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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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에 띈 영화가 있었습니다.

<주키퍼스 와이프>

여성판 '쉰들러 리스트'라고 하였기에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회자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준 '2차 세계대전'.

그런데 영화보다 우선 책이 먼저 출간되었기에 영화와 다른 책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상처 입은 동물원에서 일으킨 기적

특히나 이 이야기는 바르샤바동물원장 부부의 실화라는 점에서 더 큰 기적으로 다가올 것 같았습니다.

기나긴 연휴기간.

그 기간 속에서 기적을 꿈꾸고 싶어 책을 읽었습니다.


'얀'과 '안토니나'는 폴란드인으로 동물들을 보살피는 사육사였습니다.

그들이 운영하는 바르샤바동물원은 바르샤바 시민들에겐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었고 그들은 동물들과 교감을 하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되살리는 노력을 하며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입니다.

안토니나는 당국의 명령으로 피난을 가야했고 얀은 징집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폴란드가 독일에 항복을 하며 안토니나는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얀은 독일 장교이자 베를린동물원장인 '루츠 헤크'에게 돼지농장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대인들을 돕기 시작합니다.

언제 발각될 지 모르는 동물원 속의 유대인들.

그들을 돕는 이 부부는 여러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마침내 그들의 동물원인 바르새바동물원을 만나게 됩니다.

전쟁으로 페허가 된 그 곳.

그 곳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예전의 동물원의 모습을 보이게됩니다.


나치의 인종정책에 맞서 부부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는 책장을 덮어도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있었습니다.

고통을 초월하여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랍비 샤피라가 아름다움 . 신성함 . 자연에 대한 명상을 권했다면, 안토니나는 빌라를 사향쥐 . 수탉 . 산토끼 . 개 . 독수리 . 햄스터 . 고양이 . 새끼여우 같은 천진난만한 생명들로 채웠다. 이들이 빌라 사람들을 평범하면서도 진기한 변함없는 자연의 세계로 데려다주었다. 서로 다른 종들의 요구와 리듬이 어울린 빌라의 독특한 생태계와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동물원 주변에는 여전히 나무와 새와 정원이 있었고, 향긋한 릴넨 꽃들이 향낭처럼 주렁주렁 달린 고운 풍경이 펼쳐졌다. 날이 저물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하루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러한 감각의 어우러짐은 나치의 소름끼치는 만행을 경험한 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손님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다. - page 208 ~ 209


은밀함, 신의 섭리, 그리고 무엇보다 밤이면 누워서 잠에 곯아 떨어져도 좋다는 믿음처럼. 잠재의식 속에서 사람을 안심시키는 것들. 게토는 실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 미묘한 일상의 신비주의 의식들을 빼앗아버렸다. 마우리치는 자신의 책과 자신을 실재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증명서들 가까이에서 잠들었다. 천진난만한 햄스터와 함께. 무엇보다 사랑하는 막달레나와 같은 지붕 아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았으며, 편안히 머물 공간이 있고, 자신의 심장이 아직 따뜻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비로소 희망을 느꼈을 것이라고 안토니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게토에 살면서 잃어버린 기쁨과 환희의 순간, 감정"까지 되살아났으리라고. - page 262


책의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많은 구조자들은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한다는 숭고한 원칙을 지켰지만 결코 자신을 영웅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것이 그들의 전형적인 반응이었다. 언젠가 얀은 이렇게 말했다. "그저 의무를 다했을 뿐입니다. 누군가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지요."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것이 옳은 일이니까 했을 뿐입니다." - page 398 ~ 399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전해준 '기적과도 같은 희망'.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아야할 것임이 분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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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남자가 사랑받는다 - 소심한 남자가 되는 7가지 노하우
정진우 지음 / 참(도서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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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책은?

* 제목 : 소심한 남자가 사랑받는다

* 저자 : 정진우

* 출판사 : 참

* 읽은 날짜 : 2017.10.05 ~ 2017.10.07

 

2. 내용 :

*주요내용 :

그동안의 '소심'의 정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작은 마음을 뜻하는 소심과 웃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의 소심, 소통할 수 있는 소심, 젊은 마음을 뜻하는 소심, 치장하고 공경하는 소심, 노력하고 힘쓰는 마음의 소심, 근검절약의 소심까지.

이런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소심남'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모습으로,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핵심문장 및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들:

결국 작은 마음을 표현하는 차이가 이해의 차이로 발전한다. 작은 마음이 배려의 작은 마음일 수 있다. 작은 배려가 쌓여 더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작은 배려, 작은 관심, 작은 표현들이 소심남의 본 모습이다. 우리가 취해야할 인생의 모든 관계에서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심남이 인기일 수밖에 없다. - page 70


성공은 자주 웃고 더 많이 사랑하는 것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그런 공감을 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을수록 그는 성공한 인생일 확률이 높다. 우리 인생에 더 나은 삶을 꿈꾼다면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웃는 너그러운 마음(소심 笑心)인 여유가 자리 잡길 바란다. - page 80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강연에서 김민식 MBC PD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기억해야 할 말이다. 행복의 강도만 좇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빈도에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 작은 빈도가 잦을수록 더 큰 지진이 온다. 작은 빈도는 큰 사건을 부르는 전조현상이다. 작은 기쁨이 더해지면 큰 기쁨이 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앞으로 행복의 빈도에 초점을 맞춰 소소한 행복을 찾는, 기쁨을 누리는 소심남이 되길 바란다. 누리는 자만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 작은 행복을 누려본 사람이 큰 행복을 끌어들일 수 있다. 만끽할 수 있다. - page 96

 

익숙한 상황에 멈춰 있다는 것은 더 이상의 성장을 포기한 것이다. 포기하는 순간부터 밑으로 처지게 되어 있다. 자연의 순리다. 수많은 경쟁자들은 오늘도 나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은 지금도 피땀흘려 달리고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것은 멈추는 것이고 익숙한 것만 고집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익숙한 것과의 작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첫 발을 내딛게 된다. 그 첫 시작이 어색할 수 있지만 그 시작을 통해 높은 곳으로 향하는 날개짓을 펼칠 수 있다.


멈추지 말자. 우보만리라는 말처럼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루하루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이다. 소심남의 역할이 도전하는 젊은 마음이다. - page 152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으면 선물을 사고 주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좋은 선물을 준비해놓으면 무엇하겠는가. 전달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입밖으로 감사를 꺼내 전달하는 것까지 마무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전달할 감사를 말이나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 page 202

3. 책의 견해 :

저 역시도 주변에서 '소심'하다는 소리를 들었었고 스스로도 '소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대범'한 척 하려 했다가 마음의 상처를 입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심한 남자가 사랑받는다?

쫌 의아하긴 하였습니다.

과연 내가 알던 그 '소심'의 의미인지도 의문스러웠습니다.


책 속엔 '소심'에 대한 정의를 7가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작은 마음을 뜻하는 소심

웃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의 소심

소통할 수 있는 소심

젊은 마음을 뜻하는 소심

치장하고 공경하는 소심

노력하고 힘쓰는 마음의 소심

근검절약의 소심

알고보니 '소심'의 '소'에 여러 의미를 부여하면 새로운 '소심'이 탄생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제시한 7가지의 소심과 그들의 이야기.

과연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누군가 "당신은 소심하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선뜻 인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되려 화를 내곤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정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옭아매는 콤플렉스가 아니다. 극복하기 위한 첫 걸음을 콤플렉스를 과감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에 얽매이기보다 더 나은 내 장점을 찾아내 살리는 것이 해법이다. - page 24


책을 읽으면서 유독 메모를 해서 눈에 띄는 곳에 두었던 것입니다.

바로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되시길>.

이런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나는 이 중에 몇 가지에 해당될까......

앞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만감이 교차했던 글이었습니다.



'감사'가 몸에 밴다는 건 그만큼 남을 위한 배려가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고 그런 품성에 그와 개인적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 오히려 감탄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성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인위적인 것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우러난 감사.

그것이 몸에 배었을 때,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안정되고 행복이 넘칠 것입니다.

특히나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짓밟아야 하는 요즘.

경쟁이 아닌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된다면, 감사가 몸에 벤 사람들이 더 큰 감사를 경험하고 행복한 일이 끊임없이 다가온다면 우리의 인생은 그야말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역시나 '독서'의 중요성이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남들의 인생 노하우를 압축해 놓은 책을 통해 인생을 성장시켜야 한다.


수많은 작가와 리더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을 만든 책의 역할을 우리도 누려보면 좋겠다. 인생을 통해 독서가 나의 반려자가 될 수 있는 인생이 얼마나 멋진지 생각해보자. 나를 성장시키는 독서, 인생을 바꾸는 독서를 내 스스로 할 때 내 인생은 과거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 page 249 ~ 250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소한의 출발점이 '독서'라고 하니 앞으로도 열심히 책을 읽어나아가야겠습니다. 



4. 무엇을 생각했는가?

'소심'의 정의가 이렇게나 심오할 줄이야!

 

5. 하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소심'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보다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그들이야말로 진정 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빛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6.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 이제는 '소심남'이라고하면 우리 주변에서 각자의 자신의 위치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 많은 소심남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작지만 꾸준한 변화의 세상 속에서 재미나게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소심남들.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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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베 얀손, 일과 사랑
툴라 카르얄라이넨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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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알게 된 것은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새하얀 피부를 가진,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그래서 더 눈길이 가고 애정이 갔습니다.

그렇게 그 캐릭터에 매료되어 있다보니 과연 이 캐릭터를 탄생시킨 이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토베 얀손'.

'무민 세계'의 창조자인 핀란드 예술가.

그녀의 삶도 과연 무민 세계와도 같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조각가인 아버지 '빅토르 얀손'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우표 디자이너인 어머니 '시그네 함마르스텐 얀손' 사이에 태어난 그녀, '토베 얀손'.

그런 그녀의 최초의, 그리고 가장 중요한 롤모델은 아버지였다고 합니다.

그는 예술을 위대하고 진지한 인고의 과정으로 여겼고, 토베도 어린 나이에 그런 태도를 배운 듯하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모순적이었다. 서로 애정이 넘쳤지만, 깊은 증오 또한 깔려 있었다. 토베의 부친 빅토르 얀손은 두 예술가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토베 역시 부모의 뒤를 잇기를 바랐다. 그리고 토베는 그렇게 됐다. 그 외에 아버지가 보기엔 너무나 이질적이고 불가해하며 혐오스러운 다른 것도 됐지만, 그럼에도 토베는 그에게 말로 못다 할 만큼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 page 13

예술가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어릴 적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고 열여섯 살 때 스톡홀름 콘스트파크로 미술 유학을 떠나 여러 곳을 다니며 화가의 꿈을 키우는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 나갑니다.

하지만 예술가들에겐 시련이 닥치기 마련.

그녀 역시도 실력은 인정받지만 전쟁과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그녀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어디를 봐도 전쟁이고, 온 세상이 전쟁중이야. (...) 가끔은 이 세상에 쌓인 고통의 일부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커다란 혹처럼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아. 동정심이 이렇게 비통함과 뒤섞이고, 사랑과 증오가 합쳐지고, 살고자하는 그러니까 품위와 존엄을 가지고 살려는 의지가 어디론가 기어들어가고 떠나려는 의지와 이렇게 뒤엉킨 적이 없었어."

...

"우리는 진정한 초식동물이 돼버렸어. 고기를 한 점이라도 먹으면 속이 거북해지고 타잔처럼 사나워지는 기분이야." - page 55

토베는 생계를 위해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하고 다양한 출판사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을 하며 점점 그녀는 좋은 평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시작된 그녀의 '무민 세계'의 탄생.

어쩌면 전쟁 덕분에 무민 가족을 만난 걸 수도 있다. 캐릭터 구상은 이미 예전부터 했지만, 전쟁이 한창일 무렵에야 토베는 무민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작가를 위해서 무민 세계를 창조해 현실의 공포에서 숨곤 했다. 즉 무민 공짜기는 그저 추악함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었다. 토베 본인도 이야기의 발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실은 화가이지만 1940년대 초, 전쟁이 한창이었을 때는 너무 절망했었던 나머지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토베는 무민 골짜기를 은신처로 삼았지만, 언제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다. - page 139

그렇게 그녀는 무민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만 꾸준히 화가로써의, 예술가로서의 자존감을 유지하며 그렇게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녀 역시도 사회적 온갖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개척한 그녀의 모습이 오늘날까지 예술가로써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지나친 숭배는 자유를 구속한다. 자유란 가치 있으며, 하나의 이상이고, 어떤 이들의 삶에서는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자유란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 무민파파가 해티패트너들을 두고 이렇게 인정하는 걸 보면 말이다. "난 그들이 아주 대단하고 자유로운 존재인 줄 알았어. 아무 말도 안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잖아. 그들은 할 말도 없고 갈 곳도 없었던 거였어......" 자유와 독립성의 모순, 그리고 그것들의 유사성은 토베의 책에서 근본적인 질문이었고 이는 토베의 사생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page 137


그녀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깊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시 살아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 토베도 여든 살 때 그런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비록 고달프긴 했으나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한 삶이었노라고 답했다. 아주 행복한 삶이었다고. 그리고 살면서 가장 중시했던 두 가지는 일 그리고 사랑이었노라고 했다. 그러더니, 전혀 예상 밖으로, 만약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겠다고 했다. 어떻게 다르게 살지 분명히 밝히진 않았지만. - page 299 ~ 300

진정으로 자신의 길을 갔기에 그녀는 마지막 그 순간마저도 행복한 삶이었다고 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상황으로,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그녀가 예술로써 승화시켜 작품을 완성하였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그 의미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그녀의 작품인 '무민'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그 속에서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

왠지 이 책을 읽었기에 그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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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우리 - 고승의 환생, 린포체 앙뚜 이야기
문창용 지음 / 홍익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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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 

그리고 이어진 문장.

      "혼자뿐인 순간에도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그들을 통해서 깨닫는 '동행'의 의미.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푸른하늘과 눈 덮인 흰 산, 그리고 황갈색 대지.

라다크에서도 가장 오지에 속하는 삭티 마을에서 유난히 눈이 큰 남자아이가 노란 색깔의 털을 덧댄 붉은 승복을 입고 엄숙한 얼굴로 앉아 있습니다.

그 아이 이름은 파드마 앙뚜로.

여느 아이에 비해 좀 작은 체구이지만 그는 동자승이 아닌 '린포체'라 합니다.

린포체는 전생에 고승이었던 사람이 생명을 다한 후에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한 사람을 말한다. 티베트 불교에서, 린포체들은 전생에 다 이루지 못한 업을 잇기 위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 page 18

이 아이가 어떻게 린포체가 되었을까?

앙뚜는 다섯 살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는 전생에 티베트의 캄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 마을이 생생히 기억나고, 제가 몸담았던 사원과 제자들이 기억납니다." - page 24

스스로 자신의 전생을 말하는 이 아이.

그리고 그의 곁을 지켜준 늙은 승려, 우르갼.

그들의 특별하고도 가슴 찡한 티베트로 향하는 3,000킬로미터의 대장정이 그려졌습니다.


그들의 동행을 바라보면 자꾸만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노쇠해짐을 알지만 그래도 린포체를 지키겠다는 그의 다짐.

우르갼은 이렇게 앙뚜와 나란히 걸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린포체를 모시는 일 자체가 커다란 행복이지만, 지구 끝이라도 갈 수 있다는 듯이 쾌활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앙뚜의 작은 어깨를 감싸 쥐면 마음이 너무도 따뜻해졌다. 우르간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린포체 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 힘을 주고 희망을 품게 만듭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을 제가 직접 모실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page 85 ~ 86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순간.

모든것이 두렵고 낯설기만 할 생활에 서러워하며 울어대는 우르갼이 그런 앙뚜를 달래는 말에서 그의 진심이 묻어나 저 역시도 울컥하곤 하였습니다.

"괜찮을 겁니다...... 용기를 내세요." - page 154


하지만 그들의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언제 닿을지 알 수도 없는 길을 대책 없이 걷고 또 걷기만 하는 여행이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그렇더라도 우르갼은 이번 여행을 통해 앙뚜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일이 언젠가는 앙뚜에게 귀한 경험으로 기억될 테니 이 또한 수행의 하나로 받아들이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 page 187


그들의 동행.

앙뚜에겐 우르갼이라는 멋진 스승이 있었기에 그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승려가 될 것입니다.

작가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살면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는 좌절과 시련을 겪지만,

이 책을 통해 혼자뿐인 순간에도

주변에 함께 해줄 사람이 있다는 희망을 찾기 바랍니다."

왠지 이 책을 읽고나니 나 역시도 혼자라 느낄 때 혼자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있다는 것.

그것은 주변에 나를 지켜준 이들이 있기에, 그들에게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들의 동행은 잠시 멈추었지만 언젠가는 또다시 연이 닿아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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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나랑 세계숲 그림책 3
루 트렐리븐 지음, 소피 버로우즈 그림, 유수현 옮김 / 소원나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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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중에는 밤늦게 퇴근하고 새벽에 나가는 남편.

그렇기에 아이는 아빠와의 시간은 '주말'이 전부였습니다.

주중에는 저와의 시간이 많아서일까.

저와의 시간보다는 아빠와의 시간을 더 기다리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심지어 '아빠'와 관련된 동화책은 책장이 닳도록 읽으며 자기 아빠도 그렇다며 자랑하는 모습이 조금은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그만큼 아빠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엿보여 조금은 질투도 나곤 하였습니다.



『아빠랑 나랑』

특히나 이 문구가 우리 아이에게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아빠와 나만이 누리는 상상 가득한 토요일!

책 속의 아이와 아빠의 모습.

아이와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둘만의 시간을 지낼 수 있는 '토요일'!

오늘은 파란 하늘과 푸른 들판을 보며 숲으로의 산책을 떠난다고 합니다.

바로 아빠랑 나랑. 

 


룰루랄라~♬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늪!

그곳에선 악어를 보며 '정글 탐험가'가 되어 보기도 하고

키 큰 풀숲을 헤치고 다니며 '풀뱀'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와 산꼭대기에 누가 먼저 도착하나 내기를 하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등산가'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아빠랑 나랑.


산꼭대기에서 내려와 푸른 들판에 아빠랑 나는 나란히 누워 구름도 보고

개울가에선 누구의 막대 배가 빨리 가는지 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빠와 나는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하늘이 어두컴컴해졌습니다.

으악, 먹구름 괴물이 우리를 공격해 오고 있잖아!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서 가자, 빨리 뛰어!"

하지만 아빠가 한 번 뛸 때, 나는 세 번을 뛰어야 하는걸. 


 

괜한 걱정을 ​했나봅니다.

어느새 나는 아빠의 어깨에 올라타서 하늘을 훨훨 날고 있으니까.

바로 아빠랑 나랑.


집에 도착하자마자 젖은 몸을 말리며 난로 앞에 앉아 아빠와 나는 눈물 날 만큼 웃고 또 웃습니다.

토요일은 정말정말 기분 좋은 날이야.

바로 아빠랑 나, 우리 둘만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책 속의 아빠의 모습이 요즘 우리들의 아빠모습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힘든 회사 생활로 몸이 고되어도 주말만큼은 멋!진!아!빠!!의 모습을 보이는 우리네 가장들.

이 책 역시도 마지막 장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토요일이면, 세상 일 다 제쳐 두고

상상 가득한 내 아이와 함께하는 멋진 아빠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다가오는 주말.

아빠와 아이는 어떤 세상 속으로 여행을 떠날지 내심 부럽기도하고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빠!

당신이 있기에 아이가 꿈을 꾸며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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