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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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그녀의 작품 『나의 남자』를 읽고나선 그녀의 팬이 되어 작품을 찾아 읽곤 하였습니다.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덤덤하게 써 내려간 문체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야기엔 여운이 남아 문장 하나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여러 번 읽다보면 매번 새로운 감정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이번에 그녀는 '교토'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또다시 그녀만의 문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을 받자마자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그녀의 발길을 따라, 눈길을 따라, 가슴을 따라 저 역시도 '교토'에 다녀와 보아야겠습니다.


저도 '교토'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일본의 도시인 '도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전통의 방식을 고스란히 이어가면서 그들의 특색이 담겨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녀 역시도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교토에 대해 <세월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서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반짝거리는 새것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낡고 약간 녹슨 듯한 세월의 흔적, 그리고 거기서 비롯하는 향수 어린 감성을 교토는 더 가치 있게 여긴다. - page 46


"새것이 좋다거나 오래된 것이 좋다거나 그런 건 없습니다. 좋은 것이 좋은 겁니다. 그리고 좋은 것은 항상 더 좋아질 여지가 있습니다."

...

변하지 않은 좋은 점들은 그대로 유지하되 항상 어딘가 조금씩 더 나아지려고 애쓰는 자세. 이것이 교토의 노포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태도일 것이다. - page 52 ~ 53


누가 뭐래도 가업을 잇는 일은 부모 세대의 노력을 이어받고 계승하는 것이며 그만큼 부모가 지켜온 일을 겸손한 마음으로 존경하고 존중함을 의미한다. 그런 '좋은 마음'들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가면서 훌륭한 노포의 역사는 차곡차곡 만들어진다. - page 55

사실 우리는 '원조'라는 것을 따지려하고 가업을 잇기 보다는 보다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옛 풍경이 사라진 것은 오래이고 간판마다 자기네들이 잘났다는 듯이 서로 내뿜기 일색입니다.

한편으론 변화되고 발전된 모습이 보여서 좋지만 옛 것들이 주는 '추억'과 '감성'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의 '교토'의 풍경과 그들의 마음가짐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의 전통을 지키는 마음은 개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들까지도 기꺼이 협조하였습니다.

전통 거리의 은은하고 서정적인 풍경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기업의 간판 색깔은 얼마든지 바꾸겠다는 암묵적인 다짐. 들쑥날쑥 제멋대로 지어진 잿빛 빌딩들이 경관을 훼손하게 둘 수는 없다는 결심. 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화류가에서는 아름답지 못한 전봇대를 땅 밑으로 집어넣어 전선 없는 거리로 만들어놓고야마는 의지. - page 97

우리도 전통 거리인 인사동 거리에서도 '한글'간판들로 표기하는 것.

이런 노력이 점점 퍼져갔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우리가 몰랐던 화류가의 인생>에선 '게이코'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새하얀 분과 새빨간 입술.

기모노를 입고 딸각거리는 게타를 신고 종종걸음을 하는 그녀, 게이코.

그녀들은 길고도 혹독한 수련 생활을 거쳐야만 비로소 어엿한 게이코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겉모습의 화려함 속에 감춰졌던 규율과 예절.

한편, 오차야를 찾은 남자 손님이 연회석에서 알게 된 게이코나 마이코에게 이성으로 호감을 느껴 나중에 따로 개인적으로 만나길 원한다면, 그 여성이 거주하는 오키야로 연락해서 그곳 사감인 오카상의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한다. 또한 게이코나 마이코는 남자 손님의 첫 데이트 초대에 절대로 혼자 나가서는 안 되며, 반드시 또 한 명의 게이코를 동반해 나가는 것이 화류가의 불문율이라고. 그렇게 그녀들은 오늘도 전 세계에서 유례 없는 신비롭고 고고한 여성성의 전통을, 천 년 고도 교토를 배경으로 오롯이 지켜나간다. - page 153

왠지 이런 그녀들이 있기에 또 하나의 교토를 완성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중에 그녀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저 역시도 그녀들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었습니다.

"힘 내세요!"


그녀와 함께 거닐었던 교토의 거리.

그 속엔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 부러웠습니다.

그녀가 <교토의 정서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옛것과 오늘의 것이 어우러져 공존하는 이곳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저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교토의 한 계절을 걸었고 그 시간 속에서 교토 고유의 정서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제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살아가면서 생각의 중심을 놓칠 때, 내가 나답지 않다고 느낄 때,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마음을 비워낼 필요가 있을 때, 왠지 이곳 교토가 무척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 page 9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리울 때, 복잡한 머리 속을 비우고 싶을 때 저 역시 이 책을 꺼내들며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내려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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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힘 - 녹색 교실이 이룬 기적
스티븐 리츠 지음, 오숙은 옮김 / 여문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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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 책의 소개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스로를 사람 농사꾼이라고 말하는 '초록 손'의 주인공이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의 학교들을 변화시켜온

놀라운 교육의 힘이 마법처럼 펼쳐진다!

또한 책 표지에서도 느껴지는 '녹색 교실'에서 이루어진 마법.

그 기적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마주하게 되는 <들어가는 말>에서 그의 5년 전 테드엑스TEDX의 강연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내가 기쁨과 양분을 주는 식물의 힘을 깨닫고, 온몸에 문신을 한 갱단 성원부터 순진한 눈망울의 어린아이까지 모두에게 호기심을 불어넣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 page 20

그는 열정과 목적과 희망을 안고 20년의 교사 경력과 교실에서 벌어진 한 사건으로 지금의 '녹색 교실의 기적'을 일으킨 그는 교사이기보다 인생 멘토같았습니다.


그의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1부 토양 마련하기

2부 씨앗 심기

3부 수확 나누기

우선 그에게서 토양은 지역사회인 '브롱크스'였습니다.

온갖 낙서와 갱단 표시로 뒤덮인 곳.

그 곳에서 범죄와 마약, 가난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이들.

그가 마주한 토양은 척박하였습니다.

과연 희망이 있을까......하던 찰나 교실에서 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학생들 간에 싸움이 라디에이터 밑에 우연히 꽃을 피운 수선화로 극적인 중단이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서 얻게 된 '식물'이 가진 힘.

이를 계기로 시작된 토양부터 조금씩 다지면서 그 곳에 잠재된 씨앗들, 학생들을 키우고 인간의 잠재력,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 속엔 인상깊은 구절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굽어보는 뜨거운 옥상에서 점심을 먹을 때면, 나는 아이들에게 월트 휘트먼의 작품을 포함해 고전 구절들을 읽어주곤 했다. "이것이 네가 할 일이다. 대지와 태양과 동물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고 원하는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어라. 어리석은 일, 제정신이 아닌 일에 맞서라. 수입과 노동을 다른 이들에게 바쳐라. 폭군들을 미워하고 신에 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 참을성을 가지고 너그럽게 대하라. 모르는 것, 알려지지 않은 것을 존중하라." 내가 읽는 동안 아이들은 웃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더 많은 것을 묻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끝냈을 때, 그 엄청난 성공 덕에 곧 더 많은 옥상 정원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page 170 ~ 171


"기대가 낮은데 성장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런 내 말에 일부 동료들이 불쾌해했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내 의도는 비난하는 게 아니라 자극하는 거였다. 나는 이 미래의 지도자들이 계획하는 태도부터 시작해 우리가 교실에서 하는 모든 언행이 한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해내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그 아이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가르치는 방식을 바꿔야 하고, 그 아이가 성공할 수 있게 환경을 살펴보고 우리가 하는 일을 검토해야 한다. 한 식물이 한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 식물을 탓하지 않는다. 환경과 그 식물을 살펴보고 원인과 결과를 판단한다. 우리가 식물에 쏟는 그런 정성을 우리 아이들도 받을 가치가 있다! - page 177


'식물'이 '꽃'을 피우듯이 '교육'은 그 사람의 잠재력을 피어나게끔 합니다.

아직까지 우리의 교육을 보면 '입시 위주'의 '단일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어린 나이부터 학원에 연연해야하며 친구들보다 뒤쳐지게되면 마치 '낙오자'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다른 이들처럼 되지 않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인식.

그리고 한 아이 한 아이마다 저마다의 잠재력이 다르기에 그 아이가 성공할 수 있게 애정과 관심으로 보살펴야 한다는 것을 저자를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교사가 이루어낸 기적같은 이야기.

이 이야기가 읽는 독자들의 마음 속에 씨앗을 심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을 토대로 주변의 나의 아이에게도 또 하나의 씨앗으로 심어져 '희망'이라는 텃밭을 완성하게 해 주었습니다.

녹색의 기적.

그 기적을 우리도 실천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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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날로그
김화진 지음 / 오렌지연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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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점점 차가운 바람이 마음을 스치는 요즘.

이맘때면 '로맨스'에 빠져들곤 합니다.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속에 빠져들다보면 어느 새 내 가슴에도 핑크빛이 맴도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면서도 설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아날로그』

다시금 아날로그 방식의 카메라나 손편지 등이 유행을 하는데 이 책의 사랑 역시도 왠지 그런가 봅니다.

옛 감성에 젖어들며......


두 사람, '도지태'와 '안아록'.

이들의 우연은 우연이 아닌 인연이었습니다.


우선 '지태'는 고수입을 올리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그마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그는 어릴 적 입양되었지만 남부럽지 않게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지만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소원은 아들이 이제 그만 참한 배필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다. 아들을 기르면서 단 한 번도 이래라 저래라 해본 일이 없는 아버지가 내보인 처음이자 단 하나의 요구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서 자신의 가족을 갖기를 바랐다. 아들과 피가 섞이지 않았다 하여 진짜 가족이 아니라고 여긴 적은 하늘을 우러러 단 한순간도 없었지만 아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두어 이루는 가족이야말로 진짜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아내가 죽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아버지에게는 아들의 가슴에 뿌리박힌 공허가 부쩍 들여다보였다. 그 공허가 어쩐지 마음에 아슬아슬했다. - page 13


그리고 '아록'은 대학 졸업하고 스물일곱 살이 되도록 백수, 부모한테 얹혀사는 캥거루족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엄마의 청천벽력같은 통보.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는 지금껏 너한테 할 만큼 했다. 공부 시켜줄 만큼 시켜줬고, 이날 이때껏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줬고. 안 그래? 이거 너 어릴 때 받은 세뱃돈이랑 친척들이 주신 용돈, 엄마가 맡아두었던 거. 보관했다가 나중에 준다니까 너 못 믿는다 그랬지? 하지만 봐라. 이렇게 딱 돌려주잖아, 정직한 네 엄마가. 심지어 더 보태기까지 해서. 네 아빤 한 푼도 더 얹어주지 말라고 하셨지만 어 알다시피 이 엄마가 워낙 여린 사람이잖니. 우리가 줄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야. 이젠 네 인생, 네가 알아서 살아." - page 24 ~ 25


그런 그와 그녀의 만남은 '여우비'가 우선이었습니다.

뜬금없이 내린 비.

우산이 없었던 그녀에게 푸른 우산을 건네시며 친절을 베푸시던 복덕방 할아버지.

우산으로 들어온 그.

그녀의 선배와의 인연이 있던 그.

그녀가 선배의 학원에 알바를 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근처 까페에서 일하는 그.

자꾸만 '우연'이라기엔 너무나 필연적인 만남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열기 시작하지만......

너무 아름답게만 사랑할 순 없는 법.

그들에겐 각자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 상처의 끝에 마주친 두 사람.


소매를 잡은 당신의 연약한 손에 매달리고 싶다.

나는 억울하다고, 일어날 일은 어떻게든 일어났을 거라고, 나 때문이 아니라고.

당신을 잃고 싶지 않다고.

변명하며 매달리고 싶다.

하지만 당신 앞에서 비겁하기 싫다.

이 지경이 되어서도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가 보다.

당신은 모를 것이다.

이렇게 소매를 잡아준 당신에게, 당신의 그 손에 내가 얼마나 고마운지를.

심해의 푸르고 사느란 빛으로 남을 사람.

건너다만 봐야 하는 무지개였던. - page 258 ~ 259

가슴 아리며 읽다보니 어느 새 그들의 사랑은 '무지개'와 닮아 있었습니다.


'사랑'은 사실 당사자만 잘 모릅니다.

그들의 우연같은 만남과 그 속에 이어졌던 인연의 끈.

조금씩 변화하는 그들의 모습.

사랑은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

하지만 모르기에 우리는 더 '사랑'에 빠져들고, '시련'이 있기에 그 극복 속에서 이루어진 '사랑'이 더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지개처럼 잔잔하게 다가온 사랑이야기.

읽고나니 아련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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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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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릴 적엔 그저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왜이리 나이를 먹지 않는지......

그러다 '어른'이 된 요즘.

나이가 드는 것이 조금씩 무섭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이듦에 따른 책임감과 내가 짊어야할 것들......

  


책제목이 참으로 담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중년이 된다』

그렇게 중년을 향해가는 나에게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누구나 걷는 그 길 위에 조심스레 발을 올려봅니다.


책을 펼치면 마주하게 되는 문장.

무리하지 않고, 참지도 않는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처음 터득한 것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그리고 아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중년이 되나 봅니다.


<고지식한 사람은 괴로워>에서 조금은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라고 외쳤습니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들이자.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지쳤을 때는 "지쳤어."라고 말하고, 오늘따라 코디가 별로라고 스스로 느끼고 있던 참에 다른 사람에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러게. 오늘 좀 마음에 안 들어."라고 말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역시 모든 것에 적당함이 정신건강을 위해 좋다. 성실은 무척 중요하지만 고지식하면 조금 괴롭다. 남의 시선과 의견을 지나치게 신경 써서 거기에 맞춰 자신을 속박하면 정신적으로 숨이 막힌다. 무조건 남의 판단과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몸이 원하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여유롭게 하면 되지 뭐.' 이런 느낌으로 나는 느릿한 갱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 page 23 ~ 24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여유롭게 하면 되지 뭐.

뭐그리 바쁘다고......

자신조차 잃어버리고 사는지......

조금의 여유로 최대의 행복을 즐기는 삶.

이것이야말로 진정 나이듦과 더불어 행복한 삶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서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났으면 당연히 늙어간다. 당연하기 때문에 한탄할 것도 없다.

...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변하는 자신이 꽤 좋다.

...

무엇이든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무사태평이라거나 덜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해도 어쨌든 모든 일은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년에게는 가장 좋은 전략이 아닐까 싶다. - page 58 ~ 59

세월의 흐름을 우리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맞이해야할까?

그 흐름에 몸을 맡긴다는 것.

거기에 즐거운 상상까지 더한다면 다른 이보다 세월의 흐름을 반갑게 맞이하며 삶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전에 보던 드라마와 연관된 이야기가 담겨있던 <품격을 추구하다>.

세상의 중장년 여성들은 모두 여러 가지 의미로 '스승'이다. 그들을 보고 배운 결과 나는 '품위'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산이 많거나 학력이 높아도 품위가 없는 사람이 수없이 많고, 학력이 낮거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품위가 있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품위가 있다면 통통한 몸매도, 넓은 모공도 별 상관없지 않을까.

"그렇지. 필요 이상으로 겉모습에만 집착하면 중장년이 되었을 때 오히려 애처로울지도 몰라." - page 218 ~ 219

'품위'.

<품위있는 그녀>에서의 한 대사가 생각났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누구나 가지지 못한 걸 욕망한다.

그래야 행복해질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은 그 욕망을 비울 때 오히려 내 삶을 빛나게 채워준다.


난 지금 행복하다.

난 지금 행복하다. - <품위있는 그녀> 드라마 대사 중


'중년'이 된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어떻게 자신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각자의 중년의 모습이 그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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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평 집도 괜찮아! -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야도카리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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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가 바람을 타고 우리의 곁에 왔었습니다.

저 역시도 너무나 많은 살림살이들로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을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기엔 미련들이 남아있기에......



여기 '심플라이프'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3평 집도 괜찮아!』

3평?

말이 되는 소리인가?!

가구 하나만 놓으면 끝날만한 공간.

하지만 그들은 이런 삶에서 더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짐'이 아닌 '집'을 선택한 사람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첫 장에 등장한 <제1장 '소비'가 아닌 '자급자족'과 '공유'로>에서 의미심장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인터넷의 본질은 누구라도 자유롭게 싼 값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받음으로써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1인 1핸드폰으로 손바닥 위에서 전 세계와 연결되는 지금, 실제로는 점점 자유를 속박당하는 부분도 있죠. 매월 스마트폰 요금을 1만 엔 이상 내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있으면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자유로운 것 같지만 전혀 자유롭지 않죠. 인터넷을 만든 선배들이 지녔던 철학과 사상은 소비주의로 교체되려 하고 있어요. 사회 전체가 소비적으로 변해가면서 잃어버린 것이 많아요. - page 45

문명이 발달하면서 거기에 발맞추어 살아가다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사실들이 알고보니 우리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무서웠습니다.

뭐든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에 너무 익숙해져 돈으로 해결하는 삶의 방법밖에 몰라요. 인간관계가 희박해도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조그만 일로도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 대출을 갚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 재해가 일어났을 때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불안으로 가득하죠.  - page 46

내가 추구했던 '자유'의 본모습을 바라보게 되니 그야말로 '불안'이라는 단어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웹 미디어 편집장 '스즈키 나오'씨는 '소비'가 아닌 '자급자족'과 '공유'의 삶을 추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작게 산다'는 것에서 이 점을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행복, 괴로움, 즐거움, 기쁨을 안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나란히 가는 삶과 사회를 만드는 것이죠. - page 52


"모든 사물에는 '니즈'가 있어요. 

'니즈'를 충족시켜 주고 '선물'을 받는 거예요.

니즈를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고

선물을 받아 생활하는 그런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니즈'와 '선물'을 교환하면

점차 자본주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죠." - page 56

돈이 없으면, 일이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다고 여기는 저에게 그의 이야기는 이런 속박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존, 자급자족의 삶을 선택해 본다면 자신의 '행복'을, 더불어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일러주었습니다.

속박에선 벗어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제가 가진 '재능'을 '니즈'와 '산믈'의 순환 구조를 적용하며 사람들과 마음을 나란히 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5장 집도 물건도 없이 매일 여행하듯 산다>의 '니시하타 토시키'의 모습에서 '소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자기 집' 마련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저에게 집도 없이, 물건도 없이 살아간다는 건 너무나 불안한 생활이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에게 여분의 물건은 범용성이 없는 물건입니다. 예컨대 필러는 부엌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면 필요 없는 물건이잖아요? 그런 물건은 갖고 싶지 않아요. 생활에서든 일에서든 아주 심플하게 필요 충분한 상태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런 상황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 page 160


저에게 집이란 '사람이 있는 장소'예요. 방에 혼자 우두커니 있는 건 집이 아니죠. 도쿄에 사는 7년 동안 4번의 이사를 하고 다양한 방에서 살았지만, 어느 곳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어요. 그동안 마음 편한 장소를 계속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

니시하타 씨에게 기분 좋은 집이란 방의 넓이나 그 집에 어떤 물건이 놓여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한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 page 163

그리고 저에게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

우리의 삶은 다양한 것에 얽매여있다. 집을 사면 그 장소에 얽매이고, 물건을 사면 공간을 점유당하고 물건에 집착이 생긴다. - page 164

소비에 집착하고, 물건에 집착하고, 마음의 공허함을 물건들로 채웠기에 편안함, 행복을 느낀 것보다 더 고독감, 욕심이 생겨버린 것에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미니멀 라이프를 살펴보면 결국 '자연'과의 공존과 '무소유'의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더 단순하게

더 간소하게

그러다보니 그들의 주변엔 '사람'이 있었고 '행복'이 있었습니다.

그들처럼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내 환경에 맞춰 '나'를 되찾기 위한 미니멀 라이프를 즐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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