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 인도편 - 불량한 부부의 150일 인도 방랑
이수지 지음, 더스틴 버넷 그림 / 위즈플래닛 / 2017년 5월
평점 :
최근에 모프로그램을 통해 '인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인도'라고 하면 성지자들의 나라,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는 계급사회 등......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인도'의 이미지는 사뭇 달랐습니다.
인도 역시도 수도는 번잡하고 높은 건물들이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성지자들마냥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 현대인들처럼 생활하며 살아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에 대해 더 궁금하였습니다.

'인도 여행'에 관련된 책을 찾다보니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불량한 부부?
한국 아내 '이수지'씨의 솔직한 여행에 대한 심경에 미국 남편 '더스틴 버넷'씨와의 대화를 통해 150일간의 인도 배낭 여행에 대한 불량한 여행기는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여행은 유명한 곳을 찾아다닌것이 아니라 발걸음이 닿는대로, 말그대로 배낭여행의 묘미를 선사하면서 그 때의 배경, 그들의 여행, 그리고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읽으면서 저 역시도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도'에 대해 더 친근하게 다가왔고 보다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스러운 갠지스 강으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상징된 곳, 바라나시.
저 역시도 그 곳은 성직자들에게 성스러운 곳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의 진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 성스러움이라는 걸 지키겠다고 장총으로 서로를 겨루고 있는 게 말이 돼?"
"바라나시에서 정말 성스러움을 찾길 기대했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럴 리가 없잖아. 애초에 성스러움이란 게 뭔데?" - page 55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어린아이들이 있는 곳, 의식이 잘 보이는 자리로 데려다주겠다고 꼬시는 보트맨과 장사꾼들......
세속적이고 구질구질하고 불편한 모습 속에서 그래도 성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건 아이들의 눈망울이라니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여행'의 의미를 되묻곤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에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떠납니까?
마하리시가 물었다.
"당신이 정말 우주라면, 말하지 않아도 그 이유를 알겠죠."
존 레논이 답했다.
"전 인간일 뿐입니다." - page 221
다들 나름의 해답을 찾고 있는 것뿐이다. 결국에 남는 건 가식, 허세, 의심, 두려움뿐일지라도. 나처럼 갈팡질팡 망설이다 아무것도 찾지 못할지라도.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평화'나 프렘 바바가 말하는 '사랑'처럼, 명쾌한 해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찾는다. 답이 없어도 답을 찾아 헤맨다. 망설인다. 실망한다. 그리고 다시 찾는다. 그게 인간다움이다. 마하리시의 대답처럼, 우리는 모두 인간일 뿐이다. - page 222
이 불량부부의 인도여행기를 읽으면서 새삼 진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다른 여행기의 경우엔 누구나 아는 장소에서 그 대단함을 설명하거나 자신의 감성을 배제하여 일반화하기에 조금은 사적인 여행기라는 느낌보다는 안내책과 같다는 느낌을 갖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읽으면서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졌고 그 나라의 사람들의 모습이, 생활이 담겨 있어서 더 가깝게 와 닿았습니다.
'인도'에 대한 환상이 조금 깨졌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은 그 곳, 인도.
그 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기에 우리와 닮았다는 걸 새삼 느끼며 그래서 더 그립고 가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