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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리처드 H. 탈러 &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정확히 알아보지 않았지만 상당한 인기를 끌어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굳이 베스트셀러에 목 메달지 않고 개인적인 선호도에 집착(???)하여 책을 읽다보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경제분야 책이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가끔씩 방송등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보고선 마케팅쪽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책은 행동 경제학과 관련된 책이였다. 그 전에도 행동 경제학 책은 상당히 많이 있었고 무릎을 탁 치고 읽은 책들도 있는데 그 책들은 베스트 셀러가 되지 않고 '넛지'는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신기했다. 먼저, 이 책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표지 디자인과 '상식의 옆구리를 찌르는 경제학의 유혹'이라는 문구가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한다.
'넛지'의 1부에 나오는 내용은 다른 행동경제학 책에서 전부 다뤘던 내용이고 2부 돈에 관한 내용도 충분히 다뤘던 내용이지만 3부에 나오는 내용은 다른 행동경제학 책에는 소개되지 않는데 대부분 행동 경제학 책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의 돈을 잃지 않고 불릴 수 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넛지'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이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까지 소개하는 것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이 책의 공동저자인 리차드 탈러 같은 경우 워낙 행동경제학에서는 대니얼 커너먼과 더불어 거두라고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책을 더더욱 풍성하고 확장된 모습까지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한다. 초반에 '넛지'라는 용어에 대해 알려 줬는데 무슨 뜻인지 다시 까 먹었다가 다시 들춰봐 알게 되었는데 '넛지'란 옆구리를 쿠쿡 찌른다는 뜻이란다. 이 것이 뜻하는 것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하게끔 의도적으로 조정하거나 하지 못하게 방해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존의 경제학에서 인간은 이성적인 인간이라 무엇이든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철하게 판단하여 가장 최선의 결정을 내려 철저하게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 이것을 '넛지'에서는 이콘이라는 명칭으로 부른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인간은 절대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경제학을 공부하고 똑똑하고 바늘을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이라고 해도 그가 내리는 결정은 어이없을 정도로 이성적이지 않을 때가 무척 많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우리가 똑똑한 척 하지만 오히려 바보라고 놀리는 '조삼모사'의 원숭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넛지'가 다른 행동경제학 책과는 차별성을 보여준다. 다른 행동 경제학 책들이 단순히 바보같은 인간의 행동을 소개하고 이러면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을 맺지만 '넛지'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앞으로 전진하여 - 3부를 볼때면 세,네 발자국 더 간 것같기도 하다 - 이런 행동을 이겨낼 방법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요령까지 소개하고 직접 자신들이 주변 사람들이나 기관이나 정부에 건의하여 개선시킨 내용까지 실려있다.
말 그대로 인간이 '조삼모사'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이기 때문에 그걸 탓하고 극복하라고 탁상공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그 행동을 아예 처음부터 하지 못하도록 옆에서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넛지'의 행동을 제도적으로 만들고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보여줘서 미연에 방지하게 만들어 준다.
경제학자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경제현상에 대해 비판하고 잘 못 되었다고 언론에 소개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들이 똑똑하여 그렇게 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한다. 추가로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도. 하지만, 그에 대한 대안제시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여겨지는데 이 책의 가장 훌륭한 점은 바로 대안제시가 아닐까 한다. "너 이렇게 하지마" "바보, 또 속았구나"가 아니라 "그래,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 이렇게 행동해야 한단다"식으로 말이다.
위에 소개된 많은 예시들은 이미 각종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으니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에게 유리한 쪽이 아니라 불리한 쪽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똑똑한 소비자인 척 하며 소비를 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기업들이 교묘하게 파 놓은 함정에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 똑똑하다며 빠져버리는 것이다. 책에서도 이야기를 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콘'들은 절대로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내가 '이콘'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조삼모사'의 행동을 할 것이라 본다.
'조삼모사'의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기 위한 '넛지'를 개발하거나 끊임없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넛지'를 해야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