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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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역이나 역 근처에는 집장촌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쌈리다. 쌈리는 평택에 있는 집창촌으로 마지막 집창촌이라고 한다. 아마도 대규모 지역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 아닐까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 미아리나 용산, 영등포 등 상당히 곳곳에 있었다. 사실 쌈리가 그런 곳이라는 건 이 책 <쌈리의 뼈>를 읽고 알았다.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왕설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네덜란드처럼 합법화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음지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양지로 합법화 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말도 한다. 이 책은 사실 쌈리가 배경일 뿐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치매에 대해서 더 자세히 나온다. 치매를 이제 몇몇 사람에게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주변에도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많다. 치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않는 질병이다. 치매에 걸린 사람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다. 본인이 그걸 모른다.


다른 질병은 내가 병에 걸렸다는 걸 인지한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그걸 인지할 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러니 간병하는 사람은 케어하는 게 힘들다. 치매도 꽤 다양해서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치매라도 자신이 자신이 아닌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치매와 관련되어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은 장르 소설이다. 장르 소설 중에서 추리를 바탕으로 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고맙게도 늘 책을 보내준다.


전업(?) 작가 답게 상당히 많은 책을 쓴다. 덕분에 다양한 소설을 읽었다. 여러 작가와 함께 쓴 단편 소설덕분에 다른 소설가가 쓴 것도 읽었다. 이번에는 장편 소설이었다. 작가를 알게 된 게 장편 소설 <붉은 소파>였다. 그 이후로 여러 분야 책을 쓴 걸 읽긴 했는데 역시나 제일 내 취향에 맞는 건 장르소설이다. 이번 <쌈리의 배>는 그 중에서 좀 더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다. 감정이입을 했다는 건 읽다가 살짝 짜증도 나면서 주인공이 왜 이러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그동안 추리나 스릴러 장르일 때는 형사가 직접적으로 나왔다. 명확히 이 책은 범임을 잡는 형식이라 생각했다.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면서 읽기도 한다. 그럴 때는 직접적으로 작가와 독자와 싸움이다. 작가는 끝까지 범인을 숨기려 노력하고 독자는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려 한다. <쌈리의 뼈>는 그렇지 않다. 중요한 인물은 대학을 다니던 딸이다. 엄마는 아주 유명한 소설가였다. 120만 권이나 팔린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 덕분에 먹고 사는 건 해결되었다.


문제는 엄마가 치매에 걸렸다. 소설을 쓰던 중 치매에 걸렸다. 엄마가 책을 쓸 때 딸이 늘 도와줬다. 치매에 걸리자 딸이 소설을 마무리 해주길 원한다. 소설 내용이 쌈리가 소재다. 그곳에서 해골이 발견된다. 이게 소설과 연결이 있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한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소설을 쓰면서 주변 사람들을 만난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쌈리와 연결되어 있다. 읽다보면 주인공이 딸이다보니 딸 입장에서 내용이 진행된다. 딸이 생각하는 게 나온다.


내가 너무 집중해서 읽었는지 딸이 생각하는 게 좀 터무니 없게 느껴졌다. 왜 저렇게 생각하는지 살짝 이해도 안 되었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생각하니 그릇된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했다. 저렇게 극단적으로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좀 과한게 아닐까. 딸이 소설을 이어쓰면서 소설 주인공과 자신을 일치해서 생각한다. 그런 점이 읽다보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소설은 소설일뿐인데 저렇게까지 감정이입을 하며 소설 속 주인공을 자신에게 이입하는가하는 생각이었다.


소설을 읽다보니 내가 처음부터 범인을 찾을 생각을 하질 않았다. 기본적으로 범인이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질 않았다. 그렇게 볼 때 작가가 탄탄하게 구조를 잘 짠게 아닐까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엄마의 치매와 소설 완성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게 계속 딸이 쓰고 있는 소설에 집중하게 만든다.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마지막에 가서야 어~~ 하게 되었다. 소설 자체로 탄탄한 구조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뜻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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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영주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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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편견이지 않았을까한다.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의 작가인 조영주의 책을 <붉은쇼파>로 알게 되었다. 책은 다소 음울하고 착 가라앉고 무거웠다. 다른 책도 읽었을 때 다소 그런 느낌이 강했다. 하다보니 작가랑 알게 되어 그가 쓴 모든 책을 최근에 읽었다. 단편부터 시작해서 장편까지 다 읽었다. 실제 작가의 성격이 어떤지와 상관없이 작품의 세계관이니 그렇다는 이미지로 책을 읽었다. 단편이 그나마 좀 더 밝은 느낌이긴 했지만 인상은 그랬다.

가벼운 느낌보다는 무겁게 추리를 해나가면서 뭔가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이었다. 이번 책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특히나 초반 3분의 1까지는 무척이나 경쾌하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에 나온 출연진들이 전부 심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형사들은 더욱 그랬다. 이게 더 형사같은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유머 코드와 개그는 형사들이 담당했다고 할까. 그 외에 주요 출연진이 다소 진지하긴 했어도 전체적인 책의 이미지가 밝았다.



더구나 난 처음으로 조영주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빵 터져 웃은 대목도 있었다. 서장과 바둑을 두는 장면이 있다. 서장이 다소 주술적인 힘을 믿고 노력하는 것이 있다. 이를 위해서 바둑을 둔다. 여기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 후에 바둑과 관련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마지막에 딱 한 마디를 했는데 그 말에 빵 터졌다. 사실 이건 다른 사람은 전혀 웃지 않을 포인트인데 나만 다소 변태스럽게 웃었을 가능성이 큰 지점이긴 해서 밝히긴 그렇지만.​

그건 만화책과 관련된 대목이었다. 그러니 해당 만화를 본 사람만이 좀 더 서사를 갖고 웃을 수 있다. 그 장면만 보고 대사가 다소 찰질 수 있어 웃을 수 있어도 만화책을 본 사람이 느낀 정서가 있어야 웃을거다. 여하튼 그 부분에서 나는 추리 소설을 읽으며 생전 처음으로 빵 터져 웃었다. 이런 부분 자체가 내가 볼 때 이전 책과 이번 책이 기존의 작가 책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좀 밝은 사람이라 그런지 이런 형식이 좀 더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이 3분이 들어간다. 처음 듣는 개념이라 간단하게 조회해보니 이 책과 관련된 것만 포스팅이 되었다. 실제로 있는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다. 3분이라고 하면 너무 짧게 느껴지긴 하는데 그게 뭐 중요한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걸 굳이 신경쓴다는 것 자체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책에서 행복이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이 그만큼 짧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입장에서 평범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것이 아닐까도싶다.

책에 나온 인물들에게 벌어진 사건을 볼 때 행복을 추구하거나 노력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으로 보인다. 책 제목에 '내가 그고 그가 나다'라는 문구와 'i'm your batman!!'문구가 있다. 별 생각없이 스쳐 지나갔다. 영어라서 배트맨이라는 문구가 좀 더 들어오긴 했다. 내용에 할로윈이 주요배경이다. 할로윈에는 다들 각자 코스프레를 한다. 할로윈 자체가 좀 무서운 쪽에 가깝다보니 배트맨은 좀 약하긴 하다.



이 소설에서 배트맨은 아주 중요한 캐릭터다.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모든 것의 출발점이자 사건의 열쇠다. 그렇기에 책 표지에 있는 문구는 다 읽고나서 보니 엄청나게 중요하다. 별 생각없이 책을 읽을 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다 읽고 다시 책 표지를 보니 소설의 모든 것이 표지에 전부 다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트맨 효과를 좀 더 극대화하기 위해 마술의 트릭이 하나의 소재로 또 쓰인다. 그런 걸 볼때마다 작가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한다.

특히나 추리소설이나 과학 소설같은 경우에 일반인이 생각하기 힘든 걸 엮어내는데 감탄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풀어내는데 얼마나 고통이 따를까라는 생각도 한다. 내가 홍콩을 간 적이 없으니 책의 배경이 되는 홍콩에 대해서 소설로만 알게 된다. 그러다보니 한국이 배경이 아니라서 작가가 직접 갔었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대부분 작가들은 배경이 되는 곳이 현실에 기반하면 사전조사 등을 자세하게 하는 걸로 안다. 사진도 찍으면서 집필할 때 들여다보고.



그게 궁금했는데 책 뒷면에 참고문헌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리긴 했다. 그럼에도 그런 걸 참고삼아 썼다는 사실이 더욱 신기했다. 이런 소설에서 참고문헌이 있는 것도 무척이나 드물고 기억이 없다. 근데 할로윈에 서로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은 든다. 한국 문화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책은 추리소설인데 일반 소설처럼 읽히다 마지막에 모든 추리가 전부 하나씩 풀리는 형식이다. 그러다보니 내용을 자세히 쓰지 않는 이정도 범위에서 리뷰 끝.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아무리 생각해도 3분 넘을 듯.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마지막 추리에 모든 걸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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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 카페 홈즈
김탁환 외 지음 / 손안의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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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도치않게 카페 홈즈와 관련된 소설을 자꾸 읽게 된다.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 작가 중 한 명인 조영주 작가가 보내준 덕분이다. 카페 홈즈는 망원동에 실제로 존재하는 카페다. 나도 그곳을 조영주 작가를 만나러 간 적이 있다. 내부는 살짝 빈티지한 느낌에 원목 위주인 서재같았다. 벽으로 엄청나게 많이 책이 쌓여 있었다. 그 책의 대부분이 장르 소설이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작가들이 많이 그곳에서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조영주작가에게 들었다.

조영주 작가가 그곳에서 알바도 하고 글도 쓰고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 집에서 상당히 먼데도 굳이 찾아가는 이유를 난 솔직히 모르겠지만. 뭔가 작가들에게 창작의 의지를 불태우는 분위기를 갖고 있나보다. 실제로 그곳에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버닝>의 이창동 감독도 작업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조영주작가에게 들었다. 카페 홈즈는 번화가에 있는 곳도 아니고 굳이 찾아가야 하는 위치인데도 다소 특이했다. 묘한 분위기가 있다고 해야 할 듯하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금요일마다 미스테리 영화를 상영하기도 해서 비록 가진 못했지만 내 블로그에 공지한 적도 있다. 소설가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카페 홈즈를 소재로 소설을 쓰자고 했다는 걸로 안다. 이번이 두번째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소설가들이 각자 마음대로 카페 홈즈를 배경하거나 소설 속에 등장시켜 작품을 쓴다. 이를 모아 책으로 만든다. 이게 어려우면서도 쉬울수도 있다. 소재가 있으니 쉬울수도 있지만 그걸 또 억지로 넣으려면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이번에는 총 5명의 작가가 썼다. 차무진의 <카페 포와르>, 정해연의 <독서클럽 살인사건>, 신원섭의 <옐레나가 온다>, 정명섭의 <사라진 막걸 아저씨>, 조영주의 <추집운상>, 김탁환의 <마지막 사랑>이다. 여러 작가가 작품을 썼기에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고, 취향이 다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은 건 <옐레나가 온다>였다. 대체로 추리관점이 좀 강한 작품이 많았는데 요 작품은 액션이 훨씬 더 가미되었다. 그렇기에 그랬는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여러 소설을 읽었는데 액션 장면을 자세히 묘사한 소설을 읽은 기억은 거의 없는 듯하다. 서로 액션하는 장면이 묘사되다보니 내가 상상하는 것도 있었지만 심리묘사가 좀 더 생생했다. 싸우면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묘사를 하니 내가 실제로 싸우는 사람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소 허무하게 내용이 마무리되지만 반전이 나오면서 흥미롭기도 했다. <사라진 막걸리 아저씨>도 의외로 처음에는 뭔가 했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있었다.

단순히 별 거 아닌 것처럼 내용이 이어지더니 점차적으로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추리하게 된다. 단편이라 마지막이 다소 아쉽긴 했어도 색다른 접근으로 느껴졌다. <추집운상>은 꽤 색달랐다. 스위스까지 찾아간 어느 여인의 이야기인데 이게 사실인지 상상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뜻하지 않게 이 작품도 마지막에 반전이 나와 '오호'하면서 끝냈다. <카페 포와르>는 살짝 판타지가 섞인 느낌이었다. 모든 작가의 꿈을 실현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핵심은 어쩌면 먼저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읽지도 않고 쓰기만 할 수 없다. 인풋이 없는데 뛰어난 아웃풋을 기대한다는 것은 욕심이니 말이다. 주인공은 이래서 많은 책을 읽었을 때 필력이 늘어난다고 믿으며 노력하는 내용이다. <독서클럽 살인사건>은 뉴스에 나오지 않은 사건을 설명하며 범인을 다시 유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살짝 예측한대로 마지막에 반전이 나오면 끝난다. <마지막 사랑>은 시리즈물을 쓴 어느 작가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가 쓴 소설이 작가를 오히려 집어삼켰다고 할까. 이런 내용은 다소 예측가능하지만 얼마나 참신하느냐가 핵심이지 않을까한다. 이 책을 쓴 작가들끼리 서로 합의를 했는지 자신의 작품에서 다른 작가를 등장시킨다. 이름은 다소 변경했어도 그런 식으로 전개되니 좀 더 흥미가 가는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아마도 특정 카페를 소재로 단편을 모으긴 했어도 소설로 이렇게 자주 나오는 경우는 전무후무하지 않을까한다. 다른 작품에서도 본적이 있으니 말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다보니 흐름이 끊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짧게 소설 여러 편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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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홈즈에 가면? - 옴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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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중에 떡볶이를 안 먹어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듯하다. 개인 호불호가 있을 지언정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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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자살
조영주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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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제적인 국가다. 한국을 모르는 세계인도 많지만 한 해에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만 해도 무척 많다. 당장 서울을 돌아다니면 외국인을 만나는 것은 흔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외국인 만나는 것은 이제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다. 여기에 여러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이들 때문에나 이들 덕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한국은 갈수록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다. 대책 중 하나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유치다. 이에 대한 호불호는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은 단일 민족이라는 허상이 크다. 수많은 전쟁을 치뤘던 국가에서 단일 민족이라는 개념은 사실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본다. 한국에서 이제는 다문화라고 표현 - 왜 이런 표현을 하는지 이해는 하지만 이해가 안 된다 - 하는 사람들과 공존해야 한다. 이건 당위성 문제라기 보다는 생존의 문제가 아닐까한다. 당장은 별로 티가 나지 않을지라도 시간이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더 대두될 듯하다. 아쉽게도 자신의 상황을 외부로 돌린다.

<혐오자살>은 조영주 작가의 소설이다. 지금까지 조영주 작가가 쓴 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이번 작품은 뭔가 결이 달랐다. 장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살인을 해결하는 전개가 대부분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영인데 조영주 작가의 메인 주인공이다. 유명 소설에서 시리즈로 나오는 주인공은 형사인 경우가 많다. 그런 주인공 시리즈로 만들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작가가 아낀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작품을 장르 소설에 충실하다고 하긴 힘들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나영은 오로지 조연에 머물고 등장도 많지 않다. 대신에 어떤 살인 사건에 대한 추적관점보다는 일반 소설처럼 느껴졌다. 느낌이 일본 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같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으면 장르적인 요소를 차용해서 전개되지만 사회고발을 많이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벌어진 일에 대해 상당한 집중도를 갖고 보여준다. 이번 조영주 소설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개인적인 소망은 조영주 작가도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해마다 작품을 내고 매번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

소설의 시점은 다소 복잡하다. 시간의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왔다갔다하면서 어찌보면 일부러 독자의 시선을 현혹시킨다. 독자로 하여금 내용은 제대로 쫓아와도 어떤 일이 진짜로 벌어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도록 만든다. 살인 사건이 나면 대부분 살인범을 유추하고 쫓아가서 찾기 바쁘다. 나도 모르게 누가 살인범일지 고민하게 만든다. <혐오자살>을 읽다보면 누가 범인인지에 대해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범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저절로 하지 않게 된다.

더구나 소설이 시작되자마자 죽는 사람이 나타난다. 자살이지만 살인처럼 보이는 장치를 한다. 뭔가 자살은 아닐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쫓아가게 만든다.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지만 형사인 나영은 초반에 나오지 않는다. 소설 전체 분량에서도 아마 10% 정도 밖에 안 나오는 듯하다. 그 이상 나왔다면 그만큼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해서 중요도가 떨어진다. 그보다는 준혁이 나오는데 왜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게 만들지만 중반 이후부터 저절로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제목과 연결되어 있는 인물이라는 개연성을 점차적으로 높혀간다. 또한 준혁의 친구에 대한 힌트를 통해 혹시나 범인이 아닐까하는 섣부른 판단을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작가가 독자와의 추리소설적인 요소를 통해 지적 대결을 펼친다. 나는 꽁꽁 숨겨놓았으니 실제 범인을 찾으라는 추리 형식은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을지라도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는데 마지막에서 난 알게 되었다.

그렇게 볼 때 작가와의 싸움에서 졌다. 어인 일인지 이번 작품에서 기존과 달리 로맨스 코드가 들어갔다. 지금까지 읽어본 조영주 작가의 소설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 장르 소설에서 어느 정도는 볼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이런 것도 결국에는 전작 작가주의처럼 조영주 소설을 계속 읽은 덕분일테다. 어딘지 괜히 낯설었지만 덕분에 더 재미있었다. 솔직히 그런 부분을 작가가 일부러 거세한 것이 아닐까했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작가가 한 단계 업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전 작품과 뭔가 다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었다. 단순히 장르적인 전개가 아니라 그랬다. 여기에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요소를 꽤 절묘하게 버무렸다. 층간 소음은 물론이고 다문화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섞여있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쫓아가면서 짜증나게 만든다. 소설 중간 정도에는 준혁의 생각과 말에 짜증도 났는데 소설을 다 읽으니 준혁의 행동과 생각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그 감정과 판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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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소설 매년 내줘라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작가와 추리싸움에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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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가는 유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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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혀 인식하지 못했는데 좀 읽고나서 작가가 누군지 보게 되었다. 알고보니 예전에 읽었던 <골든 슬럼버>의 작가였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작품이었다. 소설을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일본 소설은 추리나 스릴러 장르가 아닐까하는 편견아닌 편견이 있다. 그렇지 않은 소설이라는 걸 알고 읽는 것이면 명확히 인식하고 볼텐데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추리소설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게된다.

읽어보니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는 애매하지만 어느 정도 그런 형식이 포함되었다. 제목 자체가 다소 특이해서 무슨 말인가 했다. <후가는 유가>라는 제목인데 책을 읽어보면 거꾸로 해도 무방하다. '유가는 후가'라고 해도 말이다. 유가와 후가는 쌍둥이다. 유가가 형이고, 후가는 동생이다. 쌍둥이는 일란성과 이란성이 있다. 일과 이라는 표현처럼 일란성은 서로 유전자도 거의 같고 성향도 취미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이란성은 유전자도 다소 다르고 구분이 좀 더 쉽다.

유가와 후가는 쌍둥이지만 아빠가 완전히 폭력 가장이다. 수시로 두 쌍둥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데 딱히 이유는 없다. 이를 알고 있는 엄마도 쌍둥이 편은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무서워 아빠 편을 들어주기 바쁘다. 둘은 중학생이 되면서 그나마 집에 있지 않고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아빠의 시야에서 멀어지도록 했다. 둘은 특이한 현상을 어느날부터 깨닫게 된다. 워낙 쌍둥이는 함께 경험하는 것이 많다고 한다. 한 명이 아플 때 다른 한 명도 아픈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일란성 같은 경우는 완전히 똑같아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다. 자기 복제라고 할 정도로 DNA도 일치한다고 하니 말이다. 더 디테일하게 검사를 해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후가와 유가는 서로 쌍둥이지만 유가는 공부를 다소 잘 했고, 후가는 운동을 잘했다. 둘 다 학교에서는 왕따는 아니었어도 딱히 존재가 드러난 행동을 하거나 생활하지 않았다. 사는 곳이 워낙 좋은 동네도 아니라 괜히 나서봤자 오히려 곤란한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적당히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

둘이 서로 쌍둥이라 사람들이 둘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순간 멈칫하면서 누가 누구인지에 대해 번갈아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둘은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유가와 후가는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순간적으로 둘이 있는 장소가 변경된다. 그 이유는 누구도 모른다. 쌍둥이에게는 생기는 현상인지 궁금해 알아봤는데 딱히 그런 징조나 검색은 되지 않아 둘에게만 벌어지는 일같다. 문제는 둘이 서로 체인지 되었을 때 같은 자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서로 있는 장소로 체인지되는데 이 때에 시간이 잠시 멈춘다. 상대방의 장소에 순간적으로 등장했을 때 후가가 앉아 있으면 유가가 서 있는 식으로 조금 달라진다. 우연히 이 사실을 경험하게 된 둘은 얼떨떨했지만 그 이후로 또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았다. 잊고 지내는 던 어느 날 또 그런 일이 생겼다. 둘은 다양한 가정을 세운 끝에 생일에 벌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일에 특정 시간에 2시간 정도 서로 체인지가 일어나면서 의도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아울러 둘이 그런 일이 생겼을 때 본인들이 입고 있는 옷도 함께 교체가 되는데 과연 자신들이 들고 있거나 만지고 있는 것도 이동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또한 둘이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다양한 가설을 세운다. 예를 들어 둘 중에 한 명이 택시 등을 타고 있을 때 서로 체인지될 때 차는 움직이고 있으니 위험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이동이 되더라도 잠시의 시차는 존재하기에 잘못하면 큰일이 생길 수 있으니 서로 해당 날짜와 시간에는 안전한 곳으로 가 있기로 합의한다.

이런 결정을 내린 후에 둘은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부조리를 둘은 싫어도 경험하게 된다. 그에 따라 서로 어쩔 수 없이 피할 수없는 상황에서 둘의 능력을 이용해서 해결하는 내용의 책이다. 형식이 유가가 우연히 체인지되는 장면이 찍힌다. 그걸 방송국 PD가 보고서 연락을 해서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는 형식이다. 자연스럽게 읽다보면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둘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둘이 살아가며 겪는 일을 알려주는 내용으로 책은 구성되어있다. 워낙 내용 전체를 알려주면 재미가 반감되니 여기까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유가는 후가라고 제목이 맞지 않나.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꽤 신선하고 그럴싸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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