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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다
케네스 로고프 & 카르멘 라인하트 지음, 박영란 외 옮김 / 다른세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인류 역사 이래로 새로운 기술의 발달로 과거와는 다른 신천지가 펼쳐진 것이 오래된 일이지만 한 인간이 살면서 누리는 시간은 평균수명이 늘어났다고 해도 평균 100년이 넘지 못하는 관계로 자신이 살면서 경험한 정도만 깨닫고 인지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비해 역사란 놈은 최소한 서기로 따져도 2,0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런 신천지라고 하는 별 세계도 1,90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이고 오히려 마이너스를 오래도록 기록한 시기도 있었다. 10~20년의 시기 정도는 대부분의 인간들이 기억할 수 있는 범위에 속하지만 기간을 늘리기 된다면 인간의 기억력의 한계와 망각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현재 벌어지는 현상이 새롭게 느껴진다.
갈수록 발달하는 기술의 진보로 인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그 기술 자체를 다른 것으로 치환하거나 단어를 변경하면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럴 때 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이 책의 제목인 '이번엔 다르다'이다.
버블과 관련된 책이 꽤 많이 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킨들버거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라는 책인데 이 책이 나온 것이 1989년이다. 이런 책이 나온지 2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주식의 역사'라고 장진모씨가 쓴 책이 있는데 이 책에도 끊임없이 우리나라에서 투자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버블과 붕괴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엔 다르다'는 단순하게 버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다른 책들이 각 사건들에 대해 소개하고 나열하면서 버블과 붕괴를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비해 이 책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학술적으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한 책에 가깝다 보니 각 사건이 일어날 때의 수치와 붕괴 후의 수치를 명학환 데이터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전의 책들이 '그렇구나'하면서 읽게 되었다면 이 책은 이유없는 결과가 없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정확하게 버블이 일어 나기 전의 수치와 버블 붕괴후의 수치를 보면서 어떻게 수 많은 국가들의 수치를 구해서 하나씩 일목요연하게 만들었는지 감탄하게 된다. 몇 몇 나라의 수치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60개가 넘는 국가의 데이터를 보여 주기 때문에 더더욱 신뢰를 심어준다.
수치가 제시되는 년도도 최근 사례가 아니라 1800년도부터 시작한다. 200년이나 되는 기간동안의 수치를 제시하면서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니 할 말이 없게 만든다. 국가가 부도나는 일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국가 부도가 난 나라는 많다. 국가 부도가 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 국가에게 부도라는 말을 쓴다는 것이 어딘지 어색하지만 - 은행위기(금융위기)를 당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고 봐야 할 정도이다.
지금은 선진국이라고 하는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들도 다 금융위기를 겪었다. 특히, 스페인 같은 경우는 1800년도부터 보게 되면 상습범이 아닐까 할 정도로 금융위기에 수시로 노출된 나라다. 우리나라가 오히려 다른 나라에 비해 참 안정적으로 발전을 하는 나라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그런 점에서는 감사해야 할 일인 듯 하다.
부도가 난다는 것은 결국 채무를 갚지 못하는 경우인데 해외 채무보다는 국내 채무를 갚지 못하여 국가 부도가 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부도(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전 3년부터 징후가 나타나고 그 후 3년 정도에서 최대 8년까지 여파가 지속된다는 데이터를 통해 이번 2008년의 금융위기에 대한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당연히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제 2차 세계대전 후부터 급격히 늘어났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라는 자금이 넘쳐 나기 때문이다. 국가 부도와 금융위기가 생긴 나라치고 국민 총 생산이 취약한 나라는 없다. 국민 총 생산이 성장하는 나라들에서 위기가 찾아온다. 그 이야기는 무엇인가 하려고 하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채무를 갚지 못하는 현상이 찾아와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한다.
채무를 적게 갖고 있다고 국가부도나 금융위기가 찾아 오지 않는 것은 또한 아니다. 위기를 겪은 나라들에서 갖고 있는 채무 비율이 50%도 되지 않는 국가들이 더 많을 정도 였는데 그 이유는 그만큼 국가의 채무 정도가 투명하지 못한 결과라고 한다. 정부는 각 기업의 회계가 투명하지 못하고 속인다고 기업들에게 압박을 가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빚은 이런 저런 방법으로 숨기고 있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코에 걸며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외부적으로 들어나는 빚을 꾸민다는 이야기다.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중 일부는 무조건 부동산 가격이 높다며 버블이라는 표현과 함께 버블이 꺼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부동산 가격과 금융위기에 대한 데이터도 보여주면서 그 상관관계를 보여주는데 부동산이라는 자산을 취득하는데 100% 순 자본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라는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으로 구입하기 때문에 부동산이 흔들린다는 것은 결국엔 금융 구조가 망가진다는 것이고 이로 인해 각 산업에도 여파를 안 미칠 수가 없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한 국가의 모든 부분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고 각 국가들은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시대성이라는 표현이 있는 것처럼 영향의 밀도 차이가 있을 뿐이지 한 국가안에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부동산이 너무 올랐으니 이번에는 과거와는 달리 부동산만 떨어지고 주식시장은 오히려 올라 갈 것이라고, 아파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공간과 편리함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과는 다르다고, 강남은 모든 편리함과 접근성과 기업이 밀집되어 있어 다른 곳과는 다를 것이라고, 인류 역사상 경험하지 못한 노령층의 등장으로 사회가 달라 질것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기업이나 부동산 시장은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사람들이 '이번엔 다르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과거와 다른 것이 아니라 과거와는 다른 형태와 모습을 갖고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가 깨닫지 못할 뿐이다. 물로, 돌로, 불로, 공기로 모습과 성질이 변경되어 올지라도 결국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현혹되면 안된다. 우리는 아니 나는 이번에 내가 투자하는 것은 이전과는 달리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도 같은 조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 때 용기를 갖고 들어가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탐욕에 가득 할 때 두려움에 떨며 나올줄 알아야 한다. 왜냐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르다고한다면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이 잘 못 보았거나 바로 나 자신이 이성을 잃고 탐욕으로 바로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말로 정말로 기존과는 다르단 말이야!
아니면 내 성을 간다, 믿어줘!!
정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