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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 열림원 / 2015년 7월
평점 :
이 책은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전규태' 작가가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찾아 떠나듯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를 긴 여행길에 나선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단테처럼 여행하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르트르가 말했듯이 '인간은 마음먹기에 따라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는 존재'라 믿으며 길 위에서 또 하나의 인생을 확인하고자 떠난 여행.
진정한 예술가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도 저자와 같이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돈독한 후견인으로부터 "병을 잊고 하던 일에 최선을 다해 골몰해보라."는 충고를 받고 엄청난 발명을 해 엄청난 부를 창출하였습니다.
저자도 같은 병에 걸리고 그의 주치의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그동안의 인연과 과감히 결별하고 떠나라."는 충고를 하여 여행을 하고 이렇게 책을 창출하였습니다.
즉, 저자도 말하듯 같은 병의 다른 결과-즉, 잡스의 '부유富裕'가 아닌 '부유浮遊 '였던 것이 그의 책 서두에 서술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보통의 여행 에세이와는 달리 그림이 들어있었고 자신의 성찰 아닌 성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의 글이 하나하나 주옥같은 말이어서 각 장은 그리 긴 말이 담겨있지 않지만 읽는 이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그래서 더 여운을 남기게끔 하였습니다.
모든 병의 원인은 아마도 '스트레스'일 것 입니다.
스트레스란 대체로 사람, 그중에서도 가까운 사람이 준다고 해서 저자는 '여행'이라는 처방을 내렸었고 여행을 통해 자신을 기쁘게 하면서, 명승고적뿐 아니라 오지도 마다 않고 넓은 세상을 만나며 문득문득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모든 이들도 여행을 하는 목적 중에 하나는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도 있겠지만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직장을 다닐 때 여름 휴가는 그 동안 직장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내 몸과 마음을 재정비 하고자 떠났으니 말입니다.
저자가 '여행'에 대해 정의를 내린 부분이 있습니다.
그 중에도 와 닿는 정의가 있었습니다.
여행이란, 여행자에게 있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다. 자기 안의 '고독한 인간'을 만나는 즐거움이다. 스스로의 인생뿐 아니라 인류의 오랜 역사를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놀라운 체험이다.
이것이 저에게 있어서의 '여행'의 정의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절망이야말로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을 믿고 떠났기에, 특히나 환자라는 사실을 잊고 떠난 여행이었기에 죽음의 그림자도 그를 덮칠 순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여행에 대한 정의,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병이라는 것은 결국 마음 먹기에 따라서 이겨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은 현대의학으로도 좋긴 하지만 제일 좋은 치료약은 환자의 마음가짐이라는 것!
죽음이라는 것은 결코 무서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기에 그것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하고 후회없도록 살아야 한다는 것!
내가 사는 동안에 내 마음 잘 다스리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면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