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사라 노트 그림, 김희정 옮김 / 북스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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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이 책에는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의 작품 9편과 희극 작가 1명의 작품 1편이 실려있다.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라 하면 다음의 세 명을 말한다. 기억해 두기 위해 여기 적어둔다.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그리고 여기 작품이 실린 희극 작가의 이름 역시 기억해두어야 한다.


아리스토파네스.

 

이 책에 실린 비극은 모두 9, 그리고 희극이 1편이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그리스 비극은 모두 34편이다.

그러니 34편중 여기 9편이 실려있으니, 26%, 대단한 분량이다.

책 제목이 하룻밤에 읽는 비극이라고 해도 될만한 분량이다.

 

첫 번째 특징으로 이 책은 원래 희곡으로 되어 있는 비극을 모두 소설로 바꿔놓았다.

 

그러니 희곡으로 읽었던 비극을 이번에는 소설로 읽을 수 있어, 비교가 가능하다.

 

예컨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살펴보면, 확연하게 그 차이가 드러난다.

희곡에서는 오이디푸스의 발언으로 그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사를 읽을 때에는 주의를 집중해서 읽어야함은 물론, 문맥과 행간까지 다 고려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야 그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그런 작업을 바로 화자인 오이디푸스가 다 처리해준다. 그래서 희곡을 읽을 때보다는 쉽게 파악하면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소설과 희곡의 차이점이다.

 

두 번째 특징으로, 이 책은 독자 친화적이다.

 

그리스 비극을 희곡으로 읽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낯선 그리스식 용어와 등장하는 낯선 이름, 그런 이름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읽으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노력이 필요한 희곡에 비하여 소설은 설령 이름이 낯설더라도 앞 뒤 설명을 통하여 차츰 익숙해지면서 줄거리를 따라갈 수 있어, 무척 독자 친화적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가장 기뻤던 것 하나 적어둔다.

 

지난번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중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에게 잡혀 고생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의 지리적 배경이 바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이라는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귀향 도중에 만나 고생했던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그 괴물과 관련된 지명이 있다. ,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를 잡기 위해 던졌던 바위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곳이 바로 시칠리아 동부에 있는 아치레알레. (최소한의 서양 고전안계환, 33)

 

카타니아 해안선을 따라가면 아치트레차(Acitrezza)라는 작은 마을이 나오는데, 앞바다에는 거대한 바위들이 솟아나 있다.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가 던진 바위라고 한다. 그리스인들의 이주에 폭력으로 대응했던 시칠리아 원주민들의 모습이 폴리페모스 신화에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칠리아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김상근, 40)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었다. 어떤 근거로 외눈박이 거인이 살았던 곳이 시칠리아라고 하는 것일까? 그냥 아무것이나 가져다 붙여서 신화의 고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그런데 그런 의문이 이 책을 읽고 풀렸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에우리피데스의 <키클롭스>에 의하면, 오디세우스는 그 섬에

상륙한 후 실레노스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눈다.

 

우리가 있는 곳은 어디이고 이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말해주시겠어요?”

그렇게 묻자 실레노스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이곳은 시칠리아섬의 에트나산일세. 여기엔 도시도 탑도 없다네. 평범한 인간은 살지 않아.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들이 살고 있지. 그들은 동굴에서 자고,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곤 우유를 마시고 치즈를 먹는 것뿐이라네.” (136)

 

시칠리아의 에트나산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것, 그래서 시칠리아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 하나만 알게 되었어도 좋을만큼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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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독서법 -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임수현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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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별 독서법

 

이 책, 전체를 다 읽기도 전에 음미할 부분을 만나, 이렇게 적어본다.

다른 게 아니라, 이 책 앞부분을 읽다가 마침 내가 찾던 부분을 만나서 너무 반가워서 적어보는 것이다,

책이란 게 그래 이거야!’ 라고 읽다가 무릎을 치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이 책에서 바로 그런 경험을 했기에, 이 책 리뷰의 서론인 셈 치고 적어두려고 한다.

 

요즈음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거의 2000년도 더 되는, 게다가 지역도 다른 나라의 신화가 요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중이다.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스에 보면 아킬레우스라는 그리스의 장수가 등장한다.

인간인 펠레우스와 여신인 테티스 사이에 탄생한 인물인데. 우리에게 아킬레스 건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교육을 켄타우로스 족의 현자 케이론으로부터 교육을 받는 장면이

있다. 다음은 그의 교육에 관한 기록이다.


아킬레우스는 켄타우로스족의 현자인 케이론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말타기, 창던지기, 활쏘기와같은 전투기술들은 물론 용맹한 성질도 배우고 음악이나 의술과

같은 모든 것을 배운다. 태어나자마자 상처입지 않는 신체로 만들어진 후, 최고의

스승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아킬레우스는 그리스 최고의 영웅의 반열에 오른다.

 

그러면, 이런 아킬레우스의 교육에 관한 그리스 신화의 내용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리스 신화는 우리에게 한낱 이야기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고심하던 차에 이 책에서 이런 기록을 만났다.

 

싸움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법으로 싸우는 것과 힘으로 싸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전자는 사람의 고유한 특성이고 후자는 짐승의 고유한 특성이지만 많은 경우 첫 번째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두 번째 방식에 의존한다.

따라서 군주는 짐승의 방법과 사람의 방법을 모두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옛 작가들은 암암리에 이런 내용을 군주들에게 교육했다.

그들은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과거의 많은 군주가 켄타우로스족인 케이론에게 맡겨졌고, 케이론이 그들을 돌보며 훈련했다고 기록했다. 절반은 짐승이요, 절반은 사람인 자를 스승으로 삼았다는 사실은 군주가 두 가지 본성을 모두 갖춰야 하며 한쪽이 없으면 나머지 한쪽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45-46)

 

저자가 인용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일부이다,

해당 책 군주론을 찾아보니, 18<윤리와 정치>에 나온다.

 

그렇게 이 책의 도움으로 그리스 신화가 현재에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켄타우로스 족이 물론 진짜 반인반마가 아니라, 말을 타고 다닌 경험이 없던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니는 기마병을 멀리서 보았을 때, 상체는 인간 하체는 말로 보였을 것이라는 추론도 있지만, 그 의미를 일단 마키아벨리가 말한 것처럼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군주가 갖춰야 할 덕목은 예전에 그리스 장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두 가지 본성을 모두 갖춰야 하며 한쪽이 없으면 나머지 한쪽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가? 그런 해석에 공감이 되지 않는지?

 

그런 깨달음 알게 해준 이 책, 지금 열심히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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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설계자
경민선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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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설계자

 

평소에 사후 세계에 대하여 이런 생각해오고 있었다.

 

천국과 지옥, 종교에서 말하는 사후세계는 두 갈래로 나뉘어진다.

선행을 한 사람이 가는 천국, 그리고 악행을 가는 사람이 가는 곳이 지옥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천국과 지옥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사람들의 상상에 그치고 마는 곳일까?

 

그런 것은 아무도 갔다온 사람이 없으니 확실하지 않다. 그러니 이런 질문 해보자.

천국 지옥의 실재 여부는 차치하고, 천국과 지옥은 과연 있어야 되는 것인가?

천국 지옥을 함께 이야기하기는 번거로우니 일단 이 책의 제목처럼 지옥 한 가지만 생각해보자.

지옥은 필요한가?’

 

그런 생각 평소에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저자의 말>에 내가 찾던 질문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말하길, SF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기 용이한 장르라고 한다. 다음 세 가지다.

 

첫째, 기술의 발달로 죽음마저 극복하면 유토피아 같은 세상이 열릴 것인가?

둘째, 사후 세계를 만드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결국 지옥까지 만들 것인가?

셋째, 지옥이 존재하는 세상은 정의로운 세상이 될 것인가? (263)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하여 셋째 질문에 관한 답을 시도하고 있다.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치열하게 토론하고 행동한다.

 

등장 인물 소개한다.

 

대체 현실 해결사 : 도지석, 박용섭, 홍수경, 차길영

아비츠(Avici) 게임즈 측 : 백철승, 서문담, 성태우.

 

이 소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무척 어렵다.

대체 현실에 기반을 둔 지옥이 등장하고,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살다가 목숨이 다한 후에도 자아가 소멸하지 않고 깨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30)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일단 사고실험(思考實驗)이라 생각하자.


, 이런 것 알기 위해 주인공들의 뒤를 따라가보자. 작가가 주인공들에게 각각 역할을 아주 잘 부여해서, 지옥이 필요하다는 측과 그게 아니라는 측으로 구별, 임무를 맡겨 놓았으니 그 뒤를 따라가면서 살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지옥은 필요하다,

 

그래서 맨 처음에는 지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 즉 아비츠(Avici) 게임즈 측에 한 표 주게 된다, 그 아비츠 게임즈를 운영하는 백철승의 발언을 들어보자.

 

말 그대로 살아있을 때 저지른 죄에 대한 벌을, 사후에서도 받는 인공사후 세계입니다. (11)

 

신도 없고 질서도 없으면 인간이 뭘 의지해서 살아가야 할까요. 의미도 모르고 비참하게 살다 사라지는 게 너무 무서워서 만든 겁니다. 지옥 서버는, 우주에 의지가 없다면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75)

 

뇌세포의 영생이 가능한 현재에 육체가 죽었다고 처벌을 포기하는 게 정의로운 일일까요? 저희 지옥 서버는 법이 포기한 처벌의 의무를 대신 수행하려는 것입니다. (101)

 

그렇다. 수긍이 가는 발언이다.

현실에서 운영되고 있는 법제도, 사법 체계는 얼마나 허점이 많은가. 가까운 예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현세의 삶에서 극악무도한 짓을 하고도 법망을 빠져나간 무수한 범죄자들, 그들이 사후에서도 잘 지내서야 어디 정의가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지옥이 필요하다고 하는 백철승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는 소설 속 백철승과 반대편에 서있는 도지석도 마찬가지였다.

 

도지석도 처음에는 백철승의 그런 말에 열광하는 팬이었다. 악인이 처벌받는 사후 세계가 열렸다니 이제야 세상이 제대로 굴러가는 느낌이랄까,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19)

 

그런데 그랬던 그가 무언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가던 차에, 의뢰인 한 명이 찾아와 그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지옥에 있는 우리 엄마를 구해주세요.” (29)

 

그 의뢰인은 자기 엄마가 지옥에 갔는데 잘 못 갔다며 구해주기를 요청한다.

잘 못 가다니?

그럴 리가?

 

그때부터 도지석은 거대한 힘을 가진 백철승 측과 험난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지석도 악인을 향한 심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이다. 다만 그것이 백철승을 통해, 특정 개인이나 기업을 통해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었다. 이제야 지옥 서버를 응원하는 내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불쾌감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122)

 

다시, 질문의 미로에 서서

 

결국 이 소설은 도지석 측의 승리로 끝난다.

잘 못 지옥으로 들어간 홍수경의 어머니를 구출해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그런 지옥을 만들어도 되는 것일까, 에 대한 답은 나왔다.

인간이 운영하는, 인간이 지옥행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지옥은 잘 못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아직 질문이 남았다. 지옥은 없어야 하는 것일까?

뇌세포의 영생이 가능한 현재에 육체가 죽었다고 처벌을 포기하는 게 정의로운 일일까?

 

현세에 죄악을 저지르고도 사후에도 심판받지 않고 잘 지내고 있다면, 과연 정의는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말인가?

그래서 이런 질문에 더 정확한 대답을 듣기 위해서도 저자가 후속편을 써주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이미 전작으로 연옥의 수리공을 펴낸 바 있으니. 다음 편으로 지옥에 관한 시리즈를 써내는 것, 가능하리라 믿는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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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대지 - 간도, 찾아야 할 우리 땅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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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대지

 

이 소설의 시작은?

 

일단 시작은 리히트호펜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주인공 윤성욱이 쓰고 있는 박사 논문 주제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윤성욱이 쓰고 있는 박사 논문의 주제 <리히트호펜이 동양지리학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리히트호펜은 실재했던 인물이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으며, 1860년대 초반에 독일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동북아시아를 방문하고서 상세한 기록을 남겼고, 귀국해서는 홈볼트 대학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8)

 

그렇게 등장하는 인물 리히트호펜은 또 다른 사람을 등장시킨다.

윤성욱이 논문 자료를 찾다가 리히트호펜이 동쪽에서 온 지리학자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는 기록을 보게 되고, 그가 바로 김정호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김정호가 쓴 대동지지와 관련해서, 드디어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 <변방고(邊方考)>가 등장한다.

 

<변방고(邊方考)>?

 

소설 속 변방고(邊方考)는 이런 문건이다.

 

변방고는 김정호가 기술한 지리지의 일부로 조선의 변경애 대해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135)

 

여기서 역사 공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를 둘러싼 공정(工程)에 대하여 몇 가지 기록해둔다.

 

대국굴기를 내세우면서 세력을 뻗치고 있는 중국은 1996년에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을 통해서 유적으로만 존재했던 하왕조를 역사로 편입시켰고, 2001년에는 중화고대문명탐원공정(中華古代文明探源工程)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신화로 치부되었던 삼황오제(三皇五帝)까지 역사로 끌어들였다. 그렇게 되면 중국 문명은 이집트는 물론 제일 오래 되었다는 수메르 문명보다 오랜, 인류 최초의 문명이 된다. (101)

 

소설에 인용되고 있는 두 가지 역사 공정은 실제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들이다.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다. 현재 진행중이니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하상주단대공정 (夏商周斷代工程) :

중화인민공화국의 고대사(하나라, 상나라, 주나라) 연구 작업이다. 이는 제95개년계획의 공정 중 하나로, 구체적인 연대가 판명되지 않은 중국 고대의 삼대(· · )에 대하여 구체적인 연대를 확정하였다. '공정'은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위키백과)

 

중화고대문명탐원공정 (中華古代文明探源工程) :

중화문명탐원공정은 '중화 문명의 시원'을 찾는 공정으로 신화를 모두 역사시대로 만듦으로써 중국의 역사적 실체를 무려 1만년 전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 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즉 황하문명보다 빠른 요하문명을 중국문명으로 둔갑시켜 이집트 문명보다도 훨씬 앞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 수준의 문명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읽혀지는 고수위 프로젝트이다. (위키백과)

 

그리고 요하문명에 대하여,

 

1980년대 들어서서 황하문명보다 더 오래된 고대문명이 요녕성과 내몽골 자치구, 즉 만리장성 밖의 오랑캐 땅에서 발굴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은 한족이 동이라고 부르던, 지금 한국인들의 선조들이 살던 땅이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중화문명이 제일이라는 주장이 일격에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중국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래서 만리장성을 멋대로 늘리고, 다문명기원론을 내세우면서 요하문명도 중국의 문명이라고 나선 것이다. (102)

 

외교권, 사법권, 경찰권의 의미

 

학창시절 역사공부를 하면서 조선조 말에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 사법권, 경찰권을 차례로 빼앗아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의 실질적 의미는 무엇일까?

그 차이를 알려주는 아주 구체적인 사례가 이 소설에 등장한다.

 

조선의 외교권을 일본에게 빼앗긴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외교권을 상실하면서 서구열강들은 한성에서 공사관을 철수시켰고, 일본의 조선 지배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결과 미국도 외교를 관장하는 공사관은 철수한다. 그래도 자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사관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129)

 

그런 결과 주인공중 한명인 양희원이 미국의 영사관을 통해 자료를 넘겨주려고 하는 과정에서 미국 영사관으로 양희원이 들어가자, 일본측에서 잡아가려고 한다.

 

'영사관은 공사관과 달라 치외법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한 미국 영사관 직원의 발언, 들어보자.

 

하지만 당신들은 대한제국 경무부 소속이 아니지 않소!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대리하고 있지만, 사법권경찰권은 엄연히 대한제국에 있소. (143)

 

나중에 일본 측의 상황설명 중 이런 대목도 보인다.

 

당시는 합병 전이라 통감부는 외교권만 행사했고, 치안은 여전히 대한제국 소관이었습니다. (159)

 

조선 시대 말기, 일본은 이런 일을 저질렀다. 

 

19048월 일제는 제1차 한일협약(한일협정서)을 강제로 체결, 일본 정부가 추천하는 고문을 재무와 외무에 두도록 하여 재정권과 외교권을 침탈하였다.

한일합병은 1910(대한제국 융희 4) 일제의 침략으로 한일합병조약에 따라 국권을 상실한 일이다. 경술국치라고도 한다. 1910년 조선의 3대 통감으로 온 데라우치 육군대신은 종래에 지니고 있던 사법·경찰권 외에 일반경찰권까지 완전히 장악하였다. 통감은 816일 총리대신 이완용에게 합병조약안을 제시하고 수락할 것을 독촉했다. 22일 조약이 조인되면서 한국은 식민지로 전락했다.

 

<변방고(邊方考)>의 행방을 추적하는 역사팩션이다.

 

이 소설은 도입부에 던져진 문건 <변방고(邊方考)>의 행방을 추적하는 역사팩션이다.

그 문건의 존재와 행방을 추적하는 소설, 저자의 특기로 삼는 흩어진 기록을 모으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사서의 행간을 채'워가는 소설이다.

 

그래서 역사에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며 독자들의 역사 호기심을 채워나간다.

김정호, 대원군 이하응, 최한기, 이경하 등이 그런 인물이다. 물론 여기에 허구의 인물들도 많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간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그 문건이 역사속 실재했던 문건인지.

 

<전국 지리지로는 경도(京都) 및 한성부(漢城府)1, 경기도가 24, 충청도가 56, 경상도가 710, 전라도가 1114, 강원도가 1516, 황해도가 1718, 함경도가 1920, 평안도가 2124권까지 수록되어 있다. 하천에 관한 내용인 산수고(山水考)25권으로, 국경 방어에 관한 내용인 변방고(邊防考)26권으로 편제되었지만 내용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대동지지25권의 산수고와 26권의 변방고 및 평안도의 일부 고을이 수록되어 있지 않고, 평안도의 모든 고을에 적용된 항목과 서술 양식이 다른 도의 고을과 전혀 다르게 되어 있다. 결국 김정호는대동지지를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생각된다. 미완성의대동지지를 통해 평생 지도 제작과 지리지 편찬에 매진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김정호의 지리학자로서의 학문적 포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니까 여기 소설속의 문건 <변방고(邊方考)>는 역사 기록에 보이지 않는다. 대신 <변방고(邊防考)>만 보일뿐이다.


쫓고 쫓기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역사 활극

 

그 문건 <변방고(邊方考)>를 손에 넣기 위해, 우리나라의 역사 의병팀과 일본의 정치인이 고용한 신흑룡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이 소설의 라스트 신이기도 한 장면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바탕의 활극이 펼쳐진다.

 

이 장면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일본 그리고 중국과 한바탕 역사에 관한 진실공방을 벌일 만한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인데, 우리 역사계는 너무 소극적인 것은 아닌가, 거기에 우리 국민들은 너무 무심한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간도 영유권을 소재로 하고 있는 역사 팩션이다.

역사에 기반을 두고 거기에 허구의 옷을 입힌 소설이다.

우리 민족이 살고 있는 간도, 그 땅을 다시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소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이 실제 역사상에 존재했고, 또 현재 진행중이어서 그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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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는 예뻤다 - 그저 행복한 셀렘의 시간, 몽골 9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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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는 예뻤다 


일단 책이 재미있다.

몽골에 가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책으로 미루어보면, 그곳 여행도 어지간히 재미있을 듯하다.

 

책의 구성이 이렇다. 아주 요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학습서를 보는 듯하다.

 

PART1 핵심만 골라 담은 몽골 여행 Summary

1. 몽골몽골한 몽골 100배 즐기기 꿀정보

2. 한눈에 살펴보는 여행 코스

 

PART2 자세히 들여다본 몽골 Hot Place

 

1. 시간이 짧은 여행자를 위한 몽골 맛보기 코스

2.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낭만이 있는 중부 초원 코스

3. 너무나 매혹적인 남부 고비사막 코스

4. 행복한 힐링 여행 북부 흡스굴 호수 코스

 

PART3 느릿느릿 쉬엄쉬엄, 90일간의 Largo 여행

 

그러니까, 이 책의 활용도는

몽골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 계획을 세울 때에는 <PART1 핵심만 골라 담은 몽골 여행 Summary>을 참조하면 될 것이다.


그중 압권은 첫 번째 항목인 <여행 계획 세울 때 놓쳐서는 안 될 8가지>인데, 이것 먼저 읽고나면 몽골 여행에 대한 그림이 쭉 그려질 것이다.

 

이런 것 꼭 알아두자.

국제운전면허증은 무용지물이다. (15) 우리나라 국제면허증은 제네바협약 가입국에만 해당되는데, 몽골은 비엔나협약가입국이라 우리나라에서 발급한 국제면허증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처음 듣는다. 국제운전면허증은 어느 나라든지 모두 통과인줄 알았는데, 그게 소용없는 국가가 있다니, 이런 것은 상식으로 알아두어도 좋을 것이다.

 

또한 도시를 벗어나면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단다. 도로가 좋지 않은 오프 로드가 많아, 하루라도 젊을 때 가자는, 저자의 제언 새겨둘만 하다. (16)

 

그러니, 몽골 여행에는 패키지가 짱이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 사정이 좋지 않으니 자유여행은 비용은 물론 고생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럿이서 차 한 대를 같이 렌트해서 같이 여행하든가 아니면 별 수 없이 패키지 여행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이런 조언 새겨두자.

 

, 문제는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갈만한 여행지가 몽골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 어려움을 무릅쓰고라도 가야할 정도인가, 몽골이?

 

저자의 대답, 저자의 확신에 찬 대답은? ‘물론 그렇다이다.

어떤 점이?

 

그것을 저자는 <PART2 자세히 들여다본 몽골 Hot Place>서 풀어놓는다.

 

다음 네 가지 항목별로 소개를 해놓고, 그중 하나 또는 몇 개를 골라 가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 시간이 짧은 여행자를 위한 몽골 맛보기 코스

2.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낭만이 있는 중부 초원 코스

3. 너무나 매혹적인 남부 고비사막 코스

4. 행복한 힐링 여행 북부 흡스굴 호수 코스

 

물론 시간과 돈이 충분해, 위의 네 가지 코스를 모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렇지 못한 경우를 대비해서, 독자들은 주어진 정보를 비교해가면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여행기이면서 또한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다.

 

이제 <PART3 느릿느릿 쉬엄쉬엄, 90일간의 Largo 여행>에서는 어떤 일이?

 

몽골에 가면 눈이 시원해진다. 그런데 몽골에 가기 전에도 이 책을 넘기다 보면 눈이 시원해진다. 컬, 총천연색 자연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몽골이란 곳이 그런가보다.

한 면 또는 두 면에 걸쳐 나타나는 몽골의 풍광이 그럴진대. 직접 거기 가서 그 경치 속으로 들어간다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것이다.

 

또한 나라 넓이가 몽골하면 적을 것 같은데, 그건 아니다.

여기 나오는 길이가 보통이 아니다. 맨처음 그런 길이 표시를 보고, 혹시 오타가 아닐까 했을 정도도 길고 넓다.

 

울란바토르에서 고비사막까지는 직선거리로 714km지만 실제 주행 거리는 900 km 정도다. 우리 나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겨우 400km 인데, 그 두 배가 넘는 거리를 달려 가야만 고비사막에 닿을 수 있는데, 그 가는 길 도로가 좋지 않다니, 넘어야 할 고비가 몇 고비일까?

 

고비사막에 가서 무엇을 한다는 말인가. 무엇이 그 멀고 먼 거리를 가게 만드는 것일까?

이런 글 읽어보자.

 

이곳은 뜨겁지 않은 사막이다. 바람에 파여서 생긴 작은 웅덩이들은 한 폭의 멋진 추상화다. 황금색 웅덩이에 햇살과 그림자가 모아져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그림의 다른 버전 같아 보인다. (147)

 

올라가다가 발자국에 파인 웅덩이 옆에 앉아 바람과 모래가 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행복과 평안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148)

 

그렇게 그림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멋진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몽골에 가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의 글솜씨 때문인지 몽골이라는 나라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곳곳에 활기가 넘치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든다. 일단 책이 마음에 든다. 몽골은? 몽골도 마음에 든다.

 

해서 이 책을 읽고나니, 몽골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든다.

몽골, 이제 칭기스칸의 나라가 아닌, 고비가 예쁘게 살아 움직이는 나라, 그런 나라가 몽골이다. 어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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