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롤러코스터 2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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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살짝 엿보았듯이...

윤유가 떠나게 되었었는데...

왜 유는 떠나게 되었을까...?

이들의 사랑 이야기 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랑이라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순간,

절대 멈출 수도, 내릴 수도 없다!

유를 향한 세 남자의 뜨거운 첫사랑 쟁탈전!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2


새벽 1시.

유와 전율, 박지오, 에스타는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놀러 오게 됩니다.

10월의 밤공기는 서늘했지만 이들의 열정 앞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는 문득 세 사람 사이에 자신이 잘못 끼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언제까지 이렇게 줄다리기를 하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줄이 끊어지거나 한쪽으로 심하게 당겨지면 함께했던 이 모든 시간과 행복했던 추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까 겁이 난 유.

그녀의 마음속에 '끝'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데....

8년 뒤, 현재.

자신의 친구에게까지 말하지 않고 떠난 유를 모두가 버렸지만

그 역시도 그녀를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날마다 바라는 전율.

호주의 의과 대학에 입학해 6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유.

의사 면허를 취득하자마자 휴 세인트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 쪽잠을 자고, 배달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서 씻으며 바쁘게 지내는 유에게 3일째 되는 날 간호사 세영이 술 한잔할 건데 같이 가자며 유를 졸랐고

그녀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술자리에 참석하게 됩니다.

"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유 쌤 목에 걸린 그 열쇠는 뭐야? 집 열쇠는 아닌 것 같고..."

...

"아, 이건... 아주 중요한 것을 여는 열쇠인데..."

그 중요한 것을 지금은 잃어버렸다.

...

"저는 유 쌤 손목의 문신이 궁금해요. 무슨 뜻이에요? 더블유... 제이... 에스?"

왼쪽 손목 맥박이 뛰는 곳에 동맥을 따라 짙은 검정색 잉크로 'Belongs to wjsdbf'라는 타투가 새겨져 있었다.

질문을 건넨 세영의 눈은 궁금증과 기대로 빛났지만 대답해야 하는 유의 눈은 먼 곳을 향해 가는 사람처럼 몽롱해졌다. 손목의 문신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유는 꿈을 꾸듯 말했다.

"전율..." - page 34 ~ 35

유는 전율을 만나게 되는 날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나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는 그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용서받지 못할 것 같아서, 아니면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그를 볼 자신이 없어서 평생 모른 채로 살고 싶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를 다시 만나기를,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간절히 바랐습니다.

7년 전 모두를 위한 선택은 최악이 선택이었음을...!

그러다 7년 3개월, 이들은 재회하게 됩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전율은 더욱 세게 유를 안았다.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네가 그 말을 할 때마다 내 수명이 줄어."

앞으로 그려질 이들의 이야기...!

유를 향해 꿋꿋하게 직진하는 전율

자신의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박지오

지구를 도는 달처럼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에스타

유를 향한 사랑이 빚어낸 이들의 관계는 여전히 찬란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성인이 된 유의 모습에서 살짝 실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흐지부지한 그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꼈었는데

그럼에도 유를 향한 전율의 당당한 사랑 앞에 그만 녹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일러주었던 이야기.


1권에서 인상적이었던 대목과도 같았습니다.

"내가 하루에도 천국과 지옥을 몇 번이나 오가는 줄 알아? 안전 바 없이 롤러코스터 탄 기분이야. 그런데도 멈출 수도 없고, 내릴 수도 없어."

오르막에서는 설렘과 기대에 가슴이 터질 듯하고

내리막에서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멈출 것 같은

그 짜릿한 순간과도 같았던 '첫사랑'

그런 첫사랑이 아름다운 건...

"바다에 파도가 없으면 아름답지 않으니까."

그렇기에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첫사랑은 아련히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찬란했던 그 시절.

간만에 설렜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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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
클로에 윤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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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로맨스 소설이 끌릴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어른들의 사랑보다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곤 하는데...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새벽을 깨우다》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울린 '클로에 윤' 작가가

그 시절 인터넷 소설처럼 상큼하고 발랄한 첫사랑 이야기로 돌아왔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에겐 작가님의 작품이 이번이 처음이라...

더더욱 기대가 되었던 이 작품.

'첫사랑'이란 단어만으로도 설렘을 선사하는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그려질지 읽어보았습니다.

사랑이라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순간,

절대 멈출 수도, 내릴 수도 없다!

유를 향한 세 남자의 뜨거운 첫사랑 쟁탈전!

우리들의 롤러코스터 1

1년 전 카메라 하나 메고 유럽으로 떠났던 에스타가 한국에 돌아오는 날이었다. 4월의 비가 나뭇가지에 막 돋아난 잎을 적셨고, 특별한 약속도 없이 잘 차려입은 박지오는 'CEO 전율'이라는 명패가 놓여 있는 책상에 걸터앉아 에스타의 SNS를 뒤적거렸다. 깨끗하게 정돈된 사무실에는 <Last Summer>가 흐르고 있었다. 청량한 피아노 소리는 빗소리와 섞였다. 또 봄이 왔다. - page 9

전율, 박지오, 에스타

세 남자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잠에 빠진 한 여자를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갓 열여덟 살이 되었을 무렵...

사랑에 빠져 있었고, 격렬한 폭풍 속에서 방황했었습니다.

가장 푸르렀던 봄...

그렇게 8년이 지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8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전율.

"소식은... 없고?"

그녀가 떠난 건 7년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시계도 7년 전 그날 멈추게 되었고

전율의 목에 걸린 자물쇠는...

열쇠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소설은 이들의 찬란했던 열여덟 살의 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난생처음 EDM 하우스라는 곳에 가게 된 고3 '윤유'.

이곳에서 한 남자가 유에게 다가와 말을 겁니다.

"따라 나오라고. 안 그럼 경찰에 신고한다?"

눈물 범벅이 된 유는 자신의 눈에 완벽한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전율에게 한 번만 봐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나자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웃고 있는 게 아닌가!

뭐지...

아무튼 두 번 다시 그와는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며 아무 신에게 빌었지만 유의 기도는 단 몇 시간 만에 반송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다음 날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그 남자가 알고 보니 자신보다 한 살이나 어린 남자애였고

그때부터 전율의 끈질긴 구애가 시작되는데...!

"그런 곳에서 이상한 꼴로 만났다고 날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가야 할 대학도 정해져 있고 해야 할 공부도 빡빡해. 어쩌다 한 번 우연히 만났을 뿐 그 이상은 아니야.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야. 부탁할게. 나한테 연락하지 마."

그럼에도 끈질기게 마음을 표현하는 전율.

결국 윤유도 마음을 열게 되는데...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니...

전율의 가장 친한 친구인 박지오와 에스타 역시 윤유를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우정과 사랑 사이.

세 남자의 감정은 복잡하게 얽히고...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그려질지...?!


읽는 내내 간질간질하였습니다.

청춘들이 그려낸 사랑...

나도 그럴 때가 있었나... 싶었고 유난히도 반짝이는 이들의 모습에 잠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마음을 울린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가 너 좋아 줄게. 그게 널 위하는 일인 것 같아. 나처럼 별 볼 일 없는 놈이랑 만나기엔 네 시간이 아까워."

전율이 하는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유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건 주제넘은 생각이야. 행복은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 누군가를 통해 느끼는 것이 아니거든. 시험에 50점 맞고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100점을 맞고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 각자의 선택이니까. 나는 의사가 될 거야.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을 할 거야. 그리고 너랑 함께 있을 거야. 행복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들이야. 내 꿈, 그리고 너."

...

"날 위해 무언가 하려고 노력할 필요 없어. 넌 네가 잘하는 것을 하면 돼. 난 내가 잘하는 것을 할게." - page 164 ~ 165

행복하기 위해 선택한 것들...!

'맞아...

나도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했던 거였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한 사람을 향한 열혈 로맨스.

그 결말을 향해 달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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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저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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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읽는 미미여사님. 이번 이야기는 현재 문제시되는 범죄에 대해 에도 시대를 무대로 썼다는데... 그래서 더 이 소설이 기대되는데.. 과연 기타기타 콤비의 활약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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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
서정욱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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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점가를 보면 철학자들의 책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게 힘겹기에...

철학자들의 사유로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자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하지만...

'철학'이라 하면 어렵기만 합니다.

(지극히 제 의견입니다만...)

그래서 이번에 쉽고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을 알게 되어 읽어보려 합니다.

5분, 3분도 버거운 당신을 위한

1분컷 관계지침서

워낙 짧고 빠른 것에 익숙하기에

그리고 '만화'라는 점에서

주저 없이 읽어보겠습니다.

관계에 흔들리는 당신을 위해

철학자 10인이 전하는 단단한 관계의 지혜

만화로 보는 1분 철학 관계수업


삶에서 부딪히는 대부분의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남으로부터 덜 상처받고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책은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에 깊은 통찰을 남긴 철학자 10인을 통해

현대의 인간관계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명쾌한 지혜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프로타고라스 자기 중심이 없으면 타인의 감정에 휩쓸리게 된다.

제논 진짜 관계는 나 스스로 쾌락을 절제하는 데서 시작된다.

아리스토텔레스 다양한 관계 속에서 저마다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아우렐리우스 상대에게 바라지 않는 마음, 그게 인간관계를 지키는 힘이다.

볼테르 서로가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할 때 대화가 시작된다.

칸트 상대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

쇼펜하우어 나 자신과 관계를 잘 맺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시작이다.

니체 모든 관계는 힘이 작용하는 방식에 따라 서로의 위치가 결정된다.

사르트르 진정한 자유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레비나스 타인의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책임이 시작된다.

책은 한 아이가 철학자들을 찾아가 인간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루어진 철학 수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용어와 이론보다는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대화 속에서 답을 이끌어가는 과정이 이해하기도 쉬웠고

그래서 공감할 수 있어고 나아가 사유하게 되었습니다.

10인의 철학자 중에 인상적이었던 분을 꼽자면...

우선 '쇼펜하우어'

그의 저서 『표상과 의지의 세계』가 유명해졌지만, 그는 여전히 사람을 못 믿어

이발사의 면도를 거부하고, 베개 밑에 권총을 두고 잤지만

반면에 산책도 하고 식당에서 사람들과 교류를 했는데...

"저들은 행복하려고 사람을 만나는 걸까, 아니면 만나니까 행복한 걸까?"

"음...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쪽 저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라는 것이 중요해.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행복을 위해 관계를 맺지."

...

"그래서 나는 인간관계를 혼자만의 의무라고 생각해."

"그게 무슨 뜻인가요?"

...

"행복은 나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내가 뭘 가지고 있ㄴ는지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어떻게 즐기느냐에 달렸어."

"행복은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거야."

자신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인간관계를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누구인가'가 행불행을 결정한다는 쇼펜하우어.


인간관계도 그렇고 행복도 그렇고 ''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진정한 대인관계란, '나'의 행복을 중심에 두는 관계여야 한다고 말하는 그로부터 위로를 받았다고 할까...!

그리고 '사르트르'

대학 시절 만난 동료 철학자 보부아르와 결혼하지 않았지만, 평생 동반자로 함께 한 '계약 결혼'을 하였던 그.

그만큼 종교와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또한 예술 작품처럼 인간의 삶도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진정한 자유가 어디에서 오는지 고민했던 그.

"난 단순함에서 자유를 찾아

너무 많은 걸 가지면 자유로울 수가 없어."

자신의 저서 『존재와 무』에서도 드러나듯이 '비움' 곧 '무(無)'를 통해 자유를 얻고자 했습니다.

사르트르 자유, 비움, 그리고 '남'이 아닌 '나'의 진실된 이야기를 인간관계의 시작점으로 삼는다면 어떨까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르트르가 말한 진정한 대인관계의 출발일지도 모릅니다. - page 267

철학자들의 답에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나'

나를 이해하고 내가 행복해야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고 단단한 관계를 지낼 수 있음에.

지금까지 타인의 시선에 급급했던 저도 우선 시선으로 내 쪽으로 돌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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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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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판소리'

이 단어에 이끌렸습니다.

사실...

오페라나 뮤지컬 같은 건 간간이 접해보았지만

우리의 소리에 대해서는 많이 접해보지 않았기에 궁금했었습니다.


우리만의 소리

우리만의 울림

그 향연 속으로 빠져들어보겠습니다.


소리로 풀어낸 서사, 한과 해학의 선율,

조선 오페라로 떠나는 힐링 에세이 여행서


방구석 판소리


언젠가, 방 한구석에서 판소리를 듣던 날이 있었다고 합니다.

소리꾼의 목소리는 공간을 가득 채우며, 마치 오래된 나무 문을 열어젖히듯 저자를 과거로 이끌었고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와 소리꾼의 창은 저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정을 깨웠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이

한 곡, 한 곡, 소리를 따라가면서


'그래, 삶이 이렇게 힘들지라도 우리는 견디고 살아가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소리의 여운을 타고 제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슬플 때 들었던 판소리의 구슬픈 가락이 저의 마음을 달래주고, 기쁠 때 해학적인 장단이 더 큰소리로 웃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page 5


'한(恨)'과 '해학(諧謔)'

즉 우리 한국인의 정서를 느끼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판소리가 '어렵다'라는 편견에 갇혀 있고,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아 현대인의 삶과는 동떨어져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판소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판소리가 얼마나 현대적이며 여전히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지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 조선의 오페라_판소리 다섯 마당 : 심청가, 홍보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2장 잃어버린 조선의 아리아들_타령 네 마당 :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숙영낭자전

3장 삼국시대 뮤지컬_향가 : 도솔가, 서동요, 헌화가 & 해가, 처용가, 원가

4장 고전의 발라드_고전시가 : 하여가 & 단심가, 임제의 한우가 & 한우의 화답시, 황진이와 소세양 이야기-<봉별소판서세양>, <소요월야사하사>, 홍랑과 최경창 이야기-<묏버들 가려꺾어>, <송별>

5장 달빛 아래 붉은 실_고전소설 : 이생규장전, 옥단춘전, 금방울전, 정수정전


고전 22편을 판소리의 호흡으로 엮어내 마치 무대 위 오페라처럼 마음을 울리고 사유를 머물게 하였습니다.


제가 판소리라 하면 딱 떠오르는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가득한 노래입니다.


사실 <춘향가>는 현전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고 하였습니다.

사랑을 작품 기조로 삼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주제-선과 악, 신분의 차이 등-를 모두 다루어

애절하게, 그것보다 구슬프게, 때로는 무엇보다도 유쾌한 소리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게 만드는데

이는 우리에게


현대를 사는 우리들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의 장애물을 맞닥뜨립니다. 두 사람에게 찾아오는 고난과 역경은 예나 지금이나 고달프기 마련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꾸만 사랑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지도 모릅니다. 눈앞에 닥친 역경이 개인적인 범위에서 시작되어 넓게 확대될 때 우리는 더 용기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난을 극복할 용기,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갈 용기, 비난과 비판을 용하거나 수용하지 않을 용기, 사랑을 지킬 용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면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들여다보세요. - page 70


둘의 해피엔딩이 그려지면서 절로 미소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타령 중에 <숙영낭자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서 <춘향가>도 그렇고... 제가 사랑 이야기를 좋아해서...)

종이었던 매월의 질투로부터 비롯된 거짓말 때문에 갖은 수모를 당하게 되는 숙영의 억울함.

이후 백선군이 돌아와 숙영의 죽음을 알고 슬퍼하다가 매월을 찾아내 그 죄를 묻고

숙영이 다시 살아나 백선군과 임낭자와 함께 죽을 때까지 행복을 누리며 사는 이야기.



<숙영낭자전>은 사랑과 희생, 운명과 도덕적 갈등, 그리고 천상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신화적 요소와 인간의 현실적 갈등을 결합하여, 사랑의 영원성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하지요. 또한,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 인간과 사랑에 빠지면서 발생하는 갈등은 신화적인 전통과 인간 세계의 현실적 고민을 동시에 풀어내고 있습니다. 선녀와 인간의 만남은 천상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판소리 특유의 상상력과 심리적 깊이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 page 173


<춘향가>와도 닮았던 이야기.

이번을 계기로 <숙영낭자전>도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고려의 정몽주가 조선의 이방원이 부른 하여가에 대한 답가로 부른 <단심가>

단골 시험문제라며 열심히 외웠던 추억이 있는...!

간만에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자기 신념과 왕에 대한 충성을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로 확고히 나타냈었던 이 시조.

다시 읽어보니 정몽주의 결단이 또다시 묵직이 울리곤 하였습니다.



판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살아 숨 쉬는 서사입니다. 춘향의 지조와 심청의 희생, 흥보의 웃음과 적벽의 전율은 모두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닿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판소리 속에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page 5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었던 판소리.

이제 우리는 귀를 열고

소리를 들으며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내 안의 소리를 깨워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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