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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조금 외로웠는지도 몰라 - 외로움이 키운 습관들에 대하여
김용은 지음 / 애플북스 / 2017년 9월
평점 :
불과 몇 년 사이에 SNS는 제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습관처럼 들어가서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공감의 버튼을 누르는 등.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가상공간에서의 만남이 익숙해짐이 이제는 점점 사람을 직접 만나면 어색하고 꺼려지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이런 이유였나봅니다.
『어쩌면 조금 외로웠는지도 몰라』
그토록 휴대폰에, SNS에 눈을 떼지 못했던 이유.
이 책이 넌지시 알려주었습니다.
외로움때문에......
외로움이 키운 습관들에 대하여
나도 모르게... 자꾸만 손이 갑니다
내가 키운 습관들......
이제 진짜 내 마음을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책의 저자는 '김용은' 수녀님이셨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수녀님이 이 책을 준비하면서의 이야기를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자꾸만 톡톡 눌러대며 놀고 싶은 마음속에는 외로움과 슬픔이 생각보다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심심할 때나 불편할 때, 그리고 도망가서 숨고 싶을 때마다 나의 내면 아이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찾으며놀고 싶어 했다.
하지만 톡톡 눌러도 외로움과 슬픔의 허기는 채워지지 않았고, 그럴수록 '더' 많은 시간과 '더' 큰 즐거움으로 대체하려 애쓰면서 외로움을 감추고 심심함을 없애는 일이 습관이 되고 일상이 되어버렸다.
습관은 단순히 그냥 반복해서 쌓아온 나의 외적 태도가 아니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켜켜이 쌓아둔 외로움과 슬픔, 고통과 분노로 얼룩진 내면의 거울이었다. - page 9
나의 습관도 외로움과 슬픔이 켜켜이 쌓여서 생겼다는 점에서 조금은 마음이 아렸습니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
이제라도 나의 외로움이 키운 습관들과 화해하며 보다 나은 습관들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허기질 때 당신은 무엇을 하나요?>에선 제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나는 소중한 여가 시간에 무엇을 했을까?
그 시간이 되면 막상 아무것도 안하고 멍 때리면서 외로움과 공허함 속에 또다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 나는 외로움을 본능적으로 멀리하고 싶어 하는 존재구나. 외로움을 마주하지 않으려고 자꾸 무언가를 끌어들이는구나. 외로움이 그만큼 두렵구나.' - page 37
잠깐의 미세한 '틈' 사이에 치고 올라오는 마음속 외로움을 조건없이, 언제나, 어디서나 곁에 있어준 것이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왜이리 외로움을 마주하지 않으려고 했을까......
스마트폰으로 외로운 마음속 아이를 달래려고만 했을까......
그런 외로움을 마주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자신의 내면을 향한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생활에서 실천하고자 했던 말들이 있었습니다.
작은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게 해줘서 고마워.
단순하고 밋밋하고 평범한 것을 새롭고 빛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이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학습하는 것을 즐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인내하고 자제하게 해줘서 고마워.
내일을 위해 계획하고 기다릴 줄 알게 해줘서 고마워.
익숙한 습관에 빠져 반항하고 저항하는 다른 뇌들을 감싸주고 이끌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무엇보다 이렇게 멈춰 너를 생각하고 명상하면서 사랑과 자비심이 날로 커갈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 page 72 ~ 73
칭찬은 고래도 춤춘다는데 이런 칭찬을 스스로에게 한다면 그 동안의 외로움으로 생긴 내면의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나의 외로움이 키운 습관들을 다시 바꾸기 위해선 '느림'과 '자신을 사랑하기'가 있었습니다.
다시 아날로그가 열풍을 불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휴대폰이나 SNS에 의지했던 외로움을 채울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걷기'와 '손 글씨 쓰기'가 있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잠시 휴대폰은 집에 두고 밖에 나가 자연을 바라보려 합니다.
그동안 지나쳤던 새들의 지저귐, 바람의 소리,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나뭇잎들.
그 속에서 내면의 아이와 함께 거닐며 서로를 보듬어 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