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위로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로'라는 단어에 이 책에 손길이 갔습니다.

책장의 위로

그리고 이어진 이 책의 소개글.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독서처방전'이

당신의 밤을 찾아갑니다.

부디 오늘 밤도 북나잇.

요즘들어 잡생각에 잠 못 드는 밤.

이 책과 함께 기나긴 밤 외로움을 달래어봅니다.



책을 펼치면 이렇게 시작됩니다.

모든 것이 책이었다

이 문구가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은 후 독자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메시지였음을 잔잔한 여운과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탄생한 배경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밤엔 누구나 시인이 된다'라는 작가의 말로 시작했던 《달빛책방》이라는 책 제목은 일본드라마 <심야식당>에 착안해서 지은 것이다. 첫 책을 내고 두 권의 독서에세이를 더 썼다. 다시는 독서에세이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보통의 인생을 가꾸고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다듬어주었던 책 이야기를 정리하기 위해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처방전'을 꺼내 들었다. - page 6

보통의 인생을 가꾸고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하기 위해서 시작한 독서에세이.

이 에세이를 통해 또 하나의 독자 역시도 평범했던 일상이 조금은 특별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 속엔 37권의 책이 소개되었고 그 책이 때론 위로를, 때론 약이 되는 고독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특히나 이 책을 읽고난 뒤 공감을 하게 된 것은 저자와 저와의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밤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잡무 때문에 직장에서 비전을 찾을 수 없다면, 주중에 각종 회의와 야근에 시달려 주말에는 무엇인가를 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다면, 늘 풀리지 않는 고민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책장 옆에 있는 소파에 누워서 책을 읽다가 서서히 잠드는 밤을 상상해보자. 커피 내리는 소리처럼 편안한 책 넘기는 소리에 스르르 잠들 수만 있다면 우리의 인생도 '썩 괜찮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성이 잠자고 감성이 깨어나는 밤에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낮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문장들 속에서 당신은 더 많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page 11

내가 밤에 책을 읽는 이유.

명확히 이야기할 수 없었는데 저자를 통해 나 역시도 이런 이유때문이라며 공감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마다 마지막엔 나지막히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듯 하였습니다.

'북나잇'


책 속에서 인상깊었던 소설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하찮게 느껴질 때>에 소개된 정미경 작가의 <밤이여, 나뉘어라>.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소설은 요맘때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았기에 책을 읽고 정미경 작가의 단편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잠들지 않고 일하면 썩 훌륭한 인간이 되어 있을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밤과 어둠, 욕망과 어리석음이 없다면 세상은 클라이맥스 없는 흑백 무성영화에 불과하다고 말해주는 이 소설은 겉은 차갑지만 안은 따뜻한 묘한 매력을 지녔다.

단편소설이라 글은 너무 짧았고, 방 안 가득 내 입김을 불어넣던 그 겨울밤은 더욱 짧았다. 밤이었지만 그 어떤 낮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기장에 적는 단 한 문장도 평범한 것은 싫었던 문학소녀는 그렇게 '밤이 나뉘길' 간절히 바랐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은 후, 내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피곤을 달고 사는 내 눈 밑 그림자까지도. - page 164 ~ 165


책을 덮고나서 무심히 책장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내 책장에 채워진 책들.

그들은 나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전하고자 이렇게 있는 것일까......

오늘 밤 내 책장 앞으로 다가가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멸화군 - 불의 연인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 추워진 날씨와 건조함 속에 뉴스 속엔 어김없이 '화재'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않게 들리곤 합니다.

그런 화재의 현장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들의 영웅, 소방관.

소방관은 과거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멸화군'이라는 명칭으로......

멸화군 불의 연인

 

 

책의 표지로 어림짐작 '로맨스'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불처럼 뜨겁고 열정적인 판타지 역사 로맨스로 이 소설은 2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불꽃 같은 그대여,

나를 잊지 마소서

 

1부에선 태조 이성계의 지휘하에 있던 멸화군 '길환'의 이야기가, 2부에서는 그의 아들인 '길우'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특히나 조선시대 이성계와 정도전, 나아가 태종 이방원과 그의 아들 충녕대군까지 이야기의 흐름 속에 있었기에 보다 더 풍성한 이야기로, 불을 소재로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들여다보기에 단순한 소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세에도 이어지는, 끝없는 이야기로 완성이 되어있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소방관들의 고충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스승님이랑 아버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 모두 제가 큰일을 할 것이라고 늘 이야기했어요. 저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오늘 보니까 전 그냥 평범하고 못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단다. 오늘 너와 내가 겪은 것도 그것 때문이지."

"왜 그래야만 합니까?"

길우의 물음에 군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그것밖에는 해주 말이 없구나."

"두렵습니다."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말이다,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여기에 와 있더구나. 도망친다고 두려움이 사라지지는 않더구나." - page 182 ~ 183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그 두려움을 안고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그들.

그들에게 존경심을 표하게 되었습니다.

 

'불'에 대한 이야기 중 인상깊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놈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이냐? 한양? 아니면......"

분에 못 이겨 말을 잇지 못하는 태종에게 철가면이 말했다.

"화귀들이 태우는 건 집과 건물들이 아니오. 그걸 짓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지. 불은 증오와 두려움, 그리고 자포자기가 섞여 이는 인간의 마음을 밑거름 삼아서 세력을 키운다오."

"사람들의 마음을 태운다는 말이렷다."

"그렇소이다. 그것이 불과 사람의 운명이라오." - page 350

불의 양면적인 모습 속에 우리는 어떤 모습의 불을 태우고 있을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지막 이야기가 책장을 덮어도 잔여운으로 자리잡았었습니다.

"불탄 흔적이라니? 바깥은 멀쩡한데 어찌 안이 불에 탔단 말이냐?"

갈금이 뭐라고 대답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배의 꼬리 부분에서 불길이 확 치솟았다. 놀란 염간들과 군졸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배 위에서 뛰어내렸다. 삽시간에 타오른 불길이 배를 삼켜버렸다. 호장과 염간들, 그리고 군졸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쳤다. 다들 정신없이 도망치느라 배를 집어삼킨 불길이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타오르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 page 448

누군가 일으키는 방화.

그 속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불길이 타오르는 것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멸화군.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지 않음을 기억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 마티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를 좋아하는 저에게 이 책의 표지에 나온 고양이가 심쿵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단순한 에세이라고 생각했던 나.

무심코 책을 집어들었는데 책의 뒷표지를 살펴보니 의미심장한 문구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애완동물의 고양이가 아닌 세계 정복의 고양이라니......

문을 빼꼼히 열어 자신의 발을 내민 고양이가 순간 두려운 존재로 다가오기 시자하였습니다.

 

책의 저자 '애비게일 터커'는 평생 고양이와 함께 무자비하고 이기적인 육식동물인 고양이에게 헌신하는 자신의 행위에 의문으르 품고 인간과 고양이 간의 관계를 탐구해 이렇게 『거실의 사자』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의 서문을 살펴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편 사자의 개구쟁이 꼬마 사촌은 한때 진화론적으로 엑스트라에 불과한 취급을 받았다면 이제 자연 속에서 만만치 않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전 세계 고양이 개체 수는 6억 마리에서 계속 늘고 있으며 미국에서 하루에 태어나는 고양이 수는 야생의 사자 전체보다 많다. 뉴욕시에서 매년 봄 태어나는 새끼 고양이의 수만 해도 야생 호랑이의 수와 맞먹는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고양이는, 우리의 애정을 놓고 경쟁하는 가장 큰 라이벌인 개보다 무려 세 배나 많고 앞으로 더 우세를 보일 것이다. 미국의 애완고양이 숫자는 1986년과 2006년 사이 50퍼센트 증가했고 오늘날 1억 마리에 가까워지고 있다. - page 12

어느 순간 우리를 지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 이야기.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고양이가 어떤 동물이며 어떻게 우리의 생활 공간 속으로 오게 되었는지 알아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인간을 간택한 고양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처음 인간 사회에 발을 들인 용감한 야생 고양잇과 동물들은, 인간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면 훨씬 빨랐겠지만, 아주 천천히 조금씩 발길을 늘렸다. 그 후 새끼들은 대를 내려갈수록 좀 더 자주, 좀 더 대담하게 우리를 찾아왔다. 이리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과의 생활을 견딜 수 있도록 뇌를 줄였고 고기가 섞인 음식 찌꺼기를 먹을 수 있도록 장을 늘렸으며 그 과정에서 예쁜 흰색점도 얻었다. - page 75

우리와 더불어 살기 위해 조금씩 변화를 했다는 고양이는 사실 우리가 알다시피 도도하기 짝이 없습니다.

강아지처럼 살가운 애교를 부리기보다는 인간이 고양이에게 애교를 부려야하고 열 번 잘 해 주어도 한 번의 잘못을 하면 마음을 닫고 어느새 떠나버리는 고양이.

그런 고양이를 우리는 왜 받아들인 걸까?

이에 대해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매우 의미심장한 한 가지 우연은, 고양이와 인간이 동일한 조상을 공유했던 땍 약9200만 년 전임에도 고양이는 이상하게도 우리와 닮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점은 인간의 갓난아기와 닮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점은 인간의 갓난아기와 닮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늘 말하는 고양이의 '귀여움'은 그저 우연적이거나 무해한 특성이 아니라 과학자들이 애써 분석하고 연구하는 몹시 특수하고도 강력한 외모적 특징의 집합이다. 고양이는 운이 좋게도 오스트리아 생태학자 콘라트 로렌츠가 '아기 해발인'이라고 부르는 것들의 기막힌 조합을 갖추고 있다. 아기 해발인이란 인간 아기를 연상하게 만들어서 호르몬이 쏟아져 나오게 만드는 외모적 특징을 말하는데 동그라 얼굴, 통통한 볼, 넓은 이마, 큰 눈, 작은 코 등이 여기 속한다. - page 94

 

인간에게 가짜 아기, 진화심리학 용어로 '의사친족'의 효과는 불분명하다. 일부 학자는 인간이 털 달린 아기를 시험 양육하면서 진짜 아이를 키우는 연습을 하고 미래의 배우자에게 양육 능력을 과시하는 등 여러 이익을 누린다고 주장한다. 다른 학자들은 고양이가 "사회적 기생동물"에 가깝다고 말한다. 우리의 양육 본능을 약탈해서 사람 아기로부터 시간과 관심 등 여러 자원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 page 98

마냥 귀엽다고만 생각했던 고양이.

언젠간 인간이 만든 세계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었음에 조금은 섬뜩함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고양이'는 단순히 '동물'이 아님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수많은 진화 속에서 인간과 더불어 사는, 아니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지키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공존'과 '진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고양이를 좋아해서 읽게 된 책으로부터 고양이의 본질을 알게 된 이 책, 『거실의 사자』.

그런 고양이를 또다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섬으로 가다 - 열두 달 남이섬 나무 여행기
김선미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남이섬!

나에겐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기억되는 곳이었습니다.

'첫사랑'이 아련함을 간직한 곳, 남이섬.

그곳에 아직 가 보지 못하였기에 더 로망을 간직해서일까......

남이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이 책, 『나무, 섬으로 가다』.

그곳의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이 책은 열두 달 동안의 남이섬 나무와 바람과 햇살,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계절의 흐름, 자연의 변화를 느끼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며 나아가는 나무들을 바라보면 우리의 인생 흐름을 느끼게끔 해 주었습니다.

 

책의 제목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남이섬은 나무섬이다. 땅은 오래전부터 섬이었지만 나무섬은 사람이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사람보다 먼저 나무들 스스로 섬으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무, 섬으로 가다'라는 책 제목도 그렇게 떠올랐다. 우리가 여행하는 지구별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 아닐까. 내가 두 발로 걸어서 간 곳 어디에나 먼저 그곳에 도착한 나무와 풀들이 있었다. - page 8 ~ 9

그래서 스스로 찾아간 나무들이 전하는 섬이야기, 남이섬.

열두 달엔 저마다의 나무마다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있었고 마침내 그 섬은 하나의 책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책 속엔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초여름 숲에서 환하게 빛나는 흰 꽃들은 내 눈에만 평화로워 보일 뿐 나무에게는 모두 치열한 생존의 도구였음을 이제 알겠다.

...

내가 산딸나무와 백당나무 곁에서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산딸나무 화려한 총포와 백다아무 가짜 꽃이 진짜 꽃을 위해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흔들림 없이 삶이 지속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분명 신세를 지고 있다는 뜻이다. 식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꽃 사진을 찍어 보냈다. - page 129

 

잎도 꽃도 열매도 없는 겨울나무가 벌거벗은 채 서 있다. 우리가 이름을 부르기 이전부터 있어온 존재 자체로. 만일 화백과 때죽나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분하지 않았다면 이들을 하나의 생명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연리목은 생명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다른 생명에게 빚지는 것임을 일러주려고 일부러 우리 앞에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다른 생명에 빚이 없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 목숨이다. - page 361

나 역시도 살아가는 이 순간.

누군가엑 분명 신세를 지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혼자 살아간다고 외친 것은 아닌지......

이제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짧은 인사라도 건네보아야겠습니다.

 

나무에게는 지구라는 별 전체가 스스로 태어나 자생지 아닐까. 인간이 나눈 국경이란 나무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무는 어디든 꽃가루를 날리고 씨를 뿌릴 수 있다. - page 214

왠지 나무가 부럽게만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난 뒤 저도 기회가 된다면 나무섬인 남이섬에서 그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 듯......

그리고 그들이 포근히 안아줄 것만 같은......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플 때 그들이 전한 이야기를 다시금 곱씹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대에서 읽는 과학 - 염색체에서 우주까지 과학으로 보는 일상
이종호 지음 / 북카라반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이라하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 『침대에서 읽는 과학』.

왠지 과학을 조금 친숙하게,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의 첫장을 펼치니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인간의 장점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미스터리로만 치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역사시대로 들어오면 미스터리는 업그레이드된다. 과거에 만들어진 영웅과 신화 등 확인하기 어려운 것은 부풀려지기 마련이므로 흥미의 대상이 되지만, 과학은 이를 미스터리로 남기는 데 동조하지 않는다. 과학은 인간의 궁금증을 하나 하나 풀어가며 이를 인간의 지식 창고에 저장한다. - page 6

그렇기에 우리에게 '과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다 쉽게, 보다 편리하게 생활하기 위해 발전한 학문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등한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선 일상을 움직이는 과학에서부터 사람에 관하여, 지구, 나아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전반적인 과학 일상을 이야기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한 권으론 보다 심화된 이야기는 없지만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점점 늘어가는 인간의 평균수명.

이에 대해서도 이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암도 곧 정복될지 모른다. 그런데도 인간의 수명은 100~120년 정도가 한계일까? 아쉽게도 대답은 '그렇다'다. 지구에 있는 생물체는 지구 표면에 있는 수많은 원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 원소를 살펴보면 탄소 . 수소 . 질소 . 유황 . 인 등이 있고, 철 . 칼슘 . 마그네슘 등의 금속 이온도 있다. 어느 원소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탄소는 특히 중요하다. 학자들은 생체 구성물의 기본은 탄소이며,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원소도 탄소라고 한다. 그런데 탄소로 만든 생체 재질의 사용 기간은 대략 100년이라는 것이다. - page 75

그렇다면 지금의 백세인생이 최대 수명이라는 것일까......

어느 교수는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제정신일지가 의문스러운 가운데 저 역시도 인간의 수명은 언제가 최대일지 궁금하였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금'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다시금 '금'값의 부활을 외치곤 하는데 이 책에선 <금을 만드는 미생물>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프랭크 리스 박사는 쿠프리아비두스 메탈리두란스라는 박테리아가 독성이 있는 금산화물을 환원시켜 금 나노 입자를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박테리아가 금 입자 주위에 모여 바이오막을 형성한 뒤 주변의 금 이온을 환원시켜 금 입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독성이 있는 중금속 이온을 무해한 금속으로 바꾸도록 진화한 것으로, 이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금광의 금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

미생물 중에는 황화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이 있다. 엑스트레모필은 온천이나 바다의 화산 분화구 같이 조건이 매우 열악한 곳에서 서식하며 용해된 금 분자를 금 증착물로 변환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 미생물은 용해된 금속을 흡수해 금으로 변환한다. 한마디로 금을 토해내는 것이다. - page 207 ~ 208

단순한 광물로만 생각했었는데 미생물이 금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조금은 신기하고 이들이 고대의 연금술사들이 꿈꾸던 '현자의 돌'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숨어있는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DNA부터 미생물, 인간, 그리고 우주.

자칫 방대한 지식으로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 쉽게 다가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과학과 친해질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침대 머리맡에서 읽은 과학 이야기.

이 이야기가 꿈으로 이어져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아야 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