 증상을 극복하기 위한 대처 방법이 여럿 있는데, 이중 두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폭로요법(186),

불안이나 공포에 사로잡힌 마음을 극복하는 기법으로서, 이 요법을 행할 때에는 우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여 그 것에 직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 상황을 상상하면서 그 마음에서 도망치지 않고 계속하여 그 상황을 맞서는 연습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설 수 있다면 공포와 불안은 점차 희미해지면서, 회피하려는 마음을 없앨 수 있다.

 

모리타 요법(191)

힘든 일이 있을 때에 그 일은 방치해두고 다른 일에 매진하는 방법이다. 즉 어떤 일로 근심걱정이 찾아올 때에 다른 일에 온통 신경을 집중하여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어차피 죽을 것인데 - 하다보면 어느 사이 그토록 자기를 괴롭혔던 증상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즉 그 증상을 치료하고 싶어도 낫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 책이 가지는 또 다른 가치

 

이 책은 일단 애착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고, 그 애착시스템이 고장난 경우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방법론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객관적으로 그러한 일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이 그러한 애착 회피형 인간에 해당되는지를 알아 볼 수 있으며, 만약 해당사항이 있다면 자가회복을 위하여 이 책에 제시되어 있는 여러 기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점에 또 다른 가치가 있다.

 

또한 타인에 대하여 시선을 돌려보면, 지금까지는 우리 주변에 그러한 경향을 지닌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는데,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

 

인명의 이름 표기에 관한 건이 우선 그 하나.

이 책에서는 애착이론의 창시자를 존 바울비(John Bowlby)’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심리학 관련 책에서는 많은 경우 그를 존 보올비라 부르고 있다. 외국인의 이름이니까 한글 표기는 나름대로 할 수 있겠지만보편적으로 부르는 이름을 두고 굳이 다른 표기를 하는 이유는? 번역자의 취향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낯설다.

 

두 번째는 전문적 용어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이 책을 읽다가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접했다. 처음 그 단어를 접했을 때에 그 의미를 몰라 헤맸다. 그런데 그 단어가 한두 번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열 번이 넘게 등장하니까 문맥상으로 그 의미를 짐작은 했는데, 그래도 미심쩍어 다른 경로를 통해 그 뜻을 알아보았다.

<ひきこもり[()もり] 은둔형 외톨이;

장기간 자신의 집이나 방에 틀어박혀 사회적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

 

그 용어가 심리학에서 이미 전문용어로 인정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 같은 독자를 위해 역자가 그 단어에 대한 뜻을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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