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논어 -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그림 속 논어 이야기
김정숙 지음 / 토트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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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논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글과 그림, 이건 인간만이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소통 도구다.

그래서 사람들은 글을 써서 서로 소통하려고 하고, 또한 거기에 그림을 그려 뜻을 더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글과 그림을 같이 보면서, 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떨까?

때로는 글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을 더하고,

때로는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 글을 더하면? 

글과 그림은 서로 서로 도우며, 그 뜻을 한층 더 이해하기 쉽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그림과 글을 같이 살피면서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이다.

 

누구의 글을 이해?

공자의 글이다. 공자의 언행을 담아놓은 <논어>, 그 책을 그림과 같이 읽어가는 것이다.

 

먼저 이런 글 읽어보자.

 

서양에서는 작품을 논하면서 작가의 인품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처럼 서양에는 없고 동양에만 있는 독특한 장르를 문인화(文人畵)’라 한다,

문인화는 직업 화가가 아니라 공부하는 문인이 여가에 그린 그림을 말한다. 따라서 기교보다는 작품의 품격이 그림의 가치 평가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40)


그런데 문인화 중 특이한 그림이 있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병든 국화를 그린 화가는 이인상이 유일하다. (40)

 

이인상은 어떤 사람인가?


이인상은 영의정을 지낸 이경여(李敬輿)의 후손이지만 증조부가 서자였기에 그도 서출 신분으로 살아야 했다. 그래서 신분의 제약으로 평생 하급관리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김정희로부터 인정을 받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조선을 대표하는 화가 추사 김정희(金正喜)이인상의 예법과 화법에는 모두 문자기(文字氣)가 있다고 칭송했다. (41)

 

저자가 소개하는 이인상의 그림은 <병국도>이다.

병든 국화를 그린 것이다. <병국도>를 감상해보자.

 



그러면 이런 <병국도><논어>는 어떻게 연관이 될까?


저자는 <병국도>를 통해 공자의 제자 염경을 떠올린다.

그는 공자의 제자 가운데 덕행이 뛰어난 수제자였으나 나병에 걸려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런 제자는 처음 알게 된다. <논어>를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기도 하지만, 염경은 보통 사람들 시선을 끌지 못한 제자라 그럴 것이다

 

공자는 그가 나병에 걸리자 그를 찾아가 문병한 내용이 <논어>에 나온다.

<논어>, <옹야>편이다.

 

伯牛有疾,子問之,自牖執其手, :亡之, 命矣夫! 斯人也而有斯疾也!斯人也而有斯疾也!

백우유질,자문지,자유집기수, :망지, 명의부! 사인야이유사질야!사인야이유사질야!

 

여기 등장하는 백우(伯牛)가 바로 염경이다.

 

우리말 번역은 이렇다.

백우가 병이 나자, 공자께서 문병하여 창을 통해 그 손을 잡고 말씀하셨다.

죽는 것은 운명이구나, 이런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이런 사람이 이런 병에 걸리다니.”

(논어, 김원중 옮김, 휴매니스트 출판, 163)

 

그런데 <논어>의 그 구절 읽으면서, 의아해했던 적이 있다.

문병 갔으면 당연히 방에 들어가 문병을 하는 게 도리일 텐데 왜 공자는 창을 통해 손만 잡았단 말인가?

 

그걸 이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스승이 자신을 문병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문을 굳게 닫고 스승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공자가 문을 두드렸으나 절대로 열어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공자는 창문을 통해 제자에게 손을 내밀어 보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그래서 위와 같은 구절이 <논어>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백우 곧 염경이 나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제서야 그 의문이 풀린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구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그림을 보면서 어떤 인물을 떠올리고, 그 인물과 관련된 공자의 행적을 <논어>에서 찾아내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논어>를 읽어가는 중에 그 구절에서 어떤 그림을 떠올린 경우는?

 

그러면 그런 경우와는 반대의 경우는 없을까?

있다, 저자는 심사정의 <선유도>를 소개하는데, 그 그림이 <논어>를 읽다가 그림을 떠올린 경우다. (133쪽 이하)


<논어>, <자한>편이다. 자한, 5번째 글이다.

 

먼저 <논어>의 글을 살펴보자.

 

子畏於匡曰文王旣沒  文不在玆乎 (자외어광왈 문왕기몰 문부재자호)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천지장상사문야 후사자부득여어사문야)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천지미상사문야  광인기여여하)

 

우리말 번역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광 땅에서 두려움을 품게 되자, 말씀하셨다.

문왕께서 이미 돌아가셨지만(, 예약제도를 가리킴)이 이 몸(공자를 지칭)에 있지 않은가?

하늘이 이 문을 없애려 했다면, 뒤에 죽을 사람(공자를 비유)은 이 문에 참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늘이 아직 이 문을 버리지 않았으니 광 지역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느냐?

(논어, 김원중 옮김, 휴매니스트 출판, 230)

 

이 글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풀어내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저자에게 감사드려야 한다. 그 이유는?

<논어>의 자한 이 부분을 그냥 문자만 해석하고 넘어갔었다. <논어>에서는 글의 앞 뒤 정황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기에 그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었는데, 저자의 해석을 들으면서 다시 이 부분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공자가 광 땅에서 위기에 처했을 때의 일이다.

공자는 그런 경우에도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은 어찌 그리 편안해하십니까?”

공자가 답했다.

이리 오너라 내 너에게 말해주리라.”

(.....이하 생략) (133)

 

그렇게 <논어>의 글을 다시 해석하게 되고 그 의미를 음미할 수 있다

이어서 저자는 그 부분에서 떠올린 그림을 보여준다. 바로 심사정의 <선유도>



 

심사정의 <선유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 책 133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다시, 이 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에서

독자들은 <논어>의 깊은 의미와 그리고 그간 <논어>를 다룬 다른 책에서 듣지 못한 <논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더하여 그림을 공부하는 기회를 갖게 됨은 물론, 그 그림을 통해 <논어>를 더 한층 깊게 새겨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 삼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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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흐름을 꿰뚫는 생각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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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철학책이다.

철학이 어떻게 흘러왔는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철학이 어떻게 흘러왔는가를 살피기 위해, 인물을 선택한다.

인물별로 그의 행적을 따라, 철학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전에 철학의 필요성을 알아야 한다.

대개 이 부분을 건너뛰어 곧바로 철학에 들어가는 게 보통의 철학책인데, 이책은 다르다.

먼저 철학의 필요성을 독자들에게 납득시킨다.

 

지식은 본질적으로 생존 도구다. 특히 인류에게 지식만큼 유용한 생존도구는 없었다. (8)

 

모든 구성원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행동지침이 필요한데, 이런 행동지침은 불변성, 보편성, 절대성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흔히 진리라 부른다. (11)

 

종교와 철학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철학이 종교보다 복잡하다. 종교는 그저 믿고 엎드리면 그만이지만, 철학은 머리로 이해하고 언어를 수단으로 논리를 전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13)

 

그리고 이어서 철학이 골치가 아픈 이유를 제시한다.

맞다. 철학자가 아닌 나를 포함한 일반인들은 대체로 철학은 골치아픈 학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러니 골치아픈 철학, 그래서 철학자 이름 몇 개 외우는 것을 철학이라 여긴다.

 

그런데 이 책은 왜 그렇게 철학이 골치 아픈가를 먼저 설명한다.

그러니 이 책 그 부분을 좀 더 읽어보자.

 

철학은 생각으로 이치를 파악하는 과정, 즉 논리 전개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논리를 언어라는 틀을 통해 전개해야 했으니 자연스레 말이 많아지고 단어도 복잡해졌다. 그래서 골치아픈 행동 지침이 될 수밖에 없었다. (13)

 

이렇게 차근차근 철학의 필요성과 골치아프게 되는 이유를 듣고 보니, 철학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 철학을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는 반드시 넘어야 할, 어쩌면 필수적인 과정이라 생각되어 아예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 것 자체가 철학이라는 깨달음이 온 것이다.

 

그 다음 본격적인 철학이 시작되는데, 저자는 그 철학의 방법을 철학자를 아는 것으로 시작한다. 철학자들의 삶과 주장을 시대순으로 엮어가면서, 철학의 흐름을 알게 한다.


철학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당연히 그리스인이다.

 

이 책은 시대를 관통하는 동서양 철학의 핵심 슬로건을 시간순으로 엮은 것이다. (17)

 

시간순으로 따지자면 이 세상에서 철학을 맨먼저 시작한 사람은 그리스인 탈레스이다.


탈레스는 철학의 아버지라 한다.

음악에서도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를 거론하는데 철학에서도 아버지가 있다니, 재미있는 설정이다. 물론 철학의 아버지라는 말은 그가 철학의 선두주자였기 때문인데, 그렇게 부른 사람은 뜻밖에도 아리스토텔레스다. (22)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를 철학의 아버지라 불렀으니, 이건 인정해줘야 한다.

 

, 이제 이 책의 특징을 언급할 차례다.

 

이 책의 특징이 무언가 하면, 가장 먼저 언급할 게 간단하다는 점이다.

어떻게 간단한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에 관해 설명한 분량이 3쪽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소개되는 피타고라스는 5, 헤라클레이토스도 역시 5.

그런 식으로 해서,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들>에 포함된 6명의 철학자를 설명하는 데 겨우 26쪽이다, 평균으로 치면 한 사람당 4-5쪽에 불과하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 정도로 어떻게 철학자를 소개한단 말인가?

그런 의문에는 이렇게 답하면 될 것이다

철학자의 간단한 삶과 주장하는 내용이 있고, 더하여 그 철학자가 가장 잘 알려진 일화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으니, 결코 적당히 얼렁뚱땅 넘어가는 법은 없다고.

 

탈레스의 일화는? 어느날 별을 관찰하다가 웅덩이에 빠진 이야기.(25)

피타고라스에 대해서는 그의 죽음에 관한 여러 설이 있다는 것. (27)

 

이렇게 각각의 철학자를 잘 알 수 있도록, 저자가 촘촘히 배치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 철학자를 어디, 누구까지 소개하고 있는가?

이런 흐름을 읽어보자.

 

1부 고대 그리스 철학

1장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들

2장 아테네의 인간주의 철학자들

3장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들

 

2부 고대 중국 철학

1장 노장사상으로 대표되는 도가

2장 유가

3장 묵가, 명가, 법가

 

3부 이성 중심의 동서양 철학

1장 신유학 시대를 맞이한 중국 철학

2장 과학 시대를 연 17세기 유럽 철학

3장 칸트와 독일의 관념철학자들

 

4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 철학

1장 새로운 질서를 꿈꾼 19세기 철학

2장 객관·존재·실존으로의 전환을 모색한 20세기 철학

3장 프랑스의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 철학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시작한 이 책은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철학까지 닿는다.

그러니 이 목차에서 보는 것처럼, 동서양은 물론이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철학의 흐름을 이 책 한 권으로 꿰뚫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신박한이라 했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의 활용방법은?

 

요즘 부쩍 철학에 관심이 생겨 이 책 저 책 철학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백숭기의 사르트르를 만나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사르트르가 누구며 어떤 철학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형편인지라. 마침맞게 이 책을 참고하면서 도움을 얻었다.

 

사르트르는 이 책 4, 2장에 <객관, 존재, 실존으로의 전환을 모색한 20세기 철학>에 등장한다. 그는 휴머니스트를 자처한 자유의 전도사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 소개를 참고로 하여, 사르트르를 일단 알고난 후 그 책을 읽으니, 사르트르에 대한 입문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런 식으로 다른 책을 읽을 때에 관련되는 인물들을 찾아 읽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이 책 <철학, 철학자 사전>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더하여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64명의 철학자, 그 정도의 철학자만 알고 있어도 철학의 ABC는 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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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군 昏君 -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었던 조선의 네 군주들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2
신병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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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군 昏君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조건 권력만 손에 쥐면 일이 되는줄 알고 덤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앉기만 하면 모든 일이 저절로 굴러가고, 그러면 본인은 자기만의 권세를 누리고... 그러면 되는 줄 아는 지도자가 있었고, 또 여기저기 현재에도 그런 사람들이 보인다.

 

그게 안타까운데, 우리는 다행하게도 반면교사가 있다.

역사에서 결코 따라가면 안 되는 지도자가 보이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반면교사를 조선시대에서 찾았다. 이른바 혼군의 사례들이다.

 

우선 그 네 명이 누구 누구인지 알아보자.

 

1부 조선의 탄핵 군주, 핏빛 독재자 연산

2부 성군인가 폭군인가, 두 얼굴의 왕 광해

3부 조선을 버린 왕, 선조

4부 조선의 암흑기, 굴욕의 왕 인조

 

소개되는 네 명의 왕중, 어느 누구도 저자가 말한 혼군의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자 없다.

광해도 두 얼굴이라 표현하지만, 왕으로 어느 한 가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광해가 비록 외교면에서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혼군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걸 이 책으로 확실하게 알게 된다.

 

핏빛 독재자, 혼군 연산군

 

여기에서는 인수대비의 역할이 중요한데, 인수대비와 연산군과의 촌수 관계를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그래서 이런 도표를 만들어 보았다.

 

인수대비와 연산의 가족 관계 - 가계도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세조의 첫째 아들인 [도원군 (의경세자 덕종) 아내 (인수대비)]

세조의 둘째 아들 : 예종

 

의경세자 20세에 사망하자 인수대비는 사가로 감.

그후 아들이 예종의 뒤를 이어 성종으로 즉위하자 대비가 되어 입궐.

즉 성종은 도원군과 인수대비 사이의 아들이다.


성종은 왕비인 공혜왕후 사후에 숙의 윤씨 (윤비)를 계비로 들였다.

그런데 윤비가 투기하고 공손하지 못하다고 하여 서인으로 강등, 쫓겨나게 된다.

그후 윤비는 사사된다. 윤비 사사후에 정현왕후를 다시 계비로 들였다,


바로 문제가 되는 연산군의 어머니가 서인으로 강등되고 결국은 사사된 윤씨다.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연산군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왕비로 들어온 정현왕후의 아들로 자라난다.

연산군은 성종이 세상을 떠난 직후 친어머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35)

 

왕이 된 연산군은 경연을 없애고, 임금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삼사(三司)의 기능을 약화시켰다. (38)

 

무오사화 (1498)

유자광, 사초 중에 김종직이 쓴 조의제문을 발견하고, 그걸 빌미로 삼아 사화를 일으킨다.

 

드디어 갑자사화(1504)로 어머니 폐비 윤씨를 위한 광적인 복수극이 시작된다. (41)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연산군은 아버지 성종의 후궁 두 명을 때려서 죽이고, 그 아들이자 자신의 이복형제인 안양군과 봉안군을 귀향 보낸 뒤 사사하고, 이를 만류하는 인수대비에게도 대들어 결국에는 그 스트레스로 죽게 만든 패륜 행위를 저질렀다. (44)

 

여기서 연산군과 관련하여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우리가 드라마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바로 장녹수와 김처선.

 

김처선은 연산군에게 직언을 했다가 연산군에게 죽게 된다. (활로 쏘아 죽임)

 

결국 연산군은 중종 반정이 일어나 왕위에서 쫓겨난다. 연산군은 조선 최초로 반정에 의해 좇겨난 왕이다.

 

두 얼굴의 왕 광해군

조선을 버린 왕, 선조

굴욕의 왕, 인조

    

이렇게 조선 시대에 반정으로 쫓겨난 임금이 2명이고, 또 나머지 2명의 임금은 백성과 나라를 도탄으로 몰아넣은 임금으로 당연히 혼군이라 불릴만한 사람들이다.

 

광해는 그나마 외국과의 관계에 있어, 명과 후금 사이에 중립을 지키는 노력을 해서 백성들에게 전화의 어려움을 겪게 하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실정으로 백성들을 곤고하게 한 왕이다.

 

계축옥사로 시작된 폐모살제.

인목왕후를 유폐시키고 영창대군을 살해한다.

무리한 토목공사

 

결국 광해는 인조반정으로 쫓겨난다.

 

광해의 아버지가 바로 <조선을 버린 왕, 선조>.

이 임금에 대하여는 굳이 이야기할 필요조차 못느낀다. 백성을 전화의 한 가운데 몰아넣고 본인은 명나라로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참 기가 막힌다.

 

이 책에서 비로소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선조는 왜군이 침공하여 평양까지 함락당하자 의주를 거쳐 명나라로 도망치려고 했는데, 이 때 명나라로 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명나라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선조가 명나라로 오면 전쟁이 중국에까지 확산되기 때문에 명나라에서는 그것만은 막아야만 했다.

한나라의 왕이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백성들을 모른 채 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치려다가, 그것도 그나라가 허락하지 않아 도망도 치지 못한 왕이 우리 역사에 있는 것이다.

 

그 다음 혼군의 차례는 수많은 백성들을 포로의 신세로 만들어 청나라로 끌려가게 만든 인조.

그는 광해를 반정으로 쫓아낸 장본인이다. 그런만큼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이건더 큰 일을 벌인 왕이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다시, 이 책은?

 

역사는 기록한다.

조선 시대에 혼군(昏君)이 있었다고 기록한다!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었던 군주. 왕인 혼군.

그런 임금이 세상에.... 조선시대에 한둘도 아니고, 네 명이나 있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혼군의 이야기를 저자는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고 있다.

 

역사는 배워서 어디에 쓸까, 어디에 써먹는 게 역사인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 현재와 미래를 바로 살아가도록 하는 게 바로 역사가 아닐까?

 

그래서 이런 책이 가치가 있다. 우리 역사에 그런 혼군이 있었다는 것, 그런 인간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땅에 그런 혼군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하라고 이 책은 강조하고 당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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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떠나는 여행 - 낯선 곳에서 침묵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정원철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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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떠나는 여행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은 다른 여행기처럼 여행지를 이러니저러니 소개하려 들지 않는다.

실상 우리는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었다. 그래서 이미 해외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많이 가지고 있다. 또한 지금 읽은 책에서 알려주는 현지 정보가 막상 그것을 가이드북으로 삼고 여행을 가려할 때는 오래된 옛날 정보가 될 것이니, 굳이 여행기에서 마치 새로운 것처럼 이것저것 소개할 필요는 없다.

 

바로 이 책이 그런 경향을 충실하게 따랐다,

현지에 관한 정보는 아주 최소한으로 보여주면서, 그곳을 여행하는 저자의 마음은 충실하게 기록해 놓았다. 그러니 이 책은 여행기 보다는 여행 심경일기라 할 수 있다.

 

이런 여행 정보들 대부분은 여행 블로거들의 소개를 통해 얻었다. 한국 여행 블로거의 소개는 대단하다. (38)

 

그런 것을 익히 아는 저자는, 그런 믿음 때문인지 책에 정보라는 것 대신에 심경을 적어 놓은 것이다.

 

저자의 마음 살펴보자면, 이런 글이 보인다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인간은 경계심을 갖게 된다. (47)

 

오지 않는 기차를 기약 없이 기다려본 적이 있는가? (141)


인도에서의 일이다. 저자는 기차나 버스 여행을 하면서 얻은 것을 기다림에 관한 아포리즘으로 많이 남겼다. 인도에서는 교통편 연착은 밥먹듯 하는 것이다.

 

인도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무언가를 묵묵히 기다리는 일은 맘처럼 쉽지 않다. 밑도 끝도 없이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 (........) 언제 올지도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고 언제 도착할지도 모른 채 기차를 타고 가야 했다. 때로는 기다리는 것조차 감사한 일이었다. (221)

 

인도 운전자의 급여가 형편 없는 이유(170)

 

저자는 장하준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에서 읽은 사연을 소개한다.

 

개인의 뛰어난 능력보다 사회 경제 시스템이 생산성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도의 운전자가 제아무리 실력이 좋다해도, 다른 사회경제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의 운전자 급여보다 좋을 수 없는 것이다.

 

인도는 딱히 관광을 위해 돌아다닐 일이 없었다. 그냥 그들의 생활 속에 젖어 하루를 보내는 것이 여행의 일상이었다. (178)

 

이게 진짜 여행이다. 사람들이 사는 여행지, 그곳에 푹 스며들어 그들과 동화되어 보고 느끼는 것이 진짜 여행이다. 현지인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 삶의 공기를 같이 마시는 것이다.

 

바라나시에 대한 수많은 정보로 갠지스 강의 신비로움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208)

 

음악도, 그림도 같이 감상하는 기쁨

 

저자는 음악과 그림에 관해 많은 것을 기록에 남겨 두고 있다.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라파엘이 그린 교황 율리오 2세의 초상화 (35)

 

고흐 <해바라기>

밀레 <이삭 줍기>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51-52)

 

피카소는 라팽 아질이라는 술집에서 술값 대신에 그림을 그려 주었다. 그때의 그림 <라팽 아질에서>1989년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 4,070만 달러에 팔렸다. (54)

 

이어폰을 끼고 루마니아 피아니스트 클라라 하스킬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협주곡을 들었다. (112)

 

하스킬과 모차르트 협주곡

 

영화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편지 이중창 (115)

 

영화 촬영지도 등장한다.

 

장유정 감독의 <김종욱 찾기>와 조드푸르 (145)

 

네팔 카트만두 더르바르 광장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54)

 

그래도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관광과 여행을 구분하자면.

관광 (투어, tour)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고,

여행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에 방점이 있다. (24)

 

파리에서는 지하철에서 공연할 자격을 오디션을 통해 심사를 해서 준다.

말하자면 버스킹 라이선스를 주는 것이다. (43)

 

사람들은 대부분 10살에서 30살 사이의 추억을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을 회고 절정이라고 한다. (56)

 

쇤브룬 궁전

쇤브른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이었고, 아름다운 샘이라는 뜻이다. (119)

‘Schonner Brunnen’

또한 쇤브른 궁전은 비운의 황후 엘리자베트 시시의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120)

 

암스테르담

도시 이름이 담으로 끝나는 것도 강둑을 따라 만든 댐에서 비롯된 것이다.

암스테르담도 암스텔 강을 가로지르는 댐이라는 뜻이다. (125)

 

암스테르담의 건물과 창문은

좁고 길쭉한 창문과 건물들 ......도로에 면한 면적에 비례해 세금을 매겼기 때문에 지금의 좁고 긴 창문이 만들어졌다. (125)

 

내 기억에 의하면 베트남에서도 건물들이 길쭉한 모양이어서 맨처음에는 열대지방이라 바람이 잘 통하라고 그렇게 지은 줄 알았는데, 세금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네델란드와 베트남이 서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티 인도의 풍습 사티

남편이 죽어 화장할 때 부인도 산채로 화장했던 풍습 (153)

 

다시, 이 책은?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설렌다.

이 책은 나를 어디로 데려다 줄 것인지, 그런 생각이 나를 설레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그 설렘 아주 알차게 경험했다는 것, 그게 이 책을 가장 간단하면서도 제대로 표현한 것이리라.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행지 정보보다는 저자의 마음을 따라서 나도 그곳에 다녀왔다. 아주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저자의 글을 따라 그의 마음과 여행지 잘 따라갈 수 있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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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쓸쓸한 영혼 여성 작가들 - 숙명 같은 삶을 딛고 전설이 된 15명의 여성 작가들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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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쓸쓸한 영혼 여성 작가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햇빛에 비추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비추면 신화가 된다'(98)는 말을 어디에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소설가 이병주의 책에서다.

 

그 말을 다시 여기에서 듣는다.

이번에는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중에 듣는다.

그 말, 맞다, 햇빛과 달빛에 비추어져서 역사가 되고 신화가 되어버린 여성 작가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것도 무려 열 다섯명이나.

 

우리나라 작가도 물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나라도 K- 문학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15명의 여성 작가는 다음과 같다.

 

박완서, 허난설헌, 박경리, 한강, 신경숙 우리나라 5

미우라 아야코,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시오노 나나미 일본 4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에밀리 디킨슨, 실비아 플라스, 시몬느 드 보부아르, - 유럽 및 기타 6.

 

독자들은 이중에서 맘 가는대로 골라 읽어도 좋고, 아니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도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마음에 드는 작가에게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 같은 경우는, 박완서와 미우라 아야코, 그리고 허난설헌을 읽는 중에 버지니아 울프와 비교를 하는 글을 읽게 되어, 그 다음은 순서대로 읽지 않고 바로 버지니아 울프로 넘어가는 식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것은저절로 다른 사람에 대해 흥미를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저자의 글쓰기에 있다.

 

글을 읽다가 넓어지는 인식의 세계, 확장

 

에쿠니 가오리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녀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다.

그리고 다른 작품 <도쿄 타워><모텔 선인장>의 작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녀의 삶과 문학 세계를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녀에 관해서만 주야장천 말하는 게 아니라, 그녀를 알기 위해 이런 것도 알아야 한다는 츼지에서 여러 가지를 독자에게 선사하는 것이다.

 

멜로 영화 <화양연화>, <헤어질 결심>도 말한다.

일본의 3대 여류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 그리고 그녀.

그녀와 비교되는 한국의 여류 작가.

 

에쿠니 가오리를 탐색하며 저절로 한국의 작가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비교적 풍족하고 평화로운 현대의 시간을 탐닉하며 마음껏 저술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누린 일본의 여류작가들은 나름 행복해 보였다.

반면에 식민지와 독재의 긴 터널을 지나오며 유교와 페미니즘 사이에서 아파하고 고뇌한 한국의 여류작가들에게는 연민을 느낀다. (94)

 

이렇게 일본의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를 탐색하면서 보여주는 다양한 시각은 독자들로 하여금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로로 그녀를 바라보게 만들며, 또한 우리나라의 작가들에게도 그 시선이 닿게 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우리는 작가들의 인생, 삶을 알 수 있다. 예컨대 박완서, 미우라 아야코

 

박완서는 1931년 경기도 개풍군 박적골에서 태어났다. 그녀가 3살 때 아버자는 (생략) (21)

 

미우라 아야코는 1922년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에서 태어났으며 부모와 9남매가 함께 생활했다. (42)

 

이런 식으로 일단 작가들의 삶을 소개한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으며 성장과정은 어떻고, 그녀가 문학에 입문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 다음에 그녀의 문학 세계를 펼쳐보인다.

 

그러니 이 짤막한 글 한 꼭지씩을 통해 그 작가의 거의 모든 것을 일별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국 작가들은 어떻게 우리에게 알려졌는가?

 

이 책에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또 다른 요인은 이런 게 아닐까?

외국 작가의 경우, 그 작가는 어떻게 우리 나라 독자들 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

이런 내용은 여간해선 듣지 못했던 것들이다.

 

저자는 외국 작가들과 한국 독자와의 연결고리가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준다.

 

흥미롭게도 버지니아가 한국인에게 각인된 것은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 때문이다. (115)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히트한 것은 1988년 올림픽 이후 국제적 트렌드를 추구하는 과학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190)

실제 그는 프랑스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작품 판매도 그리 많지 않다. (189)

 

그렇다면 시오노 나나미의 경우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990년대에 경제적으로 도약하는 한국 국력이 성장하는 시기에 출간되었다. 소련의 붕괴에 이어 한중 수교와 한러 수교가 이루어졌고, 한국의 시선은 국제화로 모아졌다. 탈냉전의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적 스케일의 읽기 쉬운 거대한 로마사가 스토리 텔링의 형식으로 다가오자,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그만 감동하고 말았다. (191)

 

다시, 이 책은?

 

하여 이 책은 단순하게 제목처럼 여성 작가들만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여기 소개되고 있는 15명의 여성작가들과 관련하여,

그들이 살아온 시대와

그들을 문학으로 이끌어간 게 어떤 것들이었는지,

그들의 작품세계는 물론이고 더하여 그들과 우리 작가들, 그리고 독자들과 만나게 되는 연결고리들을 모두다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단순하게 여성 작가만 바라보고 이 책을 읽던 독자들은 저자가 보여주는 그들의 문학과 아울러 광대한 인문학적 세계를 인식할 수 있다, 는 것에 놀라고 또한 반가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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