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이유는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단단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서,
교양을 함양하기 위해서
등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고는 책 읽기가 시작되지만 읽고 나면 저마다 다른 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과 그럭저럭 같은 답을 찾게 됩니다.
그럼 굳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은 '정독'의 굴레를 벗어나 책 속에 나만의 길을 내는 작업, '오독'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예로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담은 <사피엔스>에 대해서
'왜 오늘날에도 사기 피해가 이어질까'
라는 질문으로 현대 사회에서 주가조작 같은 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찾는가 하면
잡초학자가 쓴 <전략가, 잡초>에서
몇 년 전 만났던 스타트업 대표의 말을 다시 떠올리며 잡초의 생애가 주는 통찰에 스타트업의 일생을 연결지어 생각하는 등
'지금' '우리'의 관점으로 46권의 명저를 다르게 읽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대가들의 책을 비틀어 읽으니 짜릿함 쾌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과 문장으로 재해석해나감은 생각의 전환뿐만 아니라 그동안 답이라 정해진 해석에서 사고를 확장시켜주어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를, 그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좋은 독자를 만나면 충분히 빛을 볼 가치가 있는 '저주받은 걸작들' '절판 명작'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책 선택의 견문도 조금은 넓힐 수 있었습니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읽었다는 빌 게이츠가 써서 화제를 모은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우리의 현실은...
국토는 좁고 산업 구조는 탄소를 뿜어내는 중후장대 제조업 중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함에 과연 탄소중림, 이게 과연 가능한 걸까...
탈탄소는 또 다른 패권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태양광에서 압도적인 선두 국가다. 이미 풍력은 화력발전보다 저렴해졌고 태양광도 시간문제다. 전 세계가 태양광 패널을 깔려면 중국으로 가야 할 처지다. 미국은 환경에서 다시 한번 패권을 잡을 수 있을까. 이 판은 커도 너무 큰 판이다. 이제는 피할 수가 없다. - page 48
개인적으로 읽어보고 싶었던 <셰일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
여전히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을 걸 보면서 '대체 왜?' 전쟁을 하는 것일까...
책 속에서 저자는 밑줄 친 문장을 읽어주었는데
"러시아가 인구 감소에서 살아남으려면 우크라이나·벨라루스·몰도바·루마니아·폴란드·발트3국·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등 11개국을 흡수하는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다."
인구는 1993년부터, 경제는 2015년부터 역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골키퍼를 빼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미국이 나토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는 건 바보 같은 짓으로 평가한다. '미국이 만든 세계'는 무너져도 미국이 피해볼 일은 없다는 것이다. 무기를 지원하며 셰일가스나 팔면 그만이라며 여유를 부린다. 맞는 소리를 해도 그 오만함에 정떨어지는 사람이다. - page 200
날카롭지 않은가!
이 내용은 책의 딱 한 챕터라고 하니 나머지 분량은 어떨지...
(그는 더 이상 얘기를 이어가자니 혈압이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 책은 꼭 '오독'으로 읽어보려 합니다.
새롭다!
신선하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이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독'이 주는 '즐거움'.
'오독'은 책읽기의 주도권을 돌려받는 선언이다. 대가의 명저 속에 놓인 선로의 끝에 도달했다면, 끊겨있는 선로를 마저 이어나가는 건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은 그 선로 끝에 필자가 놓은 선로다. 이 책을 덮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향하는 당신의 선로가 이어져 있길 기대한다. - page 7
남들과 다르게, 틀리게 읽기.
우선 책 속에 소개되었던, 제가 읽었었던 책을 다시 읽으며 이 책에서 저자가 놓은 선로에 이어 저도 한 번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