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치호 미치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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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장르를 중심으로 50권 이상의 저서를 발표하고 소위 'BL 장인'으로 활약하며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 탄탄한 필력을 소유한,

일반 소설 집필 이후 출간된 단행본이 연달아 나오키상, 일본 서점대상 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고

2024년 제171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하는 작가인

'이치호 미치'

이 소설도 이미 제168회 나오키상 후보작, 일본 서점대상 3위, 제30회 시마세 연애 문학상 수상 등 일본 전국 서점 직원에게 팔고 싶은 책으로 손꼽히면서 출간 후 재쇄를 거듭하여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이 소설.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내심 궁금했습니다.

일곱 살, 열다섯 살, 스물아홉 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이뤄진 만남과 이별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어준 이야기

"우리는 전혀 다르고,

그래서 서로가 필요했다."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삶의 의지, 그리움, 희망이 되어준 아이 '코타키 유즈'

함께하는 시간이 꿈처럼 반짝일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 '아제쿠라 카논'

7세, 15세, 29세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각자 말 못 할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던 두 사람은 특별한 인연으로 긴 시간에 걸쳐 헤어지고, 또 운명처럼 만나는 이야기였습니다.

내일이 오면 내일모레를, 그다음을 생각하고 만다. 이제 어린애가 아닌, 자유롭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깨닫고 만다. 이미 둘 다 가족이 있고, 유즈는 머지않아 도쿄로 돌아가 버릴지도 모른다. 세 번째 이별은 갑작스럽지 않고 둘 다 웃으면서 또 만나자고 말할 수 있을까? 상처가 남지 않는 이별을 맞을 수 있을까? 두고 가는 것도 버려지는 것도 괴로우니 이제는 싫다. - page 257

사실...

이들의 관계를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는 '이름 붙일 수 없는 관계'라 표현했다는데...

이 감정을, 그들의 관계를 솔직히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마음으로는 어렴풋한 애틋함이 그려지곤 했지만...

그렇게 저에게는 소설의 마지막까지 안갯속 이들이 자주 했던 말

"거기, 빛이 있는 곳에 있어줘."

이 잔상처럼 남았었습니다.

나에게 빛이 되어줄 사람을 만난다는 것, 누군가에게 내가 빛이 되어준다는 건...

그런 인연을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떨까...?

온전히 '빛'이 되어줄 수 있을까...?

유즈를 만나기까지 나는 생각 없이 멍하니 살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아빠, 자신만의 세계에서 공주님ㅇ이었던 엄마, 멀리서 에워싸는 주변 사람들, 웃음거리로 삼는 반 친구들. 생명이 있는 선명한 존재는 황록이뿐이었다. 하지만 그날, 나를 향해 두 손을 뻗어준 유즈를 만나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됐다. 색과 소리와 감촉을 느끼고, 철봉의 쇠 냄새와 빛의 따뜻함을 사랑스럽게 느꼈다. 함께 보내는 1초가 그 이전 1년보다 더 가치 있었다. - page 400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는 그 사람 존재의 의미가 의미심장하게 와닿았었습니다.

읽는 내내 자꾸만 템포를 쉬어갔었는데...

언젠간 꼭 한 템포에 읽어보고 싶었던 이 소설.

아니, 「캐논 변주곡」의 선율과 함께라면 아마 잔잔한 빛을 느끼며 이들을 지금과는 다른 조금은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란 자그마한 아쉬움(?), 미련을 남기며 책을 덮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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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모로코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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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이 이 나라에 대해 들려오곤 했었습니다.

푸르고 붉은 땅

매혹의 나라

'모로코'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나라로, 지중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독특한 지리적 매력과 더불어 베르베르족, 이슬람, 유럽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합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 풍부한 역사적 유산, 그리고 독특한 음식문화까지.

여행자들에게 매력적인 이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해시태그 모로코



북쪽으로 지중해, 서쪽으로는 대서양, 동쪽으로는 아틀라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모로코'

유럽과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나라들과 지리적으로 접해 있어서 일찍부터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 왔습니다.

그래서일까...

유럽과 아프리카의 문화가 뒤섞여 발전한 모로코는 여느 나라와는 달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할리우드 주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었고 여행자들 역시도 자연이 만든 완벽한 배경에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로코에 꼭 가야 할 이유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

소설 어린 왕자에서 생각하던 신비로운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데...


 

광활히 펼쳐져있는 사막.

밤이면 쏟아지는 별과 작은 동물의 소리까지.

모든 포인트가 여행자의 감동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르베르인들에겐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하는데...

"사막에서는 그 어떤 것도 실망할 수 없다. 실망은 자신에게만 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숙연해집니다.

세상에서 가장 복잡하고도 매혹적인 나라 모로코.

이곳에서는 잠시 길을 잃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 아니 오히려 길을 잃어버리고 싶었던 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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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동유럽 4개국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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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놀라움을 보여주는 '동유럽'

동유럽의 핵심 4개국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럽 전문 작가의 노하우와 함께 들려줄 여행 이야기.

이제 떠나보겠습니다.

해시태그 동유럽 4개국



동유럽이라 하면 '체코'부터 생각하지만

독일 남부는 체코나 오스트리아와 교류를 많이 하였기 때문에

같이 여행하면서 역사적인 공통점을 알게 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시작된 동유럽 4개국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가 책에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TIP!

동유럽 여행을 하기 위해서 폴란드나 체코로 입국하지 않고 프랑크푸르트로 IN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항공노선은 다양하여 저렴한 항공권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프랑크푸르트로!



저도 대학생 때 동유럽을 여행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아련히 떠오르는 '체코'에서의 여행...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프라하'

도시 곳곳에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물 등 중세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역사 유적이 남아 있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느낌을 받게 되는데...

특히나 이곳이 좋은 건 중세 문화를 품은 이국적인 정취와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저녁 구시가지 광장과 카를교에서 버스킹이 열려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고

불타바 강 옆 레트나공원에서 멋진 야경 감상은

진정한 '낭만'이 무엇인지 알려주곤 합니다.

프라하는 큰 도시가 아니기에 도보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발길이 닿는 곳으로 천천히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지.


'동쪽의 파리'라고 불리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거대한 다뉴브 강이 관통하는 이 도시는 서쪽의 '부다'와 동쪽의 '페스트'로 분리되어 각자 고유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 보고 싶은 '서양 미술관'

고대 이집트 미술, 골동품, 13세기에서 18세기 서양 회화, 조각, 19세기 이후의 회화 등을 소장하고 있고 내부 공간도 넓고 화려해 구경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하였습니다.

예술의 아름다움을 이곳에서 찾아보는 건 어떨지.


서유럽과는 다른 문화와 역사, 건축물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동유럽'.

이곳으로의 여행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낭만'이었습니다.

낭만이 가득했던 동유럽 4개국.

야경과 함께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 그리고 와인 한 잔이 그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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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그린 화가들
이창용 지음 / 단꿈아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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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바티칸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했고

MBN <신들의 사생활2>, tvN <벌거벗은 세계사>,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등을 통해 미술 작품에 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관점과 해설을 들려주는

도슨트 '이창용'

이번에 그가 오랫동안 '화가가 작품에 남긴 사랑'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해 왔고 드디어 우리 앞에 선보였습니다.

이미 그의 스토리텔링에 흠뻑 빠져 출간되는 책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 저로서는 이번 책 역시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는 제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하였기에...

어떤 '화가'의 '사랑'이 그려져 있는지 저도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내 안에 남겨 둡니다."

때로는 비밀스럽게 때로는 과감하게,

자신의 분신 같은 작품에 화가들이 담아 둔

마음의 흔적을 들여다보다

사랑을 그린 화가들



인공지능(AI)의 열풍이 뜨거워진 요즘, 사람들 대부분은 인공지능의 작품을 두고 '예술 작품'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일까...?

예술가들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표현하거나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전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작품 속에 투영하려 합니다. - page 7

'작품'이라는 매개체를 통한 '예술가와 감상자 사이의 소통'이 존재하는 것이 예술작품이며,

그 안에서 교감을 이뤘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술적 희열을 경험하기에

우리는 결과물이 아무리 좋더라도 인공지능의 작품을 예술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화가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작품 속에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해 왔는데

인간에게 있어 이보다 더 보편적이고 절대적이며, 끊임없이 가슴을 울리는 감정이 또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은 세계적 화가들이 남긴 작품들에서 그 사랑의 일대기를 찾아 그들과 동행했습니다.

강렬한 사랑의 기억을 품은 화가 7인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라파엘로 산치오

명작 속에 남은 파란만장한 인생, 렘브란트 판레인

아름다운 사랑의 황금빛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

사랑과 그리움을 관통하는 불안과 외로움, 에드바르 뭉크

인간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분출하다, 에곤 실레

나에게 최악의 사고는 사랑하는 그를 만난 것, 프리다 칼로

전쟁의 포화를 가로지른 사랑과 그리움, 이중섭

저마다 사랑의 모습은 달랐지만 그 진심만은 같았습니다.

덕분에 제 안의 감정도 피어오르곤 하였는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화가를 단 한 명만 꼽으라 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화가를 선택할 거라 합니다.

'라파엘로 산치오'

특히 많은 이들이 라파엘로의 작품을 사랑하고 찬양했던 것은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성모 마리아를 그려 냈기 때문인데 그가 이토록 성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성모 마리아를 그려낼 수 있었던 건 언제나 그의 곁을 지켰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던 연인 '마르게리타 루티'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오래전부터 라파엘로를 지켜보며 마음에 들어 했던 레오 10세가 자신의 조카딸인 마리아 비비에나와 결혼할 것을 강요하게 되고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비비에나 추기경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던 라파엘로.

가난한 제빵사의 딸과 헤어지고 미래가 보장된 추기경의 조카딸과 결혼을 서두르라며 마르게리타와의 이별을 종용하는 주변 이들.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버릴 수 없었던 라파엘로.

무슨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결국 마리아 비비에나와의 결혼식을 며칠 앞둔 라파엘로는 심한 고열에 시달리게 되고 자신의 생일이기도 했던 1520년 4월 6일 허망하게 숨을 거두게 됩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질 마르게리타를 걱정했던 라파엘로.

정말 그 누구보다 진실했던 이들의 사랑,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명화 속에서 이들의 사랑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비운의 삶을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와 비견될 만큼 힘들고 안타까운 삶을 살았던 '이중섭'

'전쟁'은 이 둘의 사랑을 갈라놓았지만 그럼에도 일본이 아닌 조선 땅까지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찾아와 준 연인 '마사코'와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격동의 소용돌이는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고 영원한 이별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채 금방 다시 만날 것이라 생각하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일본으로 보내게 됩니다.

재회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

종종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결국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득 안 채, 홀로 쓸쓸한 마지막을 맞이한 이중섭.

우리에게 영원한 국민화가 이중섭의 작품은 우리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리움을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로 절절히 외치고 있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뭉클함만 남았던 이들의 작품.

자신의 작품을 통해 외친 사랑이 메아리 되어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다시금 덮었던 책을 펼쳐 그림들만 가만히 들여다보며 가슴의 빈 곳을 메워봐야겠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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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오피스 오늘의 젊은 작가 34
최유안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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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호텔로의 초대!

이번을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백 오피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프론트 오피스 뒤에서 마케팅, 객실 예약, 행사 개최 등을 담당하는 호텔의 부서를 칭하는 이 단어를.

그리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어떤 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모든 보이지 않는 노동을 상징한다는 것을.

그 의미를 알고 나니 소설이 어떨지 짐작은 가지만...

그래도 읽어보아야겠지요?!

"저 끝에 환한 불빛은 뭔가요?"

"백 오피스예요."

완벽한 행사를 위해 움직이는 불완전한 손길

행사장 너머 백 오피스의 치열한 스펙터클

백 오피스



이혼하자. - page 9

책의 첫 문장부터 강렬합니다.

육아휴직을 끝내고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차장에서 가장 낮은 L등급인 15년 차 호텔 퀸스턴 백 오피스 지배인 '강혜원'.

하필 오랜만에 완벽한 연회를 마치고 당장 태형그룹 건을 따내기 위해 전장에 나서야 하는 이 시기에 이혼하자는 말을 들을 줄이야...

기회를 취할 때마다 무언가를 버려야 했다. 가족에게 쏟는 물리적인 시간, 관계나 일상의 소소한 행복 같은 것. 강혜원이 그걸 버리고 싶었다는 게 아니다. 그게 중요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다만 강혜원에게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도 일종의 욕망으로 비쳤다. 관계에 대한 욕망, 행복에 대한 욕망, 사랑에 대한 욕망. 그들은 관계를 얻고 성취를 포기한 것뿐이었다. 다른 종류의 보람을 선택한 것이었다. 갈림길에 설 때마다 강혜원은 어떤 종류의 욕망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게 더 우선하는지 선택했다. 강혜원에게도 일에 대한 성취만 중요한 건 아니었다. 육아휴직도 하고 아이와 시간도 보냈다. 다만 지금 이 시간에는 그런 욕구들이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는 거다. 그게 왜 나쁜 건가. - page 134

예전엔 자신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젠 당장의 일과 성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에너지 대기업 태형 기획실 '홍지영'.

역시나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꼼꼼하게 입찰 공고문을 다 읽고, 날짜를 체크한 후에 품의서를 올리고 예산안에 관련해 논의가 필요한 사항을 메모해 총무과에 넘긴 뒤에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하게 됩니다.

마이스업계 작은 기획사에서 위태롭지만 능력 있는 대표와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임강이'.

몇 달 전부터 태형이 9억짜리 행사를 기획할 거라는 소문에 임강이도 이 행사를 맡고자 고군분투를 하게 됩니다.

세 사람은 이 행사를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것으로, 최고의 행사로 완성하고자 합니다.

각자가 대표하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날카롭게 대립하다가도 공통의 고민들에 대한 답을 서로에게서 찾아내는 그들.

과연 그 끝엔 뭐가 있을까...?!

책임의 소재를 가리는 문제는 첨예하다.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쉽다. 책임을 받아 든 이들을 손가락질하면 끝나는 문제니까. - page 224

거대한 행사 뒤에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는 긴박한 서사.

자신과 회사의 이익을 위해 달려간 세 여성의 이야기.

개인적으로 '여성'이기에 더 공감하며 읽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나 이들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아니,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불나방......

-달려들어 죽으라는 건가요, 불나방처럼?

-여기서 죽을 거면 다른 데 가서도 죽고야 말겠죠. 근데 불나방은 죽으려고 불로 달려드는 게 아니에요.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죠. 가야 할 방향으로 가다 보니 불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뿐이고요.

-결과를 알면서 계속하는 건 바보 같은 짓 아닌가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하기엔 그 불꽃이 너무 찬란하고 귀한걸요. - page 230 ~ 231

어떤 위로가 필요할까...

어차피 우리의 모습일 것이고 바뀌진 않을 것이기에...

그럼에도 이 말 한마디는 남겨볼까 합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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