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유와 전율, 박지오, 에스타는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놀러 오게 됩니다.
10월의 밤공기는 서늘했지만 이들의 열정 앞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유는 문득 세 사람 사이에 자신이 잘못 끼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언제까지 이렇게 줄다리기를 하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줄이 끊어지거나 한쪽으로 심하게 당겨지면 함께했던 이 모든 시간과 행복했던 추억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까 겁이 난 유.
그녀의 마음속에 '끝'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데....
8년 뒤, 현재.
자신의 친구에게까지 말하지 않고 떠난 유를 모두가 버렸지만
그 역시도 그녀를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날마다 바라는 전율.
호주의 의과 대학에 입학해 6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유.
의사 면허를 취득하자마자 휴 세인트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 쪽잠을 자고, 배달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서 씻으며 바쁘게 지내는 유에게 3일째 되는 날 간호사 세영이 술 한잔할 건데 같이 가자며 유를 졸랐고
그녀의 권유를 이기지 못하고 술자리에 참석하게 됩니다.
"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유 쌤 목에 걸린 그 열쇠는 뭐야? 집 열쇠는 아닌 것 같고..."
...
"아, 이건... 아주 중요한 것을 여는 열쇠인데..."
그 중요한 것을 지금은 잃어버렸다.
...
"저는 유 쌤 손목의 문신이 궁금해요. 무슨 뜻이에요? 더블유... 제이... 에스?"
왼쪽 손목 맥박이 뛰는 곳에 동맥을 따라 짙은 검정색 잉크로 'Belongs to wjsdbf'라는 타투가 새겨져 있었다.
질문을 건넨 세영의 눈은 궁금증과 기대로 빛났지만 대답해야 하는 유의 눈은 먼 곳을 향해 가는 사람처럼 몽롱해졌다. 손목의 문신을 손끝으로 더듬으며 유는 꿈을 꾸듯 말했다.
"전율..." - page 34 ~ 35
유는 전율을 만나게 되는 날을 상상하곤 했습니다.
나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나는 그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지?
용서받지 못할 것 같아서, 아니면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그를 볼 자신이 없어서 평생 모른 채로 살고 싶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를 다시 만나기를,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간절히 바랐습니다.
7년 전 모두를 위한 선택은 최악이 선택이었음을...!
그러다 7년 3개월, 이들은 재회하게 됩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전율은 더욱 세게 유를 안았다.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마. 네가 그 말을 할 때마다 내 수명이 줄어."
앞으로 그려질 이들의 이야기...!
유를 향해 꿋꿋하게 직진하는 전율
자신의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박지오
지구를 도는 달처럼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에스타
유를 향한 사랑이 빚어낸 이들의 관계는 여전히 찬란히 빛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성인이 된 유의 모습에서 살짝 실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흐지부지한 그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꼈었는데
그럼에도 유를 향한 전율의 당당한 사랑 앞에 그만 녹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랑'에 대해 일러주었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